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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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 FRIENDS X arte

단발머리 시크한 네오, 카카오 프렌즈는 캐릭터마다의 색깔이 확실해서 어떤 작가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지 궁금해서 기다리게 되는 시리즈였다. #하다 작가와 콜라보 한 네오의 이야기는 잘 모르는 저자이지만 글을 읽으며 왠지 저자도 이런 느낌의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내가 착하고 싶어서 착한 게 아닌데, 왜 나를 착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지?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직장에서도 큰 잡음 없이 생활하려면 알아서 충성하는 사람. 좋은 사람, 착한 사람 이란 말은 많이 들은 것 같은데 왜 텅 빈 것 같지?

그런데 그거 알아? 점점 지친다. 알게 모르게 힘을 주고 살아가고 있었던 거지.... 좋아하는 사람에게 올인하고, 상대방의 기준에 맞춰 살다(?) 보니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건 뭐였는지 내가 점점 희미해지는 거야.

네오와 카카오 프렌즈들의 등장으로 진지하고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가볍게 읽으며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하다 작가의 글은 무리하지 않는 삶을 살길,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길 응원하고 있는 글이다. 네가 날 사랑하는 걸 굳이 막진 않을게. 이런 자신감이라니, 멋있잖아! 일과 사랑에서 나만의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는 발랄한 현실주의자 네오, '일도 사랑도 나답게 하는 법' 읽어보지 않을래?

책장에 한 권씩 채워져가는 카카오 프렌즈_아르테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지닌 카카오 프렌즈

라이언 / 어피치 / 튜브 / 콘 ,무지 / 프로도 / 네오 / 제이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부터 하나씩 시작해볼게. 이젠 나를 읽어줘.”

당신의 착한 마음이 약점이 되지 않도록

때로는 제법 까칠한 표정을 지어보면 어때?

고양이처럼 약간 눈을 치켜뜨는 게 포인트야.

우리 다 같이 사랑스런 현실주의자가 되길 바라. _7p.

흔히 너 없으면 못 산다는 말을 하지만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야 둘이서도 잘 사는 거야.

내겐 내 할 일이, 네겐 네 할 일이 있으니까.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지킬 거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돈 벌면서 함께하자고.

내 길을 걷다가, 같이 쉬다가 다시 또 내 길을 걸어 나가야지. _46p.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가 뭐라고 그렇게 목을 맸나 싶어. 나는 회사만을 위해 존재하는 부품이 아니잖아? 우리는 다른 회사에 취직할 수도 있고, 주말엔 회사와 무관하게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정말 다양한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어. 그러니 적어도 회사에 모든 걸 걸어놓지 말아. _72~73p.

부디 시랑을 하더라도 모든 걸 놓지 말기를. 내 생활, 내 가족, 내 친구들, 내 성정, 내 커리어 등 소중한 것들을 팽개치지 않기를.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 0순위는 나니까. _95p.

#네오너보다나를더사랑해

#카카오프렌즈아르테 #카카오프렌즈

#하다 #네오

#아르테 #arte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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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지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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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놀랍도록 잘 넘어간다. 여느 여행자들이나 청년들보다 어렵게 여행을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빠져 자신의 삶을 살았던 이원지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게 한다. 왜지?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짠내나는 판잣집살이, 현실 탈출을 위해 아프리카 종단을 실행에 옮긴 저자는 이 시작으로 인해 스타트업 도전, 미국 취업을 지나 여행 유튜버라는 직업을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이라기엔 일상 같고, 일상이라기엔 조금은 치열하게 느껴지기도 한 일상들은 저자의 여유롭지 못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기. 마음의 소리에 충실했던 저자의 삶에 두려움이 없었을까? 어설픈 가능성이 매번 좌절하게 만들었지만 그 순간들을 여행이라 생각하니 견딜만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현실과 이상 사이를 저울질하느라 시작도 못하는 이들에게 생각보다 별일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따를 것!

