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노트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지식여행자 11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석중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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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네하라 마리 여사를 알게 된 건 2010년 와우북 페스티벌을 전후해서 였던것 같다.  비가 와서 원활한 행사 진행도 어려웠었지만 그 빗속을 뚫고 문을 연 부스를 비집고 들어가 뒤적거렸던 책이 '발명 마니아'라는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도 독특했지만 몇 장 넘겨보았던 책의 내용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이후 그녀의 책들을 여기저기서 보게 되었는데 독특한 이름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의 이력 때문이었을까?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렬하게 남아서 그녀의 책을 읽어보고자 시작한 책이 '교양노트' 였다.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코드 라는 소재를 읽으며 좀 고리타분한 책이 아닐까?  일단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1950년생인 그녀는 1960~1964년에 프라하의 소비에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작가이기도 했다.  ‘요네하라 마리’가 [요미우리 신문] 일요판에 연재한 글들을 묶은 이 책은 딱딱한 교양 책이 아니라 위트와 교훈을 동시에 담고 있는 유쾌한 도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녀가 동시통역사로 활동하던 시기는 동서양의 문화교류가 지금같지 않아 문화적인 이해나 통역사로서의 활동도 쉽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왕성한 호기심을 가진 소녀가 연상 된다. 종교, 철학, 사회, 고전, 동화등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그녀의 시선을 거쳐 새로이 탄생하는 듯 했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인 만큼 글은 짧고 읽기 한편씩 읽어내려가며 그녀의 매력에 폭~ 빠져들고 있었다.  이야기의 소재가 가볍지 않음에도 그녀의 글로 읽으니 쉽고 재미있다.  이런게 글쓰기의 능력일까?  막힘 없는 그녀의 글에서 얼마나 많은 글을 읽고 쓰기를 반복해야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뭐~ 이젠 글 쓰기에 대한 욕심보다는 좋은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을 더 추구하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마리여사처럼 글쓰기도 잘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트인 분을 볼 때면 부러움과 질투가 함께 일기도 한다.  '교양노트' 교양도서라기 보다 재미있는 일상의 글을 모아 놓은 글처럼 쉽게 꺼내서 조금씩 읽어볼 수 있는 글이 되어줄 것 같아서 손 잘 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한 두편씩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낮별은 밤별보다도 밝고 아름다운데,

태양의 빛에 가려져

영원히 하늘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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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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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문서적 코너에서 오랜기간 1위를 하고 있던 도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왠지 딱딱할 것 같은 내용, 그리고 관심 가지고 있지 않던 분야라 피하고 있던 책 중 한권이었다.  기회가 닿아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어? 생각보다 어렵지만은 않다.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이마누엘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 텔레스등 많은 고대 철학자들의 사상을 현대 사회의 문제들과 결합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정의, 도덕 정규교육 12년, 그리고 대학교육, 평생교육시설까지 합친다면 우린 꽤 오랜기간을 학교에서 도덕,윤리,정의와 관련된 공부들을 해왔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론들을 실생활과 매칭이 되던가?  분명 교과서 대로 라면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은 수정되어야하거나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론은 이렇지만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야하는게 현실인 것일까?  이론과 현실의 공존이 쉽지않다는걸 살아가며 체험해가는것 같다.

 

실례로 얼마전 이마트에서 피자를 시판해서 성공한 후, 롯데마트 에서는 6개월간 준비해왔던 치킨 판매를 시작하고 치킨장사를 하는 영세상인들과 마찰을 빚어 결국 출시 일주일만에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한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국내산 냉장닭 900g을 소비자가 5000원에 먹을 수 있다면 소비자에겐 좋은 일이지만 롯데마트가 아닌 외부에서 장사를 하는 영업주들에겐 큰 타격일 것이다.  물론  일 300마리 한정 판매를 하고 마트에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라도 질좋은 치킨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소비자에겐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사회,경제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기존에 배달해 먹던 치킨들은 통상 15000~18000원 사이의 가격대였다.  그런데 이마트에선 어떻게 5,000원이라는 가격에 치킨 한마리를 판매할 수 있었던걸까?  물론 배달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치킨만 제공하기에 가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가격차이가 3배이상 나는건 좀 심각하다고 본다.   소비자들이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소식에 장시간 줄을 서고, 예약까지 하면서 기다렸던 건 단순히 홍보나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은 이마트 통큰 치킨이 문을 닫았지만, 만약 ’통큰’치킨이 대형업체가 아닌 중소기업체라도 이런 반응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만약 대형업체가 아닌 중소기업체에서 저가 치킨브랜드가 출시 된다면 어떤 반응일까?


