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으며 살아도 괜찮아요 - '다르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 마흔 즈음부터
히로세 유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인디고(글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수필가이자 편집자인 히로세 유코의 <나를 믿으며 살아도 괜찮아요>는 제목에서 받은 편안함도 있었지만 책표지나 핸디북 사이즈의 책의 사이즈가 부담 없어서 3월을 시작하며 읽기에 맞춤인 책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코로나19소식으로 즐거울 일이 없는 요즘, 어쩌면 뉴스를 보며 개개인의 생활을 자가 격리하고 기타 필요한 생활물품을 병적으로 쟁이며 스스로 지쳐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에게 좋은 삶의 방식을 찾고 있는 당신을 위한 책

마음과 몸, 하루의 시간, 먹는 것, 사용하는 것, 사람과의 관계,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두를 소중하게 여기며 글로 남기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글은 짧은 분량이지만 그 위로의 깊이는 충분하고 적당하다고 느껴졌다. 늘, 언제나 기분 좋게 자신을 관리하며 살아가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우리는 가끔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짧은 호흡의 문장은 책장을 넘기며 생각하기 적당한 분량이었고 읽으면서 나만의 생활패턴을 또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던 글이기도 했다. 국내에 출간된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구입해서 읽어볼 예정이다. 뒤숭숭하고 심란한 요즘, 선물하기도 좋고 함께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바에야

시작하는 편이 즐겁지 않을까요? _26p.

일에서도 삶에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모든 것은 이어져 있습니다.

하나만 따로 독립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럴 때는 한 번 멈춰 서서 응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마음속에서 ‘아니야’하는 목소리가 들린다면

나아가지 않습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하거나 멈추거나 합니다.

물론 손해도 있습니다.

다른 것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로 밀고 나가면

나 자신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_50p.

인생을 즐기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사랑하자’고 생각합니다.

나의 인생을, 나의 시간을 사랑하자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이지요. _154~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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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믿으며살아도괜찮아요

#히로세유코 #박정임 #indigo

#인디고서포터즈 #인디언즈3기 #글담출판사 #힐링 #삶 #선물책 #bookstagram #book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_추천도서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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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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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로 연일 계속되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재난 영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분 든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었던 바이러스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 하는데... 환자는 계속 속출하는데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개인위생과 바이러스 원인 지역에 다녀온 이들을 격리시키고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인듯하다.

그. 런. 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있다고 하니 바로 슈퍼버그. 슈퍼버그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를 지칭하는 언론에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한다. 박테리아, 치료제가 듣지 않는 진균도 포함되는데 이 슈퍼버그로 인한 피해는 놀라운 수치로 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매년 280만 명의 미국인이 항생제 저항 감염을 겪고 있으며 매년 미국과 유럽에서 약 삼만 명 이상이 슈퍼버그로 인해 사망한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니까, 신약 발명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치료제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을 병원 현장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슈퍼버그로 3900여 명이 사망한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2050년, 3초에 1명의 인류가 슈퍼버그로 사망할 수 있다!"_경제학자 짐 오닐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진균,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우리 곁에 늘 존재해왔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슈퍼버그의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사람에게 쓰는 항생제를 가축과 동물에게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관행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항생제를 요구하지 말고, 처방받은 항생제는 남기지 말고 복용하여 내성을 가진 병원균을 만들어 전파하는 일을 방지하라는 개인적인 대책 외에 농작물과 가축에 쓰이는 항생제를 어떻게 규제할지, 병원 내의 슈퍼버그 감염을 어떻게 방지할지 등에 관한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_390p

사실 감기가 조금 심하다 싶으면 병원에선 으레 항생제를 처방해 준다. 꼬마 조카들을 보면 2~3살 어릴 때부터 감기가 오래간다는 이유로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이곤 했는데 책을 읽으며 등골이 서늘해짐을 경험하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감기약들을 먹었고 항생제들을 처방받았던가? 그리고 다 먹지 못하고 중간에 병세가 호전되면 버리곤 했던 의약품들은? 요즘은 남은 약들은 잘 모아두었다가 약국에 폐기처분을 하지만 꽤 오래전부터 일반 쓰레기에 버려져왔던 약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다음엔 어떤 바이러스가 위협해올지 모른다. 그리고 슈퍼버그는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개개인이 항생제 내성 감염의 치료에 대해 보다 바르게 알 수 있었던 글이었다. 뒤숭숭한 요즘, 딱 지금 읽어야할 책 「슈퍼버그」.

항생제는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요르단의 붉은 토양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염 치료에 사용된다. 문제는 박테리아를 찾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들이 인체에 사용해도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명백히 증명하는 것이다.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 그 부분이다. 항생제는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무엇을 항생제로 볼지 규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 (중략)... 모든 생물체를 죽이는 산과 표백제처럼 박테리아를 죽이는 화학물질은 많지만, 그것들 모두를 항생제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우리를 죽이지 않고도 감염을 치료해 주는 물질이어야 한다. _33p.

