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사람의 목표는 같았다. 범죄를 흥밋거리로 만들지 말 것, 여성의 안전을 중요하게 다룰 것, 피해자 관점에서 범죄에 접근할 것이 그것이었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 문화예술 분야 1위,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방송을 들어보지 못했고, 범죄 영화는 기피하는 장르 중 하나이지만 내가 싫다고 외면하는 것이 옳은 걸까?라는 생각에 사실 궁금증이 더 커서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가정폭력, 미성년자 성범죄, 긴 세월을 되돌아 진범이 밝혀진 화성연쇄살인사건, 버닝 썬 사태, n 번 방 사건 등 점점 진화하고 있는 범죄, 과연 나의 일상은 내 주변의 일상은 안전할까?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 - 가정폭력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 - 비판의식 결여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 의식 - 성범죄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 - 계층 문제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 - 미성년자 보호
사회적인 문제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의식을 개선하고, 바꿔나가야 할 것은 없는 걸까? 이 책에선 방송에서 다 다루지 못한 굵직한 범죄 사건 정보가 새로이 수록되어 있으며 방송 제작진들의 제작에 관한 방송 비화가 더해져 '우리 사회 약자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논의해 볼 수 있는 글이다. 범죄를 다룬 엔터테인먼트 소재의 방송들은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해결책보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시청률 높이기가 대부분인 프로그램들이라 '저건 범죄를 유도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도 있어 '저런 프로그램을 무슨 의도로 만드는 걸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꽤 많은 이들이 시청하는 게 또 이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범죄 관련 영화와 최근 이슈가 되었던 사건부터 꽤 오래전 사건이지만 잊히지 않고 어쩌면 진행 중이기도 한 '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 중심'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는 이들이 피해자라는 이유로 출구 없는 지옥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사회적인 이슈에 그치지 않고, 모두 함께 생각하고 바꿔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너의 가족이,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이다. 제발 인권만은 지키며 살아가자.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한국은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너희는 가정에 생활비를 댄 적이 없으니 너희가 쉼터로 나가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러고는 쉼터가 부족하니 예산을 더 달라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됩니다. 가해자를 퇴거시키면 되는데 왜 예산 이야기가 나옵니까. 가해자는 도울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시스템 자체를 피해자 보고 위주로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_42p.
사람들이 '내가 이 불법 동영상을 보면 피해자 여성이 자살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상을 볼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동영상을 보지 않는 많은 여성들도 이건 내 문제가 아니니까, 나는 이런 동영상에 노출될 리 없으니까, 나는 안전한 관계만 맺고 있으니까, 하면서 불법 동영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동영상을 보는 남성들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이것은 결코 일부 여성 또는 일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 (중략)... 결국에는 무심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들이 오늘날 디지털 범죄의 만연을 조장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_191p.
「꿈의 제인」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은 없지만 사실 닫힌 문안에서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중략)... 그래도 전 나름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이 좀 더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결말이 식상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더라도 좋습니다. 이런 주제를 너무 선정적이지 않게 고발하는 영화들이 많아야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공감하고 의식 공유가 될 듯합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사실 가출 청소년 문제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요. _336~337p.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을 통해 무언가 한 가지라도 꼭 이뤘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의제 강간 연령을 현행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략)...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 만연된 사회에 미래는 없습니다. 옆집 아이를 사고팔아도 우리 집 일이 아니니까 우리 가족은 안전할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중략)... 인권 침해의 위험이 있다지만, 누군가의 인권만 절대적인 가치를 지닐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 따져야겠지요. _380~381p.
어느 나라나 성범죄는 발생합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인권을 중히 여기고 아이를 찾아 나서는 이 다큐멘터리 속 국가는 그 점에서 선진국입니다. 그저 일부 아이들의 불행이고, 부모가 아이를 돌보지 못해서 생긴 일이니, 너희의 불행은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사회가 과연 선진국일 수 있을까요. _3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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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