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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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것들이 마음을 제일 많이 만진다."


   시인의 사진 산문집, 타이틀과 깔끔한 책표지에 시선을 먼저 빼앗기게 된다.  휘리릭 넘겨본 사진에 시선이 머물고, 짧은 문장에 또 한번 시선이 멈춘다.   사진이 전문가가 찍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작가 프로필을 보니 몇몇 사진전을 했던 이력이... 역시!!


  문장들을 읽다 보면 생각나는 사회적인 이슈들도 떠오르고 때론 지금의 내 마음 같은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  머리맡에 두고 잠들기 전 며칠 밤을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다정한 문장들을 많이 읽다 보니 담백하고 담담한, 때론 날카로운 베일 듯한 문장 앞에 멈칫하게 된다.  다정함 보다 도심 속의 고독을,  유해 보이는 성질의 것이었는데 무너지고 마는 것에 대한 상실감을 허무함과 허전함을 읽으며 천천히 내 안에 침잠해가는 문장들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글들은 이훤 시인의 사진으로 인해 조금 더 쉽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너지 효과가 좋다고 해야 하나?


때론 사진을, 때론 문장들만을 찾아가며 읽고, 다시 한 번 되돌아가 읽기도 했던 글과 사진.  남몰래 시인이 사랑한 공간들, 피사체를 보며 우리가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한다.  이병률 시인, 유희경 시인의 추천사는 부러 책을 다 읽고서야 읽었다.  사진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  때론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사진과 문장이 만났으니 그저 보며 읽어갈 수밖에...



시인이 살아내는 솜씨에, 삶의 흠집을 덮어내는 솜씨에

나는 그만 경탄하고 만다. _ 시인 이병률


시인의 웅크린 등, 아름다운 정면의 배후가 자꾸 눈앞에 선하다.

본 적 없는 뒷모습이. _시인 유희경



🔖71p.

어차피 우린 전부 누군가의 바깥이지만

헤매다 안으로 들어서는 것도

안을 누비다 바깥이 되는 것도 전부 사람의 일이니까



🔖170p.

매일 비슷한 표전을 짓고 있다 보면

그게 얼굴이 된다.



🔖268~269
저녁만 되면
단어를 기다리는 사람들
단어를 기다리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들

읽은 문장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우체부
문장이 없어 문장을 훔치는 자와
마음이
저지르는 일들
시간이 없어 시간을 구매하는 노동자들과
아침 저녁 사이로 사라지는 우편
이미 깨뜨린 접시
두고 온 우산


이따금 보호되지 못하는
어느 날의 단면들



🔖296~297p.

마음 없는 것들도 맘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등 뒤로 어제의 돌기를 가리거나


이미

외우고 있는


어제의 구조를 반복하며 지내거나,

아무도 알아차리지 않는 방식으로


폐허에도 다정이 있다,

자신만 이해하는 방식으로 성립할 뿐

배제되는 방식을 선택할 뿐



🔖309p.

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거의 당도했는데 사람들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고 할 때


#당신의정면과나의정면이반대로움직일때
#이훤
#이훤사진산문집
#산문집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book
#bookstagram
#책갈피 #애프터문 #after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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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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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골짜기의 삶이 지긋지긋하고 지루해진 무민파파는 가족을 이끌고 등대가 있는 먼 바다의 외딴섬에서 새 삶을 꾸리기로 하고, 긴 항해 끝에 등대섬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등대섬에 등대불은 들어오지 않고 척박하고 낯설며 고독하기만 하다.  등대는 버려진지 오래된 듯하고, 짐을 싸 들고 온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무민파파는 바다를 연구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무민마마는 나무를 잘라 무언가 쌓다가 등대 내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민은 등대를 벗어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미이는 어디 있는지 모르게 여기저기 등장해서 참견한다.


  안온한 삶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삶을 시작해야 하는 가족들.... 사실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는 어릴 때부터 그닥 반기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을 싫어하는 건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어린 시절 이사를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 오면 형제들이 똘똘 뭉쳐 거부 의사를 확실히 밝히곤 했다.  어쩌면 당시 부모님의 의사대로 이사를 몇 번 했다면 부모님의 노후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풍족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맥락이 아닐까? 가장으로서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무민파파도 새로운 환경에선 그 조차도 섬에 정착하기 위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바다를 연구하고 기록하지 않았을까?  무민마마 역시 무민 골짜기에서 가족들을 보살피고 안살림을 책임졌다면 엄마이기 이전에 새로운 환경에 먼저 적응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나중에 벽화로 그리기 시작했던 그림에도 가족들이 아닌 자신의 모습만 그려 넣었던 건 자신의 의지를 다부지게 잡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무민 골짜기의 그로크도 섬까지 흘러와 무민과 마주하게 되고 이들 사이에도 "우정?" 같은 게 생긴듯 했다.  등대섬에 말 없는 어부의 생일을 챙겨주며 글은 끝이 나는데...

