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 창의적인 삶을 만드는 뇌과학자의 생각법
모기 겐이치로 지음, 이진원 옮김 / 샘터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화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더욱 생각해 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외부의 정보만을 뒤쫓지 말고 자기 인에 있는 기억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에서 보물을 발굴해 보자.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안내해 주는 지침은 당신 안에 있다. 생각해 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다. 사건은 변하지 않지만 의미는 바꾸어갈 수 있다. _234p.

기억하고, 보존하고, 생각해내는 과정들을 잘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어? 이거 어디선가 봤는데, 아는 건데?'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최근 이런 증상을 꽤 자주 경험했는데 우리의 뇌는 '기억하기'보다 '생각해 내기'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뇌과학자 모기 겐이치로는 나이 들수록 많은 경험을 뇌에 축적하게 되는데 그 방대한 기억을 쌓아두기만 할 것인지? 아니면 매 순간 생각해 내기를 통해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연결하며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쉽고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1장 뇌는 쉽게 집착한다

2장 가끔은 잊어도 괜찮다

3장 생각이 나를 바꾼다

4장 당신은 자신의 뇌를 모른다

5장 생각해 내는 힘이 창의성을 만든다

6장 생각해 내는 힘을 기르는 방법

" '생각해 내는' 뇌의 회로를 사용해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깨우자.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안내해 주는 지침은 당신 안에 있다." 단순히 기억하는 뇌에 머무르게 할 것인가?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 세월만큼 축척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습득하며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받아들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생각해내기, 생각보다 좁은 시야로 살아왔던 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고 보다 유연한 삶을 위해 한 번쯤 일독해보는 것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앞으로는 남자다움, 여자다움 등 온갖 '다움'을 걷어내는 시대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걸치는 '다움'이 많다. 그중 하나가 '나이'다. _23p.

사람들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연령 차별주의는 세상에 만연해 있다. 일본에서는 이력서에 우선 나이를 적어야 한다. 또 '35세 이상이면 취업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런 행위는 미국에서는 '차별'이고 '위법'이다. 35세가 되면 도대체 지금까지와 무엇이 달라진다는 말인가? 증명사진을 이력서에 붙이는 것도 불법이다. 얼굴과 나이가 일자리를 얻는 데 무슨 상관이 있을까? _30p.

'이것일까?', '아니, 저게 아닐까?' 하고 의식과 무의식이 대화를 반복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수 있는 일이 보일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의 소리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다. _121p.

인간은 나이가 지긋해졌을 때 창의성을 가장 잘 발현하는 존재일 수도 있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많은 나이가 유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가 많을수록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재를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0년을 살았다면 10년 만큼, 20년을 살았다면 20년만큼, 50년을 살았다면 50년만큼의 소재들이 뇌 속에 축척되어 있다. 방대한 기억을 뇌의 측두 연합영역에 압축하여 저장해 놓은 것이다. 이는 뇌 속에 거대한 도서관이 있는 것과 같다. _151p.

인생은 가능성이 묻혀 있는 무덤이다. 그 무덤에서 가능성이라는 좀비들을 하나하나 살려내야 한다. 정원을 가꾸거나 성가대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오랫동안 일에 치여 할 수 없었다면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해보면 된다. ... (중략)... 원했던 일을 솔직하게 해보는 게 얼마나 큰 만족감과 기쁨을 가져다주는지 확인할 수 있다. _197p.

#생각하는인간은기억하지않는다 #모기겐이치로 #이진원 #인문 #뇌과학 #뇌과학자의생각법 #샘터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안녕 커뮤니티 1~2 세트 - 전2권 (완결) - 다드래기 만화
다드래기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7년간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안고 살았다. 죽음도 삶의 한 자락이라고 하는데, 어느 순간이 오면 인생의 대부분을 죽음을 가정하고 생각하는 시기를 거치는 것 같다. 나이들고 외로운 공간에서 죽음을 자주 맞이했다. 노인이 많고 혼자 사는 사람이 대부분인 나의 아파트에서는 한달에 한두번씩 누군가의 부고를 듣는다. ...(중략)... 떠난 다음의 삶이 움직이는 것을 항상 가까이에서 본다. 이토록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죽음과 그 이후는 누구에게나 같다.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항상 품고 있어야 하지만 그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살아갈 수 없다. 한동안 죽음은 뗄 수 없는 고민이고 두려움이었다. _작가의말

1인가구가 확연하게 늘어가고 있는 요즘, 어쩌면 문안동의 생사확인 릴레이는 머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같지 않게 혼자만의 삶을 중요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내 이웃이 누구인지, 동네에 누가 살고있는지 관심조차 갖지 않고 살아간다. 1200페이지 분량의 「안녕 커뮤니티」의 문안동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의 안녕을 물어봐주며 밤새 안녕했는지 하루를 잘 시작하기를 물어봐주며 하루를 시작한다.

