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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돌리 앨더튼 지음, 김미정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광란의 파티, 데이팅 앱을 이용한 만남, 숙취, 극한의 다이어트, 평생의 우정, 심리 상담 등을 이야기하는 이 책의 내용은 저자인 돌리 앨더튼이 폭주한 20대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다. 시골도 도시도 아닌 스탠 모어에서 성장하며 따분하고 서글프고 외로운 그 시절이 빨리 지나가버리길 바랐는데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인터넷이 개통되고 메신저라는 공간을 알게 되면서 돌리의 삶은 풍요롭게 느껴진다.
(이 부분은 고교시절 집착하던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띠리리릭~ 하는 두근거리는 컴퓨터 접속음이 환청처럼 자동으로 들려오는 것 같았다. )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이라 부를 수 있는 MSN 메신저를 통해 키웠던 이성에 대한 환상과 집착은 20대가 되어서도 남자들과 어울리는 법을 도무지 알 수 없었으며 이런 관계들을 바로잡고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보기까지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돌리의 이십 대는 내 마음대로! 마음 가는 대로, 오는 남자 막지 않고 맘에 든 남자도 일단 찍어본다. 파티, 술, 데이팅 앱을 이용한 즉석만남, 친구들, 그리고 그녀의 삶에 등장하는 다양한 남자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살아가던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춰가는 자신을, 즐거움을 위해 약을 하는 자신을,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되고 자신의 마음대로 살아가던 모든 시간의 기록들,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던 이십 대 후반의 자신을 정신과 상담을 통해 다시금 자신의 생활을 찾은 돌리의 삶은 롤러코스터처럼 정신이 없지만, 한 번 사는 인생 이렇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는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생각에만 멈추지 않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사랑했던 돌리의 삶.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술은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독립적 행동이었던 것 같다. 어른 기분을 낼 유일한 길이었다. 친구들은 술을 마시면 반드시 뒤따르는 키스, 악쓰기, 비밀 폭로, 흡연, 춤과 같은 재미에 푹 빠졌다. 하지만 나는 술이 선사하는 약간의 성숙한 느낌이 좋았다. 어른이 된 나의 평범한 생활을 상상하고 그 장면을 실행에 옮겼다. _36p.
평생 이 남자만 가질 수 있다면 뭐든 하리라. 난 공격적이면서도 위험한 사랑에 빠졌다. 두려움과 뜨거움을 동시에 품고 그를 사랑했다. 나는 사랑에 빠진 게 아니었다. 사랑이 날 덮쳤다.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벽돌이 와르르 쏟아지듯 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나를 끌고 가던 집착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놓아버렸다. ... (중략)...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남자들이 명령하는 대로 내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_77~78p.
남자가 여자의 생활에 녹아드는 경우보다 여자가 남자의 생활에 맞추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애인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쪽도 여자, 애인의 친구들이나 그들의 애인들과 친하게 지내는 쪽도 여자, 애인의 어머니 생신에 꽃다발을 보내는 쪽도 여자다. 여자가 남자보다 이런 복잡한 절차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여자가 더 잘하니 그냥 그렇게 하는 것뿐이다. _128p.
나이가 들면 들수록 짐을 더 많이 지게 된다. 그럴수록 다들 더 솔직하게 털어놓게 되는데, 상처도 더 많이 받게 된다. ... (중략)... 혼자 나이가 들면서 직면하는 가장 큰 어려움을 꼽자면 냉소주의를 이겨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사랑 때문에 배신감이나 실망감을 느끼지 않기란 정말 어렵다. 나중엔 허무주의, 회의주의, 분노로 바뀐다. 그런데 냉소주의는 기분 나쁘게도 자기방어적이라서 느끼기가 진짜 쉽다. 신뢰를 찾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 그게 진정으로 아름다운 모습니다. 나이 들어서 사랑에 빠질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저 현실'임을 인지하고 너무 애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조용하나 즐거운, 그럼에도 종종 버거운 장기전이자 골칫거리임을 인정하면서 본능의 날을 아주 예리하게 세워야 한다. _329~3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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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