페니실린이 처음으로 시판된 뒤로 2세대가 지나면서 수억 명의 생명을 구했는데 지금에 와서 전 세계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쉽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내의 유일한 벤자틴 벤질페니실린 제조사인 화이자제약은 이를 제조 지연 탓으로 돌렸지만, 실제로는 더 미묘한 이유가 있다. 페니실린의 유효성분을 생산하는 회사는 오직 4개뿐인데, 중국과 호주에 본사를 둔 제조사들이 이윤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생산 수준을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_103p.

항생제의 사용은 이분법적으로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 감염을 치료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다. 항생제를 투약할 때는 처방 기간을 줄이라는 압력이 거세다. _186p.

병원은 이상한 직장이다. 가끔 경이롭기도 하지만 황폐할 수도 있는 곳이다. 환자의 완치, 인간관계, 의학 발견 등 의사라서 멋질 때가 있는가 하면 그에 상응하는 힘든 순간들이 항상 뒤따라왔다. 그런 순간 나는 무너졌다. 그런 순간에 대비할 방법을 나는 알지 못했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도 결코 알지 못할 수 있다. _197p.

“항생제 처방은 더 하지 마. 감염이 아닌 것 같아.”

나는 항생제를 주기보다는 항생제 사용을 말리는 관리자의 위치에 놓이는 일이 점점 늘어났다. 항생제 과용은 슈퍼버그의 발달을 촉진하고 있고 의사 대부분이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열이 나고 혈압이 급강하하는 환자를 보면서 항생제를 쓰지 않고 버티기는 힘들다. _250~251p.

“자네는 슈퍼버그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군. 인플루엔자가 슈퍼버그인가? 아니면 HIV?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를 말하는 건가?” _383p.

#슈퍼버그 #맷매카시 #김미정 #흐름출판

#신간소개 #책소개 #superbugs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 #bookstagram #보이지않는적과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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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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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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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싱그러운 여름과, 모든 생명이 잠시 움츠러드는 겨울이 공존하는 제목이라니 책표지도 제목도 아름다운 에세이 일 것 같았다. 제목과 달리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이 책 앞에서 떨어질 수가 없었다. 다 큰 어른들에게도 어떤 형태로는 공포로 기억되는 장면,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 살 소녀와 그의 동생, 소녀의 이야기는 가정에서조차 보호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소녀의 가족이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과 연약한 어머니와 자신과 동생이 그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을까? 사이좋은 남매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아이스크림 할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뒤로 남동생 질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 같았다. 동생을 위해서라도 타임머신을 만들고 싶었던 소녀.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좌절하고 아버지와 점점 닮아가는 동생을 보는 게 힘들다.

소녀는 성장하면서 과학과 수학 분야에 뛰어난 두각을 나타나게 되고 아버지에게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하며 자신의 삶을 가꿔나갈 줄 안다. 하지만 그녀의 조심함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눈에 그녀의 눈부심은 눈에 띄었는지 아버지는 딸인 그녀가 자신의 아내처럼 텅 빈 삶을 살기 바라는 것 같고, 어느 날 남매에게 사냥을 제안한 아버지의 미친 광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새로운 상황이 등장할 때마다 속으로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였다면? 내가 이 상황이었다면?" 소녀 같은 용기와 결단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꿈꾸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일련의 사건들만 늘어놓고 보면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야긴데, 또 그렇게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건 소녀의 긍정적인 반짝임이, 삶에 대한 강한 애정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280여 페이지에 달하는 글은 앉은 자리에서 쉼 없이 읽어내기에 부담 없는 분량이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책장을 덮고 제목을 보며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여름의 겨울」 위태롭고 아린 아픔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이 있기에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성장소설이다.

"어린이들, 알다시피 가까이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 너희도 알게 될 거야. 너희 하늘을 어두워지게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란다. 너희 기쁨을 빼앗아가고, 너희 어깨 위에 앉아 너희가 날아오르지 못하게 하지. 그런 사람들을 멀리해. 폐차장 주인 역시 그 중 하나야." _023p.

삶이란 믹서에 담겨 출렁이는 수프와 같아서, 그 한가운데에서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칼날에 찢기지 않으려고 애써야만 하는 것이다. _091~092p.

"폭풍우에 대해선 거짓말을 했지만, 다른 건 아니야. 마리 퀴리에 대해서도 아니야. 넌 용감한 아이야. 네겐 위대한 일을 해낼 용기가 있어. 오늘 네 얼굴은 무척 단호했단다. 다만... 계속 싸워라. 미안해, 나는 요정이 아니야. 그래도 넌, 넌 특별하단다, 꼬마 아가씨. 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있거든, 이렇게 말해 줘. 꺼져 버리라고." _107p.

