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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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365일

 

"저 여자야."

속삭이는 와중에도 목이 마구 조여드는 것 같았다.

"바로 저 여자라고."

머릿속이 빙빙 돈다.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다. 혹시 헛것을 본 건 아닐까. 드디어 내가 미친 걸까.

...(중략)...

그녀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순간 내 심장은 멈추었다. 그녀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어. 물론 차창은 반사 유리니 나를 본 것은 아니겠지만. 그 눈, 코, 입술.... 그녀가 맞아. 환상 속 그대로야. _15p.

 

폴란드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365일」은 책보다 유튜브 영상으로 먼저 알게 되었던 영화였다.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영화'라는 타이틀에 끌려서 짤막한 영상 소개를 시청했지만 주연 배우들도 별로이고 스토리도 뻔해 보여서 스킵! 했던 영상인데, 국내 출간된 책의 표지와 소개에 이끌려 책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

 

총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환상 속에서 매일 같은 여자를 보고 어딘가에 그 여인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찾는 마시모, 호텔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다 서른을 앞두고 휴식기를 가진 라우라는 시칠리아로 여행을 갔다가 마시모에게 붙잡혀 (납치 아닌가?) 365일을 자신에게 달라는 조건을 요구받는다. 그녀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손 대지 않겠다고 하지만 갑작스러운 남자의 등장에 혼란스러웠던 라우라는 (우리의 여주들이 그렇듯) 위험하고 나빠 보이는 마시모에게 빠져들게 되는데... 패션, 재력, 보석과 파티, 슈퍼카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가진 데다 카리스마와 세상 멋짐까지 두루 갖춘 남자가 이 모든 게 다 네 거라고 하는데, '난 납치되었고, 저 남자가 아무리 멋져도 내 나라에 가고 싶어!'라고 생각하며 반항하지만 당근을 주면서 자꾸 당기는 마시모가 싫지 않은걸... 이쯤 되면 우리 여주는 시간 게임이다. 어떤 계기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것인가?

 

「365일」 핫하긴 핫했다! 이전 읽었던 그레이 시리즈, 크로스파이어 시리즈 외에도 로맨스 소설을 두루 섭렵하며 읽었지만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 없게 하는 힘도 작가의 역량이겠지, '전 세계 모든 연령의 여성이 읽고 있는 놀라운 책' 마시모가 섹스 판타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변태도 아니라 다행인 한편 라우라의 캐릭터도 주관 있어 보이고 자신의 '안돼요 안돼요! 돼요 돼요 돼요~'가 아닌 '난 내가 하고 싶을 때 해!'라는 당당함도 매력! 마시모의 상상으로만 구체적으로 그려왔던 여자를 실제로 만나 2달 만에 결혼에 골인 직전? 왜 때문에 시리즈인 걸 모르고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 장에서 헛웃음이 나게 해주시는 건지... 이르지 마요~ 궁금하잖아!

 

"라우라, 넌 틀림없이 내 거라는 뜻이야."

이젠 못 참겠어. 난 쏘아붙였다.

"난 누구의 것도 아니야! 갖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당신은 날 가질 수 없어! 사람을 납치해놓고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하지 말란 말이야!" _60p.

 

"살짝 재미를 보자는 거예요. 이런다고 목숨이 위험한 것도 아닌데 뭐 어때요."_215p.

 

#블란카리핀스카 #심연희 #다산책방 #소설 #365일3부작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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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 바뢰이 연대기 1
로이 야콥센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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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보이지않는것들

 

"폭풍은 널 해치지 못해." 한스가 딸의 귀에 대고 소리쳤다. 하지만 잉그리드는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 다 들리지 않았다. 그는 섬이 요동치고 하늘과 바다가 사나워졌지만 섬은 흔들릴지언정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으며 영원히 그 자리에 딱 붙어있다는 걸 몸소 느껴보라고 소리쳤다. 이 순간 딸과 공유하고픈 신앙 같은 거였다. 한스는 날이 갈수록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으니 딸 하나로 만족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래서 섬이 절대 좌초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가르쳐야 했다. _59~60p.

