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먹어도 될까요 - 약국보다 더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 edit(에디트)
권예리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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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말부터 유행한 코로나19까지. 인간은 백신을 개발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박멸했고, 소아마비 바이러스도 거의 박멸한 상태다. 하지만 신종, 변종 바이러스가 자꾸 나타나고 있다. 빠르게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신종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유행은 더 자주 일어난다. _105p.

이 책의 출간전, 출판사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궁금했던 책이다. 식도염, 위장장애, 탈수 등으로 병원을 종종 다니다 보니 병원을 한 번 다녀올 때마다 약이 꽤 늘어난다. 사실 병원에서 처방받아온 약을 온전히 기간 내에 다 먹은 건 손가락에 꼽는다. 정말 아파서 불편해야 잊지 않고 찾게 되는 약. 그런데 약 성분을 알고 먹는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니 믿고 먹지만 궁금하다. 내가 먹는 약의 성분들은 괜찮은 것인지... 작년엔 헬리코박터균 때문에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하기도 했다. 치료한 항생제 복용 중 생길 수 있는 부작용, 그리고 복용 중에 멈추면 안 되는 이유를 꽤 상세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셨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항생제 복용은 시작도 끝도 복용자의 마음대로 해선 안된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다. 항생제를 발견한 이후 인간의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세균이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우리 몸에 해로운 바이러스와 이로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연구하기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병을 물리치는 관점으로 바이러스를 파악해왔기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한다. 인류는 계속해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다.

비타민이 결핍되거나 과잉되어도 위험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알고는 있지만 어떤 성분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면 약의 성분을 잘 살펴서 먹어보자.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는 작용, 부작용, 복용법과 더불어 더 알아보기에도 약에 관한 에피소드 등 을 이야기하고 있다. 약국보다 더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 평소 약, 병원과 친한 사람이라면 일독하길 권하고 싶다.

성분명은 전 세계 공통 언어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여행이나 출장으로 외국을 자주 드나드는 시대에 해외에서 약이 필요하다면? 성분명을 알면 해외에서도 쉽게 필요한 약을 구하거나 처방을 요청할 수 있다. _15p.

프레드니솔론을 비롯한 스테로이드 약은 특히 복용을 중단하는 과정도 주의해야 한다. 몸이 나아졌다고 바로 끊으면 큰일 나기 때문이다. _81p.

카페인을 자주 먹으면 하부 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져서 위산이 역류하고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유방 섬유선종이 잘 생기고 칼슘이 부족해지고 골다공증이 심해지며 일부 암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_111p.

사실 단순 코감기는 약을 먹든 먹지 않든 1주일쯤 지나면 낫는다. 슈도에페드린을 먹는다고 더 빨리 낫는 것도 아니다. 평소 비염이 없었고 코감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거나 습도를 조절하는 등 다른 방법을 먼저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_144p.

#이약먹어도될까요 #권예리 #다른 #edit #에디트 #약성분안내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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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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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관할 때, 히나의 관에는 넘칠 것처럼 꽃들이 채워졌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부축을 받은 아내가 히나의 뺨을 쓰다듬으며 자그마한 얼굴 옆에 살며시 커다란 백합을 놓았다. 그걸 지켜본 우루시바라 씨가 조용히 말했다.

"이제 곧 이별입니다." _185p.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죽음, 소중한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가까운 친인척, 직장동료, 지인의 부고 등 산 사람이 죽은 이를 배웅하는 곳, 장례식장. 이승에서의 삶이 끝나고, 인연 맺었던 이들에게 자신의 기억을 남기며 고마웠던 마음을 전하는 곳. 반도 회관의 이야기는 미소라를 중심으로 3편의 단편으로 이어진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마음, 너무나 어린 영혼은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부모님 곁을 맴돌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지켰지만 부모의 욕심으로 삼켜야 했던 슬픔, 그리고 자신을 망침으로써 부모의 욕심을 포기하게 만드는 마음은 어느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것일까?

우리의 장례문화와 비슷한듯하면서도 조금 더 격식을 차리는 느낌이랄까? 죽은 이를 다음 생으로 배웅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는 방식이 격식이 갖춰지면서도 따스하게 와닿는 글이었다. 아마도 저자가 대학시절 2년간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과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며 남편을 간병하며 조금씩 쓴 글이 삶의 버팀목이 되었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남편에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과 듣고 싶었던 말을 작품에 담았다고 한다. 계실 때 잘 할걸, 하는 마음은 늘 뒤늦게 떠오른다.

