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의 덕후다
천둥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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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나에게 묻고 내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국카스텐의 가사를 보면 너와 나, 1인칭과 2인칭뿐이다. 3인칭은 없다. 2인칭인 너도 내 안의 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덕질이어야 한다. 덕주도 나를 위해 존재한다. 나에 의한 덕질이어야 한다. _141p.

이미 제목으로도 궁금했던 책이지만, 글의 첫 문장이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나는 50대 덕후다. 이 말이 너무 하고 싶었다.' 너무 멋지잖아! 2000년 여의도 근무 시절 새벽출근길 회사근처 MBC 사옥을 지날 때면 밤을 새워 줄지어 앉아있던 소녀들이 있었다. 당시 인기가요 프로그램을 방청하기 위한 줄이었던 것,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 건 지금도 그렇지만 '난 이 분야만큼은 자신 있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빠져있는 분야가 아직 없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 본문 속 문장을 인용하여 써 내려간 글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글이어서 일까?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그가 덕질하는 '국카스텐'에 호기심이 생겼으니, 작가님 덕질 성공하셨어요! 덕질을 하며 삶의 활력이 생기고, 나를 위한 삶을 더 잘 살고 싶어지게 한다. 3년 전부터 매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곧 꿈을 이룰 예정이다. (그림책이 곧 출간 예정이라고!!!) 사실 매장에서 일하다 보면 최근 이슈는 트로트 가수인데, (TV를 안 보니...) 누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가수들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반짝이는 할머니들의 얼굴엔 소녀의 미소가 피어오르는 걸 종종 보곤 한다. 덕통사고가 내게도 오는 날이 올까? 이런 글이 출간되었던가? 덕질을 철학으로 고찰한 글이라니... 누군가의 덕후라면, 덕질을 더 잘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나는 50대 덕후다. 이 말이 너무 하고 싶었다. 덕통 사고를 당한 것은 49살이었는데 빨리 한 살 더 먹어 50대 덕후가 되고 싶었다. 왜냐하면 50대는 되어야 덕질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_017p.

덕친들은 모두 자신의 불안정한 내적 다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유롭게 삶 속에서 녹여내고 있다. 지나치게 들여다보고 갈등하지 않고 그것이 주는 에너지를 적절히 활용한다. _050p.

덕질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다. 교양은, 문화는, 행복은,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덕질은 허락의 범위가 아니다. 스스로 누리는 자유의지 영역이다. _061p.

팬덤문화도 바뀌고 있다. 덕후들과 함께 하는 기부나 헌혈 등을 인증하는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 덕주 님은 매년 첫 번째 공연을 소아암 환우를 위한 기부공연으로 하고 있다. 그곳에 국덕들의 기부가 이어진다. 어떤 덕질을 해야 진짜 덕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지 덕후들은 안다. 팬덤이 점점 현명해지고 있다. _260p.

#요즘덕후의덕질로철학하기 #천둥 #철학에세이 #에세이 #덕질에세이 #덕후에세이 #국카스텐덕후 #피터비에리의교양수업 #초록비책공방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협찬

260p. 15째줄 덕후들 함께 하는 -> 덕후들 함께 하는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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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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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은 프리즘을 조심스레 집어 들어 흰 벽에 대고 햇빛을 통과시켰다. 작은 조각이 뻗어내는 아름다운 빛깔. 길고 짧은 파장의 빛이 벽 위로 자연스럽게 용해되어 색깔은 분명하지만 색간의 경계는 흐릿한 부드러운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누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이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의 속성이 있다면 시작한다는 것, 끝난다는 것, 불타오르고 희미해져 꺼진다는 것. 그리고 또다시 다른 얼굴로 시작된다는 것. 그 끊임없는 사이클을 살아있는 내내 오간다는 것. 그렇게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랑은 영원히 계속된다. 뜨거운 도시의 거리 위에서, 한겨울에도 늘 여름인 마음속에서, 태영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우주가 점이 되어 소멸하는 그날까지. _260~261p.