 

태어났는데 작은 섬의 후계자야! 왠지 멋있는 스토리가 펼쳐질 것만 같지 않은가? 아이가 태어나 세례를 받기 위해 본토에서 목사가 배를 타고 와야 하는 바뢰이섬. 섬의 이름은 이 섬에 사는 바뢰이일가의 성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아버지로부터 섬의 주인자리를 물려받은 한스는 섬에 작은 농사를 짓고, 염소와 소를 키우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지만 그에겐 더 큰 꿈이 있다. 본토와 다른 섬을 연결하는 항구를 바뢰이 섬에 부두를 만드는 것. 섬을 떠났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흘러 미혼모가 되어 돌아온 바브로, 본토에서 교육을 마치고 톰메센 부부의 집안일을 도우며 보다 넓은 세계에 눈을 뜨게 되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부부를 대신해 아이들을 데리고 바뢰이 섬으로 돌아온 잉그리드를 보며 '아무도 섬을 떠날 수 없다.' 이 문장을 떠올리게 된다.

 

잔잔하게 시작된 글은 이내 폭풍처럼 몰아치다가 다시 잔잔해지며 거대한 감동으로 남는 글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들이 많으니 천천히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 작은 외딴섬, 그 섬에 사는 가족의 이름을 딴 바뢰이 섬. 마틴 바뢰이, 그의 아들 한스 바뢰이, 그의 딸 잉그리드 바뢰이의 삶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세대를 거듭하며 섬과 함께 성장한 잉그리드세대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아무도 섬을 떠날 수 없다. 간단히 말하면 섬은 곧 우주고 별은 눈 아래 풀 속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간혹 섬을 떠나려고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_24p.

 

바뢰이섬에는 버드나무 세 그루, 자작나무 네 그루, 마가나무 다섯 그루가 있었다. 몸통 한가운데 큰 상처가 있는 마가나무 한그루는 늙은 마가라고 부르는데 열두 그루 모두 자연이 시키는 대로 구부러졌다. _29p.

 

숲은 종종 조용해졌다. 섬에서는 조용한 일이 별로 없어서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무슨 일인지 서로 물었다. 침묵은 궁금증을 불렀다. 신비롭고 스릴을 가져다주고 들을 수 없는 발자국 소리를 내며 섬을 가로지르는 검은 망토를 걸친 얼굴 없는 이방인 같았다. 침묵의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서 겨울에 땅이 얼었을 땐 길게 찾아오고 여름에는 한차례 바람이 불고 그다음 바람이 불어오는 사이, 밀물과 썰물 사이에 잠깐 찾아들거나 인간에게 기적이 일어나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걸 바꿀 때 찾아왔다. ...(중략)... 침묵이란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아주 잠시 죽음을 본 것에 불과했다. _105~106p.

 

"뭘 그렇게 씩 웃고 있어?" 라스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바뢰이의 여왕이 말했다. 잉그리드는 자신의 생각을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이 저어 주는 배를 타고 왕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계획이 실행되기 전까지 그들은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 (중략)... 잉그리드는 두 사람을 잃은 뒤로 그 어느 때보다 부모님이 그리워졌다. _263~264p.

 

#로이야콥센 #잔 #북유럽소설 #공민희 옮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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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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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리는사랑아니면여행이겠지

 

여행이 직업이다. 여행을 떠나고, 돌아와서는 그 여행에 대해 글을 쓴다. 그리고 다음 여행을 다시 떠난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부러워요. 여행이 직업이라니."

하지만 그들 역시 알고 있다. 우리의 여행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낭만적이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사실을. ... (중략)...

여행을 하며 깨달은 건 삶은 모험이라는 것.

모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_263~266p.

 

저자가 낯선 길을 걷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글을 쓰는 여행작가가 읽고 발췌한 문장들과 여행에 관련한 이야기. 발췌 문장과 여행지의 사진, 그리고 글을 읽다 보면 낯선 길 위에 있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때처럼 다시 여행할 수 있는 시간들이 올까?'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고 조심스러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간들...

