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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2
메리 셸리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평점 :

아버지는 과학이란 학문에 관심이 없었기에, 나는 천지사방 분간 못 하는 갓난아이처럼 과학 앞에 방치돼 있었소. 더구나 지식에 대해 목마름까지 느끼면서. 하지만 그 책들 덕분에 나는 스승의 안내에 따라 현자의 돌과 불멸의 영약을 찾는 연구에 성실히 임할 수 있게 되었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관심은 불멸의 영약에 오롯이 집중되었소. 불멸의 영약으로 부를 얻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소, '나의 발견으로 인해 연약한 인간을 질병에서 자유롭게 하고, 끔찍한 죽음으로부터도 지켜 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큰 영예일까!'_71p.
초반에 책장이 넘어가지 않더니, 중반 이후부터 폭풍전개. 빅터의 운명을 흔든 자연철학은 잉골슈타트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점점 광적으로 빠지게 되고 그는 자신의 발명이 인간을 질병에서 자유롭게 하고 끔찍한 죽음으로부터도 지켜낼 수 있다면! 이란 생각에 이르게 되고 죽은 사체들로 피조물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자신이 만든 과물에 놀라서 도망쳐버린 빅터. 그리고 몇 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마주하게 된 피조물과의 대화는 너무나 설득적이고 논리적인 대상의 이야기에 애틋한 마음이 들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이 빅터가 만들어낸 괴물을 지칭하는 게 아니었다는 게 또 충격..
프랑켄슈타인 막연하게나마 스토리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져들게 될 줄은 몰랐다. 문고본처럼 작고 가벼운 책이라 외출하는 길에 패딩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짬짬이 읽다 보니 하루에 완독.
빅터와 마주한 피조물이 쏟아내는 말들을 읽으며 그의 절절한 외로움과 이성적이고 설득력 있는 말에 빠져들고 만다. 자신의 궁금증과 호기심에 생명을 부여한 피조물이 너무도 괴물같아 도망쳐버리고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빅터, 부여받은 생을 살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피조물. 단지 외형이 괴물같고 흉측하다는 이유로 배척받았던 이의 마음에 남은 상처가 그 과정이 너무도 절절하다. 그 말들이 너무 아파서, 감정이입이 돼서 후반부로 갈수록 애틋해지는데 그 서사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던 글이다. 필사해두고 싶어 발췌해둔 문장이 너무도 많았던 글, <프랑켄슈타인>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른 출판사의 출간본들도 한 권씩 읽어볼 책으로 찜!!!
명작 뮤지컬, 오페라가 원작인 고전소설 읽기, 해마다 시도는 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던 건 왜일까? 흐릿하게 마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 작정하고 읽지 않으면 읽게 되지 않는데 예쁜 책이 읽기도 좋다(?). 허밍 버드 클래식M 이라면 읽고 싶어지지 않을까? 책의 디자인도, 글의 폰트도 종이의 질도 무게도 모두 합격점인 소장하고 싶어지는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M 앞으로 출간될 책들도 기대가 되는 시리즈다.
아름답던 사람의 몸이 어떤 식으로 변질되어 썩어가는지, 죽음이 가져온 부패가 홍조가 앉았던 뺨을 어떻게 잠식해 나가는지, 어떤 방법으로 구더기가 기적과도 같았던 눈과 뇌의 자리를 꿰차는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봤단 말이오. 그러다 문득하던 일을 멈춘 나는, 인과관계의 모든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분석했소. 예를 들자면 삶에서 죽음으로의 변화, 죽음에서 삶에서의 변화, 그 과정의 인과관계 말이오. 바로 그때, 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새어 나오더니 나를 비추었소. 방금 내가 말했던 그 세부 사항들, 그 방대한 양에 아찔함을 느끼고 있을 때, 무척이나 경이롭고 훌륭한 광명이, 그러면서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생각이 나를 찾아온 거요. 같은 질문을 품고 같은 걸 연구하던 수많은 천재 중에서 나만이, 오직 나만이 그 충격적인 비밀을 밝혀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소. _91p.
나는 사람의 형체를 한 피조물을 만들기 시작했소. 미세한 부분을 가지고 씨름하느라 속도를 낼 수 없자, 나는 처음 계획했던 것과 달리 크기를 거대하게 키웠소. 키를 240센티미터 정도로 잡고, 나머지도 비율에 맞게 크기를 키웠으니 말 그대로 거대했지. ... (중략) 생사의 문제는 내가 제일 먼저 깨부수고 어둠이 드리운 이 세상에 폭포 같은 빛을 들이부어야 하는 부분이었소. 내게는 완벽한 경계선이었달까. 새로운 종의 탄생으로 행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우월한 존재들이 나로 인해 존재하게 될 것이고, 그들은 나를 만물의 근원이자 창조주로 받들 테니까 말이오.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은혜의 보답을 요구할 자격을 따질 때, 나보다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니. 생각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다 보니, 내가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다면 썩어 가고 있는 시체도 부활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소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단 걸 알지만 말이오). _94~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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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가족도, 애정도 제 몫이 아니라면, 증오와 악의가 제 몫일 테지요. 하지만 단 하나의 존재만이라도 저를 아껴 준다면, 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갈 겁니다. 제가 끔찍하게 여기던 외로움이 이 악의를 낳은 것이니, 제가 똑같은 존재와 함께 살 수만 있다면 제가 가진 좋은 점들이 자연히 되살아나지 않겠습니까? 저는 감정을 가진 존재로부터 사랑받으며, 지금까지 누려 보지 못한 가족을 이뤄 함께 역경을 헤쳐 나갈 겁니다. _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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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자가 품에 안을 아내를 얻고 모든 짐승이 짝을 두거늘 나는 혼자여야 한다고? 한때 나도 애정이란 감정을 가졌으나, 내가 건넨 감정은 혐오와 경멸로 되돌아왔어. 이봐, 인간! 듣고 싶진 않겠지만 이건 알아둬! 앞으로는 시간 가는 게 두렵고 절망스러울 거야. 조만간 벼락이 내리쳐 네게서 행복을 영원히 빼앗아 갈 테니까. 내가 절망의 바닥에서 아등바등 기어 다니는데도 네가 행복할 줄 알았어? 네가 내 다른 욕망을 다 날려 버릴 수 있다 해도 내 복수심만은 못 건드려. 그래, 복수. _299p.
제가 얼마나 비참한지 알아 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차피 이런 제 마음을 알아줄 사람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맨 처음 누군가가 알아주길 원했던 제 감정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저라는 존재에서 넘쳐흐르던 행복이란 감정과 애정이란 감정, 저는 그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좋은 감정은 이제 다 사라져 희미한 흔적만 남았습니다. 행복과 애정은 쓰라리고 지긋지긋한 절망으로 변모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무슨 감정을 나눈단 말입니까? 이 고통이 계속되는 한 저는 홀로 괴로워하는 것에 만족합니다. ... (중략)... 프랑켄슈타인, 편히 쉬십시오! _390~3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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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유령 #두도시이야기 #젊은베르테르의슬픔 등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토리는 대략 알고 있지만, 읽어봐야지! 하고 쉽게 마음먹어지지 않는 고전,
어렵다 하시는 분들은 허밍버드M클래식 시리즈로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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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