이 이야기는 2018년 여름부터 2019년 가을까지 <Axt>에 '일종의 연애소설'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이다.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장소에서 매일 마주치게 되는 사람을 마음에 담게 되는 여자, 누군가와의 시작을 생각하면서 이미 끝을 시작한 남자, 포커페이스에 능숙하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보다 여린 여자, 그리고 누군가와 얽히는 게 싫은 남자.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론 나의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은 문장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오롯이 나로 빛나는 사람일 수 있을 때, 누군가를 위해서도 반짝이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소설은 이들의 삶이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어떻게 끝맺음을 해야 할지 읽는 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저자는 출간을 앞두고 개작을 하면서 코로나 시대를 반영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마스크'하나 썼을 뿐인데, 우리는 순간에 반한다는 것에 대한 기회를 이미 박탈당했다. 요즘은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한다는데, 이런 시대가 올 줄이야....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2020년,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이야기를 읽어가게 될까? 문장을 더듬어가며 아껴읽고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던 <프리즘> 저자의 글로 마무리한다.

세상은 수상하고 위험하지만 그보다 더했던 시절에 늘 앞서 존재했고 인류는 그 시간을 모두 지나쳐왔다. 그러니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마음을 아끼지 말자.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해서도. 누가 뭐래도 지금은 사랑하기에 더없이 걸맞은 때다. 그렇게 믿어본다. _ 손원평

뜻도 맥락도 알 수 없는 분절된 말들. 그 단어들을 모두 모아 문장을 만들면 어떤 의미가 될까. 의미 없는 낙서 같은 단어의 나열일 뿐일까, 아니면 아주 우연히 멋지고 아름다운 문장이 될까. _10p.

사랑이 끝나고 나면 예진은 늘 처음으로 돌아가 기억을 곱씹곤 했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 비밀스런 우연을 운명이라 느꼈던 시작점, 수줍은 마음이 불타오르던 순간들, 차츰 무언가가 변해가고 마침내 사소한 일마다 성내는 상대방을 보는 어떤 날, 퇴색해버린 마음을 질책하고 추궁하고 끝내 낯모르는 행인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야 마는 때. 그리고 지쳐버린 어느 날의 예감했던 이별. 사랑의 끝은 한결같다. 아니 천편일률적으로 괴롭고 찜찜하다. 완전히 악질적이다. _117p.

심심함과 외로움의 차이란 뭘까. 가벼움과 무거움의 차이인가. 짧고 긺의 차이인가. 깊고 얕음의 차이인가. 그렇다면 역시 나는 깊이가 없는 사람인 걸까. 아니면 쉽게 마음을 작동시켜버리는 가벼운 사람인가.

...(중략)...

예진은 스스로도 헷갈렸다. 정말 ‘그 사람’을 좋아한 걸까. 사실은 이별과 상실을 잊고 그저 ‘새로운 설렘’이라는 감정에 빠져 있는 게 즐거웠던 건 아닐까. 영원할 것 같던 여름은 어느새 스르륵 밀려나버렸고 날마다 성큼성큼 가을이 짙어지고 있었다._118~120p,

행복했던 순간들은 왜 과거가 되면 슬퍼지고 마는 걸까. 사랑도 영원도 거짓된 명제임이 드러났을 뿐이다. _148p.

나는 누구와 연결돼 있을까.

언제 어디서 누구와 연결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단 하나. 언제고 끊어질 수 있는 관계를 수없이 맺으며 살아가게 될 거라는 점이다. _210p.

#프리즘 #손원평 #한국소설 #소설 #추천소설 #은행나무 #은행이2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문장발췌 #도서협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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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가드닝 수채화 컬러링북 - 하루 한 장 나만의 정원 그리기 수채화 컬러링북
고은정(별나라) 지음 / 경향BP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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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디테일한 두 장의 스케치를 제공하여 원하는 색으로 가볍게 칠해만 주어도 금방 완성도 있게 끝낼 수 있도록 만든 초보자를 위한 컬러링북입니다. 하나하나 즐겁게 색칠하며 색 속에 또 다른 당신의 정원을 완성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당신의 마음이 따뜻한 봄날이길 바라며. _Prologue

글도 읽어지지 않고 마음이 어수선할 때면 책장에 꽂혀있는 컬러링북들 중 아무 책이나 꺼내서 채색을 하기 시작한다. 책장을 넘기며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의 수채화?라고 생각했는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별나라 starland painting'고은정 작가의 컬러링북이다. 요즘은 온라인 강좌, 유튜브 등을 통해 미술 관련 강의를 쉽게 들을 수 있는데 고은정 작가의 <나의 첫 가드닝 수채화 컬러링북>은 각 그림마다 스케치가 2장씩 있어 한 장은 수채화로 한 장은 색연필로 또는 원하는 다른 도구로 채색을 해 볼 수 있다. 물 사용이 많은 수채화 물감을 사용해도 종이 밀림이나 벗겨짐이 크게 없을 것 같은 두꺼운 종이! 그리고 무엇보다 스케치가 취저!

