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 - 생활견 키키와 반려인 진아의
임진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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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오늘의단어


키키와 진아는 함께인 시간이 소중하기에 하루를 성실히 관찰합니다. 어제는 어떤 단어가 머물렀을까, 오늘 우리에게 다가온 단어는 무엇일까 신경 씁니다. 같은 하루가 주어져도 같은 하루를 살지 않습니다. 각자의 계절에는 서로를 닮은 분위기가 담겨 있을 뿐이지요. 키키와 진아, 둘의 단어들을 통해 사계절을 만나주세요. 그리고 오늘의 계절을 바라봐 주세요. 내일은 어떤 모양일지 상상하면서요. _6~7p.


"오늘은 어떤 단어를 골라볼까?"

오늘의 단어를 찾아 떠나는 작은 모험


『오늘의 단어』는 2020년 시(詩) 큐레이션 앱 '시요일'에 연재했던 만화 「키키의 산책 - 우리가 아는 단어」와 새로운 만화와 짧은 글을 추가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생활견 키키와 반려인 진아가 사계절, 오늘의 단어를 찾아가며 적어내려간 이야기들은 그저 매일 같게만 느껴지던 일상을 한 번쯤 돌아보고 생각하게 된다.


여름의 단어, 가을의 단어, 겨울의 단어, 봄의 단어 계절 순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앗! 이건!!!' 하는 페이지를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단어와 마음에 닿는 문장들을 독서노트에 옮기고 생활 속 내가 떠올리는 단어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루의 빈칸을 채워가듯 작은 기쁨을 위해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쌓여, 일상이 계절이 되고 계절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오늘의 단어』는 마음이 몽글해지는 기분이 들어 문득문득 펼쳐보고 싶은 책, 오늘 나의 단어는 무엇일까?


과일을 마주할 때 느껴.

'드디어 여름이 왔구나' 하고.

좋아하는 과일을 질릴 때까지 먹고 싶지만

계절은 질릴 시간을 주지 않지.

그러니까 부지런히 먹어야 해!

챙겨야 할 게 참 많은 계절. _ #과일


매실은 다음 계절의 나에게 보내는 선물! _ #여름의과일


'다음'은 꼭 '아직'을 닮은 단어 같아. _ #다음에할까


나는 자신의 색을 그저 놓아버리는 단풍 색이 좋아.

여름 내내 푸르던 색에서 많은 걸 체념한 듯한 색. _ #단풍색


매일 찾아오는 밤은 나를 위해 쓰는 시간 _ #밤


#임진아 #그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추천 #창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문장필사 #코즈모갤러리 #FLIP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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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3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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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땅의역사3



책을 쓴 나 자신과 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독자분들의 몸과 영혼, 물질적 토대와 정신적 기반을 규정하고 있는 역사 이야기다. 그런데 이 책은 수험서로는 불량하고 교양서로는 불온하다. 이 땅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잔뜩 삐뚤어진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땅의 역사』는 조선일보에 '박종인의 땅의 역사'를 연재 중이기도 하다. <TV조선>에 같은 제목의 역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잊히고 은폐된 역사를 발굴해 바로잡아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서재필 언론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0년차 베테랑 여행문화 전문기자 박종인의 '직시하는 사실의 역사만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집필해 온 그의 글을 땅의 역사 시리즈로 읽어볼 수 있다.


『땅의 역사』 1. 소인배와 대인배들

『땅의 역사』 2. 치욕의 역사, 명예의 역사

『땅의 역사』 3. 군상 ;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4. 진실과 비밀


<땅의 역사 3.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왜곡되고 은폐되어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는 '군상의 민낯'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오랜 시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승자를 위한 역사, 패자는 말이 없다는 말은 역사의 기록에 제일 크게 반영되지 않을까?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사람이 사는 방식은 비슷하고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에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각기 다른 선택과 행동으로 다양한 갈래로 발전되어 왔고 살아가고 있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땅의 역사 세 번째 이야기는 각자의 삶으로 역사가 된 이들의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고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사실 역사엔 젬병이고, 시대순으로 알자니 복잡하고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서평단 활동을 하며 우연히 읽게 된 <땅의 역사>를 읽으며 이렇게 흥미롭게 역사 이야기를 통해 공부했더라면 손놓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려운 시기를 회피하지 않고 선택하고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 오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아닐까? 역사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면 일독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듬해까지 사람들이 "강빈이 소현세자의 배필이었으니 전하의 자식"이라며 안타까워하자 인조가 이렇게 말했다. "개새끼 같은 것을 억지로 임금 자식이라고 칭하는구나!"(1946년 2월 9일 「인조실록」) 구추, 개새끼. 인조는 며느리를 개새끼'라고 불렀다. 실록에 유일무이하게 등장하는 '개새끼'다. _107~108p.


