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브레인 - 지금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마케팅브레인

 

세종대 경영학과 김지헌 교수의 「마케팅 브레인」 은 시장 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둔 마케팅 방법론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공간이 변화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책이다. 현장 마케터와 기업의 리더를 비롯하여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은 이에게 '가장 먼저 읽어도 좋을 마케팅 책'으로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케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마케팅의 중심 사고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마케팅 브레인」, 소비를 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 '와! 이 기업 마케팅 정말 잘하는데?'라는 생각, 영업당하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특정 제품, 특정 기업의 충성고객이 되어있기도 하지만, 순간 돌아서기도 한다. '마케팅이 뭐길래?' 궁금하지 않은가? 가치 연쇄 모형에 대한 단계들은 쉽게 읽히고 이해가 잘 되고, 조금 더 알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저자는 수없이 많은 마케팅 책 중에서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마케팅의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흔들리지 않는 '마케팅의 본질'을 가슴에 묻어두어야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들을 곡해 없이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을 펼쳤다가 하루도 안되어 읽어낸 경제 관련 마케팅 서적은 지금까지 이 책이 유일했다. '마케팅'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이들이라면 시작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One day or day one, You decide" '언젠가 one day'라고 미룰지 '오늘부터 day one'라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마케팅을 비하하는 사람들이 가끔 "마케팅 그거 사기 아니야?"라고 얘기합니다. 마케팅과 사기의 결정적인 차이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_20p.

 

공유를 대가로 뭔가를 주는 행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유를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디테일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소비자가 작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공유한 것이 아니라는 핑곗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_81p.

 

'공감'이 마케팅의 화두가 된 오늘날,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기업은 소비자의 기능적 혜택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_92p.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케팅의 본질은 '판매'가 아닌 '관계'입니다. _282p.

 

#marketing_brain #김지헌 #경제 #마케팅 #마케팅전략 #브랜드심리학자 #갈매나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목요일은 지나가고 주말은 오니까
안대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목요일은지나가고주말은오니까

 

진심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진심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야기. 분명하고 싶지만 늘 어딘가 언저리에 걸쳐 있는 어정쩡한 마음. 나는 못 지키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요구하게 되는 다짐을 알아서 나는 자꾸 작아진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모두 작아진 마음으로 적은 편지들. 이렇게 애매한 채로, 이도 저도 아닌 태도로, 여기저기 한 발씩 걸친 자세로 스스로에 대한 확신 없이 살아가는 중에 언젠가 다시 작아진 내 마음 앞에 도착하길 바라며 적은 편지다. _프롤로그

 

주 중과 주말의 구분이 조금 여유로운 날과 바쁜 날로 구분되었던 게 언제부터 였더라... 365일 중 아파서 일하지 못하는 며칠을 제외하면 360일 정도를 매일같이 출근하는 삶.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자영업자가 되면 내 시간과 삶이 더 여유로워질 거라 생각했다. 지인들이 카페 영업은 어떻냐고 물어오면, '회사 열심히 다녀!!'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꿈과 현실은 다르다고, 제일 힘든 건 금전적인 부분이겠지만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한 그 공간이 족쇄가 되어 나를 붙들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답도 없는 미로의 시작을 경험하게 될 테니까...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의 이전작을 읽으며 관심 작가로 기억한 안대근의 신작 <목요일은 지나가고 주말은 오니까>는 오은 시인의 추천사로 책을 읽기 전부터 궁금해진 책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일주일의 흐름을 잊고 살았는데 내일이 기대되는 삶, 쉼표가 있는 삶을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일상 사용법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잠시 쉬어가며 삶을 돌아보고 생각해 봐도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마음과 일상의 쉼표가 되어줄 책, 이번 책도 역시 좋다!

 

"당장 눈앞에 닥친 하루하루만 어떻게든 때우다 보면 또 금방 주말이 오지 않을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땐 멀리 보고, 마음이 막막할 땐 앞만 보며 걸으면 된다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앞만 보며 걸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목요일의 나는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사실만 생각하며 살아도 괜찮을 것이다. _16p.