꼭 저자 같은 삶을 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난 이래서 못해, 저래서 안돼.라는 선을 긋지 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행하기를... 살아보니 우연히 얻어지는 건 극히 희박하다. 현실과 타협할지언정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보기를,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나에게는 전혀 닿지 않을 것만 같던 나이 서른. 부러움 섞인 감탄을 하면서도 '여행 후에는 어떻게 살지?' 하는 오지랖과 꼰대 같은 발상이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쳤다. 그때보다 몇 년이 흐른 지금의 나는 다행히 답을 알고 있다. 퇴사를 하든 안 하든, 장기 여행을 하든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각자 죽을 때까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라는 것을 말이다. _094p.

'아프리카 친구들도 유튜브로 돈 벌면 되잖아.'

생각해보니 인터넷만 되고 '재미'라는 끼만 있으면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유튜브 대스타가 되지 못할 것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영어를 모국어와 함께 쓰니 영어권 시청자층 확보에도 좋을 것이다. 카메라와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아프리카에서도 창업을 해볼 수 있겠구나. 눈물로 이불을 적시며 잠들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갑자기 차오르기 시작하는 의욕에 나도 내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_170~171p.

이곳에 살아보는 동안 여행과 일상의 차이를 조금씩 깨달아갔다.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갔고, 입맛에 맞는 단골 식당이 생겼으며, 다른 곳보다 저렴한 슈퍼마켓을 알게 되는 것. 그렇게 그들이 만든 세상의 기준에 한발 깊숙이 들어가 보는 것. _204~205p.

헛짓거리라 생각하며 벌여온 일들이 (금전적 보상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꼭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아무것도'하지 않으면 정말 놀랍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_258p.

비록 내년에, 또 내후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그리고 언제까지 여행을 지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먼 미래보다는 오늘 하루의 즐거움에 집중하고 싶다. _270p.

#제마음대로살아보겠습니다

#이원지

#여행에세이 #에세이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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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 루나파크 : 회사를 그만두고 런던으로
홍인혜 지음 / 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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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친구와 지인의 찬스로 한 달간 미국 LA 머물기, 여행자금은 빠듯했지만 시간은 많았던 백수였기에 가능했던 이 일정은 열흘간 미서부 투어를 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LA에 머물며 근교를 짧게 나갔다 오기도 하고 현지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많은 걸 보여주고자 하는 지인 덕분에 꽤 밀도 있는 여행을 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아쉽게도 오랜 시간을 현지에 있으면서도 서울 살 때와 다름없는 삶을 살다 왔던 것 같다. 영어가 두려워 입이 떨어지지 않는 핑계로 친구, 지인의 뒤에 꼭 붙어다뎠던 그때라니...

생각해보면 계획대로 다녔던 여행보다 버스가 연착되어 길바닥에서 몇 시간을 떨기도 하고, 계획하지 않았던 나라를 잠시 다녀오기도 했던 순간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았던 건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에 맞닥뜨린 두려움과 놀라움은 그 시간이 지나고 더 강렬하게 추억으로 남았다. 생각해보면 지나온 여행들을 돌이켜봤을 때 시간 단위 분 단위로 계획했던 여행보다 돌발 상황이 길 위에서 나를 조금 더 성장하게 했던 것 같다.

몇 박 며칠의 짧은 여행이 아닌, 장기 여행을 마음먹게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장기 여행을 생각하는 이들. 이런 에세이들이 조금 일찍, 한 10년만 더 일찍 출간되기 시작했더라면, 아니.. 이런 책들을 조금 더 일찍 읽기 시작했더라면 나의 삶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치열한 직장 생활, 이십 대의 끝자락, 일렁이는 마음을 위기라 보지 않고 기회로 돌려 생각해보기로 했다. 경력에 비해 적은 나이, 꾸준한 저축으로 꽤 모인 돈, 미혼이라 행보의 제약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가족이 반대하지 않았던 게 기회였고 모든 게 너무도 잘 맞아떨어졌다. 준비가 되면 떠나야지...라는 생각으론 평생 떠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의 런던 생활은 일상 여행자이기도 했지만, 멀리 바라보던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 그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가까이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을 채워가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꽤 다양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배낭여행을 하시던 부모님을 런던에서 만나 일주일을 함께 했던 이야기를 읽으며 아! 정말 멋진데!! 이런 여행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다. 이젠 몇 개월씩이나 일상을 떠나 있긴 힘드니 몇 주, 아니 한 달 살기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했던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는 출간된 지 8년이 되었지만 읽을수록 새록한 여행 에세이다.