 

2015년 읽었던 책을 꺼내 2021년 개정된 책과 함께 넘겨보았다. 그때 읽은 책도 참 좋았는데, 이 책들을 놓고 비교해보니 개정판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개정판 편집 너무 잘했잖아!!) 몇 년이 지난 책은 지난 시간을 품고 종이도 바랬지만, 플래그잇이 빼곡한 그 시간을 2021년 오늘도 이어가는 느낌이었던 에세이. '생과 사랑, 여행에 관한 문장' 생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다독여주는 문장과 사진들은 오랜 시간 여행에 목마른 지금 읽기 딱! 인 책이 아닐까? 애정 하는 작가님의 친필 사인으로 더욱 소중한 책이 되었다.

 

스스로를 끌어안는 방법은 많다.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견뎌내는 것. 오후 다섯 시의 유치원에서 아이가 도화지에 공룡을 그리며 엄마를 기다리듯,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시간을 견뎌내고 행복해지려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이 내게는 여행이다. 나는 여행이라는 손바닥으로 내 어깨를 쓰다듬는다. _15p.

 

가끔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자기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다면 쉬어보라고, 내가 이 세상의 '리얼'을 경험한 때는 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쉴 때였다. _36p.

 

당신을 사랑하는지 생각해 보기 위해 길을 멈추진 않겠지만, 내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가끔 멈추어야 할 것 같아요. 이젠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요. 무언가를 위해서 남은 인생을 바칠 결연한 다짐을 하기보다는 그냥 가끔 맛있는 것이나 먹으며 즐기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랍니다. _169p.

 

사실, 우리 인생은 고달프고 지루한 것이에요. 간간이 슬프고 고통스럽구요. 더 간간히 즐겁고 기쁘고 감동스럽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인생을 우리가 꾸역꾸역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간이란 쉽게 잊어버리는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요(라고 생각합니다만).

...(중략)...

그래도 우리의 사랑이(여행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사랑(여행)이 없다면 생이 얼마나 밋밋할까요, 지루할까요, 권태로울까요. 모험이 없으면 경이가 없는 법. 내가 당신에게 고백을 하고 배낭을 꾸려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지난번의 지루했던 사랑을, 위태로웠던 여행을 잊어버린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자, 어쨌든, 두 손을 맞잡고 국경을 훌쩍 다시 넘어봅시다. 저 너머엔 우리의 가습을 쿵쾅거리게 해줄 만한 뭔가가 있겠죠. 오늘은 사랑하기(여행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_348~349p.

 

 

#최갑수 #보다북스 #에세이 #여행에세이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독서노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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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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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인간에맞지않는

 

이형성 변이 증후군. 이 기묘한 병에 대해서, 나는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반드시 변이된 본인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부모... 더 나아가서는 가정 그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발병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_243p.

 

사회적인 현상으로 번지기 시작한 '이형 변이 증후군' 사회적으로 낙오된 10~20대의 청년층에 주로 나타나고 있는 증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그로테스크한 생명체로 변화해 버리는 증상. 고교 중퇴 후 집에서 은둔하고 있던 유이치도 어느 날 벌레가 되어버린다. 언젠가 방에서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는데, 벌레가 되어버린 아들.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 벌레를 아들로 보아야 할까? 미하루는 사회적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유이치를 지켜보고자 하지만 남편인 이사오는 진단을 받자마자 내다 버리자고 냉담하게 돌아선다. 그저 평범하게 보통의 삶을 살았으면 했던 아들의 변이로 그들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미하루.

 

인간이 다른 종으로 '변이'한다는 소재를 통해 가족이라는 틀을 다양한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의 의무감, 부모의 기대와 어긋나버린 기대로 인한 좌절,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는 '가족'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현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상적인 엄마로 보였던 미하루, 하지만 후반부 유이치의 심경이 드러나면서 과연 부모와 자식, 그리고 가족은 무엇일까? 부모는 자식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 것일까? 사회적으로 낙오된 청년들의 모습은 그들만의 잘못인가? 등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극한의 상황에 다다랐을 때, 인간은 가족을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인간의 형태를 잃게 되는 병으로 인간 존재를 들여다보는 사회파 미스터리! 이제, 카프카의 변신을 읽어봐야겠다.

