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클래식 클라우드 9
조대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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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위대한 사상의 탄생지 그리스

아테네의 뤼케이온에서 레스보스섬의 칼로니 호수까지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자취를 좇는 여행


아테네 철학 족보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진다.  스승과 제자 관계에 있었지만 이들은 일반적인 사제지간과 다르게 저마다 다른 길을 찾아 걸어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삶과 윤리에 대한 대화를,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했으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진리를 찾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은 논리학, 자연학, 동물학, 정치학, 수사학 형이상학, 윤리학등 모든 학문의 출발점에 있으며 그의 학문이 '과학'이라는 환원주의적 설명에 자유롭기에 오늘날 그의 업적을 되짚어보는데 의미가 깊은것이다.   예순두 해의 삶을 살며 그가 개척한 지식의 영토는 방대했다.  하지만 그가 배우고 가르쳤던 두 개의 학교 아카데미아와 뤼케이온에선 아리스토텔레스가 국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그리스의 패권을 둘러싸고 아테네와 마케도니아가 충돌했을 때 권력 대신 지식을 선택한 그는 레스보스섬으로 향한다. 


모든 자연물에는 어떤 놀라운 것이 있다.


  자연과 인간은 그에게 경이로운 체험과 학문적 탐구의 대상이었다.  저자가 그리스를 여행하며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자취를 따라 하는 여행이야기는 철학에 관련한 인물들과 알지 못했던 인물들을 다시 보게 되면서 새로운 호기심을 갖게 한다. 


319p.

아리스토텔레스는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향해 눈을 연다는 뜻이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배운다는 의미다.  수많은 이론들에 현혹되는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관찰하고 또 관찰하라!'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클라우드 아리스토텔레스X조대호 , 책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책으로 우리시대 대표작가 100인을 기획하며 시작된 시리즈로 현재 10권 가와바타 야스나리x허연 까지 출간되었다.   몇 권을 소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진행 시리즈를 모으며 읽는 재미를 느껴볼까한다.



022p.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앞서 자연, 특히 동물 세계의 관찰자였다.  이런 모습은 오랫동안 그에 관한 연구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윤리학이나 정치학에 큰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은 그가 동물들의 습성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그가 인간과 함께 '폴리스적 동물'이라고 부른 개미나 벌에 대해 무엇을 기록했는지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050~052p.
그는 지칠 줄 모르고 도서관에서 글을 읽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독서가’라고 불렀다. 혼자 글을 읽고 쓰는 것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연설하고 토런하는 것을 더 중시한 당시 아테네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 별명에 호의만 담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플라톤 역시 글을 ‘죽은 말’이라고 폄하했으니, 아카데미아에서 ‘독서가’는 ‘책벌레’처럼 얼마간 비웃음을 담은 표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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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p.
어떤 동물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곳을 떠나지 않고 거기서 살아갈 방법을 찾는 데 반해 다른 동물들은 사는 장소를 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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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p.

