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에 후회하지 않는 30대 인생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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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장을 정리하다 발견한 자기계발서중 한권.  아마도 이십대후반, 삼십대 나의 막막한 미래를 조금은 두려워하며 준비하고자 구입했던 책이었던것 같다.  4년이 흐른 지금에야 꺼내들게 된 책이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 그리고 답답함까지 정말 시원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을 왜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을까?

 

'마츠바라 준코' 그녀는 자신이 30대에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의 지나온 30대를 살아가는 후배 여성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고자 한다.  젊다는 것에 있어서 20대와 30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대를 전체인생의 '리허설'이라고 한다면 30대는 '본무대'가 펼쳐지는 시기라고 한다.  미묘한 나이 30대. 그 미묘한 30대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결정된다고한다.

 

아마도 삼십대 미혼여성의 제일 큰 고민은 '결혼' 이 아닐까?  서른이 넘어가게되면 주변에서 불안해들 한다.  왜 안가는지? 못가는 건지? 등등 관심들도 많아주신다.  내나이 또래, 또는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드는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 결혼, 앞으로 해야할 일<진로> 이 두가지가 대부분 인것 같다.  나이가 들고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짝을 찾아 결혼하니 나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있는 반면, 결혼도 해야겠지만 나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다.  또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새로운 탈출구를 결혼으로 생각하는 여성들도 많은것 같다.  하지만 과연 인생의 탈출구 라는게 있을까?  '결혼'이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탈출구가 될까? 

이제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자신에게 똑바로 물어보아야 한다.  정말로 결혼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그렇게 하니까?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서? 혼자 있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행복할 것 같아서? 아이를 갖고 싶어서? 일이 지겨워서? 지금의 생활이 지겨워서? 생활을 바꾸고 싶어서? 고민 끝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점이 '결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앞으로는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살아야 한다. 자신에게 그럴듯한 변명을 갖다 붙이는 짓은 집어치우고 결혼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다. -p017

 

기억해두자.  인생은 결혼, 아이, 돈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0대에는 진정한 의미의 현명함을 익혀야 할 시기다. -p027

 

이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내심 초조했었다.  삼십대 나의 모습들에 대해 막연한 생각이나 꿈만 꾸어왔던것 같다.  아직도 허황된 꿈만을 쫒고 있는건 아닌지 그로 인해서 지금 현재를 바로 보고 있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취미로 비즈를 시작했다가 자격증을 취득해두어도 좋겠다 싶어서 강사준비도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니 싫증도나고 어려워져서 포기했다.  그 이후 손뜨개에 재능이 있는것 같아 책이며,실이며, 제도반과정까지 수강해가며 열의를 불태우며 나도 무엇인가를 해보고자 했지만 그것도 어느새 시들해져 지금은 2~3년째 그냥 묵혀만 두고있다.  지금도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클래식 기타'도 언젠간 꼭 배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시도하고, 생각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즐기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 질 수 있는것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이 순수한 열정만으론 현실을 살아가기 어렵기에 '수익'으로도 연관지어지다 보니 잦은 마음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것 같다.  이젠 슬슬 불안해진다.  이러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채 40대가 되는건 아닐지...솔직히 겁도 난다.

30대의 10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그 10년 동안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가 하지 못하는가에 따라 후반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소박하게 주변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길을 원하는지, 아니면 외로워도 다소 다르게 사는 것을 즐기는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중략...당신의 인생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해볼 때,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는 인생이었는가.  '이대로 살다 죽는 거야'라는데 한 표 던질 것인가.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당신이 미리 포기해버린 것은 아닌가. 그것이 정녕 내가 원했던 것인가.  지금 그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내 자신을 속인다면, 중년이 된 뒤 크게 벗어나버린 궤도를 수정하려 들때 훨씬 더 힘이 들게 된다. -p031

 

저금을 하려거든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  아직도 미래의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나 영화감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반복해 말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돈을 쫓아다니기 시작하면 인생은 그것으로 끝난다.  생활하는 데 급급한 인생을 살 것인가?  세상에 태어난 특권을 누리면서 인생을 즐길 것인가?  당신이 선택할 몫이다. -p112-113

 

