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내일도 귀여울 거니까 - 뾰롱 에세이
김진솔 지음 / Storehouse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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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책이라니!!! 책의 설명도 딱히 없고, 일러스트가 귀여워 책장을 넘기다 보니 막 빠져든다. 정말 귀여우려고 작정한 일러스트. 귀여운 일러스트에 함께 실린 짧은 글들은, 몸은 성장했지만 마음은 성장하지 못한 병아리 모습의 그대로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차근차근 넘겨보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이야기를 귀엽게 표현할 수 있구나.

저자의 소개 글처럼, 충전이 필요한 어른이라면 휴식처럼 넘겨보며 쉬어갈 수 있는 일러스트와 글, 한동안 책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귀여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읽기 시작! 참으로 귀엽다 귀여워!!

오늘도 당신 하루의 끝은 귀여웠으면 좋겠습니다._158p.

말없이 안아 줄래?

말없이 괜찮아질게! _50p.

삶은..... 달걀입니다.

깨지거나,

깨고 나오거나. _126p.

#괜찮아내일도귀여울거니까 #김진솔 #스토어하우스 #주책공사 #STOREHOUSE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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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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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꼭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고 살기에도 시간과 힘은 터무니없이 부족해. 세네카가 말했어. 삶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낭비한다고." 그런데 이 말을 꼭 속으로 뭔가를 억누르면서 한다. 이건 말뿐이고 현실 세계의 나는 늘 삶을 낭비한다. 늘 쓸데없는 일에 힘을 빼앗긴다. 늘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한다. _25p.

효율적인 메모를 위한 에세이가 아니었다. 그러한 책들은 자기개발서를 통해 많이 읽었지만 읽었을 당시에만 잠시 실천하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지만, 책을 읽고 발췌한 문장들을 블로그에 정리해두거나, 노트에 옮겨 적어 두는 편이다. 표현되지 못한 마음 같은 문장을 마주하게 되면 한동안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없곤 하는데, 이 책 또한 그러했다. 그저 메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금의 사회를, 오늘의 나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어떤 문장들을 기록하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메모를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습관의 말들>과 교차해가며 읽었던 「아무튼, 메모」 삶의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되는 이들에게 일독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길을 잃으면 메모장을 펼쳐보겠다. 메모를 하는 우리 마음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조약돌을 뿌리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달빛에 비친 조약돌은 우리를 가야 할 곳으로 인도할 것이다. _ #에필로그

당시 노트에 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_36p.

우리는 대체로 과거는 짐스러워하고 미래에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메모를 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가장 좋은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_43p.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_45p.

메모를 하면서 노트가 가득 차면 열심히 산 것 같았고 안심이 되었다. 메모는 수많은 밤, 나의 일부였고 기쁨이었다. 메모도 책 읽기나 글쓰기처럼 자발적으로 선택한 진지한 즐거움, 놀이의 영토에 속한다. 이 세상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을까를 스스로 결정하는데 왜 즐겁지 않겠는가? 메모는 관능적인 일이기도 하다. 내 몸에 좋은 이야기를 붙이고 그 이야기에 몸과 마음이 섞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 (중략)... 삶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에서 자기 모습을 만든다. 삶은 구불구불 흘러가다가 잠깐 멈추고 정지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진다. _63~64p.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_67p.

메모는 '준비'하면서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질서를 잡아가는 방식이다. 메모는 미래를 미리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천국을 알아가는 방식일 수도 있다. _162p.

#아무튼메모 #정혜윤 #위고 #에세이 #아무튼시리즈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문장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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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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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지 않았던 삶이 내 앞에 있다.

나는 이것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 _067p.

9시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씻고, 출근 완료. 대충 아점을 먹고 점심 장사를 정리하고 오후 장사를 준비하다 보면 저녁 장사 시간 잠시 한가한 시간 저녁을 먹고 마감 준비를 하고 퇴근 완료하면 대략 저녁 10시쯤? 씻고 빨래 돌리고 방에 자리 잡고 앉으면 대략 늦은 11시쯤이 된다. 그 시간부터 새벽 3~4시까지 책도 읽고, 유튜브, 드라마도 보다가 누우면 기절할 정도가 될 때까지 버티다가 잠이 드는 패턴이 하루 일과가 된다.