“그것들은 출판되었어도 출판된 것이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훗날 자신의 글이 겪을 운명에 대해 예언한 것일까? 지금도 아리스토텔레스의 글들은 출판되지만 출판된 것이 아니다. 그의 글을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매우 실제적인 인물로서 대중을 위한 글을 많이 쓴 플루타르코스가 이 일화에 덧붙인 말이 있다. “자연에 대한 그의 저술들은 실제로 가르침이나 배움에 전혀 쓸모가 없고, 이미 교육 받은 사람들을위한 비망록으로서 집필되었다.”
“가르침이나 배움에 전혀 쓸모가 없”다는 말은 과장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 연구가 당장의 쓸모를 위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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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p.
왜 사람이 사람을 낳고 말이 말을 낳는가? 오뒤세우스와 그의 아들 텔레마르코스가 닮은 이유는 뭔가? 부계와 모계의 형질이 후손에게 이어지는 이유는 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있으면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발생과 유전 현상에 관한 연구를 <동물발생론>에서 보여준다. 이 책은 서양 최초의 발생학, 유전학 연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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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31p.
추론은 셜록 홈스의 전유물이 아니다. 탐정이 아닌 우리도 매 순간 알려진 것으로부터 알려지지 앟은 것을 찾아나가며 홈스만큼 추론에 익숙하다. 추론 능력이 없다면 아마도 우리의 거의 모든 의식 활동이 멈춰버릴 것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질을 규정할 때 ‘지성이 있다’ ‘추론한다’’이성적이다’를 거의 같은 뜻으로 썼다.
...(중략)...
“동물들 가운데 오직 사람에게만 숙고 능력이 있다. 많은 동물들에게 기억 능력과 학습 능력이 있지만,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어떤 것에도 상기 능력이 없다.” [동물지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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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p.
인간이 ‘잘 산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 인간이 잘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 잘 사는 것은 식물보다는 동물이 잘 사는 것에 가깝지만, 동물이 영양을 잘 공급받고 번식이나 운동의 기회를 잘 누리면서 사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에 속한다. 본성의 차이 때문이다.


274p.
가난이 어떻게 사람을 비굴하게 만들어 노예근성에 사로잡히게 하는지, 부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불법적인 의식을 초래하는지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사실이다. 간극을 메울 수 없을 만큼 가난과 부의 골이 깊게 파인 사회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한쪽은 지배할 줄 모르고 노예처럼 지배받을 줄만 알고, 다른 한쪽은 지배받을 줄 모르고 폭군처럼 지배할 줄만 안다.” 이렇게 양극화된 나라는 “주인과 노예의 나라”일 뿐 “자유민의 나라””동등하고 동질적인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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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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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내 삶이 된다 - 부자로 태어나지 않아도 잘 되는 사람들의 말습관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이정은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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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강력한 혼잣말 습관 100가지


최근 운전을 시작하며 혼잣말이 조금 늘었다.  이건 될 거야, 안될 거야, 또는 미안해...등등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건 안될 거야,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상황에선 대부분 문제가 발생했지만 될 거라고 자기암시를 걸었던 부분은 대부분 높은 성공률을 나타냈다.   내가 나에게 거는 자기암시.  성공한 이들 대부분이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심리학자이자 저술가인 우에니시 아키라는 퇴직 후 심리학, 동양 철학, 성공 철학,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생론을 연구했고 20여 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체계화하여 성공학 이론인 '성심학'을 확립했다고 한다.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고 싶을 때 나에게 하는 말

▶잘하고 있는지 걱정될 때 나에게 하는 말

▶절호의 기회를 잡고 싶을 때 나에게 하는 말

▶한계에 부딪혔을 때 나에게 하는 말

▶행복이 멀게 느껴질 대 나에게 하는 말

▶일이 잘 안 풀릴 때 나에게 하는 말

▶실패가 두려울 때 나에게 하는 말

▶감정의 파도가 몰아칠 때 나에게 하는 말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 나에게 하는 말

▶희망의 끈을 놓고 싶을 때 나에게 하는 말

 

