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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를 벗기는 방법 1~2 세트 - 전2권
요안나 지음 / 로코코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저 여자, 누군지 알아봐."
재벌가 전담 웨딩플래너 이지수. 호텔 I에서 진행하던 결혼식에서 케이크를 뒤집어쓰고도 침착하게 식의 진행을 마무리하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우석은 그녀에게 호감이 인다. 호텔 연회담당으로 스카우트하려고 했는데, 이 여자 생각보다 당차다?! 자신의 스카우트를 거절하는가 싶더니 몇 시간 뒤 그녀가 그를 먼저 찾아왔다. 회사에 입사하는 대신 5억을 빌려달라? 이런 제안을 하는 그녀가 더욱 궁금해진 우석은 그녀에게 어마어마한 계약서를 들이밀고...
먼저 읽었던 착한타락의 시작이 우석과 지수의 결혼식이었고, 끝날즈음에도 이들의 이야기가 잠시 등장해서 궁금했는데, 이 글은 착한타락보다는 조금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도 워낙 호불호가 강한 책이라고 하셨는데, 19금도 적절하고, 개인적으론 웃음이 빵, 터지는 부분도 있었고 각자 다른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던 이들이 만나 서로를 담아가는 모습도 좋았다. 특히 연우석 캐릭터는 최근 읽었던 남주들의 캐릭터중 손꼽는 자뻑남, 그래도 다 갖추었으니 용서가 되기도 했던 캐릭터라 읽으며 이 둘이 잘 되었으면 하고 내심 바라게 되기도 했다. 제목이 왜 이래?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글을 읽다보면 이내 끄덕이게 되는... 냉혹한 비혼주의 웨딩플래너 이지수와, 세상이 자기 자신으로 돌고 집착하면 꼭 가져야 하는 연우석. 태어나 평생 처음으로 사람에 발현된 집착은 무사히 해피엔딩이 될까? 계약서로 시작된 이들의 관계, 가불관계인지 갑을 관계인지?... 즐기며 읽어보시길!
에세이, 소설, 마케팅 관련한 책들을 읽다 잠들기전 1시간 내외로 읽는 로맨스 도서들, 앞으로도 꾸준히 읽고 가능하면 서평도 남겨볼게요?
"누구세요?"
남자의 동공이 슬쩍 흔들렸다. 진심으로 당황한 눈치다.
뭐 우주 스타라도 된답니까?
"제가 알아야 하는 분인가요?" /p49 1권
"웨딩드레스는 입는 순간보다, 벗고 난 이후가 더 중요한 거 아세요?"
두 남자의 머리가 같은 방향으로 갸우뚱 기울었다.
"Wedding is a day. Marriage is life. 결혼식은 하루지만 결혼은 삶이다, 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저는 신부에게 가장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히고, 세상 가장 행복한 결혼식을 진행하는 웨딩플래너입니다."
"그래서?" /p52~53 1권
오로지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만든다.
그것이 연우석의 모토였다.
태어나 1등을 빼앗겨 본 적도 없었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항상 그 중심에 있는 건 우석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남에게 딱히 관심을 쏟지 않는 게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관심은 자신이 받는 것이지,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었다. /p73 1권
"이지수 씨."
그는 의미심장하게 눈빛을 빛냈다.
"자신 있어?"
앞뒤 잘라먹고 질문하는 데는 정말 수준급이다. 갑자기 인경개발 임원진들이 불쌍해지려고 한다. 이런 악랄한 대표라니.
"무슨....?"
지수의 되물음에 그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꼰 방향을 가꾸더니 심각하게 되물었다.
"내가 꼬셔도 안 넘어올 자신." /p127 1권
세상일은 언제나 뜻한 바와 같이 돌아가지 않는다.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일 아냐? 하고 털어놓는 일들이 다른 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때면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니게 된다. 타인의 불행을 떠드는 것은 자신을 향한 위로가 되고, 타인의 안타까움으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되돌아보며 소소한 행복을 깨닫는 게 인간의 습성이다. /p128 2권
언제, 어디서부터,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 사랑의 당위성에 대해 따지는 것은 이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밝히는 것보다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추운 날 햇살의 따사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불현듯 느끼는 것처럼 서로의 미소가 따뜻하다고 느꼈고, 대지를 적시는 빗방울처럼 서로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거세게 불어닥치는 태풍을 막아설 수 없는 것처럼 서로를 지배하는 감정을 쉽사리 막을 수도 없었다. 그래, 이게 사랑이구나. 깨달은 순간 이미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을 뿐이었다. /p283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