가격차이가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마케팅, CF에서 찾아보는게 가장 빠를듯하다.  치킨 브랜드도 많아지다 보니 브랜드마다 유명한 아이돌 그룹들을 캐스팅하려하고 그러다보니 그들에게 지급해야하는 홍보비용까지 우리가 지불해야하는 것이다.  뭐..어찌보면 그렇게 홍보를 해야 그런 치킨이 있다는것도 알게되고 찾아서 먹는것일테니 경제구조상 어쩔수 없는 구조인것 같기도 하지만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판매로 치킨업계가 술렁이고 있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당연하게 지불해왔던 금액에 대해서 어느정도 납득이 갈만한 해결책을 제시해줘야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이마트 피자도 롯데마트 통큰 치킨도 먹어보지 못했기에 그 제품이 어떻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주변 지인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을땐 상당히 메리트있고 괜찮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통큰피자는 출시와 함께 문을 닫는것으로 끝이났지만 이마트 피자의 존폐여부까지 걸고 넘어지는건 좀 아닌듯하다.  물론 그 안에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많은 것들이 얽혀있겠지만, 이것도 끝냈으니 저것도 끝내라 하는건 어거지 아닐까?  소비자도 원하는걸 선택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전반적으로 조용하지 않은 연말을 보내고 있는것 같다.  국회 예산안, 북의 도발, 먹거리 등등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나오는 뉴스들에 귀를 닫고 눈을 감고 피하고자 했는데 눈에 띄는 뉴스들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어떤게 맞고 틀리다 하는건 결국 그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금방 읽어진 책이었지만 몇번 더 읽어봐야 저자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책을 읽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진건 느끼게 된다.   결국 도덕,정의도 우리가 더 행복해 지고자 바르게 살고자 관심가지게 되는 분야가 아닐까?  이에 하버드대가 의학과 과학으로 증명해낸 인간관계의 비밀 [행복은 전염된다]를 읽으며 행복에 대해서 조금더 심오한 탐구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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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책 - 휴가없이 떠나는 어느 완벽한 세계일주에 관하여
박준 지음 / 엘도라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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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은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산책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며 '여행자'로서만이 아니라 삶을 가꾸는 '창조자'로 살아보는 일이다. 사실이건 몽상이건 이런 여행을 통해 세계와 좀더 가까워진다면, 다른 삶을 보면서 내가 되고 싶은 존재에 접근해간다면, 세상에 이만한 여행은 없다. /p9

 

 

책을 읽기 전엔 저자가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는 책일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저자가 여행을 다녔던 장소들과 그가 읽은 책과 함께 한 여행이야기.  '여행'이라는 단어에도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는 나 이기에 박준님의 신간 제목을 보고는 들썩일 수 밖에 없었다.  짙은 녹색 양장본 페이지에 그려진 안락의자는 없는 안락의자를 만들어서라도 분위기를 만들어놓고 책읽기를 시작하고 싶을 정도였다. 

 

내게 여행마저 허락하지 않았던 일상에서 책읽기는 참 편안한 일상 회피 수단이었던것 같다. 꼭 무슨 목적이 있어 떠난다기 보다 일상을 피하고 싶을때 떠나기를 반복해왔던 지라 그런 습관을 여행으로 해소 할 수 없을때 가까이 있었던 책은 안전한 탈출구가 되어주었던것 같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현실에서 벗어나 내가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고 컨트롤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한 여행이 어디있을까?   책을 가까이 하면서 부터 생긴 습관 중 하나는 외출, 여행할 때도 그곳에서 읽을 책부터 챙기게 되는 거였다.  가서 읽지 못하더라도 없는 것 보다는 약간의 무게를 감당하고서라도 일단 챙겨 들고 나서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낯선도시에 도착했을 때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은 '여행의 기술'이 되기도 한다. 단지 기분을 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여행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카페가 낯섦을 덜 수 있는 완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며 유리창 너머 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면, 잠시 후 주변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무리 낯선 곳이라도 카페에 앉아 거리와 카페 안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그곳에 익숙해지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p48