 

"우리 아들 유이치는 이제 죽었어."

"그럼 저 뒤에 있는 건 대체 뭔데요?"

...(중략)... "그냥, 흉측한 생명체야." _24p.

 

반항하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다루기 쉬워서 착한 아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결과가 등교 거부 같은 은둔형 외톨이였던지라 겉으로 드러난 문제점에만 눈을 돌렸다.

미하루가 생각하는 행복한 인생이란, 보통 대학을 나와서, 보통 회사에 취직하고 보통의 가정을 꾸리고, 보통의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그 '보통'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가? 지극히 평균적인 생활의 수준. 가난하지도 않고, 유복하지도 않고, 중간 정도의 것. 물론 위를 지향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아래여서는 안 된다. 바닥이어서는 안 된다. .... 왜 안 되는가? 고생하기 때문이다. 괴로움을 겪기 때문이다. 힘든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불편한 생활을 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_261p.

 

아이에게는 유일한 존재일 부모, 그 누구보다도 자기편이어야 할 부모에게 계속해서 부정당하면, 비뚤어져 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모습이 이형이 되기 이전에 마음이 이미 이형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냥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으니까. _321p.

 

자신은 부모고 유이치는 자식, 그러니 정당한 취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일반적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왜 그런 건지, 아이였던 시절에는 부모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을 텐데, 부모의 입장으로 바뀐 순간 그걸 모르게 된다. 완전하게 시점이 바뀌어버렸으면서도 아이의 기분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게 나선 모양으로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져가는 것이다. _324p.

 

사람이 이형이 되고, 이형이 사람이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세상이기에 앞으로의 미래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상할 것이 없다. ... (중략)...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현실은 얼마든지 변용된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움켜죌 것인가. 그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는 끊임없이 탄생하고, 저마다의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 _369~370p.

 

#구로사와이즈미 #현숙형 #일본소설 #arte #책수집가7기 #독서노트 #필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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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꽃이 아니어도 아름답다
서미태 지음 / 부크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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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당신은꽃이아니어도아름답다

 

우리는 꽃과 많이도 닮았습니다. 닮았다는 것은 다른 점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겠지요. 피어나려 힘쓰는 꽃을 바라본 적 있나요. 얇은 줄기에 의지해 수많은 꽃잎을 피워 내려 애쓰는 꽃을 기다린 적 있나요. 하루를 버티어 내고 무력한 잠을 청한 적 있나요. 작은 희망에 의지해 꿈을 피워 낼 날을 기다린 적 있나요. 그런 당신은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 (중략)... 당신은 꽃이 아니어도 아름답습니다. 피어나고 지는 때를 모르고 겨울부터 겨울까지 살아낸 당신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요. _prologue

 

마음에 사랑만으로 가득했던 시절에도 다 표현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서야 그랬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시간에 충실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면 감추기에 급급했고, 나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시간들을 살았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을 좀처럼 마음에 담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시절의 마음을 보듬는 저자의 문장의 결이 곱게 다가오는 에세이다. 놀라운 건!! 글을 읽다 보니 저자가 남자분이셨다는 사실! (고운 문장들이 가득하다고요!)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하루가 다르게 다가오는 요즘, 봄 꽃다발을 선물 받은 듯한 글이었다.

 

뒤척이며 잠들기 편한 자세를 찾는 것처럼

우리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도

편안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생각해요. _54p.

 

우리는 오해를 풀 수 있다는 오해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때론 풀 수 없는 오해가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어떻게든 오해를 풀어 보려고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아간다.

모든 오해를 풀 필요는 없다. 그리고 모든 일이 논리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 당신의 입장에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어떤 것이 누군가에겐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인 경우도 당연하다. 당신이 이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누군가에겐 아주 논리적이고 합리적일 수도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르고, 그렇기에 생각도 다르다. 풀리지 않는 오해에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한다. _81p.

 

우리는 내일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일은 오늘이 되고 어제가 됩니다. 내일도 결국은 지나갈 하루입니다. 그것을 깨닫는 데까지 참 오래도 힘들었습니다. _227p.

 

#서미태 #부크럼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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