한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에 희생되는 시대에, 그 공동체의 많은 무리는 자유를 택하고 공동체를 택했다. 그 엄혹한 시대가 100년이 갓 넘은 20세기 초에 있었다. 지금 우리는 그로부터 불과 100년 뒤 미래에 산다. _189p.


#땅의역사 #땅의역사_군상 #박종인 #역사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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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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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달러구트꿈백화점2


"손님, 마음에 드는 꿈을 찾지 못하셨나요?"

"네, 오늘은 어쩐지 꿈을 안 꾸고 자도 좋을 것 같아서요."

(···) "손님, 꿈 백화점은 항상 여기 있을 거예요." _287p.


잠이 들어야 입장할 수 있는 마을, 그중에서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인기 있는 매장이다. 꿈 백화점이라는 독특한 소재,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는 입사 1년 차가 된 페니가 연봉협상을 하고 컴퍼니 구역의 출입증을 받게 된다. 이 출입증으로 '민원관리국'이 있는 출근 열차 탑승이 가능하게 되면서, 달러구트를 떠난 단골손님의 민원을 해결해보라는 업무를 받게 되는데... 한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단골이었던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꿈꾸는 자체가 고통스럽다.',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의문 가득한 민원을 제시한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페니는 단골손님을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이전보다 성장한 듯 느껴지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성장과 다양한 사연은 '꿈'을 꾸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큰 행사를 준비 중인 달러구트와 꿈 제작자들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 등 전편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가독성 있게 넘겼던 페이지, 영상으로 만들어져도 너무나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건 나뿐이었을까? 소문난 책에 읽을거리 있다더니, 그랬네 그랬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따스함, 위트, 아껴읽고 싶은 글.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고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요? 어른들을 위한 힐링 판타지가 여기 있습니다. (다음 시즌 작품도 기다리게 됩니다!)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페니는 막연히 올해도 작년과 같은 한 해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웨더 아주머니가 시키는 일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신입사원이라는 무적의 방패 뒤에 숨으면 어떻게든 해결되던 일들도 더는 기대해선 안 될 뿐만 아니라, 모태일처럼 자신만의 게획이 있는 직원과는 점점 격차가 벌어질게 뻔했다. _31p.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다른 사람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폐 끼치지 않고 사회에 스며들어 자립하는 것이 최선인 사람? 가족들의 짐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게 내 남은 인생의 최선일까..... 최선의 기준이 이렇게 당연한 수준까지 내려올 줄은 몰랐다. _94p.


친절한 척하는 건 쉽다. 사려 깊고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척, 아이와 동물을 사랑하는 척하는 것도 그들에겐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꼬드겨서 수급비를 교묘하게 빼돌려도 그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눈먼 돈을 영리하게 챙겼을 분위기 때문에 죄의식은 전혀 없었다. _198p.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뿐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_246p.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_278p.


#달러구트꿈백화점 #이미예 #팩토리나인 #단골손님을찾습니다 #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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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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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의무섭고애처로운환자들


범죄자이자 정신질환자라는 이중 굴레에 갇힌

어느 '무섭고 안타까운'사람들에 관하여


꽤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왜 범죄자를 치료하는 데 우리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솔직히 나도 예전엔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환자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들에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치료는 범법 정신질환자 개개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결국 재범 방지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의 깊이를 감히 헤아리긴 어렵지만 '재범을 막는 일'은 대개의 피해자가 원하는 일일 테고, 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_31p.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차승민, 공무원 의사로 워라밸을 누리며 살 줄 알았지만 매일 170명에 육박하는 범법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주치의로 4년간 일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치료감호소'로 널리 알려진 국립법무병원의 내부 이야기를 담은 첫 대중서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는 감형의 대상이 될까? 강력한 범죄일수록 '정신병'이라는 꼬리표가 하나씩 붙는 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 걸까? 정신질환 범죄자들은 국립범무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 그동안 어떠한 사레들이 있어왔는지를 읽으며 정신질환자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들을 대변하거나, 그들을 불쌍하게 봐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국립법무병원에 오기까지 겪었던 정신질환의 증상이나,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냥 범죄자라고 사회에서 제대로 된 조치 없이 방치되고 비난받는다면 이들은 분명히 또 다른 사건 사고의 주인공이 될 것며, 그렇기에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을 왜 사회에서 치료해야 하는지, '무섭고 안타까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을 안내해 줄 것이다.


