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정원
오스카 와일드 지음, 진 보우만 그림, 이진영 옮김 / 아이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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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짙은 풀과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한 정원, 봄이 되면 꽃을 피우는 나무들과 가을엔 맛있는 과일이 결실을 맺는 정원. 아이들이 신나게 뛰놀던 정원의 주인인 거인이 돌아오면서 아이들을 내쫓고 자신만의 정원이라며 높은 벽을 세워버린다. 마을 어디에도 놀 곳이 없었던 아이들이 안타까운 눈으로 높다란 벽을 바라보며 "우리 저기서 놀 때 정말 행복했는데...."라는 아쉬운 마음으로 가리어진 정원을 그리워하는 아이들...


꽃이 활짝 피고 새가 지저귀는 봄이 왔지만 거인의 정원은 봄이 오지 않았다. 봄이 오지 않는 정원에 눈과 서리의 정령은 봄이 오지 않는 정원을 누비며 은빛 망토로 뒤덮어 버린다. 북쪽의 바람과 비바람마저 들이닥친 정원은 꽁꽁 얼어붙어 버리고 정원을 바라보는 거인도 "이제는 봄이 왔으면 좋겠어."라고 말하게 된다. 추위에 떨며 웅크리고 있던 거인의 정원에도 봄이 올까?


그를 구원한 작은 소년과 거인의 이야기는 '어!! 이 이야기 아는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어른에게도 동화가 필요한 이유... 다시 읽으며 이기심, 배려, 함께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던 <거인의 정원>.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이야기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거인의 정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


#거인의정원 #오스카와일드 #진보우만 #이진영 옮김 #아이위즈 #그림책 #어린이문학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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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지음, 메이지 파라디스 시어링 그림, 이진영 옮김 / 아이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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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왕자의 모습을 보러 오지만, 왕자가 높은 곳에 서서 바라본 사람들을 행복하지 않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더 많아 보였다. 황금으로 덮인 몸, 사파이어로 빛나는 눈과 커다란 루비로 장식된 칼을 들고 광장 한가운데 멋지게 서있는 '행복한 왕자'의 동상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방문하는 사람들... 어느 날 남쪽으로 날아가던 제비가 동상의 발치에서 잠시 쉬어가려고 잠을 청하려는데 떨어지는 물방울... 번쩍이고 화려한 왕자는 왜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까? 그림으로는 좀 심술궂게 보이는 제비처럼 그려졌는데 (ㅋㅋ) 왕자의 부탁으로 따뜻한 나라로 가야 하는 여정도 미룬 채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던 제비는 루비도, 사파이어도, 금도 사람들에게 다 내어준 채 흉하게 남아버린 왕자의 곁에 남아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머물게 되는데...


"왕자님은 이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어요. 저는 그런 왕자님을 두고 떠날 수가 없어요. 이제 영원히 왕자님과 함께 있을게요."

왕자의 만류에도 제비는 왕자의 곁에 남아 자기가 여행한 많은 나라의 이야기와 신기한 모험들을 들려주었어요.


화려하지만 움직일 수 없고, 우연히 자신의 발치에 쉬려고 앉았던 제비에게 자신의 것을 하나둘 내어주며 가까워진 둘... 따뜻한 나라로 가지 못하고 왕자의 곁에서 겨울을 맞이한 제비의 삶은 왕자와 함께여서 행복했을까? 그림책을 넘기며 어...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거인의 정원>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같았다. 아는 이야기인데? 어!!?? (그래 어렸을때 읽었던 그 이야기) 지금 읽어도 감동이 더 큰 여운으로 남는 건, 바쁘게 살아가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우리의 삶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해주는 것 같다. 어른에게도 동화가 필요한 이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


오스카 와일드 ;

오스카 와일드는 185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옥스포드를 졸업했고, 예리함과 독창성으로 유명 극작가가 되었습니다. 여러 언어를 습득하고 광범위한 고전 문학에 발군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런던 후기 빅토리아 시대에 최고의 극작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며, 9개의 소설과 많은 서사, 시 및 단편 소설을 썼습니다. 1888년의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을 출판했고, 그의 두 아들을 위한 어린이 이야기를 썼습니다. 1900년 11월 30일 파리에서 46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습니다.