한장 한장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다.  삼십대 여성이 나 자신, 사회, 가정, 대인관계 등 여러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들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는것 같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 건 앞으로도 나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적으로 많은 위안과 도움을 겪려를 받은것 같아서 든든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건지, 난 어디쯤인 것인지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다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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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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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의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아마도 고교졸업 쯤이었던 것 같다.  순정만화를 비롯하여 이쁜 만화만을 보다가 우연히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되었다. 이쁘지도 멋지거나 잘생긴 그림도 아니었지만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고 할까?  그렇게 만난 캐릭터가 '신뽀리'였다.  지금은 가끔 광수본인도 만화에 등장하지만 그땐 그의 작품 중인공은 '신뽀리'였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비판이 그당시에도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그의 감각도 함께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것일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들었던 <참 서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읽어지지가 않아서 2~3번인가 읽기를 시도하다가 결국 내려놓았다.  아마도 조금은 빽빽한 여백없는 공간이 광수답지 않다는 생각에서 였을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광수라는 작가에 대한 저 밑바닥의 어떤 편견이 그 책을 더 읽지 못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광수아저씨의 책은 영원히 안녕인가~" 하고 생각하던 즈음~

 

<악마의 백과사전> 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광수의 뿔난 생각' 책표지는 빨간 양장 백과사전같이 생겼고 금박으로 새긴 글씨와 뿔도 귀엽게 두개가 자리잡고 있다.  얼마나 악마적인 생각을...^^  하지만 책의 띠지에 둘러있던

나는 인생이 끝나는 순간에,

이렇게 말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요 문구가 책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걸 살짝 예고해주는 것 같았다.  인생이 끝나는 순간 나는 과연 어떤말을 하게 될까?  지금의 나의 생활들로 보자면 나에게 딱 맞는 저 문구 때문에 더욱 콕콕...가슴을 후벼팠던 짧은글.  그럼 이 책엔 인생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걸까?  후회하지 않을수 있는 방법같은? 

 

까만 종이에 <악마의 속삭임>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정말 내가 금지된 곳을 몰래 방문하는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친구가 내게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얘기하며 비밀을 털어놓았다.'  이때의 다양한 대처방법들, 그러나 절대 평범하지 않다. 일상적이지만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은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악마의 속삭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악마의 백과사전>은 일반 사전처럼 'ㄱ'~'ㅎ'까지 차례대로 진행되며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이나 단어에 대해 사전적인 의미와 작가가 생각하는 바를 함께 담고있다.

 

문득 책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책'에 대한 정의가 궁금해졌다

책 冊 book

(명사)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만든 물건,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감정,지식,사상 등을 글 또는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놓은 것.

광수생각 - 글자를 깨알같이 수놓은 수면제. 그밖에도 베개, 라면냄비 받침대, 화가 날 때 돌멩이나 야구공 대신, 처음 만난 여인에게는 유식함을 나타내는 액세서리로, 아무튼 종이로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용도가 다양한 물건이다.  하지만 역시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제일 좋은것. -242

실제로 책의 용도는 다양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사전적 정의를 해보고자 했다는 생각이 독특하고 기발한것 같다.  주변의 사물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살면서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어쩌면 죽는 그 순간 후회할지도 모르는 것들을 단어로, 사전형태로 나열하고 있다.

 

궂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지 않아도 좋다.  편안하게 손에 잡히는 대로 원하는 부분부터 펼쳐 읽어도 좋다.  하지만 그냥 한두장씩 읽어가다보면 어느덧 그 글의 깊이에 젖어들고 만다.  재미도 있으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뿔난 광수작가의 <악마의 백과사전>.  책의 띠지에 둘러져있던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이 문구는 마지막 장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한줄의 문장에 다 담겨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알고있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내것이 될 수 없고, 많이 행동한다해도 생각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이 두가지가 적절히 내 의지대로 실행되었을때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만 복잡하다면 <악마의 백과사전> 과 함께 뿔난생각을 함께 해보시는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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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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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제목이 너무나 눈길을 끌어 다른 책표지 글들은 눈이 좀 적응된 후에야 들어왔다.  <임신 캘린더> 어? 이걸 왜 내게?  하며 가우뚱 하며 책표지며 작가프로필을 보니 책의 제목 책속 단편 제목중 하나였던 것이다.  나도 보유중인 도서인 <박사를 사랑한 수식>의 오가와 요코의 또 다른 작품.  그녀의 책은 <임신 캘린더>가 처음으로 읽게 되는 소설이라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다. 
 

"투명한 악몽처럼 오싹한 세 편의 소설이다."