토베 얀손의 무민 연작소설 시리즈는 아래 8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번에 읽은 책은 시리즈 중 7번째 책이다.  무민가족이 작품에 표면적으로 등장하는 마지막 연작소설이며, 실제 마지막 작품인 『늦가을 무민 골짜기』에서는 무민 가족이 떠나고 없는 무민 골짜기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한다. /작가소개


1. 혜성이 다가온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3. 무민파파의 회고록

4. 위험한 여름

5. 무민의 겨울

6. 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7. 무민파파와 바다

8. 늦가을 무민 골짜기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무민파파와 무민마마 무민의 감정 변화나 행동들을 보며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글이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표지의 그림 때문이었을까?  막내조카가 너무나 관심을 보여서 동화책처럼 꽤 많은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림을 보며 구연동화까지 했던 『무민파파와 바다』는 한동안 조카들과 함께 읽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무민파파와바다 #토베얀손 #작가정신

#허서윤 #최정근 옮김 #북유럽소설




34p.

위대한 출발은책에 나오는 첫 장의 첫 문장만큼이나 중요하다고요.  시작이 전부를 좌우하지요.



206p.

'이제 꼼짝없이 갇혔네.  이건 마법의 원이야.  무서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 끔찍하고 텅 빈 섬이나 고약한 바다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무민마마는 자신의 사과나무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나무껍질은 거칠었지만 따뜻했다.  바다 소리는 사라졌다.  무민마마는 자신의 정원에 들어가 있었다.



246p.

"다들 알겠지만, 바다는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거대한 녀석이에요.  바다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우리가 바다를 좋아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죠.... 뭔가 얻으려면 단점도 받아들여야 하니까."



259p.

무민파파는 바위 위로 올라가 냅다 뛰기 시작했다.  뛰는 내내 껄껄 웃었다.  바다가 가족들이 이곳에 머물기를 바라며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바다는 무민 가족이 이 섬에 계속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어마어마하고 변함없는 수평선에 고립되어 갇힌 채 살더라도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다.



265~266p.