#행복한왕자 #오스카와일드 #메이지파라디스시어링 #이진영 옮김 #아이위즈 #그림책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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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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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우리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고 있어. 언제나 그랬다.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지 모른다. 그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큰 거짓말이었지만 그녀는 이해했다. 세상이 그를 어떻게 짓밟았는지 생각하면.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랬다. _258p.


3년 전, 마스크도 없고 여행이 자유로웠던 2017년 가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코라 이야기를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던 콜슨 화이트헤드. 2017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2020년 <니클의 소년들>로 퓰리처상 역사상 이례적인 두 번의 수상을 한 작가라고 한다. 페이지 수에 비해 가독성이 뛰어나지만 읽고 난 감상을 정리하기엔 쉽지 않은 책이다.


사회에서 다양한 죄를 짓고 니클 아카데미에 모인 소년들은 입소하는 순간 백인과 흑인으로 나뉘어 생활하게 된다. 죄수가 아닌 학생으로 부르며 공부와 일을 병행하게 하지만 수업은 형편없었고, 그저 소년들의 노동을 착취하며 니클의 학생주임과 직원들의 분풀이 대상, 성 노리개 등 한낱 유희로 여기며 스펜서 학생주임은 기분에 따라 클리블랜드의 아이들을 아이스크림 공장으로 데려가 채찍질하며 공포로 아이들을 다스린다. 엘우드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 같던 이야기는 니클아카데미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간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고, 잔인할 수 있다는 건 지난 오랜 세월 수많은 전쟁의 역사들과 기록들을 통해 증명하고 있지만, 역경을 딛고 살아내 치유하며 보란 듯이 살아내는 것 또한 사람이 아니던가.


인종차별은 있지만 평범했고 자신이 잘하는 공부와 근면 성실함으로 지금의 삶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공부를 하고 싶었던 엘우드. 한 번의 히치하이킹이 그를 감화원으로 가게 했고, 그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은 책장을 덮으며 이 책이 허구이며 작가의 상상이라는 첫 문장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다. 알 수 없는 적의만 가득한 배척, 육체의 고통과 영혼까지 송두리째 흔들려버릴 것만 같은 고통은 '언젠가 졸업할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년들의 이야기와 삶을 그저 응원하며 묵묵히 읽어낼 뿐이다.


월마 간호사는 찰과상이나 기타 질병으로 찾아온 백인 소년들에게는 마치 어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그러나 흑인 소년들에게는 단 한 번도 상냥한 말을 해주는 법이 없었다. 엘우드의 환자용 변기를 대할 때는 특히 모욕을 당한 것 같은 태도였다. _97p.


여기에서 특별히 사람들이 변하는 게 아니야. 여기든 바깥이든 다 똑같아. 다만 여기서는 아무도 가식을 떨지 않을 뿐이지. ... (중략)... "그건 법에 어긋나는 일이야." 나라와 법뿐만 아니라 엘우드의 법칙에도 어긋났다. 모두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모두가 한패라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공범이었다. 그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의 생각은 언제나 이랬다. _107


니클에서 자행되는 만행에 지침이 되는 상위 원칙 같은 것은 없다는 가설. 상대가 누구든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악의가 있을 뿐이었다. _111p.


터너는 지금껏 엘우드 같은 녀석을 본 적이 없었다. 그의 머리에 자꾸만 떠오르는 단어는 '굳건하다'였다. 텔러해시 출신인 엘우드는 착하고 무른 모범생처럼 굴면서 짜증 나게 자꾸 설교를 하려고 드는데도 그렇게 보였다. 녀석이 쓰고 있는 안경을 발로 밟아 나비처럼 짓이겨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엘우드는 백인 대학생 같은 말투를 썼고, 꼭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을 읽어 자기만의 원자폭탄에 쓸 우라늄을 캐냈다. 그래도 여전히 굳건해 보였다. _135p.