 

책표지 이 한줄의 문구가 약간 망설이게 했다.  워낙 공포물이나 잔혹스릴러와는 담을 쌓고 있는지라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안의 내용을 휘릭~ 들춰보았는데 그런 내용들은 아닌것 같다.  "그럼 무슨 내용이지?" 더욱 궁금해진 책의 내용.  책은 세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임신 캘린더/ 기숙사 / 해질녘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

 

임신 캘린더/

임신을  한 언니, 여동생, 형부 이 세명이 주요인물이며 임신을 한 언니의 심리상태를 보는 동생을 화자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일상적으로 알고있는 '임신' 하면 두가지가 떠오른다.  모든 이들의 축하를 받는 축복받는 임신,  축하받지 못하는 임신.   <임신 캘린더>에서 임산부인 언니의 심리는 임신을 타인의 일인것처럼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몸에서 자라는 새 생명을 '생물'이라 지칭하기에 이른다. 

 

 "이 안에서 제멋대로 쑥쑥 자라고 있는 생물이 내 아이라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안 가.  추상적이고 막연하고, 그런데도 절대적이어서 도망칠 수 없어.  아침에 눈을 뜨기 전, 깊은 잠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도중에, 입덧과 M병원과 이 남산 같은 배, 그런 것 모두가 마치 환영인 것만 같은 순간이 있어.  그 순간, 에이 다 꿈이었잖아 하면서 기분이 후련해져.  그런데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내 배를 보면 다시 우울해지는 거야.  아아, 내가 이 아기와의 만남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 수 있어." -64  '

 

어쩌면 '임신' 어쩌면 당사자에게도 축하받을일 만은 아닌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이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연이 기혼자의 임신은 '축하받는 일' 이라고 각인 된건 아닐까?  "추상적이고 막연하고, 그런데도 절대적이엇 도망칠 수 없어." 언니가 임신에 대해 표현한 말이 처음엔 '뭐 이런사람이 있지? 싶었지만 그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왠지 그럴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모의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여자의 심리에 대해 날카로울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한 작가 임신에 대한 새로운 작가의 시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임신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중인 언니에게도 임신이란 2년간의 기초 체온표의 변화, 입덧으로 음식을 멀리해야하는 요인이며, 초음파를 통해 볼 수 있는 사진이다.

 

이런 언니를 곁에서 보살피는 동생의 무던함도 눈여겨볼만 했다.  언니의 심한 입덧에도 무엇이든 먹이고자 노력하고 집안에서 나는 음식냄새를 괴로워하자 정원에서 밥을 먹는다.  절대 반항하지 않는 동생.  그저 언니 옆에 있어주며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그리고 언니의 남편도 아내의 임신을 방관? 지켜보는 제 3자 같다.  설레임도, 거부반응도 없지만 아내의 기분이나 몸상태에 대해 새로운 상황이 되면 조용히 있는것으로 상황을 대처한다.  임신이란게 뭔지 알기나 하는걸까?

 

등장인물 누구도 생명의 존엄이나 부모가 되는 기쁨, 책임감, 아이의 장래에 대한 희망이나 현실감을 볼 수 없다.  어쩌면 우린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기보존이나 종족의 보존은 생물의 본능이라고 배웠지만 우린 본능적인 행동에서 점차멀어지고 있다.  태어난 아기들은 다 이쁘다.  그 아기들을 이뻐 할 줄은 알지만 막상 한 생명을 책임지고 키워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큰 것 같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투명한 악몽 처럼 오싹한' 감정을 얼핏 알 것도 같다. 

 

책에는 세편의 단편에 세명의 여자들이 등장한다.  세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여자들의 느낌은 책 표지 짧은 한줄로 표현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때가되면 찾아올 기다림의 끝.  출산, 멀리 떠난 남편과의 재회, 결혼은 어쩌면 여자에게 인생을 살면서 한번은 거쳐야 하는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낯설고 두려운 미지의 세계.  저 편엔 미래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늘 도사리고 있다.  그 끝을 보기 전까진  미래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늘 곁에 있는것 아닐까? 