"엄마, 엄마는 왜 인생을 놓아 버렸어요?" _223p.

나는 내 몸을 사랑했다. 나르시시즘 같은 것이 아니었다. 설령 내 몸이 못생겼다 하더라도 다름없이 사랑했을 것이다. 내 몸은 절대 배신하지 않을, 함게 길을 걷는 동반자였다. 그리고 내가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였다. 내 몸에서 새로운 감각들을 발견하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달콤한 순간이 찾아오면 고통은 잊혔다. _238p.

트럭이 길을 떠났고, 나는 눈을 감았다.

내 삶의 2막은 정확히 그 순간 시작되었다.

하루가 저물어 갔고 내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_280p.

#여름의겨울

#아들린디외도네 #박경리 #소설 #프랑스소설 #아르테 #arte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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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할아버지와 살아가던 소녀 사라는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 어리다는 이유로 위탁가정에 맡겨져야 했던 소녀와 너태샤는 변호사로 사회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반면 개인사는 비참한 일의 연속이다. 어느 날 별거 1년 만에 자신의 짐을 찾으러 온 곧 전 남편이 될 맥과 결혼생활에 관련한 나머지 정리를 위해 같은 공간에 머물게 되고 이들의 삶에 사라가 등장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전 위탁가정에서도 뚜렷한 이유 없이 학교 수업을 빼먹고, 몇 시간씩 사라지곤 했던 사라. 너태샤와 맥은 하나뿐인 가족인 할아버지의 입원으로 충격이 컸을 아이를 위해 자신들의 삶을 조율하며 사라를 돌보는데, 사라는 너태샤와 맥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들이 점점 쌓여갈 뿐이다.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상태에서 부셰를 돌보기엔 상황이 좋지 않았던 사라에게 마구간 주인이었던 카우보이 존이 떠난다는 소식은 사라에게도 충격이었지만 몰티즈가 마구간을 인수하게 되면서 사라와 부의 상황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사라는 너태샤와 맥에게 도움을 청할까?를 생각하면서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결국 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각자의 삶에서 길을 잃은 두 여성,

아이와 어른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길에 대하여..

이혼만 남은 부부, 말과 소녀, 그리고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택한 할아버지의 삶은 긴 분량임에도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 없다. 누구나 살면서 넘지 못할 고비를 맞닥트리곤 한다. 간신히 저 모퉁이를 돌면 좀 나을까?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 모퉁이마저 함정처럼 보일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라와 너태샤의 선택이 그 결말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사라와 교감하는 부셰의 기나긴 여행길은 그 끝을 걱정하기보다 그들이 달리는 길 끝에 그들이 원하는 곳에 닿기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글이다. (영화화된다면 참! 멋질 것 같다.) 결혼과 이혼, 청소년의 방황과 입양가정이라는 새로운 가족형태가 늘어가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했던 「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의 이전작이 너무나 유명해서 살짝 우려감이 드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지만, 그런 마음일랑 접어두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글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말들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천성적으로 겁이 나 걱정이 많고 성질도 까다로운 단점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라 정직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_55p.

"저도 늘 더 나은 동작을 하기 위해 애쓰는 거예요. 말과 나의 완벽한 소통이나 교감을 이루기 위한 것이고요. 고삐를 잡는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압력의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말의 기분이나 제 몸의 상태, 땅바닥의 조건에 따라서도 다르고요. 기술적인 문제가 전부가 아니거든요. 말과 나, 두 마음과 두 심장이... 균형을 찾는 과정이기도 해요."

...(중략)...

"말을 온당하게 이끌 수만 있다면 말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어요. 닫혀 있는 문을 열어서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거예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원해서 하게 해야 하죠. 바로 그때 그 말은 최고가 되는 거예요." _288~289p.

"말은 애완견과는 다르단다. 얘야. 말은 힘이 세고 어떤 경우에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위험한 동물이야. 하지만 말은 자유의사가 있는 동물이기도 해. 널 보호해주고 널 위해 행동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 그러면 스스로 뭘 하고 싶은지 알게 되고 훌륭한 일을 해낼 수도 있어." _456p.

"아이들은 좀 더 빨리 자랄 것이고 결국엔 좀 더 현명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어떤 것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아마 좀 더 냉소적인 사람이 되겠죠. 모든 게 또다시 무너지는 것을 기다리면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죠.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아이를 이해하고 지원할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으로 판단할 때 대체로 부모들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세심하게 주변을 살피지 못했어요. 어찌 보면 너무 이기적인 거죠. 그러니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전 부모도 아닌데요. 게다가 전 결혼도 하지 않았어요. 일한 만큼 월급 받는 직장인에 불과하답니다." _473p.