막연하게 "할 수 있다!"라는 다짐만으로 부족한 순간들이 있다.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응원도 다를 것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포켓 사이즈의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내 삶이 된다>는 필요한 상황에 따라 찾아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평소 많게는 4~5권의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데, 근 2~3주를 가방에 함께 들고 다니며 다른 책을 읽으면서 몇 페이지씩 넘겨봤던 글이기도 했다.   최근 주변 지인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선물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문의해오시는 분들이 꽤 있으신데,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한 권쯤 있으면 나를 다독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글이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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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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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그녀의 얼굴을 본 적도 없으며, 목소리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러나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럽고 손이 따스한지를 알고 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만들어진 나쓰나기 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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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의 세상에 기대어 살아가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치히로는 6세부터 15세까지의 기억을 소멸하고자 돈을 모아 레테를 구입한다.  그런데 뭔가 잘못된 걸까?  30분이면 제거되어야 할 기억이 1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설명서를 읽지 않고 복용한 게 잘못이었을까... 그가 복용한 것은 청춘시절 사용자에게 제공하도록 프로그레밍 나노로봇 '그린그린'.  아마도 카운슬러가 "청춘 시절에 좋은 추억이 없어서 모두 잊고 싶다."는 요청의 앞부분만 듣고 짐작했을지도 모르겠다.   주문과 다른 물건이 도착한 사실을 클리닉에 전달하자 보름 후 두 개의 '레테'를 받게 되는데 하나는 소년 시절의 기억을 지우고, 또 하나는 '나쓰나기 도카'라는 가공의 인물에 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한 것.  그런데.....존재할리 없는 소꿉친구가 눈앞에 나타났다.  가공의 소꿉친구, 가공의 청춘 치히로와 도카의 기억은, 현재는 어떻게 흘러갈까?  도카를 볼 때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린 시절 추억 때문에 거짓임을 알면서도 도카에게 끌리는 치히로,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도카의 반응이 의심스럽기만 한데...  시작된 순간 끝나는 사랑, 시작되기 직전에 끝나는 사랑... 이들은 어떻게 될까?





  기억을 개조할 수 있다?  이미 지나간 과거도 '가공의 기억'으로 만들거나 지울수 있다는 설정.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점점 빨라진다.  과거의 일부분을 바꿀 수 있다니?  청춘 시절의 기억, 특정 시기의 기억 제거, 삭제한 기억을 되살리거나, 가공의 자녀를 만들고, 가공의 결혼생활을 만들 수도 있다.   


일본에선 출간되자마자 이틀 만에 4쇄를 돌파했다니, 그 유명세가 왜 인지를 알 수 있었던 독특하지만 의미 있고 재미있었던 <너의 이야기>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이런 추억 하나쯤은....하고 생각해봤던 것 같다.  상상속의 글인지 현실인지, 살짝 몽롱해진다.  ‘나’ 한사람만을 위한 작은 거짓말,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거짓말이 아닐까. 





11p.

"의억이란 말이다, 의수나 의안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결락된 부분을 보충하는 거야."라고 아버지는 딱 한 번 내게 말했다.  "네가 어른이 돼서 자신에게 부족한 게 어떤 건지 알게 되면, 그땐 네가 알아서 의억을 사면 돼."



62p.

실재하는 인간이 실재하지 않는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도 허무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인간이 실재하는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도 똑같이 허무하다.  실재하지 않는 인간이 실재하지 않는 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이것은 그야말로 완벽한 허무다. 

사랑이란 실재하는 인간끼리 하는 것이다.



218p.

"....도카?"

나는 여자의 이름을 불렀고,

".....누구시죠?"

여자는 내 이름을 잊었다.

"끝난 거야?" 내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반은." 도카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레코드판은 A면이 끝나면 뒤집어서 B면으로 바꿔줘야 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B면으로 바뀐다.



233p.

솔직히 말하자면, 내겐 가족이 필요했다.  친구가 필요했다.  연인이 필요했다.

그 모든 것을 다 겸비한 존재를, 나는 몽상했다.  필연적으로 '그'는 소꿉친구가 되었다.  가족처럼 따뜻하고, 친구처럼 즐겁고, 연인처럼 사랑스러운, 하나부터 열까지 내 취향과 일치하는, 굳이 말하자면 궁극의 남자였다.

만약 그때 '그'가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그런 가정을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시뮬레이션했다.  과거의 기억 하나하나를 끄집어내서 거기에 '그'의 존재를 집어넣고, 추억 속에서 울고 있는 나란 인간 하나하나를 구워해나갔다.



297p.

드디어, 찾아냈다.

나와 같은 절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

나와 같은 공허에 고통받던 사람.

나와 같은 환상에 홀려왔던 사람.