한번 읽었을때는 '뭐지?' 했던 책의 내용이 두번 읽었을때 곁에 살짝 와 닿았다.  하지만 아직도 정리 되지 않은 듯한 약간의 혼란스러움과 그 무엇이 여운으로 계속 남아있다.  이 책으로 인해 <박사를 사랑한 수식>이 궁금해졌다.  과연 그 책에선 작가의 어떤 글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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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엔젤 - 스탈린의 비밀노트,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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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엔 워낙 관심도 없었지만 5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두께와 먼저 읽은 지인이 자기에게는 약간 별로였다는 말에 책장에서 한달을 넘게 방치해두었던 아이.  릴레이 도서로 돌아가는 책이어서 더 지체되면 안되겠기에 주말을 이용해 읽기 시작했다. <당신들의 조국>, <폼페이>에 이어 세번째로 만나는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 앞의 두작품도 좋았지만 <아크엔젤> 단연 최고라 손꼽고 싶다.   '아크엔젤' 이 내포하고 있는 두가지 뜻과 부제인 '스탈린의 비밀노트' 이 두가지 만으로도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했던것 같다. 

 

아크엔젤

1. 대천사. 구품 천사 중 한 천사로 국가 통치자의 보호와 특별한 사명을 전달한다.

2. 러시아 북부 백해에 위치한 항구도시. 스탈린의 비밀 노트가 가리키는 종착점. 


 

이야기의 시작은 라파바라는 노인이 한 사학자에게 스탈린이 죽음에 직면했을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시작한다.  그리고 '스탈린의 비밀노트'에 대한 단서만 흘린채 사라져 버린 노인... 과연 '스탈린의 노트'는 무엇이며 존재하는 것일까?  켈소는 의문을 품고 그 노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있는 '스탈린'이란 인물과 광적인 역사로 인한 시대적 공포.  그러나 그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

 

스탈린.  그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정적들이 많았으며 그의 침실은 세개나 되었다.  자는 방은 매일 같이 바뀌었으며 심지어 부인이나, 부인의 친인척들을 죽이는 일에도 서슴치 않았고, 자녀들의 삶이나 죽음에 대해서도 방관했다. "죽음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 - 인간이 없으면 문제도 없다." J.V.스탈린 1918 -p10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제거하는데 서슴치 않았던 그.  그에겐 어떤 신념이 있었기에 이런 일들을 서슴치 않았던 것일까? 

 

사학자인 켈소가 사건을 조사중 라파바 노인을 찾게 되지만 그는 이미 죽었다.  그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비밀은 무었이었으며 그의 상관 베리아가 스탈린의 금고에서 깨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서류를 보았던 베리의 의문스러운 표정은 무슨 의미였을까?  사람들은 그것을 '스탈린의 비밀노트'라 부르며 몇몇 광적인 스탈린의 지지자들은 그가 죽었지만 노트에 무엇인가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오직 스탈린 혼자만이 알고 있던 노트.  그리고 열쇠는 오직 한개였고 스탈린이 직접 관리했다. 

 

라파바의 죽음으로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출국하려던 켈소 앞에 나타난 라바파의 딸 지나이다.  그는 어떤 끌림에 그녀를 따라가게 되고 그녀로부터 라파바가 죽기전에 그녀에게 남긴 메모가 있다는걸 알게된다.  바로 그 '스탈린의 비밀노트'  노트를 손에 넣었지만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린 그들은 광기어린 과거의 부활을 막을 수 있을것인가?  철저한 스탈린의 계획하에 준비된 시나리오들. 

 

다소 무거운 내용의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로버트 해리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한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그 이념의 숭배자들의 영향으로도 과거를 부활 시킬수 있다는 설정이 조금은 오싹하기도 했다.  역사에 대해 크게 지식이 없으신 분들도 부담없이 읽기 좋으실것 같다.  10년전에 쓰여진 책이라 역사인지 허구인지를 생각하며 읽다보면 책을 읽는 재미는 없을것 같다.  극적인 재미와 세밀한 묘사, 방해세력들의 복선들도 긴장감있게 깔려있어서 잘 짜여진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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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브 - 색色 쓰던 여자의 아프리카 색色 이야기
고영희 지음 / 글로세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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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만의 색과 향기를 품고 있다.  그 색과 향기는 소리 없이 사방으로 퍼져 주변을 물들인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색과 향기를 품느냐는 오로지 내게 달렸다.  매일매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나의 작은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바꿀 수 있다.  이 소중한 사실도 늦은 나이에 이 땅의 사람들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 -p6
 

