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하정 지음 / 좋은여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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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책방 비밀 이벤트도서로 구입했던 모르고 받은 책! 제목이 궁금해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했던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받아들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저자가 덴마크에서 가족들과 한 달간 머물며 한 가정의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아네뜨라는 귀여운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이 가지고 계시던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며 가족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아네뜨와 쥴리를 통해 지금의 삶을, '다가올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저자가 자신의 삶과 아네뜨와 쥴리가족과 함께하며 사진과 글로 담은 에세이는 어쩌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미래상이 아닐까? 지금 성격 같아서는 귀여운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사진으로 만나는 아네뜨와 그녀와 쥴리가 이야기하는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그곳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네뜨가 직접 뜬 '허니자'의 도안, 털실양말도안도 친절하게 서술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꽤 매력적인 아이템이라 떠보고 싶긴 한데.. ㅋㅋ 인종도, 국적도 다르지만 그들의 삶에서 닮고 싶은 부분도 꽤 많았던 귀여운 할머니 아네뜨의 이야기. 저자가 아네뜨, 쥴리와 함께한 시간들, 따스한 시선으로 담은 사진과 일상을 집필한 글은 그들의 삶을 통해 지금의 내 삶도 돌아보며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책의 집필로부터 몇 년이 흘렀는데... 문득 아네뜨와 쥴리의 삶은 여전한지 궁금해진다. 장래희망이 귀여운 할머니라고? 귀여운 할머니란!의 표본을 만날 수 있을지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김민희를 처음 알현하는 장면을 아시는가? 납작 조아렸던 김태리가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 김민희를 슬쩍 본다. 그리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이런 말을 속으로 읊는다.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될 거 아냐!!!' 나는 아네뜨를 만나고 나서야, 영화를 볼 당시엔 몰랐던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했다. '귀여우면 귀엽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_29p.

옛 물건이라고 그저 추억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쥴리네 집안 가득한 옛것들은 단순히 골동품 모음으로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이모의 물건에 쥴리만의 인생을 통해 빚어진 취향이 적극 더해졌다. 할머니의 커프스는 목걸이용 펜던트가 되어 출근용 정장에 매치되었고, 할아버지의 쟁반은 쥴리가 일본 해변에서 주워온 조약돌을 담은 채 창가를 근사하게 장식하는 식이다. 모두가 쥴리의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자리잡고 있었다. 아네뜨의 집은 뭐랄까... '원조'를 만나는 곳이다. _74p.

72세의 나이에, '새로운 눈'을 통해 저의 일, 가족,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중략)...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가장 감사하는 바입니다. _182p.

#장래희망은귀여운할머니 #하정 #좋은여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추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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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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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다는 소환됐다. 그녀는 궁전에서 자기 자리를 지켜 내야한다. 명예롭게 자신의 왕관을 지켜내야 한다. 고대부타 내려오는 서열을 결정하는 결투 의식에 참가해야 한다.”_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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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열병에 대해 말할 때는 조심하렴. 모든 사람이 이해해 주지는 않아. 처방한 약은 가방 속에 있어. 숨겨 놓고 누가 보는 데서는 약을 먹지 말아라.” _59p.

나는 자매회와 후원자들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자랐다. 마찬가지로 첩들은 모든 것을 라자에게 의지했다. 왜 신은 모든 여자의 운명을 남자의 보호 아래 두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사정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들을 참고 견디려고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순종만이 여자들에게 내려진 신의 숙명일까? 아니면 타렉이 자매회를 이루는 힘의 근원을 훼손한 것일까? 나는 남자들의 의지에서 신의 뜻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여러 겹으로 된 진실의 장막들이 서로 뒤얽혀 있었다. _1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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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토너먼트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주어진 길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나아갈 용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은 우리가 어느 길로 나아가기를 원하십니까? 우리의 길입니까 아니면 신의 길입니까?”

...(중략)...

나는 아직 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타렉이 나를 짓밟도록 놔둔다면 자야와 데븐의 죽음은 의미가 없어진다. 이것이 내 운명이다. 싸워야 한다. 악습에 맞서야 한다. 야스민이 끝내지 못한 사명을 내가 끝내야 한다. _360~3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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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째여왕 #에밀리킹 #윤동준 #에이치 #판타지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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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주님께 시리즈로 선물받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는데 드디어 시작!