 

언제나 걱정을 하는 나는 늘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_111p.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대답은 '괜찮아서요'였다. 그러니 '괜찮아서요'부터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억지로 혼자가 될 필요가 있다는 강요가 아니라, 혼자이고 싶지만 두려운 사람이나 혼자여야 함에도 자꾸만 솟아나는 불안 때문에 혼자가 되지 못하는 우리는, '더 좋아서요' '더 의미 있어서요'가 아니라 그저 '괜찮아서요'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_115~116p.

 

"월요일의 미련도, 화요일의 불안도, 수요일의 고민도

사이좋게 목요일로 모인다. 기지개를 켜면 금요일이 되고

그토록 기다렸던 주말이 찾아올 것이다." _오은 시인 강력 추천

 

#안대근 #에세이 #허밍버드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 영화와 요리가 만드는 연결의 순간들
이은선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착해지는기분이들어

 

'정성껏'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내게 음식과 요리는 일상적인 행위인 동시에 사람과 삶을 한층 더 정성껏 바라보게 하는 대상이었다. ... (중략)...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취할 때의 마음을 구별하게 한다. 한 그릇의 요리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_9p.

 

최근 들어 몸이 좋지 않아 책 읽기도 여의치 않은 몇 주를 보내던 차였다. <스크린>,<무비위크>, 중앙일보<magazine M>의 취재기자를 거쳐 프리랜서 영화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이은선이 이야기하는 영화와 요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시각을 조금 더 따스하고 내밀하게 생각하고 보게 된다. '어! 분명 봤던 영화인데, 이런 부분이 있었나?' 싶은 영화도 있고 관심이 가는 영화도 생겨 리스트업 해보기도 해보기도 했다. 음식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하지만, 영화는 개인 취향에 따라 그 편차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음식과 영화가 이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감탄에 감탄을 하며 책장을 아끼며 넘기게 된다.)

 

전염병의 시대는 언제나 우리를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줄까? 좋은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끼는 여운을 느껴보고 싶다. 나를 위해, 또는 누군가를 위해 정성을 들인 요리는 일상을 가꾸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만큼, 영화는 우리의 영혼을 위해 꼭 필요한 평생의 친구가 아닐까? '영화와 요리에서 발견한 매일을 지탱하는 순간의 온기' 따스하고 매력 가득 한 글이다.

 

전염병의 시대가 모든 것을 바꿨다. 영화관을 찾는 일일 관객 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충격적 수치로 연일 바닥을 쳤다.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공공시설마저 하나둘 문을 닫는 시기에 전 세계의 영화관들은 대책 없이 휘청였다. 그 안에서 누려왔던 '공통의 경험'이라는 말은 무색하게 느껴졌다. _64p.

 

2020년에 내가 무엇을 가장 크게 잃었는지 생각해 봤다.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마음과 시야의 크 기를 압도적으로 잃었다. 살아가는 이상 사회적 배경과 주변의 관계들을 말끔하게 제외한 ‘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자꾸 ‘나’만 생각했다. 폭삭 주저앉으려는 산업 안에서 공포를 느낀 나, 1인 가구의 경제적 위기를 실감하는 나, 작아지는 나, 고립을 자처하는 나, 나, 나. 그러나 기실 이런 자의식은 그저 방어기제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닐 것이다. _69p.

 

 

인생에는 단맛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운 순간들을 맞이할 때, 피로가 몸과 마음을 지배하려 할 때 즉각적인 처방전으로 이보다 유용한 건 찾기 어렵다. _80p.

 

스스로 돌봄에 있어 대충은 안 된다. 취향 때문에 식은 음식을 선호할 순 있어도, 누군가가 '차가운 국을 내놔도 언제나 불평 없는 사람'으로 나를 대하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자존감을 지키는 비결은 결국 아주 사소한 선택들이 만들어낸다고 나는 믿는다. _206p.

 

#이은선 #에세이 #책수집가7기 #아르테 #arte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1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와인에몹시진심입니다만

 

이 책은 와인교에 귀의한 한 사내의 좌충우돌 신앙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담고 있다. 첫 만남의 그 신비로운 체험에서 시작해 고진 박해(아내의 등짝 스매싱)와 경제적 어려움(가산 탕진)을 이겨내며 자신의 믿음을 견지하는 신실한 성도의 모습을 거짓 없이 유쾌하게 그려낸다. ... (중략)... 이미 신을 영접한 이들에게는 이 책이 훌륭한 간증서가 될 것이며, 이제 갓 신도가 된 이들에게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안내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_12p.

