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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삶의 시선
시작하는 글, 소중한 이에게 편지를 쓰듯 글을 쓴다는 저자의 글에서 받은 느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책표지의 영향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무턱대고 저자가 여자분일 거라 생각했다. 글의 결도 감성도 읽으며 받은 느낌은 그러했는데... 어? 뒤로 갈수록 다른 여성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뭔가 약간 어긋난 느낌을 받기 시작했고, (이건 개인적인 고정관념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마지막 장으로 향해 달려갈 즈음에야... '헐!! 이 작가님 남자분이었어?!!!' 하고 앞장으로 신나게 넘어가 다시 글을 읽어보게 된다.
문장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이,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대인 관계를 닮고 싶다는 생각하게 되었던 글이기도 했다. <생활수첩>의 편집장이기도 한 마쓰우라 야타로는 일본 셀렉트 서점의 선구자, 수필가, 그리고 일본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작가라고 한다. 2006년부터 9년간 <생활수첩>의 편집장을 지내며 편집과 번역을 비롯해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생활수첩>은 상업 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생활의 지혜와 착한 소비를 일깨워주는 잡지라고 한다. 어쩐지 저자의 글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다이어리나, 일기조차 단조롭기 그지없었는데 일상에서 스며나오는 소중한 생각들을 언어화해 글을 쓰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오늘 하루도 마음을 담아' 소중한 생각을 쓰인 저자의 문장을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매일이 다른 삶,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게 되는 글과 기분좋은 행복감을 느끼게 했던 <일상의 악센트> 좋았던 문장은 필사로 옮겨두어야지.
누구도 깨닫지 못하는 아름다움과 매력을 발견하는 것. 아무도 보지 못하는 근사함을 발견하는 것. 앞으로 누구나 갖고 싶어 하게 될 감각을 발견하는 것. 발견하는 것은 감동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감동하는 만큼 발견할 수 있다._28p.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 (중략)... 글쓰기는 괴로운 일이다. 괴로워도 쓰고 싶은 것이 글이다. _38p.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저문다.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여행 중에도 혼자 보내는 시간은 평소와 다름없다. 나는 그런 여행이 좋다. 여행을 하면 바쁜 일상을 잊고 나다움을 되찾을 수 있다. 여행은 나를 되살린다. _48p.
고독이 삶의 조건이라는 것은 안다. 고독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마음이 생기고 다정해진다는 것도 안다. 그래,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하지만 고독에도 종류가 있어서 나를 한없이 끌어내리는 고독은 꽤나 괴롭다. 바닥까지 끌어내리면 그나마 낫지만, 그 와중에 일상이나 업무를 이어나가야 하는 고독은 가슴을 바싹바싹 쥐어짠다. 누구나 한두 번은 그런 적이 있을 것이다. _75p.
나는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싶다."라는 말을 들으면 무척 기쁘다. '와, 정말?'하고 속으로 감탄한다. '만날 수 있으면'이라는 부분에 배려도 느껴져서 좋다. 언어를 쓰는 것은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늘 생각한다. 평소 당연하게 사용하는 말에 얼마나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까. 내용이 어떻든 들으면 기쁠지 슬플지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까. _93p.
언제 읽었느냐에 따라 새로운 것을 만나고 발견할 수 있는 것도 독서의 묘미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책과의 관계는 사람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첫눈에 반하기도 하고 좀처럼 친해지지 못하기도 한다. 오래 알고 지내서 척하면 알기도 한다.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_95p.
'알맞게 무르익는 순간'이란 '즐거운 순간'이다.
좋은 것보다는 즐거운 것이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고 나는 믿는다. _156p.
좋아하는 일을 하다 막혔다면 잠시 떨어져 있어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공부, 일, 인간관계, 모든 일이 마찬가지다. 때로는 떨어져 있을 용기도 묘약이 될지 모른다. 정말 그렇다. _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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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