내가 일곱 살 때 만났어야 할 사람.

아마가미 치히로, 그는 나에게, 궁극의 남자였다.



354p.

도카가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전부, 진짜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치?"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아.  이 이야기는 거짓이었기에 진짜보다 훨씬 다정한 거야."

"....그렇구나."

"거짓말이니까 다정한 거구나."



370p.

운명의 상대는 존재한다.  그것은 당신의 연인이 될 상대일지도 모르고, 친구가 될 상대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세상에는 '만나야 할 상대'가 한 사람에게 한 명씩 할당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은 그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불안전한 인간관계를 묵묵히 받아들인 상태로 일생을 마치게 된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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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여행 가이드북 - 아이가 좋아하는 사계절 여행지
권다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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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엄마가 정리한 아이 여행 백과사전


국내에도 가봐야 할 여행지가 참으로 많다.  최근엔 캠핑족도 꽤 늘고 있고, 가족단위 여행도 가볍게 훌쩍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와 함께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정리한 책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해보고 했다.  어른들만의 여행과 아이들 눈높이의 여행은 분명 다르다.  



프롤로그

팔뚝만큼 작았던 녀석이 어느새 훌쩍 자라 엄마와 함게 걷고 옆에서 쉴 새 없이 조잘조잘 떠드는 것을 보면 새삼 놀랍고 기특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이 조금만 더 천천히 흘러줬으면.  아직 녀석과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오늘도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즐겁다며 쪼르르 놀이터로 달려 나간다.  여행은 그렇게 한 줌 모래처럼 스르륵 사라져버리는 시간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곱씹게 만든다.  아이가 그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떤가.  우리가 함게 걸었던 길과 싱그러운 바람, 투명한 공기가 아이의 살이 되고 마음이 되었다고 믿으면 그만이다.



12살, 6살, 3살 그리고 올가을이면 조카 한 명을 더 만나게 된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건 분명 꽤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고 데리고 외출하거나 여행하는 건, 아이들에게 여행 스타일을 맞춰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동생들과 모여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면 넷이나 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여름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데리고 다녀주셨던 부모님의 마음은 좁은 집이 아닌 넓은 자연에서 뛰놀고 싶게 해주셨던건 아닐까? 


딸 둘, 곧 딸 셋이 되는 막내동생은 아이들과의 여행을 극도로 겁내하는 편이다.  아이들 성향이 확연하게 다르기도 하고 집에 가만히 있어도 힘든데 굳이 멀리까지 외출을... 하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어린 우릴 데리고 다녀주셨던 부모님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그에 비해 둘째 동생은 12살 된 조카가 최근 들어 '우리도 여행 좀 다녀요~' 하고 강한 주장을 하고 나서서 연휴나 주말을 이용해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는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걸 봐왔기에 이 책이 더욱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연휴를 이용해 잠시 김포 근교로 짧은 여행을 다녀온 동생왈, '언니 이 책 정말 좋은데!' 조금 큰 조카인 명제는 직접 책을 펼쳐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놨다고 한다.  아이가 직접 고르고 부모님과 설계하는 여행은 더욱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까?  아직 어린아이들이 있는 막내동생은 '아이와의 여행 이것이 궁금해요(24~26p.)'을 읽어보곤 용기를 좀 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계절별/ 지역별/ 제주여행 / 베스트 아이 여행지 등 급 여행 준비에도 짧지만 괜찮은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데,  목차에서 여행지를 고르고 페이지를 펼치면 추천연령과 추천하는 달, 그리고 함께 둘러봐도 좋을 여행지까지 소개하고 있다.  여행작가 엄마가 아이와 직접 걷고 체험하며 집필한 <아이여행 가이드북>은 자연 명소, 테마파크, 박물관 미술관 등 주변 여행지와 연계 가능한 코스까지 소개하고 있어 알차다.   '이번 주말엔 또 어딜 가나?' '올여름휴가는 어디로 가나?'등등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지가 고민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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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양장)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 원화 그림,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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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시골마을 에이번리, 마을에서도 가장 외딴 농장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남매는 농장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하고 싶었지만 그들에게 도착한 아이는 비쩍 마른 빨강 머리 여자아이였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수다스러운 아이는 매슈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마릴라는 계획에 없던 일이라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앤의 수다와 상상에 혼이 쏙 빠진 마릴라. 어쩌면 짧은 시간 마릴라도 앤에게 끌렸을 것이다.  고아로 가진 건 없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아갈 줄 아는 아이.  말이 정말 많아서 두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수다도 너끈히 채울 수 있는 앤.  해야하는 말은 그때 그때 하고, 한 번실 수는 하지만 두번 같은 일은 하지 않는 아이.  빨강머리와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못생겼다고 생각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으로 자신을 빛나게 할 줄 아는 아이. 