단순히 당장 눈앞에 직면한 일을 하기가 싫어서, 매일 자명종 소리에 괴롭게 일어나는 아침이 싫어서, 출퇴근길 사람으로 빼곡한 버스가 싫어서, 야근이 싫고 철야가 싫어서, 주말에 회사 나가는 게 싫어서, 퇴근 후에도 불시에 울리는 전화벨이 싫어서 지금 '도망치려는' 게 아닐까, 나는 그게 가장 무서웠다. 내가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돌파해내지 못하고, 단지 이 땅만 떠나면 행복할 줄 알고, 어쭙잖은 낭만에 사로잡혀 외국으로 도망치는 거면 어쩌나 겁이 났다. 이 여행이 도전적인 모험이 아니라 패배적인 도피면 어쩌나 두려웠다. 나는 이미 어른인데 어린애처럼 투정 부리는 게 아닐까 불안했다. _24p.

외로운 여행자들은 남의 세계에 틈입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런던의 '사과머신'들은 이를 단호하게 차단한다. 이들의 "Sorry"에는 '나도 너를 터치하지 않을 테니, 너도 나에게 다가오지 말아 줄래?'가 함의되어 있었다. ... (중략)... 독하게 말해 런던 사람들은 남에게 아무 관심이 없다. 그냥 자기를 방해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_66~67p.

하지만 그토록 오매불망 바라던 새 MP3 플레이어도, 가방도, 심지어 사람까지도, 내 것이 되면 생활에 침식돼 빛을 잃고 날 적부터 내 것이었던 양 가치가 삭아가는 것처럼 여행에서의 하루하루도 그러했다. 내 것이 되고, 익숙해져가다보니 결국 이를 어찌 즐겨야 하는지 막연해져버렸다. 마치 젊음처럼, 다들 한목소리로 부럽다고 말하는 걸 갖고 있었지만, 정작 어찌 누려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것처럼. _156~157p.

막상 런던을 떠날 무렵이 되자 그곳에 더 머무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중략)... 분명 내 손에도 프리즘 한 개가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상대방의 손을 쳐다보며 내게는 저 무지개가 없다고 한숨짓는다. 이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도무지 고쳐지질 않는다. 행복의 방법을 뻔히 알면서도 안 되는 거다. 타인의 눈에는 분명 내 무지개가 보일 텐데 어째서 나는 아무것도 없는 듯 여겨질까. 내 손안에 무지개를 보기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정말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해지기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_251p.

'내 평생 가장 특별했던 사건'으로 상자가 닫히듯 종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무엇이든 언제고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삶의 시작. _271p.

#지금이아니면안될것같아서

#홍인혜 #루나파크 #달

#여행에세이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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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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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고복희를 괴팍한 여자라고 정의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단지 고복희는 '정확한' 루틴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_015p.

캄보디아 프놈펜, 짙은 초록으로 가득 찬 원더랜드는 호텔이라기보다 민박에 가깝다. 6개의 객실, 야자나무가 우거진 풀장은 원더랜드의 자랑으로 파란 하늘이 얼굴로 쏟아지며 싱싱한 초록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몇 달째 손님이라곤 새벽에 도착해 눈만 붙이고 떠나는 백패커 몇이 전부인 이 호텔을 운영하는 고복희는 올해로 오십 살이 되었다. 자신만의 원칙대로 살아가는 고복희와 서비스업인 호텔이라니 어울리지 않지만 업주 입장에선 정해진 원칙대로만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도 없는 일... 하지만 일 안 하는 청년, 통금시간 안 지키는 손님, 환불을 요청하는 손님... 그냥 손님들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손님들.

프놈펜의 원더랜드에 한 달간 장기 투숙을 온 박지우는 자신이 생각했던 앙코르와트와 너무도 동떨어진 곳에 숙소를 예약했다는 걸 알고 환불을 요구하지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말씀! 빠듯한 자금으로 온 여행이기에 원더랜드에 머물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이 원더랜드, 손님은 없지만 조용할 날 없는 호텔이다. 원더랜드의 한 명뿐인 직원 린, 사장인 고복희를 따라다니며 호텔을 넘기라는 김인석, 인석의 일을 돕는 안대요, 그리고 만사 원칙을 고수하는 고복희가 싫은 한인 모임 사람들...