 

 

여행은 아름답다.  여행은 두렵다.  여행은 설렌다.......청춘은 아름답다.  청춘은 두렵다.  청춘은 설렌다.....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못해도 괜찮다.  어차피 구하고 싶은 걸 구할 수 없는 게 청춘이다.  방황을 아름답다고 용인하는 대가다.  청춘을 소유할 순 없다.  그래서 아름답다.  마치 흘러간 여행처럼..../p146

 

 

꼭 짐을 꾸려 떠남이 여행만은 아닐 것이다.  떠날 수 있는 상황이나 여건보다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더 많기에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게 아닐까?  막연한 동경의 대상으로만 머물게 하기보다 내가 직접 실행으로 옮겨보는게 백 번 듣고 읽어 보는것 보다 나을 때가 있다.  가끔 주변에서 여행을 동경만 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넌지시 조언을 하곤 한다.  "일단 한 번 떠나봐. 떠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게 여행이야." 생각에만 머물고 떠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출간되어있는 여행안내서가 아니라도 넘쳐 나는 인터넷 정보로 여행지나 여행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남들과 같은 일정, 같은 스타일의 여행이 재미없어 지기 시작한 것이다.  꼭 짜여진 일정대로가 아니라 하루쯤 여행지에서 느긋하게 현지의 일상속을 거닐어 보는 것도 여행이라는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여행했던 도시들을 떠올리고 찾아보게 된다.  여행지 명소를 한 군데라도 더 보고, 사진을 더 찍어오는게 다는 아닌 것 같다.  하루를 머물더라도 마음으로 그곳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것이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되어주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다음 여행지를 마음속으로 순위를 매기며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던 책.  이 책을 읽으며 여행에 대한 갈증을 조금 잠 재울 수 있을거란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던 것 같다.

 

 

김화영 교수의 글처럼 '떠난다, 문을 연다, 깨어 일어난다'는 청춘의 본령이다. 여행을 하며 보낸 하루하루의 시간은 내게도, 스무 살 청춘에게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행을 마친 다음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면, 청춘과는 다른 인생의 단계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청춘은 이미 한참 지나버린 후다.  그러니 청춘의 시절에는 원하는 대로 여행을 즐겨라.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하라.  때로는 가이드북의 정형보다는 방종이 더 유익하다.  청춘에겐 더욱 그렇다. /p337

 

  

세상은 한권의 책으로 말한다면 난 살아가며 몇 페이지나 읽어볼 수 있을지 조금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보고 싶어졌다.  아직 내가 모르는 넓은 세상이 궁금하지 않은가?  책 이라는 간접경험을 통해서 무한 상상을 해볼 수 있는 것 또한 '여행'일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던 중 책과 지난여행의 기억속으로 떠나는 몽상가의 여행을 시작한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집필이 가능하게 되었던 것도 그가 많은 곳을 떠나 보고 느끼며 체험한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경험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상상과 떠남을 독려하는 듯한 그의 글을 읽으며 많은 분들이 조금 더 큰 세상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책의 집필을 마치고 조금 먼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저자.  그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쯤일까?  

 

 

461,918km를 날아 29개의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집을 떠날 필요는 없었다.