빠른 전개, 속도감있고 흥미진진하구나!!! 열여덟 살 고아소녀 칼린다. 절친인 자야와 수도원에서 평화롭게 사는게 꿈이 었는데, 그녀가 머물던 수도원에 제국의 왕인 라자 타렉이 그의 백 번째 아내를 소환하기 위해 방문, 소환되고... 그녀는 백번째 아내 자리를 두고 수많은 첩들과 생존경쟁을 해야한다. 죽음의 토너먼트, 근위대장인 데븐과의 금지된 사랑, 그리고 자신의 열병에대한 새로운 정보와 고아인줄 알았던 자신의 정체까지... (빠져든다...빠져들어...)

리뷰할 책이 줄서있어서 마음편히 읽지못하고 있는게 함정..

금토일...정말 미친듯 바빴어서...내 주말은 순삭

#불의여왕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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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는 습관 : 승률을 높이는 15가지 도구들 -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NBA 슈퍼스타들의 성공 원칙
앨런 스테인 주니어.존 스턴펠드 지음, 엄성수 옮김 / 갤리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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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에게 열정을 갖는 법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그건 아무도 못 한다.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단 하나, 당신을 열정에 빠지게 하는 걸 찾아내 거기에 몰두하라는 것이다. 중간에 시들해지지 말고 지속성을 가져라. _78p.

전 NBA 성과 코치이자, 스포츠. 비즈니스 분야의 코칭 전문가 앨렌 스테인 주니어, 세계 NBA 스타들이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전략으로 승리의 트로피를 거머쥐고, 짜릿한 버저 비터를 성공시키기도 하고 슈퍼스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그들의 일상과 루틴, 작은 습관까지 지켜본 저자는 승리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습관화하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경기장에서만이 아닌 일상적인 삶까지도 성공을 위해 습관화한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는 NBA를 조금이나마 알고 읽는다면 훨씬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PART 1 승리하는 개인의 원칙 ; 기본기 없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PART 2 승리하는 리더의 원칙 ; 팀원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법

PART 3 승리하는 조직의 원칙 ; 언제 어디서나 이기는 팀을 만드는 기술

하지만, 스포츠를 전혀 몰라도 초반을 몇 장을 넘기면 눈이 반짝이게 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약점을 극복하고, 팀원과 리더로서의 역할 등은 어쩌면 인생이라는 코트 위에 긴 경기를 하고 있는 우리 삶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책의 시작에 저자의 패기 있는 몇 줄의 글이 '어디 보자' 하고 읽었던 마음에서 이내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받듯 한 마음으로 바뀌는 기분이었다. 인생을 바꾸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하는가? 저자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생생한 이야기는 '나만의 이기는 습관' 삶에 적용시킬 방법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큰 변화는 결국 사소한 것들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것이다. 절대 잊지 마라. 모든 큰일들은 그렇게 일어난다.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무심코 당신에게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일이 아니다. 당신이 불러들이고, 당신이 선택하고, 당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 (중략)... 당신은 더 이상 유명인의 자기계발서를 하나하나 찾아 읽지 않아도 된다. 세계 최고의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성공 원칙을 내가 알려줄 테니. _21~25p.

당신이 얼마나 오래 딴 데 정신을 팔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가? 얼마나 오래 휴대폰 문자나 소셜 네트워크를 확인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가? 잠깐의 시간만 들이면 되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런 일들이 누적된다고 생각해보라. 일의 흐름을 끊는 그 사소한 순간들이 모이고 모이면, 당신의 전반적인 생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깊이 파고드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 (중략)... 미래는 자신의 일에 깊이 파고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 지배할 것이다. 집중력이 병기인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_102~103p.

잊지 마라. 사람이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제품은 모방할 수 있다. 서비스도 모방할 수 있다. 기술도 모방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를 모방하는 건 아주 어렵다. 그리고 문화는 사람에 의해 뒷받침되고 전파된다. 당신이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라. _219p.

인격을 갖춘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가치를 더해준다는 의미이다. 언젠가 내 친구 베이브 크와스니아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요한 건 '내가 누구를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나를 아느냐'야." 지혜로운 말이다.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과 악수, 온라인에서의 '좋아요', '팔로우'같은 것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사실 그런 것들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누구를 만나느냐가 아니라, 누가 당신을 만난 것을 기억하고 또 그들이 당신과의 만남에서 무엇을 기억하느냐이다. 당신도 실제 세상에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얄팍한 인간관계만 쌓고 있는 건 아닌가? _265~266p.