프놈펜에서의 현재와 고복희의 젊은 시절 남편인 장영수와의 따뜻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부분은 너무도 따뜻해서 좋았다. 영수를 만나 디스코와 조개구이 맛을 알게 해주었으며, 평생 밥해주겠다던 남편은 절대로 사라지지 말자는 약속, 매일 새로운 꿈을 꾸자는 약속을 했지만 먼저 세상을 떠났다. 따뜻한 나라를 싫어하는 고복희는 왜 사계절이 여름인 캄보디아 프놈펜까지 와서 원더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걸까? 예상치 못한 사고들로 들썩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북적댔던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는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재미있다. 괴팍한 할아버지 '오베라는 남자'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인정! 고복희 사장님 모르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따뜻한 나라 원더랜드 호텔로 함께 고고고~

한별은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본인의 기준에서 모두가 삶을 평가했다. 왜 안 놀아? 왜 안 해? 왜 안 가? 왜 그렇게 재미없게 살아? 물음표를 던져대는 한별에게 박지우는 아무런 대꾸도 못 했다. 왜냐면.... 나는 네가 아니잖아. 그 단순한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인정하는 거니까. 내 삶이 네 삶보다 보잘것없다는 사실을. _028p.

"일은 안 합니까?"

"해야죠, 해야 하는데."

박지유는 슬그머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한국은 망했어요."

딱히 틀린 말도 아니라고 고복희는 생각했다.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자 박지우는 다시 고복희의 눈치를 봤다.

"물론 어른들이 봤을 땐 제가 웃기겠죠. 나라 탓만 한다. 그런 생각이시겠죠? 그치만 저도 노력하거든요? 제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요. 근데 다들 저만큼은 한단 말이에요. 모두가 빡세게 살아서 제가 빡세게 사는 건 티도 안 나요. 안 빡세게 사는 애들은 잘 사는 집 애들이에요. 빡세게 살 필요가 없는 거죠."

"뭔가 이루고 싶으면 죽도록 하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죽도록 하는 사람들은 진짜 죽어요. 살기 위해 죽도록 하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_093p.

원더랜드 사장님은 스스로 철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항상 똑같은 시간에 호텔의 대문을 열고 닫는다. 일분 일 초도 어긋남이 없다. 정확한 시간에 시장에 나가서 장을 보고 프런트에 앉기 전에 스트레칭을 한다. 사사로운 물건을 두는 자리도 완벽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렇게 숨 막히는 사람 밑에서 어떻게 일해? 누군가는 그렇게 묻는다. 글쎄. 린은 불편하지 않다. 그 엄격함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다. _097~098p.

입구나 출구는 다르지만, 누구나 예외 없이 한 번은 어둠에 빠지게 된다. 그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지는 각자의 몫이다. _121p.

"우리 퇴직하면 남쪽 나라에서 살까요?" 장영수가 중얼거렸다.

"남쪽 나라?"

"항상 여름인 곳이요."

"싫습니다."

"하긴, 복희는 더위를 잘 타니까."

"왜 이상한 소리만 합니까?"

"에이, 내가 보기엔 복희가 더 이상해요."

"나는 복희가 이상한 사람이라 좋아요." _183p.

"나는 당신이 걱정이에요." 한참 만에 장영수가 말했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만 하며 산다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니까.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당신의 도덕성을 시험하려 들 거예요. 부당한 상황에 밀어놓고 옳지 않은 선택을 하게끔 유도하겠죠. 좌절하는 당신을 조롱하고 헐뜯을지도 몰라요." 상관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니까. 자신에게 떳떳하면 그걸로 족하다. 고복희가 그런 대답을 할 줄 알았다는 듯 장영수는 희미하게 웃었다.

"무엇보다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_205p.

원더랜드는 낙원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 틈입해 평화를 뒤흔들어놓고 떠나는 사건들이 넘쳐났다. 무엇보다 힘든 건 그로 인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였다. 너는 별로인 사람이야. 세상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알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놓치는 순간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는걸. _255p.

#춤추는고복희와원더랜드

#문은강

#다산책방

#한국소설

#소설추천 #추천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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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파워 - 초연결 세상은 비즈니스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가?
박명규 외 지음 / 포르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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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후, 공유경제의 시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준비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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