"있죠, 우리가 이렇게 살기 시작한 뒤로 내내 소풍 온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어떤 점에서 보면 모든 게 너무 다르다고요.  날마다 일요일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이런 느낌이 들면 안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들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무민마마는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다들 알겠지만, 계속 소풍을 가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끝나아죠.  그러다 갑자기 월요일 같아지고 지금까지 지내 온 시간이 진짜라고 믿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 겁이 나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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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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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9p. 나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 나는 달리기를 선택했다. 달리다보면 오직 귓등을 스치는 바람과 나의 숨소리만 들려온다. 헉헉대도 괜찮다.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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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p. 내가 오늘 달리기를 하는 까닭은 내일을 더 잘 살고, 1달 뒤를 더 잘 살고, 1년 뒤를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다. 1달 뒤에 있을 마라톤대회에서 힘들지 않기위해 오늘 달려두는 것이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지금 달려두는 것이다. “지금은 바쁘니까 잠시 미뤄두자. 좀 한가해질 때 열심히 달리면 되지.” 같은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바라는 것만 많은가? 노력하고 준비된 자에게 행운과 기회가 따라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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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8p. 나는 아침에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모리셔스의 아침 바닷가는 너무나 황홀해서 책 제목에도 모리셔스를 넣었다. 이곳은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나는 칼럼을 통해 여행 매거진 독자들에게 여자라면 꼭 달려야 할 여행지로 모리셔스를 소개한 적 있다. 위치는 마다가스카르와 레위니옹, 그리고 세이셸과 가까이 붙어 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에 섬 주위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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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5p. 마라톤을 한 번 해봤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중략)...기록이 보잘 것 없어도 괜찮다. 어쨌든 당신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봤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중략)... 그리고 마라톤 중독자들은 결코 즐거움을 혼자 차지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에게 ‘달리기의 즐거움’을 외치며 기꺼이 전도사가 된다. 나처럼 말이다. 왜인지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아직 달릴 용기가 나지 않더라도 괜찮다. 풀코스가 당신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기만 바란다. 이로써 당신은 달릴 준비를 마친 것이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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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오늘모리셔스의바닷가를달린다
#안정은
#런스타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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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들고갔던 3권의 책 중,
유일하게 완독한 책,
여행지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리조트의 수영장 비치의자에서,
일출을 찍으러갔던 리조트 해변에서,
안정은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달릴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어쩌면 달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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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견딜수 없이 힘든 순간이 오면,
돌파구를 찾게 된다.
런스타 안정은, 그녀의 인기는 갑자기 얻게 된게 아니다.
실패를 통해 패자가 되는 연습을 했고
먼저 문을 두드리고, 수없이 시도하며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갔다. 글을 읽으며 중간에 수록된 그녀의 사진들을 보면 밝은 에너지와 기쁨, 행복이 가득차 그를 보는 이들, 함께 하는 이들도 절로 좋은 기운을 얻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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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라니...
해변을 바라보며 이른 새벽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
걷기부터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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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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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한 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납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진정성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브랜드는 '나'라는 브랜드의 삶과 일상을 통해 탄생한다는데 초점을 두고 시작되는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사람을 브랜드로 지칭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브랜드? 마케팅? 사람?  이들을 어떻게 묶어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가 풀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동안 세세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반짝하고 사라지고 말 브랜드가 아닌 오랜 시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듯한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에 우린 충성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저마다 자신이 고집하는 브랜드 한두 가지는 있다.  왜 그런 걸까?  가격 대비 더 좋은 성능, 성분의 제품들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지만 꼭! 이 제품이 아니면 안 되는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 브랜드에 담긴 추억과 개개인이 느끼는 스토리가 아닐까?  포장만 그럴듯한 브랜드는 언젠가 탈이 나게 마련이 아닌가?  최근 한 쇼핑몰의 사태를 보며 해당 브랜드에 충성하던 고객들이 크게 분노했던 건, 대표의 사태에 대한 빠른 대처와 인정이 아닌 가리기 급급했던 당시의 상황 하나 때문에 급기야 들불처럼 번져버린 고객들의 분노가 아닐까?  그동안 보여줘왔던 다양한 이야기들과 제품에 대한 진정성(?)이 진솔하다고 생각하고 사랑해왔던 고객들의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보통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상품을 떠올리게 되는데,  '나'가 주제가 되어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어왔던가?   BACK TO THE BASIC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이라는 철학은 화려한 외양에 반해 이리저리 휘둘리고 '나'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진지하게 읽어보며 생각해볼 만한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눈으로 읽어가다 어느새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며 읽게 되는데, 아마도 앞으로 2~3번은 더 읽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브랜드가되어간다는것 #강민호 #턴어라운드

#경제경영 #마케팅



40~41p.

 브랜드의 철학이 애매하면, 해당 브랜드가 평소에 무슨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왜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충분히 고심하지 않았음이 탄로나고 맙니다.  질문은 현실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힘을 바로 브랜드 철학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철학이 없다면, 질문이 없다면 브랜드는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브랜드는 철학이 전부입니다.



47p.

 개인으로서의 삶이 결국 브랜드입니다.  그 브랜드들이 모여서 또 다른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가 되어가는 것은 삶의 영역과 일의 영역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일상에서 던지는 질문과 의문, 작은 습관과 태도까지 결국 브랜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단위가 될 테니까요.



133p.

  마케터는 새로운 관점과 색다른 시선을 통해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입니다.  마케팅은 기존의 틀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비틀거나 전혀 새로운 틀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합니다.  결국 브랜드는 문제를 다른 틀에서 정의할 수 있었던 질문을 던진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들이 던진 관습의 틀에 대한 질문의 틈 사이로 다름의 가치라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154p.

"마케팅이 지갑을 여는 것이라면 브랜드는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마케팅이 머리를 겨냥한다면 브랜드는 심장을 향하는 것이다."



262p.

  고객은 브랜드가 지시하고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야기를 경청하고 배워야 대상이 아닐까요?  상대방을 가르치려 하고 헌신만 요구하는 일방적인 관계에 진실한 사랑이 싹트길 기대할 순 없습니다.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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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 글로벌 거지 부부 X 대만 도보 여행기
박건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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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파를 피해 대만 땅 1,113km를 걸어 횡단한 박건우, 미키 부부의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2년 전 짧게나마 여행했던 대만에 대한 인상이 기분 좋게 남아있던 나라였던 터라, 그들의 여행이 궁금해졌다.  걸어서 횡단을 하겠다고?  그들도 대만을 걸어서 횡단하려고 정보를 찾았을 때 생각보다 정보가 많지 않았다.  리어카로 대만 남북을 종단한 부부의 여행기와 대만 친구의 조언을 참고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걷기로 했다.   교통수단은 이용하지 않고 10kg 안팎의 배낭을 하나씩 메고 약 두 달간 대만을 동서로 횡단하는데, 대도시인 타이베이와 가오슝은 대중교통으로 횡단하려 했지만 시작부터 그의 아내 미키는 타이베이를 걸어서 통과하자고 제안한다.  (이 부부 뭐지?)


