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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F코드 이야기 - 우울에 불안, 약간의 강박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하늬 지음 / 심심 / 2020년 10월
평점 :

불안, 예민, 우울 그 사이 어딘가를 부유하고 있는
보통의 당신이 듣고 싶던 이야기
어쩌면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조언하는지도 모르겠다. 우울증은 감기가 아니다. 감기처럼 쉽게 왔다가 가지 않는다. 감기는 목감기, 코감기 등 증상에 따라 처방이 뚜렷하지만 우울증에 좋다고 하는 운동, 취미 생활, 햇빛, 여행, 경제활동 등이 주는 효과는 우울증의 정도에 따라 또 사람마다 다 다르다. 우울증 환자는 이런 사실도 안다. 그래서 나와 우울증 친구들은 서로 조언을 잘 안 한다. _202p.
저자의 글을 읽으며, 꽤 오래전 나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정말 아픈 사람이었구나.' 그 시간들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도 모르게 때로는 뭉텅이로 기억나지 않는 시간도 있고, 때론 너무도 선명하게 아픔으로 남은 기억도 있다. 그땐 다 내 탓 같았다. 잘 돼도, 잘되지 않아도... 그저 열심히만 하면 잘 되겠지,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저 시간을 시간으로 덮으며 지나온 시간들이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니다. '절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은 없다'라는 책표지의 글에서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던 건, 아픔과 힘듦을 자세히 보려 하지 않는 건 아직까지 사회에 만연한 편견 때문일 것이다. 저자 자신이 자신의 병을 알아채고 정신과 진료, 약물치료, 심리치료, 인간관계와 연애, 직장 생활까지의 시간을 기록한 「나의 F 코드 이야기」, 글의 중간에 실린 TIP 들은 병원을 가볼까? 나도 약물치료나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일까?를 망설이는 이들이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우울증에 대한 시각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던 「나의 F 코드 이야기」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글이었다.
4년 전, 처음 받았던 진단명은 F41.2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다. 다음 병원에서는 F32 우울병 에피소드와 F42 강박장애 진단을 받았다. 최근에 진단받은 진단은 F313 양극성 정동장애, 주요 우울 삽화다. F 코드를 얻고 나서 나는 바뀌었다. 이전의 삶과 지금의 삶은 다르다. _9p.
정말 우울증이라니. 망했다는 생각과 다행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병명이 있으니 치료법도 있겠지, 나을 수 있겠지 생각했다. 의사에게 보통 얼마 정도면 '완치'가 되냐고 물었다.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린다는 답을 들었다. _37p.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은 스스로 비난하고 몰아세우는 게 심해. 주변에서도 의지로 극복하라고 하고. 다른 질환을 가진 사람도 이렇게 스스로 비난하고 자책할까? 그렇지 않을 거 같아. 불편한 건 맞지만 잘못한 건 아니잖아. 자책하고 비난하면 더 훅 간다니까. 치료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스스로에게 관대했으면 좋겠어." _171~172p.
위로는 힐링 서적에서만 찾아지는 게 아니다. 내게 맞는 책이라면 어디서든 위로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수밖에 없다. 평화학자이자 여성학자인 정희진은 독서를 두고 '몸이 책을 통과하는 것이기에 어떤 책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고 했다. 우리 모두 그런 책을 만날 수 있기를. 그 과정에서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_245~246p.
정신과 진료, 약물 치료, 심리치료, 인간관계와 연애, 직장 생활까지
'덜 우울하고 덜 아픈' 나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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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