 

정확히 2015년 9월 6일부터 와인을 좋아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누군가(무언가)를 좋아할 때, '나는 몇 월 며칠부터 그 사람(물건)을 좋아할 거야'라고 결심하지는 않는다. 좋아한다는 것은 일종의 돌발 사고다. 열대 섬에서 몰려오는 태풍처럼, 그 순간은 예기치 않게 다가온다. _17p.

 

사회 초년생 시절 비서실에 근무하던 몇 년 동안 음식, 와인들을 경험해볼 기회가 많았다. 다양하게 꽤 많은 와인을 마셨던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거라곤 지독한 숙취로 인한 술병. 워낙 알코올 해독을 못하는 체질이다 보니 레드와인을 마신 날이면 다음날 거의 초죽음 상태였고 그나마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은 몇 잔 마시는 정도였는데, 이 지경이다 보니 레드와인은 마시기 전에 겁부터 내다보니 향을 음미하고 뭐, 이런 건 상상도 못했....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입맛에 맞는 스파클링 와인은 몇 병씩 쟁여두고 홀짝거리는 정도가 되었고, 레드 와인도 한 잔 정도는 천천히 마셔도 무리가 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와인을 마신 날, 안 마신 날, 어느 날이 기분 더 기분 좋겠는가."

 

전문가의 글이었다면 궁금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덕통사고처럼 닥친 와인과의 만남, 정확하게 와인을 좋아하게 된 날을 정확히 기억하며 정가에 속지 않는 와인 구매법, 직접 마셔보고 추천하는 가성비 와인 추천, 와인을 그에 맞는 와인잔에 마셔야 하는 이유 등등 와인을 알지 못했던 사람이 와인에 빠져들기까지의 이야기는 와인이 궁금한 초심자도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들도 모두를 설레게 할 와인 에세이다.

 

"대한민국 와인 애호가들이여!

언제까지 호구로 살 텐가."

 

○ 와인 정가에 속지 않는 법

○ 가성비 와인 리스트

○ 와인에 맞는 안주 고르기

○ 와인 잔 선택하는 법

○ 와인 더 맛있게 마시는 꿀팁

○ 상황별 추천 와인 리스트

○ 와인 직구하기

○ 와인 라벨 읽는 법

○ 와인 평론가 점수 참고법

 

온도에 따라 변하는 와인의 풍미는 마치 꽃봉오리와도 같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꽃잎을 닫아서 꼭 움츠리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꽃잎이 너무 벌어져 상쾌함과 생기가 떨어진다. 이런 건 백날 말로 설명해 봐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_91p.

 

재구매로 이어지는 와인의 최저 가격대는 마트 할인가로 대략 2만 원 언저리였다. '이 와인 꽤 괜찮은데? 다시 마셔볼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최저 가격대라고나 할까. 그렇게 재구매로 이어진 2만 원 언저리 와인 중 TOP5를 골랐다. 혹시 광고 아니냐고? 제안이나 한번 받아 봤으면 좋겠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부 내 돈 내고 마신 후 맘에 들어 다시 사 마신 와인들이니 걱정 놓으시라. _94~95p.

 

이 와인을 '감바스 알 아히요'에 곁들이면 막걸리와 파전 생각이 순식간에 삭제된다. _279p.

 

와인 글을 연재하던 기간에 국내 와인 소비는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의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43% 상승하고, 롯데마트는 63% 늘었다고 한다. 이게 다 내 와인 글 때문이면 좋겠지만, 와인 업계 관계자로부터 거의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내 글과는 인과관계나 상관관계가 약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나는 언제든 연락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_302p.

 

#임승수 #에세이 #방구석와인생활 #와인에세이 #수오서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
루 버니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기억이란 강물과 같아서 시간이 갈수록 그 줄기가 가늘어지는 걸까, 아니면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집과 같아서 점점 방의 수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결코 떠날 수 없는 단 하나의 방만 남게 되는 걸까?

...(중략)...