장례식이란 죽은 이를 위한 배웅이기도 하지만, 살아남은 이들을 위한 위로가 아닐까? 충분히 그리워하고 걱정 마시고 잘 가시라고, 나도 남은 생 잘 살다 가겠다고... 문득, 한 번씩 생각해보곤 했다. 죽은 이는 눈 감기 직전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떠날까, 언젠가 가족의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까. 생의 마지막 순간 '이 세상 즐겁게 잘 살다 갑니다.'라는 마음으로 눈을 감을 수 있다면...

지금까지 일했던 장례식에서,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그 순간밖에 보지 않았던 나는 죽음의 뒤편에 있는 걸 처음으로 의식했다. 여태껏 만났던 유족들도 모두 단순한 슬픔으론 처리할 수 없는 마음을 껴안고 반도 회관에 왔을 것이다. _40p.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떤 사람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했다 해도 인간에게는 반드시 끝이 있다. 남겨진 사람들은 죽은 자를 애도하고 슬퍼하고 배웅하며 가끔은 삶에 대해 생각한다. 면면히 이어지는 슬픔의 감정은 시대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_97p.

"이대로 장례식이 진행하면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죽음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의 문제니까요. 죽음을 어떻게 인정하느냐, 어떻게 포기하느냐. 유족이 마음속으로 매듭을 지으면 대부분 죽은 사람도 받아들이는 법입니다." _139~140p.

앞으로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이 광경에 익숙해지는 일은 없으리라. 아니, 익숙해지면 안 된다. 타인의 슬픔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면 안 되는 것이다. _254p.

사람이 죽는다는 건 이런 거야. 아무리 깊이 사랑해도, 아무리 간절히 생각해도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엔 닿지 않아. _275p.

#머지않아이별입니다 #나가쓰키아마네 #이선희 #일본소설 #소설 #해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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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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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자, 여행작가, 에세이스트, 시인 최갑수 작가. 20년 동안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여행 사진을 찍는 여행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해외로 나가자니 불안하고 이젠, 예전처럼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 하고픈 마음도 들지 않는다. 휴가철이면 해외로만 돌리던 눈길을 국내로 돌려보니 국내에도 가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곳이 참으로 많다. sns에 올라오는 피드들을 보며 저장해두기도 하지만, 그때뿐인걸... 막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그때 바로 이런 책이 필요하다.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의 출간 전 sns에 올라오는 출판사 피드를 보고, 최갑수 작가의 신작 에세이 소식인 줄 알았다. 그. 런. 데....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50이라니! 이렇게 에세이 감성 물씬 나는 책표지라니. 책표지의 암태도의 기동삼거리 벽화가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던 것 같다. (책표지 칭찬해요!)

당일치기 하루 여행으로 서울 식물원, 한양도성, 강화도, 서산, 괴산, 부여, 원주를 비롯해 하루 더 여행 1박2일로 부산, 대구, 울산, 부안, 함양, 진주, 여수 등 평소 관심 있던 여행지들도 소개하고 있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책을 뒤적여 무작정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저자가 국내 취재 여행을 다니며 꼭 보여주고 싶은 곳만 골라 담은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은 인터넷 검색만 하면 쏟아지지만 저자가 직접 걷고, 먹어보고 경험한 시간을 바탕으로 책에 수록된 살짝 레트로한 느낌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지가 궁금해지고 떠나고 싶어진다.

∨때론 한 장의 사진이 100매의 글보다 더 강한 여행의 유혹을 던진다고 믿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볼 수 없다. 언제나 아쉬운 것이 여행이고, 그것은 우리가 다음 여행을 약속하고 열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행을 그리워해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엔 더더욱.

#하루여행하루더여행 #최갑수 #국내여행서 #대한민국대표여행지 #꼭가봐야할여행지 #국내여행서추천 #보다북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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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3 세트 - 전3권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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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삼체」 시리즈 개정양장본을 읽어보게 되었다. 평소 SF에 관심이 있었냐고? 판타지 소설은 종종 읽었지만 외계, 외계 생명체, 우주 등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던지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어볼 수도 있겠지 했는데, 예쁜 책이 읽기도 좋다고 했던가? 전 3권의 책은 1부-삼체문제, 2부-암흑의 숲, 3부-사신의 영생으로 이어지고 책의 두께도 뒤로 갈수록 거대해지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것처럼 점점 두꺼워짐을 볼 수 있다.