  도보여행을 하며 숙소는 따로 예약하지 않는다.  하루 예산은 2인 기준으로 1일 300위안, 한국 돈으로 만 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이지만 타 물가 대비 숙박비가 비싼 편이라 긴 여행 일정을 고려했을 때, 매일 숙소를 잡는다는 건 그들의 예산상 불가능.  텐트와 카우치 서핑으로 숙박을 해결하며 여행을 다니기로 한다.  때론 도로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산길을 걸어야 하기도 해서 그들은 배낭 커버에 [대만 도보 일주]를 테이프로 붙여 좀 더 안전하게 걷고, 길을 알려주는 현지인들에게도 '도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후에 여행을 하는 동안 이 스티커를 보고 대만 현지인들은 이들 부부에게 다양한 구호물자를 아낌없이 건넨다.  때론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방을 내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집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동네 주민들에게 연락을 해 숙소를 해결해주기도 했다.  때론 하루 머물 곳이 없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쪽잠을 청하는 날도 있었지만 대만 사람들은 처음 보는 타국의 여행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다.


  사실 여행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하진 못했다.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여행을 해야 하는가?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보면서 이런 여행이라면...이라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얽매임 없이, 자신들이 걷고자 하는 길을  걸어나가며 환경이나 길 위에서 변수가 생길 때면 가끔 다투긴 할지라도 서로를 조금 더  의지하며 걷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정말, 이들 부부처럼 여행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이들 부부가 앞으로 또 어떠한 길들을 걷게 될지,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느리게천천히가도괜찮아 #박건우 #소담출판사

#글로벌거지부부 #대만도보여행기



028~029p.

  대만에 온 이후로 한 번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아침 식사를 또 편의점에서 때웠다.  대만에는 한국과 달리 아침 식사만 팔고 문 닫는 조찬식당이 많다.  우리는 시세도 모르고 메뉴도 읽을 줄 모르며, 주문하는 방법도 모른다.  그래서 아직은 편의점을 찾게 된다. 오늘 예상 거리는 15km.  아직 하루 20km를 못 채우는 것은 완주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하지만, 어제 고생을 생각하면 잘 곳을 확보하고 5km를 덜 걷는 편이 훨씬 나았다.



185p.

  길을 나서자마자 우리가 지나는 걸 지켜보던 아저씨가 례우라는 과일을 주었다.  아저씨는 다가오기 전부터 망설이는 게 보였다.  못 본 체하자니 눈에 밟히고, 접근하자니 오지랖이 넓은 것 같아 망설이는 것 같았다.  그 망설임이 어떤 느낌인지 나는 잘 안다.  순수한 선심을 나쁜 속셈으로 받아들이면 상처가 되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거다.  그렇다고 못 본 체하면 몇 날 밤이고 눈에 밟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상대방이 비슷한 여행자일 때는 더욱더 그렇다.  이상하리만큼 감정이입이 되면서 휘발성 모성 본능이 생긴다.  아저씨가 용기를 낸 거로 보아 그 역시 여행자였던가 싶다.


234~235p.

감기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끼고서야 힘겹게 일어났다.  일어난 시간은 기가 막히게도 저녁밥 때였다.  잠자리를 제공받은 마당에 오메가3 반찬이 가득한 저녁까지 대접받고 말았다.  우리는 단순히 걷기만 할 뿐이다.  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 하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온정의 손길을 뻗는 건지 정말 의문스럽다.


339p.

  68일간의 대장정

  내 자신이 대장정이라는 단어를 쓰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여정이었다.... (중략)... 중간에는 서로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크게 다투기도 했지만, 모두 증오가 아닌 불쾌지수 때문에 생긴 다툼이었다.  다리는 당연한 거고, 각자 크고 작게 아픈 날도 있었다.  아픔은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는 계기가 됐다.  우리는 상대를 대신해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라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68일간의 밀착은 하늘에서 정해준 짝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다.  단언컨대 이 기간을 다투면서도 버텨줄 사람은 부모 형제도, 절친도 아닌 배우자였다.  우리는 서로 과소평가했던 인내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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