법을 바꿀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바꿀 수 없다. 니클의 인종차별은 지독했다. _137p.


고통을 견디는 능력. 엘우드를 포함해서 니클의 아이들은 모두 이 능력과 함께 살아갔다. 이 능력 속에서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꿈을 꾸었다. 그것이 지금 그들의 삶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들은 스러졌을 것이다. 구타, 강간, 그들 사이에서 가차없이 벌어지는 적자생존. 그들은 견뎠다. 하지만 그들을 망가뜨린 자들을 사랑하라고? 그게 가능할까? _216p.


#니클의소년들 #콜슨화이트헤드 #김승욱 #은행나무 #은행이2기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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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 애써서 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으니까, 한수희·김혼비·이유미·신예희 미니 에세이 수록
이치다 노리코 지음, 황미숙 옮김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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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달려도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지쳐버립니다. 그럴 바에야 그 '어딘가'를 정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달리는 동안 잠시 다른 곳에 들러 누군가와 수다를 떨거나, 잠시 휴식하면서 맛있는 것을 먹는 편이 훨씬 즐거울 것 같아요. ... (중략)... '정답'의 바로 곁에는 더 멋진 '덤'이 떨어져 있다는 것.... 그것을 주우면서 걷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_146~147p.


갑자기 일이 바빠지기도 했지만, 책을 펼치고 앉아도 글자만 읽히지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며칠이었다. 추위를 극심하게 타는 체질이라 갑작스러운 한파에 컨디션도 좋지 않아 조심스러웠던 며칠... 가까이 있던 에세이 몇 권을 넘겨보다 며칠을 끼고 목차를 뒤적여가며 아껴 읽었던 이치다 노리코의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은 '어른'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사느라 힘든 거였구나...라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Part 1 일 - 쓸데없는 완벽주의는 그만

Part 2 관계 - 무리하는 것은 그만

Part 3 일상 - 넘치게 준비하는 것은 그만

Part 4 스타일 - 피곤한 겉치레는 그만


나이대별로 사회적인 기대치도 있겠지만,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며 '난 어디 즈음일까?'라는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게 된다. 올 한 해만 돌아봐도 왜 이렇게 작아지기만 하는 건지.. 오래달리기에서 한 바퀴 이상이나 뒤처진 기분이랄까? 흔히들 나이 들어가면서는 행동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성격대로 만들어지는 얼굴이라고 하는데, 지금 대로라면 아주 괴팍한 할머니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 심신의 안정과 위안이 되는 글을 더 많이 찾아읽고 생각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동안 애쓰며 살아왔던 삶이라면 덜어낼 건 조금 덜어내고 가볍게 살아도 괜찮다고, 못하는 일을 내려놓으면 그 자리엔 내가 잘하는 일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효율적인 삶을 위해 비우고 내려놓으며 사는 과정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삶을 너무 소비만 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기를 이야기하는 글이기도 하다.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며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 한수희, 김혼비, 이유미, 신예희 에세이스트들의 미니 에세이는 책 속의 작은 선물!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해'하고 생각하는 나를 살짝 풀어주는 것, 그렇게 자신을 느슨하게 해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_055p.


누구나 완벽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최선의 상태로 산다면 AI와 무엇이 다를까요. 누구든 '못하는 일'이 있고, '해낼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생기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면 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을 끌어내어 무리하지 않고 차선의 삶을 살고 싶은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_078~079p.