나는 SF에 전혀 문외한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 일단 1권부터 맛보기로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과학계 학자들의 의문스러운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왕먀오를 찾아온 군 관계자와 형사, 그를 안내한 곳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일어날 무엇을 대비해야 한다고, 어쩌면 의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막연한 정보만을 듣고 나오게 된다. 취미처럼 찍던 필름 사진, 사진 현상을 하면서 사진 위에 드러난 숫자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심지어 이 숫자들은 시간이 줄어드는 것처럼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선위페이가 하던 V장비를 장착하고 하는 게임인 'www.threebody.com'에 접속하게 된다. 온통 어두컴컴한 황무지, 붉은빛을 발하는 산봉우리 두 개가 무너져 내리며 나타난 글자 '삼체' 게이머가 실체를 경험하는 것처럼 추위와 더위, 고통을 느낄 수 있으며 게임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마음대로 멈출 수도 없다. 난세기, 항세기, 탈수, 양성자, 전반사, 멀티스레드 등 왕먀오가 게임을 접속하는 회수를 거듭할수록 삼체의 실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지만 태양이 규칙적인 운행을 하지 않았던 게임 속 세계, 그리고 그 주기를 계산하기 위해 분주했던 게임 속 인물들이 그의 생각에서 떠나질 않는다. 마음으로 흠모하던 양둥의 죽음,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 보라는 과학의 경계 선위페이의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양둥의 어머니 예원제(천체물리학 전공)를 찾아가게 된다.

뜻밖의 인물,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의 광기 속에 모든 것을 잃고 그저 은둔해 조용히 살기를 원했지만 그녀가 파고들었던 과학이 어쩌면 호기심이나, 치기로 시작된 전파가 외계 문명과 닿았고 그 답을 받은 예원제는 그들의 힘으로 문명을 바꾸고자 한다. 외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신호를 쏘아 올린 예원제. 외계 생명체는 정말 있는 걸까? 게임인지 현실인지 300페이지 즈음 드러나기 시작하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 점점 흥미진진... 삼체문제는 이제 전 세계가 함께 돌파해야 인류 최대의 문제가 되었다.

"인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희는 벌레다!"

사실 1,2권을 꽤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들의 서평을 꽤 많이 읽었던 터라, 1권은 무난하게 읽을 거라 생각했다. 전문적인 과학 용어들은 스토리와 함께 가벼이 넘기며 읽다 보면 일상이 점점 우주로 커져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구로 향하기 시작한 삼체 문명,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SF 소설 어렵지 않아요. 삼체로 시작해보아요. 이어서 2부 암흑의 숲을 읽을 예정이다.

인류 전체의 역사 역시 우연입니다.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중대한 이변이 없었으니 운이 아주 좋았지요. 하지만 행운도 결국엔 끝나는 날이 있습니다. 아니, 끝났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_27p.

게임을 시작했다. 그는 여명이 밝아오는 황야에 서 있었다. 천지가 온통 어두컴컴한 암갈색이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멀리 지평선에서 서광이 비쳤고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대지 위로 붉은빛을 발하는 산봉우리 두 개가 무너져 내리면서 황야 전체에 붉은빛이 퍼졌다. 하늘과 해를 가렸던 먼지가 가라앉고 나서야 왕먀오는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글자를 볼 수 있었다.

'삼체'

그다음 로그인 화면이 나왔다. 아이디를 '해인'으로 입력하니 바로 로그인이 되었다. _63p.

이 세계가 당신들의 정보를 받았다.

나는 이 세계의 평화주의자다. 내가 먼저 당신들의 정보를 수신한 것은 행운이다. 경고한다. 대답하지 마라! ...(중략)... 우주는 황량하지 않았다. 우주는 공허하지 않았다. 우주는 생기로 충만했다! 인간은 우주 끝까지 눈길을 주었지만 가장 가까운 항성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_308p

이렇듯 많은 사람이 인류 문명에 철저히 절망해 자신의 종을 증오하고 배반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 자손을 포함한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삼은 것이 지구 삼체 운동의 가장 놀라운 부분이었다. _357p.

"지구인과 삼체인의 기술 수준 차이가 클까, 아니면 메뚜기와 우리의 기술 차이가 클까? 나는 자네들이 이 문제를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군." ... (중략)... 보라, 이것이 바로 벌레다. 벌레의 기술과 우리의 차이는 우리와 삼체 문명의 차이보다 훨씬 크다. 인간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이것들을 박멸하려고 했다. 각종 살충제를 비행기로 분사하기도 하고 천적을 키워 뿌리기도 하고 알을 찾아 없애고 유전자 변형으로 번식을 근절하기도 했다. ... (중략)... 이 긴 전쟁은 인류 문명과 늘 함께했고 아직까지도 승패가 결정 나지 않았다. 벌레는 멸종되지 않았을뿐더러 예전처럼 여기저기에서 횡행한다. 그 수도 인간이 나타나기 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인류를 벌레로 보는 삼체인은 벌레는 한 번도 정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_ 439~440p.