#승리하는습관 #앨렌스테인주니어 #존스턴펠드 #엄성수 #자기개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갤리온 #웅진북적북적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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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1
이수정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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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목표는 같았다. 범죄를 흥밋거리로 만들지 말 것, 여성의 안전을 중요하게 다룰 것, 피해자 관점에서 범죄에 접근할 것이 그것이었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 문화예술 분야 1위,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방송을 들어보지 못했고, 범죄 영화는 기피하는 장르 중 하나이지만 내가 싫다고 외면하는 것이 옳은 걸까?라는 생각에 사실 궁금증이 더 커서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가정폭력, 미성년자 성범죄, 긴 세월을 되돌아 진범이 밝혀진 화성연쇄살인사건, 버닝 썬 사태, n 번 방 사건 등 점점 진화하고 있는 범죄, 과연 나의 일상은 내 주변의 일상은 안전할까?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 - 가정폭력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 - 비판의식 결여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 의식 - 성범죄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 - 계층 문제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 - 미성년자 보호

사회적인 문제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의식을 개선하고, 바꿔나가야 할 것은 없는 걸까? 이 책에선 방송에서 다 다루지 못한 굵직한 범죄 사건 정보가 새로이 수록되어 있으며 방송 제작진들의 제작에 관한 방송 비화가 더해져 '우리 사회 약자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논의해 볼 수 있는 글이다. 범죄를 다룬 엔터테인먼트 소재의 방송들은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해결책보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시청률 높이기가 대부분인 프로그램들이라 '저건 범죄를 유도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도 있어 '저런 프로그램을 무슨 의도로 만드는 걸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꽤 많은 이들이 시청하는 게 또 이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범죄 관련 영화와 최근 이슈가 되었던 사건부터 꽤 오래전 사건이지만 잊히지 않고 어쩌면 진행 중이기도 한 '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 중심'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는 이들이 피해자라는 이유로 출구 없는 지옥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사회적인 이슈에 그치지 않고, 모두 함께 생각하고 바꿔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고, 너의 가족이,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이다. 제발 인권만은 지키며 살아가자.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한국은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너희는 가정에 생활비를 댄 적이 없으니 너희가 쉼터로 나가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러고는 쉼터가 부족하니 예산을 더 달라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됩니다. 가해자를 퇴거시키면 되는데 왜 예산 이야기가 나옵니까. 가해자는 도울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시스템 자체를 피해자 보고 위주로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_42p.

사람들이 '내가 이 불법 동영상을 보면 피해자 여성이 자살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상을 볼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동영상을 보지 않는 많은 여성들도 이건 내 문제가 아니니까, 나는 이런 동영상에 노출될 리 없으니까, 나는 안전한 관계만 맺고 있으니까, 하면서 불법 동영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동영상을 보는 남성들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이것은 결코 일부 여성 또는 일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 (중략)... 결국에는 무심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들이 오늘날 디지털 범죄의 만연을 조장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_191p.

「꿈의 제인」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은 없지만 사실 닫힌 문안에서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중략)... 그래도 전 나름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이 좀 더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결말이 식상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더라도 좋습니다. 이런 주제를 너무 선정적이지 않게 고발하는 영화들이 많아야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공감하고 의식 공유가 될 듯합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사실 가출 청소년 문제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요. _336~337p.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을 통해 무언가 한 가지라도 꼭 이뤘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의제 강간 연령을 현행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략)...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 만연된 사회에 미래는 없습니다. 옆집 아이를 사고팔아도 우리 집 일이 아니니까 우리 가족은 안전할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중략)... 인권 침해의 위험이 있다지만, 누군가의 인권만 절대적인 가치를 지닐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 따져야겠지요. _380~381p.

어느 나라나 성범죄는 발생합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인권을 중히 여기고 아이를 찾아 나서는 이 다큐멘터리 속 국가는 그 점에서 선진국입니다. 그저 일부 아이들의 불행이고, 부모가 아이를 돌보지 못해서 생긴 일이니, 너희의 불행은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사회가 과연 선진국일 수 있을까요. _382p.

#이수정이다혜의범죄영화프로파일 #범죄영화프로파일 #이수정 #범죄심리학 #이다혜 #최세희 #조영주 #민음사 #사회정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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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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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당신의 삶을 견디는 데 먼지만 한 위로라도 된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그뿐이다. _작가의 말