무언가를 그만두는 일은, 못 하겠다며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건 전혀 잘못이 아니라는 걸 나이가 들고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 (중략)... '못하는 일'을 그만둬보면 내 안의 힘을 통째로 '할 수 있는 일'에 쓸 수 있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의 정밀도가 높아져서 더 잘하게 되지요. _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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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 백신애 수필 전집
백신애 지음 / 다봄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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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신춘문예 당선자 백신애의 수필집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다. 100년도 전에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간 백신애의 수필은 2020년 지금에 읽어도 그 시대의 삶을 담백하면서도 위트 있고, 글쓴이의 기개가 느껴진다. 책표지의 날개에도 저자의 사진과 이력이 있지만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1906년 5월 20일 경북 영천읍 창구동 출생. 어려서 독학하다가 16세 때인 1922년 영천 공립보통학교 졸업반에 편입학하였다.

1923~1924년에는 대구사범학교 강습과에서 수학하였고 이어 경북 경산군의 자인공립보통학교에 부임하였으나, 곧 사임하고 상경했다. 이후 조선여성동우회‧여자청년동맹 등에 가입하여 활동하였으며, 1928년에는 시베리아를 여행했다. 1934년에 발표한 「꺼래이」는 이때의 체험을 작품화한 것이다. 1929년 「나의 어머니」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1929년에는 도쿄에 건너가 문학‧연극을 공부하다 1932년에 귀국했다. 이후 경산군 안심면 반야월의 과수원에서 기거하며 가난한 농촌민들의 세계를 체험했으며, 이것을 기반으로 「복선이」(1934), 「채색교(彩色橋)」(1934), 「적빈(赤貧)」(1934), 「악부자(顎富者)」(1935), 「빈곤」(1936) 등의 작품을 썼다. 1939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백신애 [白信愛]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일제강점기의 소설가 백신애를 기리기 위한 백신애소설상도 있다는 건 저자의 이력을 검색하다 처음 알게 되었다. 빨래터에서의 일상, 버스를 타고 가다 낯선 남자의 웃음에 기분이 나빠져 친구에게 내리자고 손을 잡아끌었는데 "아가씨 나는 아직 더 가야 내립니다."아뿔싸!! 친구에게 눈치를 주고 손등을 꼬집다가 급기야 끌고 내리려 했던 게 그 남자였다니!! 이럴 데가 또 있습니까? 모 광고에서도 이런 에피소드가 등장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광고를 만드신 분은 백신에 작가의 수필을 읽어보신 분이었던 듯? 외에도 친구와 말장난을 하다 기분이 나빠져 싸운 이야기는 '좀 센데?' 하는 기분이 드는 글도 있고, 대표격인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는 모험심이 정말 넘버원! (소설인가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천만하고 리얼!) 그녀가 그대로 나이들어 천수를 누렸다면 '사노 요코'같은 느낌의 작가로 남지 않았을까? 저자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하면 한참은 앞서나간 삶을 살고자 했던 여성의 삶은, 순응하며 살기보다 자신의 바람대로 살고자 했던 여성을, 시대를 앞서 살아갔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글이다.


봄이 가 버리던, 늙음이 닥쳐오던, 무슨 상관 이리요. 즐거운 내일, 희망의 내일, 내 삶의 나뭇가지에 꽃 피는 내일. 그날만이 나에게 고대 될 뿐이다.

이 고대가 참된 나의 청춘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청춘을 굳게 잡고 놓지 않으리라... _33p.


“예, 너같이 미련한 인간은 다시는 없을 거야. 보통 사람이면 갓 갈아입은 옷이 그만치 버려지면 벌떡 일어나 피하든지 수건으로 닦으려고 나 해 보던지 얼른 집에 가서 빨기라도 할 것인데. 너는 마치 남의 옷을 버린 것 같이 한번 내려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어느 때같이 그대로 입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못 이겼다. 항복한다고 하였다. 대단히 미안한 일일세.”

하였다. 그 말에 나는

‘이 동무도 별일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구나’ 하는 실망이 들었다._49~50p.


#나의시베리아방랑기 #백신애 #백신애수필집 #다봄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2020문학주간 #문학주간 #문학은더가깝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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