맥주마시면서 가볍게 1권만 읽어야지 했는데, 어느덧 진지해져서 2권 다 읽어버리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인물 하나하나 이야기 하나하나가 애틋하다. ​ 노인문제, 다문화가정, 성소수자, 가부장제, 재개발과 빈곤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지만 그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서로의 죽음을 지켜주기 위해, 오늘의 살믕 지키는 문안동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이다. 고독사 어쩌면 먼 일도 아닌 일.(노후를 어찌 준비해야 하는 걸까?) 옛날 살던 동네 복작하던 분위기도 생각나고, 요즘은 이런 분위기 나는 동네가 있으려나? 고령인구는 폭팔적으로 늘어나는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걸까...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알고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는 인생만화가 되기를!

우리는 말이여 늙을 만큼 늙었어.

사람이 아파서 죽고 다쳐서 죽고

걷다가도 죽고

자다가 아무 일 없이도 죽을 수 있는 거 아닌감?

가까이 살고 걸어 나오면 볼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서로 신경을 안 쓰게 만드는 것이여._90~91p.

진짜 열심히 살면 집도 사고 땅도 사고 좋은 세상 온다드만

나는 와 이래 아무것도 남는 게 없노?

내가 진짜 언제까지 아등바등 살아야 되노.

이래 살라고 오래 살았나.

내가 진짜 짐짝처럼 안 살라 했는데

딸내미들 등이나 처묵고 이래 오래 살아야 되나. _366p.

#안녕커뮤니티 #다드래기 글, 그림 #창비 #만화 #라이트노벨 #드라마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고독사 #고독사방지모임 #인생만화 #인생웹툰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커뮤니티 1 - 다드래기 만화
다드래기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커뮤니티 1


우리는 말이여 늙을 만큼 늙었어.
사람이 아파서 죽고 다쳐서 죽고
걷다가도 죽고
자다가 아무 일 없이도 죽을 수 있는 거 아닌감?
가까이 살고 걸어 나오면 볼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서로 신경을 안 쓰게 만드는 것이여._90~91p.


진짜 열심히 살면 집도 사고 땅도 사고 좋은 세상 온다드만
나는 와 이래 아무것도 남는 게 없노?
내가 진짜 언제까지 아등바등 살아야 되노.
이래 살라고 오래 살았나.
내가 진짜 짐짝처럼 안 살라 했는데
딸내미들 등이나 처묵고 이래 오래 살아야 되나. _366p.


#안녕커뮤니티 #다드래기 글,그림 #책소개 #신간소개 #창비 #만화 #라이트노벨 #드라마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고독사방지모임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 #인생만화 #인생웹툰 #추천만화 #모북페2020 #방구석챌린지 #모북페


🗨어제 주말 마무리로 맥주마시면서 가볍게 1권만 읽어야지 했는데, 어느덧 진지해져서 2권 다 읽어버리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인물 하나하나 이야기 하나하나가 애틋하다. ​
#고독사 어쩌면 먼 일도 아닌 일. 옛날 살던 동네 복작하던 분위기도 생각나고, 요즘은 이런 분위기 나는 동네가 있으려나? 고령인구는 폭팔적으로 늘어나는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서메리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용 전개에 꼭 필요한 문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을 빡 준 주제문도 아닌데, 책을 읽다 보면 희한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때로 그 말이 일상을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기도 하고요.

그게 뭐든 든든한 한마디쯤 가슴속에 품고 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언제고 나다울 수 있도록. _ #editor's_letter

일하는 짬시간, 퇴근 후 새벽시간 곯아떨어질 때까지 읽고 또 읽는 편이다. 그만큼 읽었으면 뭐라도 쓸 때가 되지 않았냐고, 가족들은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읽는 거랑 쓰는 건 정말 별개이거든! 언젠가 내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날도 올까? 책을 읽는 인구보다, 출판하는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요즘이라니 나라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 서메리 작가의 제목도 긴 이 책, 어느 날 문득 어떤 책을 읽어볼까? 하고 책이 손이 잡히지 않는 날 꺼내어 보고 싶은 책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에세이, 소설, 예쁜 책 그리고 관심 가는 분야의 책을 주로 읽는 편독이 심한 독서가이지만 간간이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이 추천하시는 책 한 두 권쯤은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다. 오롯하게 혼자 읽고 생각하고 느낀 만큼 내 것이 되는 책 읽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튜버이자 작가이기도 한 서메리작가의 독서 에세이는 그녀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을 마음에 담았을까? 하는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책을 읽는 시간은 나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라는 저자의 글은 '이 문장이 왜?' 생각이 드는 문장도 만나게 되지만, '아... 그랬을지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책은 읽어보고 싶네!'라는 마음에 담아둔 책들도 몇 권 생겼던 책이다.

내 인생의 책은, 내 삶을 지탱해 주고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안겨준 책은, 실제로 한 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늘 변해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시간을 겪고, 나이를 먹고, 몸도 마음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인다. 인생이 이렇게 변하는데 인생의 책이 어떻게 딱 한 권에 머무를 수 있을까. _006p.