안락의자와 8,894page의 책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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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도 그런 날이 있어 - 스물아홉과 서른 사이 서울에서 길을 찾다
권지현 지음 / 마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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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시간이 조금 더 빨리 흘러서 이 지루한 학교 생활을 좀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학교가 아닌 사회로 나서면 재미나고 신나는 세상이 펼쳐질 것 같은 막연한 신비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십대에서 이 십대, 이 십대에서 삼 십대를 넘어가는 그 시기의 기분이 이랬을까?  막연한 신비감, 플러스 두려움?  저자가 스물 아홉과 서른사이이서 느꼈던 감정을 솔직담백, 감성적으로 담은 에세이인 듯 하다.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던 이 십대, 그러나 시간은 흘러만 갔고 어느덧 이 십대와 삼십대의 문턱 사이에서 느끼는 기분이란 지금 생각해도 열 아홉 에서 스무 살로 넘어가던 그 시기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내 모습이 다르다는 생각에 괴로울 때가 있다.  나는 착하지 않은데 주위 사람들이 착하게 봐주니 착하게 행동해야 하고, 나는 그 사람이 싫은데 주위 사람들이 서로 잘 지낸다고 생각하니 사이좋은 척을 해야 하고, 나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아 뭐든 다 해주고 싶은데 부담스러워 할까봐 적당히 좋아하는 듯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p20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생각과 주변 환경들은 제자리 걸음인 걸 알았을 때 한 번씩 좌절하곤 한다.  나이만 먹어가며 생각도, 내면의 나도 알아서 성장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하고 알고 있으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건 왜 일까?  아직도 싫은 사람 앞에선 싫은 티를 내는 철부지 십대 소녀의 내면을 갖고 있고, 좋아하는 이들에겐 한없이 마음 길을 터주곤 한다.  그러다 뒤통수를 맞을 때도 있지만 금방 잊고는 또 반복하는 관계들을 겪으면서 나이만 먹어가고 있는 소녀가 내면에 자리하고 있으며 성장하길 거부하는 듯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몸과 마음의 성장이 왜 같을 수 없는 걸까?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지만 마음속에서는 관심과 무관심으로 선을 긋는다.  멋 부리지 않아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도도한 매력이 배어 나오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은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알아 갈수록 마음속에 점점 크게 자리 잡는다.  하지만 그 사람과 마주하지 않으면, 눈을 맞추지 않으면, 내 존재를 알릴 수 없어 언제까지나 그냥 아는 사람 정도로 기억될 수 밖에 없다. / p67

 

 

일상에서 느끼는 성장통을 글, 사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준비들로 담은 에세이를 읽으며 그녀가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글에 기분이 좋아졌다.  가끔은 어른같은 나이 값을 하고 살고 있지 못해도 '나' 다울 수 있다는게 행복할 수 있다면 행복한게 아닐까?  가끔 나와 비슷한 또래들의 성장을 볼때면 뒤쳐지고만 있는 것 같아 불안해지기도 한다.   이러다 완전 낙오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해지는 마음에 뭔가를 더 해야할 것 같고 마음이 급해지지만 마음일뿐 실천되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은 몇 배 이상이 되기도 한다.  나이 라는 건 그냥 숫자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으나 나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앞 자리의 숫자가 바뀌는 그 즈음이 제일 심리적인 불안이나 생각들이 많아지는 시기가 아닐까?  남들과 같은 속도로 세상의 나이에 쫒겨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끔 좌절하거나, 힘겨워 하는 날들도 있겠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기에 자신을 되돌아보며 조금 더 성장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막연히 떠도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한다는 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그녀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다독여지는 기분에 즐거운 즐거운 책 읽기를 했던 시간이었다.

 

내 삶의 마지막에는 분명 지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이 맞춰져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날이 올 것이다...중략...하나하나 작은 퍼즐 속에 담긴 인연들을 생각하면, 오랜만에 마나도 어제 밝게 인사하고 헤어진 듯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적당한 거리 따위는 잊고 힘이 되고 휴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의 잣대에 비추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손해 보는 것만 같은 양보로 기쁠 수 있다면 그거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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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
장현경 지음 / 성안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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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몇 년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았기에 책 제목을 보고 더 이끌렸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바라보는 뉴욕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바라보는 뉴욕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처음엔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다른 이들과 다름없는 일상으로 살아가게 되는 곳이지 않을까?  나처럼 뉴욕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들, 또는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안내서가 되어줄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그녀가 뉴욕행을 마음먹었을때의 준비과정인 유학준비과정부터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이야기는 Episode January 부터 Episode December까지 이어진다.
 