왜 그들은 와이엇이 아니라 테레사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이 아니라 오말리를 죽였을까? 왜 멜로디와 칼린. 그립과 빙엄씨를 죽였을까? 왜 와이엇은 아니었을까? 어째서, 모두를 죽이고, 목격자를 살려둔 것일까?

말이 되지 않는다. 와이엇은 그 범인들을 알지 못했다.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이었다.

결코 답을 알수 없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와이엇은 오래전 그 물음을 멈추었다. 멈추려 애썼다.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_174~175

 

 

 

사고로 친구들을 다 잃고 혼자 살아남았던 와이엇, ‘왜 난 여기 이렇게 살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죽은 거죠?’ 그가 고향을 떠나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사건 현장을 마주하게 되며 그 순간들을 되짚어간다. 비슷한 시기, 오클라호마의 지역 박람회에서 사라진 아름다운 소녀, 사라진 언니의 행적을 쫓는 줄리애나의 간절함은 그녀의 희망을 믿고 싶어지게 한다.

 

 

사실 초반이 지루하게 느껴졌던 건 세세한 묘사로 길어지는 문장들이 사건의 원인을 빨리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등장하는 두 남녀가 어떻게든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포인트에도 집중하게 돼서 더 길게 느껴졌는지도, 중반? 이후 어쩌면 이 둘은 전혀 접점이 없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인가 보다 하고 읽게 된다. (이게 포인트!) 그동안 읽어왔던 추리하며 읽는 미스터리 소설방식으로 읽기보다 그저 이야기의 두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 흐르듯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초중반의 진입장벽을 지나면 그제서야 문장의 섬세함들이 스며들듯 다가온다. (앞으로 다시 돌아가 읽기 시작한 건 안 비밀!)

 

 

와이엇과 줄리애나의 시간은 남겨진 이들의 죄책감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삶을 살았던 이들은 26년이 지나 진실을 마주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기억이란 강물과 같아서 시간이 갈수록 그 줄기가 가늘어지는 걸까, 아니면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집과 같아서 점점 방의 수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결코 떠날 수 없는 단 하나의 방만 남게 되는 걸까?

그건 이 세상을 사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참담한 운명일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방에서 생을 마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_174p.

 

 

“인생을 살다 보면 이제 와 돌아봤을 때 전혀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죠.”_263p.

 

 

부상을 입은 상태임에도 그는 꽤 멀끔했다. 미소 또한 멋있었다. 줄리애나는 그의 두 눈이 흥미로웠다. 그의 미소와 일치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언가가.

“생명엔 지장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고는 열상 단면부에 마취약을 서서히 주입했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전 와이엇이에요.”

“줄리애나요.”

...(중략)...

만나는 모든 여자들이 어딘가 모르게 테레사와 닮은 것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지만. 이 간호사 역시 어딘가 모르게, 희미하게 테레사를 닮았다. 그녀와 똑같은, 치밀하고 겹겹이 짜인 무언가를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와이엇은 예감했다. 이 간호사 역시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은 부류라는 것을 말이다. _ 299~307p.

 

 

단순하고도 바보 같은 행복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와이엇은 그 행복의 현장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 벽에 가로막혀 혼자만의 공간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기분이었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온기는 전달되지 않는 특별한 유리 벽. 전에도 느낀 적이 있었다. 타닥거리는 모닥불 주위로 가족들이 한데 모여있는 사진을 바라보는 기분. 모닥불은 사진 속 사람들에게는 온기를 주지만, 사진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그 온기가 전달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절대 그 온기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_390~391p.

 

 

답은 없다. 그는 깨달았다. 아니, 답은 있지만, 이것이다 싶은 것이 없는 것이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테지. 와이엇은 선택해야 한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 _538p.

 

 

긴 세월 동안 그녀는 오로지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 이의 인생만을 마음에 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부터는 지금, 이곳에서의 일만 마음에 담으며 살기로 결정했다. _541p.

 

"이제 어떻게 되는 게냐?"

그가 말했다.

와이엇도 알 수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뭐든, 누가 알겠는가? _547p.

 

 

 

#북클럽피오나

#오래전멀리사라져버린 #루버니 #박영인 #네버모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book #lamy #사파리오리진 #테라레드 #사파리오리진테라레드 #독서노트 #필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