_4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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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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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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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하게, 행복하게 살쪄갔어요. 제 군살은 어머니하고 다정한 주위 사람들한테 받은 사랑의 덩어리예요. _284p.

음식을 먹으며 살찔 걱정을 하지 않고 먹었던 게 얼마나 될까? 살아가는데 먹는 즐거움을 빼고 살아갈 수 있을까? 먹는데 돈을 들이고 또 그렇게 먹어서 오른 살들을 빼려고 돈을 쓰고... 다이어트에 치열했던 이삼 십대엔 열심히 먹고, 또 그만큼 살을 빼기 위해 열심히 돈을 썼다. 그럼 돈을 쓴 만큼 만족스러운 몸이 되었을까? 외모는 마음에 들었을까? 만족이란 건 언제쯤 하게 되는 걸까?

한 성형외과 의사는 외모를 바꿔서라도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성형을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의사의 인터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시골마을에서 대량의 도넛에 둘러싸인 채 자살한 소녀 유우. 그녀의 죽음에 대해 인터뷰하는 과정은 화자들의 독백 같기도 하고 읽는 이에게만 하는 고백 같은 글로 느껴졌다. 수많은 방송매체에선 더 날씬하고, 더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 모습들 보면서 비교 대상은 점점 더 높아만 지는 외모강박사회,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저렇게 아름답기만 하다면 내 삶도 조금 더 반짝였을까? 이런 생각 꽤 자주 했더랬다. 내가 큰 불만이 없는 외모라 하더라도, 주변에서 평가하며 가만히 두지 않는 사회, 과연 바람직할까? 미나토 가나에의 글은 일상과 사회에 깊이 닿아 있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주제에 대해 주체가 되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는듯하다. 어쩌면 누구나 도넛의 동그란 가운데 구멍으로 볼 수 있는 만큼의 행복만을 보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가장 맛있는 건 다른 사람은 모르는 도넛 한가운데.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도넛을 만든 적 있는 사람뿐이죠. 걔의 진짜 기분 같은 건 분명 아무도 모를 거예요. 있는데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도려냈으니까. _94p.

너한테는 요코아미가 어떤 이미지냐? 뚱보 빼고 세 개를 꼽아 본다면? 천성이 어둡다. 피해의식이 강하다. 비뚤어졌다. 응, 나도 옛날에는 똑같은 이미지였어. _109p.

결국 학교뿐 아니라 세상 전반이 어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걸로 사람을 판단하게 돼. 그래, 외모. 미인이냐, 아니냐. 잘생겼냐, 못생겼냐. 키가 크냐, 작냐. 날씬하냐, 뚱뚱하냐. ... (중략)... 외모로 성격까지 단정 짓는 경우가 있잖아? _ 146p.

시력이 나쁜 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만 외모가 나쁜 건 어떤 지장을 주는데? ... (중략)... 세상은 안 변해. 인생, 하물며 인격 형성이나 인간관계 확립에 다대한 영향을 미치는 학창 시절은 길지 않고. 그러니 재빨리 성형을 하는 편이 낫다. 이 흐름이 옳아? 그래도 아직 시력이 나쁜 사람이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해?_147~148p.

놀림당하는 쪽에 득이 없을 때는 애정으로 놀린다고 말하면 안 돼요. 놀린 쪽이 재치 있는 말을 했다면서 만족할 뿐이라면 그건 괴롭힘이죠. 자기 기분이 좋아지려고 타인의 존엄을 짓밟는 거니까 그렇게 판정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_256p.

"도넛은 간식일 뿐만 아니라 마법의 도구이기도 하거든."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도넛 구멍 너머로 저를 보면서. 엄마는 계속 말했어요.

"자기가 보고 싶은 풍경을 떠올리면서 구멍 건너편을 보는 거야. 그러고 나서 그 도넛을 먹으면 구멍 너머로 그런 풍경이 현실이 돼. 그러니까 소원이 이루어지는 건데. 엄마는 도넛을 못 먹으니까 유우가 먹어줄래?" _264~265p.

우리 모녀한테는 뭐가 부족했던 걸까?

뭐가 결여돼 있었던 걸까?

나한테 뭐가 있었다면 유우를 잃지 않아도 됐을까?

나는 앞으로 이 구멍 너머에서 뭘 봐야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면 하다못해 이 구멍을 막아줄래. _293p.

#조각들 #미나토가나에 #심정명 #비채 #김영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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