그들이 영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모든 게 그럭저럭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몇 주 동안 누가 그 집에 남을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별 무리 없이 결론이 났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맥은 새로운 집을 얻어 갈 것이고, 너태샤도 남은 짐을 챙겨 제 살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_661p.

#호스댄서 #조조모예스 #이정민 #살림 #소설 #성장 #방황 #영국 #런던 #청소년 #난민 #이민자 #연애소설 #성장소설 #영미소설 #thehorsedancer #the_horse_dancer #jojoMoyes #jojo_Moyes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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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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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해요. 숨 붙어 있는 사람 치고 고민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우리나라 최고 부자도 고민하고 대통령도 고민해요. 반면에 돼지 새끼는 고민 없어요. 밥 먹고 배부르면 엎어져서 꼬리 턱턱 치면서 잡니다. 그러니까 박 터지게 고민하고 있다는 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 열정적으로 고민하세요. 다만, 누구한테라도 소리 내면서 하세요. 인간은 원래 힘들고 무섭고 놀래면 소리 내고 우는 게 정상이에요. 사람은 이미 엄마 뱃속에서 탯줄 끊는 순간부터 고행길입니다. 그 고행길을 크게 소리 내면서 걸어요. 뭔데, 말해봐요. 내가 들어줄게요. _ 김수미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한 전성기를 보내고 계신 배우 김수미. 어릴 때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로 익숙한 그녀의 모습은 젊었을 때의 모습보다 아줌마나 할머니의 모습으로 더 익숙하고 욕 잘 하는 할머니, 또는 개념 있는 어른, 이란 수식어로 더 익숙했는데 세상에 요리까지 잘하셔서 2018년부터 <수미네 반찬>이란 방송도 하시고 책까지 출간하신, 도대체 이 분은 24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방송인이자 국민 할머니 김수미 님의 시원한 상담이 궁금했던 책이다.

나 / 일 / 가족 / 인간관계 / 돈 / 남과 여 총 6개의 파트로 진행되는 상담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상담 내용을 다루며 그들의 상담에 어떤 해결책을 제안해주실지, 어떤 욕을 시원하게 해주실지 기대하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보통은 나부터도 개인의 고민은 꽁꽁 싸맨 채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반면 타인의 고민이나 문제점은 쉽게 눈에 보이고 그 해결책 또한 너무도 시원하게 제시하곤 하는 편이다.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상담하는 김수미 님은 굴곡진 인생을 살며 다양한 경험과 배우로 살아온 삶이 플러스 되어 그야말로 시원시원한 상담해결책들을 제시한다. 더불어 정신못차리는 자신에게 욕을 해달라는 상담자들의 제안도 세심하게 읽어보시고 욕할 사연은 욕을 하되 그렇지 않은 상담은 보듬어주시는 따스함까지!!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문득! 마음이 닿는 사연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NG가 없겠냐" 인생앞에 무수한 고민과 NG들 너무 앓지 말고 지나가기를, 다 잘 될거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또 넘겨보기를...

오지랖이라는 게 뭐냐면 한복 저고리 앞자락을 말하거든. 앞자락이 넓으면 예쁜 옷을 다 가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게 도움을 준다는 게 아니라 참견한다는 의미인 거야. 직장 동료를 돕고 싶으면 네가 야근을 할 게 아니라 빨리 집에 가. 그래야 걔도 일이 늘지. 그리고 앞으로 누구를 돕고 싶어서 손이 나가면 손을 잡고 말이 튀어나오면 입을 막아. 괜한 오지랖 떨지 마. 걔가 너보다 잘 살아. 가슴에 새겨. _36~37p.

가불해서 고민하지 마세요. 미리 슬퍼한다고 훗날에 덜 슬프지 않아요. _136p.

나는 오래된 친구는 인생에 보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살면서 많은 친구와 만나고 또 헤어지게 돼. 사람이 하나 떠날 땐 그 사람과 만든 기억도 함께 떠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람을 하나 버리거나 잃을 때는 많이 생각해보세요. 한번 잃은 사람은 다시 찾기 힘드니까. _250p.

사람이 살면서 이런 약간의 핑크빛 에너지를 기대하게 될 때가 있어. 어떻게 보면 인생을 살 때 허공에서 내려오는 밧줄이랄까, 그런 걸 잡고 있어야 마음이 덜 힘든 시기가 있어. 그럼 그냥 잡고 있어요. 뭐라도 의지가 된다고 하면 그걸 굳이 놓을 필요는 없어. 사랑이라는 게 꼭 두 사람이 똑같은 눈으로 똑같은 세상을 봐야만 하는 게 아니야. _323p.

#김수미의시방상담소

#김수미 #에세이 #알에이치코리아 #RHK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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