수채화를 시작하며 자주 하는 질문, 컬러감을 연습해볼 수 있는 20색 상환, 농도 2단계, 농도 5단계, 혼색하기 등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려놓고 칠하세요~ 하는 책이 아닌 수채화 초보를 위한 여러 가지 기초 단계를 차근차근 따라 하다 보면 '수채화는 어려운데..'하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림마다 사용된 색상을 수록하고 색칠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과 포인트 부분의 색칠 방법을 수록하고 있어 조금 더 디테일하고 예쁘게 완성할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 무언가 집중하고 싶을 때 나만의 스타일로 하나씩 완성하는 컬러링북 한 권 어떨까? 좋은 사람에게도 선물하고 함께 채색해도 좋을 것 같다.

빨간머리 앤을 만날 것만 같은 초록 들판 풍경부터

작은 오두막, 담장, 창문, 정원 장식 그리고 파랑새까지

동화처럼 목가적인 정원 풍경을 수채화로 물들여보세요!

#나의첫가드닝수채화컬러링북 #컬러링북 #수채화컬러링 #고은정 #별나라 #경향BP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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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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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면 적지 않은 에세이들이 당신을 향해

위로라는 말을 핑계 삼아

아름답다, 예쁘다, 빛난다며 추파를 던진다.

난 그런 입에 발린 말들이 싫었고, 앞으로도 미워할 예정이다.

내가 쓴 글이나, 그들이 쓴 글이나 대단하지 않은 건

매한가지지만 적어도 나는 독자를 바보 취급 하면서

대충 지어낸 인스턴트 위로를 건네고 싶지 않았다.

자기 계발서도 아니면서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혼자만 깨우친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가르치려 들거나,

예쁜 단어를 쓰기 위해 억지로 쥐어짜 낸 문장과

난해한 문장들을 나열한 일기를 쓰거나,

나다움과 신선함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 없이

공장에서 찍어 낸 것처럼 남들과 똑같은 글로

대충 페이지를 채우며 우리들의 삶과 무게와 상처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때론 이 책에서 진심을 가벼운 농담처럼 건네곤 했지만

단 한 줄도 당신을 업신여기며 쓴 글이 없다. _에필로그

현주님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알게 된 글쎄, 저자의 필명도 올려주신 짧은 글에 호기심이 일었다. 꼿꼿한 일자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짧은 글을 쓴다는 저자의 소개와 엑스레이 사진으로 대신한 저자 소개가 참신했다. 가끔은 마음에 담아두고 하지 못한 말이 두고두고 맺힐 때가 있다. '그때 질러나 볼걸' 누구에게도 싫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에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는 순간이 너무도 많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이, 그동안 질러보지 못했던 말대꾸가 되어줄 것이다. 때론 시원한 사이다같이, 때론 그때 그래볼 걸 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듯이... 활자가 조금 작은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지만 때론 마음 같은 페이지들을 만나 시원한 위로를 받았던 딥박의 말대꾸 에세이. 에둘러 마무리 짓는 '글쎄....'를 저자가 대신해 뚜렷한 어조의 '글쎄'로 답하는 글들이다. 다음엔 어떤 글을 선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작가의 글이었다. 현주님 덕분에 이렇게 취향의 책을 한 권 더 읽어봅니다. 감사해요~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요즘 내 감정은 어떤 걸까?'

'저건 왜 저럴까?'

오롯이 내 안의 물음들인데도

지금 당장 세상의 속도에 맞추고 눈치를 살피느라

대답할 겨를이 없다. _ 프롤로그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야"

"원래 사람은 쓰는 게 아니야." _ #못쓸생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면

굳이 시간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불필요하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때는

'시간을 갖는다'라고 말하나 보다. _ #온전한나의시간

안일한 삶을 살고 싶다.