저자 김진영의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이다. 임종 3일 전 섬망 오기 직전까지 병상에 앉아 메모장에 썼던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까지의 일기 234편의 글들을 추석 연휴 일하는 짬짬이 아껴 읽었다. 투병하면서도 글쓰기와 생각하기를 놓지 않았던 건 생생한 삶의 곁에 기대어 버티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었을까? 탓함 없이, 이렇게 살았구나 무던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때론 쏟아내면서 비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생의 마지막까지 기록하기를 놓지 않았던 저자의 삶을, 글자락을 늦게나마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시간이 흘러 돌아본다면 내 삶은 무엇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그저 살아가고 있는 내 시간이 미안해지는 책이기도 했다. 그저 읽어내는 게 다였다. 책을 다 읽고도 며칠이나 뭐라 이야기해야 할까 열었다 덮기를 열 번도 더 했던 책이기도 했다. 그저 읽기를...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침의 피아노를 읽고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을 구입했다.)

마음이 무겁고 흔들릴 시간이 없다.

남겨진 사랑들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그걸 다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_012p.

슬퍼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슬픔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니다. _014p.

살아 있는 동안은 삶이다.

내게는 이 삶에 성실할 책무가 있다. _024p.

공간들 사이에 문지방이 있듯 시간들 사이에도 무소속의 시간, 시간의 분류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잉여의 시간이 있다. 어제와 내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아무런 목적도 계획된 쓰임도 없는 시간. 오로지 자체만을 위해서 남겨진 공백의 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그토록 오래 찾아 헤매던 생을 이 공백의 시간 안에서 발견하고 놀란다. 다가오는 입원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판결을 기다리는 환자처럼. _055~056p.

때와 시간은 네가 알 바 아니다. 무엇이 기다리는지, 무엇이 다가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은 열려 있다. 그 열림 앞에서 네가 할 일은 단 하나, 사랑하는 일이다. _125p.

나는 나를 꼭 안아준다.

괜찮아, 괜찮아..... _145p.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그건 타자를 위한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병중의 기록들도 마찬가지다. 이 기록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이다. 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_242p.

#아침의피아노 #김진영 #이별의푸가 #낯선기억들 #에세이 #에세이추천 #유고집 #한겨레출판 #내돈내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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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김은경 지음 / 유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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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자꾸 스스로 묻게 된다. 내게 어떤 좋은 습관이 있고 어떤 나쁜 습관이 있는지 곰곰 생각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자주 하고, 어떤 행동을 싫어하면서도 되풀이하고, 어떤 행동을 하길 원하는가, 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생각이 이어진다. 그러니 그 결과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_167p.

순간 튀어나오는 말, 행동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론 '이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또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똑같은 행동을 반사적으로 먼저 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김은경 저자의 발췌 문장과 짧은 에세이들을 아껴읽으며 읽어보고픈 책들과 내 습관들을 되짚어보게 되는 글이다. 깨끗이 읽어야지 했던 책은 어느새 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고 생각들을 이어 써보기도 했고, 짧은 문장은 기록해보기도 했으며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은 따로 기록해두기도 했다. 지나온 시간들이 습관이 되어 지금 나의 모습이 되었다면, 앞으로 나의 모습은 또 어떻게 바뀌어 갈까? 나이 들어가며 바랬던 나를 생각하는 한편 미루고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 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뭔가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글이다.

습관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졌다는 말은 되풀이하는 딱 그만큼의 시간을 어떤 행동에 사용했다는 의미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 얼마만큼이 습관적인 행동으로 채워질까? ... (중략)... 매일이 모여 만들어지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는 되었으면 좋겠다. _10~11p.

"매일매일 기록해요. 일정이나 그날의 일을 간단히, 모두 기록하고 그래도 칸이 남으면 그날 읽은 책의 구절로 채워요." '소소책방' 책방 지기인 조경국 작가의 다이어리 활용법이다. ... (중략)... 누군가의 습관이 부러울 때 부러움과 함께 좌절감이라는 감정까지 밀려올 때가 있다. 좌절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단어까지 들먹이는 건 '시간'때문이다. '쌓인 시간'이 이룩한 것은 어떤 노력으로 한 번에 극복할 수 없는 것이라 깊은 좌절감을 준다. _51p.

"후회? 그런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또 그럴 것 같아. 그래서 후회는 안 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뭐 하러 쓸데없이 뒤돌아봐 하는 쿨함인 줄 알았는데, 어차피 되돌릴 수 없어서 가졌던 단념의 마음이었나 문득 되돌아본다. "사람은 같은 실수밖에 하지 않아요."라는 사노 요코의 말은 참 뜨끔하고 따끔하다. _65p.