"그들은 사건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피해자다."


이 책은 범죄자를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에서 쓰이지 않았다. 이 책의 진정한 힘은, 범죄에 대한 처벌과 그 사람이 앓는 질병에 대한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차분한 설득에 있다. _ #이다혜 작가


이곳에 수용된 환자들은 너무도 분명한 범죄 가해자다. 그들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들은 대개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 피해자를 위해서는 죗값을 치르는 일이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죗값'을 치르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의지나 계획에 의해서가 아닌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자신이 한 일의 의막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을 교도소에 가둔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그보다는 치료가 우선이다. 자신이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명확이 인식하고 난 다음에야 참회와 반성, 처벌이 가능하다. _22~23p.


국립법무병원에는 조현병 환자 비율이 높다. 세상을 놀라게 한 강력 범죄자도 있지만 경범죄자도 상당히 많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제대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내 앞에 앉아 있지 않았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든다. 조현병 환자가 치료받지 않았을 때 증상의 끝에서 만나는 것이 범죄다. 모든 범죄는 그것이 가볍든 그렇지 않든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막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들이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다. _181p.


#차승민 #치료감호소정신과의사 #아몬드 #정신질환과범죄이야기 #인문에세이 #에세이 #추천도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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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유희경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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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세상어딘가에하나쯤


조용히 반복되는 중에도 서점의 매일은, 하루는, 미묘하게 다른 일들로 부산하다. 어쩌면 당연하다. 수백 년 전에 쓰인 책과 바로 어제 출간된 책이 나란히 놓여 있다. 유통기한 없음. 그것 스스로 소멸되지 않는 한, 제아무리 철 지난 사유일지라도 책은 썩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172p.


시인,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서점 지기인 유희경 작가의 산문집. 시집 서점의 소식은 sns를 통해 알고 있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동네 책방 리스트에도 살포시 올라있는 서점이었는데, 지금은 혜화동으로 옮겨 영업 중이라고 한다. 책방을, 전문분야인 시집만을 판매하면서 6년 차 서점 지기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자의 글은, 때로 홀로 매장을 지키며 손님을 기다리던 서울에서의 자영업자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설렘, 시간이 흐르며 매달 월세 걱정, 임대차 계약 연장을 하면서 보증금을 올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 결국 턱없는 월세와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서울 매장은 급하게 영업을 종료했지만 힘들었던 시기였음에도 찾아와주고 함께 걱정해 주는 이들과의 시간이 있어 힘듦보단 행복한 추억이 많았던 장소로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했다. 유희경 작가의 산문을 읽으며, 그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의 생각이 참 많이 나기도 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찾아오는 이들과 함께한 기록들은, 때론 일기 같고 때론 시 같은 문장을 읽으며 더욱 궁금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동양 서림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 빼꼼히 방문하고픈 마음이 든다. 조근조근한 수다 같은 저자의 글에 고개를 끄덕끄덕, 추억 팔이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고, 서점의 계절을 함께 한듯한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쭈욱~ 시집 서점 지기로 남아주시기를...


매일매일의 계절 매일매일의 날씨 속을 걸어가는 매일매일의 사람들. 많은 것들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살피면 무엇 하나 같은 게 없이 매번 다르다. _20p.


책을 읽는 사람은 책과의 말 없는 대화에 몰두하는 존재이다. 그들은 책장 앞에서 잠시 사라져버린다. 오직 책의 세게에 자신의 전 존재를 위탁하기 때문에. 현실의 감각은 닫히고 텍스트가 인도하는 책 속의 세게에 깊이깊이 파묻히고 만다. 그런 순간은 아무도 방해해선 안된다. _35~36p.


책장의 시간, 책상의 시간,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서점을 하려는 사람도, 서점을 찾으려는 사람도 제일 먼저 그려보게 되는 시간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서점에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_ 99p.


당신의 계절은 언제 오는가. (···) 그렇게, 문득 온다. 계절은. _176p.


#유희경 #유희경산문집 #달 #위트앤시니컬 #시집서점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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