색色 쓰던 여자의 아프리카 색色 이야기

<블랙러브> 제목에서부터 아프리카지역일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의 작가인 고영희 작가는<이하 샐리> 가족과 함께 연수차 떠났던 남아공에서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진다.  아예 남아공으로 이주해 디자이너로 일하며 아프리카 미술 디렉터로서 아직은 낯선 아프리카의 미술과 한국의 문화교류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작가님의 책으로 먼저 만나보았던 남아공.. 샐리는 그곳에 반해 아예 가족이 이주를!!  이쯤되면 그곳의 매력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샐리. 그녀는 풍경보다 사람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웃음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 미소만으로도 빛나는 사람들.  그녀의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남아공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어떤 인종이건 흑인이건 백인이건 그 미소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도 있고, 백인, 칼라드, 흑인, 인도인... 밖으로 한발짝만 내디뎌도 온통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  그 안에서 인연이란 이름으로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  그 안에서 그저 함께 있어도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 만났을 때의 반가운 그 마음 안고, 믿음을 쌓아가며 아끼며 그 마음을 지켜가는 인연은 또 얼마나 될까?  인연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p83   인종과 피부색에 관계없이 사람과 사람으로, 그 안에서 인연이라 스쳐간 사람들에게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직 ’인연’ 이라는 기준에 인종과 피부색까지 얘기할 정도로 폭넓은 대인관계는 아니지만 ’인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이미 나의 인연’인 사람보다는 새로운 관계들속에 더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왔던것 같다.  ’인연’ 이란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나와 관계하고 있는 인연들도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겨보았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도 모른 채 한 주먹이나 되는 약을 2년동안 복용해온 몬잘라의 이야기엔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어른들의 무지 때문에 부모도 사촌들도 에이즈로 죽었지만 보호자인 할머니도 아이가 무슨병인지도 모르고 혹시 그 아이도 자기 자식들처럼 잘 못될까봐 보건소에서 주는대로 약만 타다 먹인것이다.  그냥 보면 천진난만하고 개구쟁이 같은 이 아이들의 삶이 들추어보면 구석구석 곪아 터져 있고, 아프고, 부족함이 가득하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무슨 병이 걸린지도 모르고 매일매일 약을 한 주먹씩 챙겨 먹어야 하는 이 아이.  이미 정해진 시간을 향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남은 날들에 조금이라도 이 아이가 세상의 아름다움, 기쁨,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오늘이 선물 되었으면 좋겠다. -p149

 

임부말로와노 초등학교에서 처음 미술수업 시작할때는 재능있는 몇몇의 아이를 찾아내서 잘 가르쳐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지만 2년이란 시간을 지나오며  아이들을 만나는 일주일의 한번 이란 시간으로 인해 한 명의 아이라도 조금이나마 생각과 생활의 변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때로는 순수하고 말랑한 그 아이들에게 때로는 자극이 되고 때로는 자신감과 용기를 채워주는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샐리. 

 

사랑은...싫은 것, 맘에 안 드는 것들을 꼬집어 말하고, 큰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더럽혀진 곳을 닦아주고 매만져 주는 일, 그리고 그 위에 아름다운 빛깔들로 그림을 그려주는 일이다.  반복된 그 일들로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손길이 닿는 곳곳마다 사랑의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길.  모두의 가슴에 시기와 질투와 미움과 증오가 그 사랑으로 닦아지고 사랑으로 채워지길... 아이들의 손길이 닿아 갖가지 고운 빛깔로 칠해진 세상은 아름답다.  -p165 

두 사람의 눈빛과 미소가 아름다워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눈망울이 커다랗고 까만 남자아이.  아이의 웃음을 보면 그 아이가 얼마나 큰 행복 안에서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꼬마를 가슴으로 낳았다는 젊은 부부의 말에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중략...피부 빛깔은 달랐지만 이미 ’사랑’이란 끈이 그들에게 가족이란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p212    

 이주 9년차인 샐리의 <블랙러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낸 '러브레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여행책자가 아니라 진정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이다.  숨겨진 문화, 역사, 예술, 자연,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현지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사는 사람 '샐리'의 '마음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이야기.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에 불평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며 또 웃고 사는 사람들.  마음으로 쓴 글이라고 밖에는 표현되지 않을것 같다.  그냥 까만 아이들이라고만 생각했고,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고, 무지하기때문에 에이즈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내가 생각하고있던 편견을 조금 걷어내고 보니 정말 이기적인 편견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눈에 아른거려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녀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사랑에 빠졌으며, 아직도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된것 같다.  더구나 이 도서의 인세는 전액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미술심리치료와 넬슨 만델라 어린이재단을 통해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다니 좋은 책도 읽고 아이들도 도울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인것 같다.

샐리님이 직접 운영중인 블로그에서도 아프리카의 이야기들을 만나볼수 있다. ^^

http://africaar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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