문득 내 일상의 무의식적인 행동도 그렇게 의심스러울 것 하나 없이 단순하고 명료했으면 싶다. 좀 단조로워 보여도 그렇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너무 당연한 행동으로 채워지는 날들이라면 좀 평안하지 않을까? _89p.

꾸역꾸역 거듭거듭 습관적으로 '써야' 몸의 근육이든 글쓰기 근육이든 단단해진다. _165p.

#습관의말들 #김은경 #에세이 #에세이추천 #유유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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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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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은 웬만한 세상일에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여 불혹이라 부른다는데 도대체 누가 그딴 소리를 했는지 모르겠다. 이봐. 보고 있나? 나 엄청 흔들리고 있다고! _프롤로그

늘 책을 쌓아두고도 새로운 책들을 찾아내고 또 쌓고 읽으면서 책 이야기를 하는 내가 조카는 신기했나 보다. "이모는 어릴 때도 책을 좋아했어요? 지금처럼 시간만 나면 책을 읽고 책이 좋았어요?", "이모는 책이 왜 좋아요?" 등등 문득 생각나는 질문을 툭툭 던지는 조카님. 어릴 땐 책도 곧잘 읽었는데 핸드폰을 손에 쥐고, 틱톡, 유튜브, 게임 등 영상을 접하기 시작하며서 종이로 뭔가를 읽는다는 게 아이에겐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나 보다. "이모 요즘은 책도 유튜브에서 줄거리 정리해서 다 알려주는데요?", "이모도 유튜브 해보면 어때요? 책 많이 읽잖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조카는 게임 유튜브를 운영 중이다. 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얼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조카와의 대화는 유치한 장난부터 공부, 미래의 꿈까지 대화의 주제가 다양하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많이 하며 커와서인지 13살인 지금도 참 살갑고 다정한 아이.

조카의 삶에 관심이 많고 자꾸만 이야기하고 싶은 건, 지금 나와 같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나 보다. (나 열심히 살았는데? 지금도 열심히 사는데?) 조금 더 나은 삶,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뭘까? 열심히 살았지만 왜 이것밖에 안되는지 기준에 기준을 더하다 보니 이번 생은 글렀다는 말이 버릇처럼 튀어나오기도 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2년째 책장 여기저기로 자리를 옮겨 다니며 자리를 지키던 책이었다. 올 추석에도 읽을까 말까를 망설이다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 내 마음이잖아? 내 모습이잖아!' 하며 읽게 되었다. 계절마다 표지 리커버를 하며 출간되는 이유가 있었구나, 진작 읽을 걸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뿐일까? 가끔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 어릴 때 조금 더 열심히 살았더라면, 그 순간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조금 달랐을까? 나를 자책하며 살았는데, 꼭 그렇지마는 않았구나!라는 위로와 함께 '이 정도는 돼야 한다'라는 기준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 의외로 괜찮네. 내 인생!

이 나이에 결혼도 안 하고, 월세에 살고, 자동차가 없지만 불편하거나 비참하지 않다. 문제는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본다는 것이다. 정작 나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한심하게 보니 나 좀 비참해지려고 한다. 아니, 확실히 비참하다. 원래는 비참하지 않았는데 남들이 그렇다니 좀 그렇다. 이건 내 삶인데, 내 기분인데 왜 타인의 평가에 따라 괜찮았다가 불행했다가 하는 걸까? _37p.

조금만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길들이 있는데, 그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오직 하나, 이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그 길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 길이 자신이 원하던 길이 아닌 경우도 많다. _50p.

늙어서 놀면 무슨 소용인가. 나는 지금 놀고 싶은데, 내가 처음에 찾은 명분은 나에겐 너무 어려운 숙제였다. 미션 임파서블. 다른 명분이 필요했다. ... (중략)... 욕망에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놀고 싶으면 놀아야지. 명분은 그다음에 찾자. _86p.

혼자 있고 싶은 마음, 결국 이런 마음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기에 드는 것이다. 무인도에 혼자 있게 된다면 혼자 있고 싶은 마음 따위가 들 리 없다. 자꾸 혼자 있고 싶어진다면 그만큼 인간관계로 힘들다는 이야기다. 혼자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그 시간은 치유의 시간이다. 인간관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시간. _114p.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끌어안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관점의 차이다. _218p.

혹시 지금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하다면 아마도 뒤처진 게 맞을 거다. 하지만 뒤쫓을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속도와 길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느린 건 창피한 게 아니다. 인정하자. 우린 뒤처졌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런 뻔뻔함이 너무 좋다. _224p.

#하마터면열심히살뻔했다 #하완 #에세이 #에세이추천 #웅진지식하우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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