너는 운이 좋았다고.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 노력이 아니라 요행 덕분에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은 거라고. 글쎄, 내 여정에 운과 요행이 맞아떨어진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마라톤 논픽션 <인듀어>의 단호한 첫 문장처럼, 장거리 선수라면 누구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기를 몇 번쯤 경험한다. 나는 이 문장에 이런 의미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행운을 경험하려면 일단 장거리를 뛰어야 한다고. _033p.

'책'이라는 명사 앞에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접속사는 어느 틈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되었다. TV만 있으면 전 세계의 명소를 풀HD 화질로 담아낸 영상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자로 쓰인 여행기를 읽는 사람들. _060p.

세상에 지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 문장을 처음으로 만났던 스물몇 살의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희미하게 느낄 수는 있었다. 내 안에도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것을. _079p.

진짜 외로움이란 네게 가짜 모습을 강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산다는 거야. _110p. #이디스워튼 #순수의시대

모든 인간은 자기 인생의 작가이다. _#폴오스터 #달의궁전

SNS는 꼭 도서관 같다. 우리는 도서관 복도를 걸으며 수많은 책등을 훑어가듯 SNS 피드를 내리며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훑는다.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을 만나면 잠시 멈춰 서서 표지를 펼쳐보고(계정을 클릭해서 더 많은 글과 사진을 확인하고), 재미있으리라는 확신이 들면 대출을 받는다(팔로우 버튼을 누른다). _221p.

#오늘을버텨내는데때로한문장이면충분하니까 #서메리 #독서에세이 #문장에세이 #에세이 #티라미수더북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탕한 늙은이의 비망록
찰스 부코스키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비망록 ; 잊지 않으려고 중요한 골자를 적어 둔 것. 또는 그런 책자.

픽션 ; 소설이나 희곡 따위에서, 실제로는 없는 사건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해 냄. 또는 그런 이야기.

책을 읽기 전,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글은 꽤나 적나라하고 자극적이며 글에 묘사된 풍경들이, 냄새가, 그 음탕함들이 그대로 번져 나올 것만 같았다. 초반의 진입장벽을 넘겼을 즈음, 술에 찌들어 밑바닥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저자의 삶을 날것 그대로 이야기한다.

이건 강간이야!!! 싶을 정도의 높은 수위의 묘사, 술에 절어 사는 사람들, 이저리튀는 이야기들, 사건들. 1960년이라는 혼란한 시대를 반영하는 듯하기도 하다. 혼란한 시대, 혼란한 사람들, 살인, 무분별한 성, 그런 혼란함 속에 반짝! 하고 떠오르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던 글.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은 밑바닥을 두루 경험해본 그였기에 가능한 글이었을까? 찰스 부코스키는 당대 미국의 가장 저명한 시인이자 산문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많이 모방되는 시인으로 꼽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런 음탕한 글을 누구나 쓰려 한다고 써지지 않는 것임에도 이유가 있겠지.... 읽는 내내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도 곧 읽어볼게요!

최근에 지성인을 너무 많이 봐 왔다. 입을 열 때마다 주옥같은 말을 내뱉는 소중한 지성인들에게 진짜 신물이 난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속으로 계속 숨 쉴 자리를 만드는 데 이골이 난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들과 떨어져 지냈으며, 지금 사람을 만나 보고 다시 내 동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에 걸리는 게 더 있다. 곤충과 야자수와 후추통인데 내 동굴에 후추통을 갖다 놓을 거라 생각하니 웃겼다. 사람은 항상 배신한다. 그러니 절대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_40p.

무엇이 사람을 괴롭히는지 단정 지을 수 없다. 아주 사소한 것도 어떤 마음가짐이냐에 따라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끔찍한 근심/두려움/고통이 주는 피로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생각에서 지워 버릴 수도 없다. 판금 조각처럼 몸에 박혀서 떨어지지 않는다. 시간당 25달러를 받아도 말이다. 나도 안다._141p.

어느 날 밤 불이 모두 나갔을 때 침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깨어났는데 더러운 벽에서 잤지만 정신이 말짱했다. 왜 일어났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슬펐다. 한쪽 팔꿈치를 괴고 몸을 일으켜 사방을 둘러보니 모두 집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달빛이 비추는 쪽에 놓인 빈 와인 병만 보였다. 속이 부대끼는 힘든 아침이 기다리고 있어서 침대 주변을 살피니까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어떤 여자가 나와 같이 있기로 했나 보다. 그건 사랑이고 용기다. 젠장, 누가 진짜 날 이해해 줄까? 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영혼에 엄청난 용기를 품은 사람이다. 나와 같이 있을 용기와 통찰력, 배짱을 지닌 이 달콤하고 작은 사슴을 보상으로 취하기만 하면 된다._215p.

#음탕한늙은이의비망록 #찰스부코스키 #공민희 #잔 #외국에세이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