꽤 오랜 시간 조용한 삶을 살아왔단 초록지붕집의 매슈와 마릴라에게 찾아든 앤의 존재는 시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웃을 일을 만들어주고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은 코끝이 시큰해지고 앤의 풍부한 상상력에 빠져들고야 만다.   일이 내 맘같이 풀리지 않거나 답답할 때면, 한 번씩 꺼내 뒤적여보게 되는 책이 빨강 머리 앤.  지금의 닉네임이 있게 한 책이기도 하다.  어릴 땐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만 흘러나와도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TV 앞에 앉게 했던 빨강 머리 앤.  출판사별로 정말 다양한 버전의 빨강 머리 앤에 대한 책이 출간되어있지만 TV 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빨강 머리 앤,  에피소드들을 읽어가며 TV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그림들을 볼 수 있었던 추억 돋는 책 읽기를, 이 애니메이션을 잘 모르는 이들도 책에 수록된 삽화를 보며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앤 셜리의 명랑한 성장소설은 예쁘고 풍부한 상상력과 초 긍정에 에너지와 따스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다보면 어느새 주제가를 흥얼거리게 되는 빨강 머리 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오랫만에 DVD를 꺼내 애니메이션을 정주행 해봐야겠다.



38p.

앞으로 알아야 할 온갖 것을 생각하면 신나지 않으세요?  그럼 살아 있다는 게 정말 즐겁게 느껴지거든요.  세상에는 흥미로운 일이 가득하잖아요.  만약 우리가 모르는 게 없이 다 알고 있다면 재미가 반으로 뚝 줄어버릴 거예요. 



116p.

"넌 그냥 초록 지붕 집의 앤이야.  내가 코딜리어 아가씨라고 상상할 때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인 네가 보여.  하지만 집 없는 앤보다 초록 지붕집의 앤이 백만배는 더 좋지 않니?"



174p.

"앤, 넌 무슨 일이든 그렇게 온 마음을 다 쏟는구나.  앞으로 살면서 실망할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

마릴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뭔가를 기대하는 건 그 자체로 즐겁잖아요.  어쩌면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할 때의 즐거움은 아무도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할 때의 즐거움은 아무도 못 막을걸요.  전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쁜 거 같아요."


310p.

"아주머니, 내일을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나요? 내일은 아직 아무 실수도 저지르지 않은 새로운 날이잖아요."



397p.

"너의 낭만을 다 버리진 마라, 앤.  낭만이 조금 있는 건 좋은 거란다.  물론 너무 많으면 곤란하지.  하지만 조금은 남겨두렴.  조금은 말이다."



486p.

"앤은 계속 발전하고 있어.  다른 여자애들은 볼 때마다 똑같아서 질리는데 말이야.  앤은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이 있고 그 색색마다 하나같이 예쁘다니까.  지금도 어렸을 때처럼 재미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애는 스스로 사랑받게끔 행동해.  난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이 우러나게 만드는 사람이 좋아.  내가 사랑하려고 애써 수고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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