고향을 떠나 삼 년 즈음을 떠도는 중인 마흔다섯 중년의 남자. 수중에 몇 벌의 옷과 구만 팔천 원이 든 지갑이 전부였다.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일자리를 찾아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보지만 이미 구해서, 나이 때문에 거절당하던 그의 눈에 들어온 ‘택배기사 구함’. 타 지역에서도 몇 달 해봤던 터라, (더럽게 힘들고 개인적인 시간은 생각할 수도 없는...일이지만) 경력을 조금 보태 숙소가 제공되는 택배기사 일을 시작한다. 그가 맡게 된 행운동이란 지역,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그저 한 공간에서 잠시 물건을 나눌 때 마주치는 사람일 뿐, 딱히 관계를 맺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고, 어울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지만 특이하게도 그의 주변엔 늘 사람들이 있다. 만나서 이야기만 들어줘도 100만 원을 준다는 여자, 보디가드를 달고다니는 동네바보 '마이클', 뜬금없이 그에게 경제철학 강의를 하겠다는 노교수, 특정 시간에 택배 배달을 요청하던 바를 드나들다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주창이, 조 따꺼, 낙성대, 아파트, 인헌동, 청림이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택배 일을 하는 사람들과 행운동을 주변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인간적이면서도 이 책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급기야 그를 스카우트하겠다며 조건을 제안하는 사람들, 와! 이 사람 뭘까? 조용한 삶을 원하는 행운동의 마음과 달리 끊임없는 사건사고에 마음졸이기도, 때론 묵직한 감동과 위로를 받고 있는 느낌이 드는건 뭘까?

이 책을 읽기전, 책의 제목과 택배기사를 소재로한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 이라고 해서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소포>를 떠올린 사람은 나 뿐이었을까? ㅋ 택배를 소재로 벌어지는 이야기라 스릴러를 생각했는데, 그저 조금 특이한 캐릭터인 주인공을 중심을 벌어지는 작은 소동들? 제목의 침입자들은 그저 조용한 삶을 살고자 했던 남자의 삶에 끼어든 주변인들을 가리키는 게 아니었을까? (ㅋㅋㅋ) 글에 꽤 자주 등장하는, 그가 일을 마치고 소주를 마시며 읽는 책들을 재미 삼아 기록하며 읽었는데 18명의 작가와 수많은 책들이 등장한다.(어쩌면 체크하지 못하고 지나친 작가들이 더 있을지도..) 시니컬하지만 매정하진 않고, 어떤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이 사람 정말 과거에 뭐 하던 사람일까? 마지막 즈음에야 슬쩍 그의 과거를 살짝 언급하며 다음을 예고하는 듯 아스라한 마지막, 작가님 혹시 다음 편도 준비 중이신 건가요? (기다리겠습니다!)

* 화자인 택배기사 행운동이 읽고, 언급한 책들

부코스키의 <팩토텀>

마틴 크루즈 스미스 <레드 스퀘어>

로드 독스 <엘모어 레너드>

페터 회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조지 오웰 <숨 쉬러 나가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

레이먼드 챈들러 <안녕, 내 사랑>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

박재삼의 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이언 플레밍 <Quantum of solace>

로알드 달 <달리는 폭슬리>

마광수 시인 <효도애>

켄 브루언 <런던 대로>

레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

발자크 <골짜기의 백합>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서머싯 몸 <면도날> <인간의 굴레>

마틴 크루즈 스미스 <고리키 파크>

“자본주의라고요? 고객님 자본주의 논리를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자본주의 논리로 해보죠. 이 택배 배송비가 천백 원이에요. 아침에 분류 작업하는 노동비, 배송 노동비, 차량 유지비, 유류대, 보험료, 전화비, 클레임과 분실 비용, 제 이윤 등을 빼고 나면 여유분은 아예 없거나 많으면 일 원이나 이 원이 남을지 몰라요. 택배 하나당 말이죠. 그럼 설명 좀 해주세요. 도대체 일 원이나 이 원의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케인즈 관점의 거시경제학으로? 아님, 하이에크의 영향을 받은 신자유주의 논리로? 설마 마르크스의 잉여노동으로 설명하실 겁니까? 혹은 애덤 스미스의 푸줏간 주인의 이기심? 어떤 논리로 저를 설득시키실 건가요?” _79~80p.

“평소보다 약간 빠른 걸음이면 돼. 다만 쉬면 안 돼. 담배를 피우고 있건 잡생각을 하고 있건 아무튼 다리는 움직이고 있어야 해.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이 일은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 꾸준히 멈추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지. 그리고 해보면 알겠지만 그게 무척 힘들어. 아프거나 힘들어도 그렇게 해야 하고 기분이 좋아도 체력적으로 오버하면 안 돼. 매일 같은 보폭과 같은 속도로 움직여야지. 말은 쉽게 들리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게 무척 힘들어. 얘기를 나눌 상대도 일상의 변화도 없어. 매일 똑같은 택배와 고독만 있지. 뭐, 성격에만 맞는다면야 구도 행위로 볼 수도 있겠지만.” _150p.

#침입자들 #정혁용 #한국소설 #다산책방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추천소설 #소설추천 #읽어요우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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