안 일하고 싶다. _ #안일한생각

배가 고플 땐,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데

사람이 고플 땐,

아무나 만나면 탈 난다. _ #고플때

#말대꾸에세이 #STRONG_WORDS #글쎄 #딥박 #에세이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내돈내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구층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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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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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는 TV 독서 프로그램이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며, 1년 내내 이런저런 책 관련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책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어서, 그 시즌마다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를 '욜라보카플로드'라고 부른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책 홍수'라는 뜻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어떤 책을 선물할지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인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판타지 소설처럼 들린다. _152p.

팟캐스트, 책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챙겨 듣거나 보지 못하는 편이다. 정말 궁금하고 관심이 있다면 부러 찾아듣는 정도랄까? 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 하듯 끝까지 시청한 프로그램은 없다. 일하며 들을 수도 있을 텐데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편이고 그럴 바에 짬짬이 책을 읽는 게 낫다는 개인적인 습관 때문이다.

소설가 장강명이 글을 쓰며 관련 강연이나 인터뷰 활동을 하며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적어간 이야기들,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담은 일상, 팟캐스트, 책,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날카로우면서도 때론 웃음이 푸시시 나기도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사이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는 밑줄 쫙! 그가 몇 번이고 소개한 '블랙 달리아'는 이전에도 책 읽는 지인들 사이에서 종종 이야기되는 책이기도 했는데, 이참에 읽어볼까? 싶어 담아두기도 했다. 외에도 글을 읽으며 가져야 하는 질문들, 서평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책이 팬덤 형식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는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곧 글쓰기에 대한 다음 글도 읽어 볼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읽으며 갈무리해둔 책을 찾아 읽어보자고 생각하며 페이지를 덮어둔다. 다가오는 추석, 코로나의 여파로 가족모임 자제도 당부하고 있어 심란한데 명절에 읽을 책으로 리스트업! 해보는 건 어떨지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다.

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_21p.

책은 우리가 진지한 화제로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_98p.

요즘 나는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포털 뉴스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판,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단행본으로 만들어 이야기하는 사회. 정치와 언론과 교육 아래 사유가 있는 사회. 책이 명품도 팬시상품도 아닌 곳. 아직은 엉성한 공상이고, 현실성에 대해서는 차마 말을 꺼내기도 부끄럽다. 다만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저자가 훨씬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서 '책 한번 써봅시다'라는 제목의 에세이 겸 작법서를 준비 중이다. _100~101p.

요즘은 그냥 휴대전화에 이런저런 전자책 앱들을 깔아놓고 그 뷰어로 읽는다. 책장 하나를 주머니 속에 늘 들고 다니는 셈이다. 언제든 펼쳐 볼 수 있어 아주 편하다. ... (중략)... 나날이 부족해지는 책장 공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훼손 우려도 없다. 책갈피를 남기고 메모하기에도 전자책이 더 편하다. 분실 가능성도 적다. _110~111p.

'정말 그럴까? 읽고 쓰는 일만으로 우리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_153p.

휴대전화 메모장 앱에서 내가 자주 수정하는 문서가 하나 있는데, '읽을 책'항목이다. 신문 서평을 읽거나 웹서핑을 하다가, 서점이나 도서관을 거닐다가, 관심이 가는 서적을 발견하면 제목과 저자를 이 항목에 메모해둔다. 그렇게 목록에 올려둔 책이 백 권은 확실하게 넘고, 천 권은 안 될 것 같다. ... (중략)... 관심이 없었다면 멀찍이 치워버렸을 텐데, 그렇진 않다. 흥미롭다. 읽고 싶다. 그런데 계속 '조만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정작 손에 잡질 못하고 있다. 조만간 읽어야지, 읽어야지, 당장은 아니고, 다음에, 다음에. _230~231p.

고전은 독자에게 얌전하게 교훈을 던져주지 않는다. 그들은 독자들이 피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비를 건다. 자신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이 존재가 무슨 의미인지 알아맞혀 보라고 묻는다. 그것이 고전의 힘이다. _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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