 
뉴욕에서 숙소를 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숙소 구하기를 읽으며 놀랐던 건 '쥐'가 있다는 이야기.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 싶으면 오래된 숙소이면서 쥐들과 함께 생활 하는건 어느 정도 각오?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설마 뉴욕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쥐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게 될 줄이야... 역시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래전에 주택에 살 때야 쥐를 본 적이 있지만 최근에 본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으~~~ 상상이 되므로 쥐 이야기는 이만 패스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며 느낀점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고 깨끗하기가 우리나라 같은 곳이 많지 않은것 같다는 점.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으니 왠지 더 깨끗하고 교통시설도 잘 되어있을것 같지만 지하철은 저녁시간에 이용하긴 왠지 무섭고 버스도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는다.  승용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불편하다고 느끼는 정도?  이동하는 거리들도 생각보다 길다보니 도심지가 아닌 이상 동네에서 동네로 이동하려면 어느 정도 불편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
 
뉴욕의 대중교통 BMW 참으로 근사해 보이지만 Bus, Metro, Walk의 줄임말,  저자님의 센스가 굿~이신듯하다.  뉴욕하면 노란 택시와 함께 엄청난 교통지옥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데 뉴욕사람들은 대중교통이나 걷는걸 즐긴다고 한다.  뉴욕의 대중교통에서 택시가 빠진이유는 아마도 택시를 타는 이유인 신속함을 기대하기 거의 어렵고 비싼 요금때문이 아닐까?  눈에 띄는 Walk에서 알 수 있듯 뉴요커들이 효율적인 운동화를 많이 선호한다고 하니 그들의 걷기사랑이 어느 정도일지 살짝 짐작이 된다.   바쁜걸음으로 몸을 움직이며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뉴욕이기에 활기가 넘쳐보이는건 아닐까?
 
 
뉴요커들이 지하철을 사랑하는 이유는 급행과 서행의 효율적인 시스템, 그리고 로컬 노선의 구간이 짧아 가까운 거리도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p44
 
 
한국에 있을 때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즐겨 보던 나는 뉴욕에 가면 '마놀로 블라닉'을 신은 뉴요커들이 활기차게 거리를 걸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운동화난 단화를 신은 사람들이 대부분 아닌가? 알고 보니 드라마 속 그들은 뉴욕의 밤을 수놓는 사람들이었으며, 낮에 바쁘게 활동하는 평범한 뉴요커들은 실용적인 운동화를 신는 경우가 많았다. /p46
 
뉴욕에는 정착하는 사람보다 스쳐 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기에, 그래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기에 사실 사랑 이야기보다 이별 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p70
 
 
어느 도시를 여행하던 야경명소, 로맨틱 명소들에 관심을 갖게 되는건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행복한 감정이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또는 즐겨찾는 로맨틱명소가 궁금하게 생각하게 되고 찾게 되는 것 같다.   뉴욕이라 더 특별하게 생각되어지는건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며 남녀의 사랑 외에도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색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랑'그 자체만으로 봐 주는것 때문이 아닐까? 


뉴욕에는 '뮤지엄 마일'이라고 불리는 거리가 있다고 한다.  맨해튼의 5에비뉴 82번가부터 105번가의 거리를 말하는데 이곳에는 세계 4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메트로 폴리탄을 비롯해 10여개의 발물관과 미술관들이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정형화된 예술이 아닌 생활 속에서 자주 보며 거장들의 작품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마주하며 예술을 접하며 커가는 아이들의 감성이 궁금해졌다.   미술을 정해진 시간에 학원에서 교과서나 이론으로 외워서 하는 교육이 아닌 현장의 생생한 그림과 작품들을 보며 직접 그려보고 그 공간에서 직접 체험을 통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뉴욕.  도대체 뉴욕의 매력은 어디까지 인건지... 미술관의 규모는 정말 부러울 뿐이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이루어진 나라인 만큼 전통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게 사실이다.  미국하면 떠오르는 건 햄버거, 핫도그, 베이글, 커피 등등 이지만 그도 유럽, 유대, 아랍으로 전해진 것 이라고 한다.  그런 뉴욕에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공존 할 수 있는건 뉴욕이 평소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어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문득 작년 미국여행을 다니며 먹어본 음식들을 떠올려보니 순두부, 칼국수, 햄버거, 스파게티, 커피 정도? 멀리가서도 양식보다는 한식을 더 많이 먹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도 했었다.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딜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역시 중식당과 햄버거 가게들이었다.  식도락은 어딜가도 빠질 수 없는것 아니겠는가?  살아가는데 있어 먹는 즐거움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으니...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는건 여러 인종이 모여살며 복합문화가 형성 되기도 했고 조금씩 변화하며 뉴욕의 스타일로 재탄생 하면서 변화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뉴욕이라는 도시 안에서 이렇듯 세계각국의 요리를 맛 볼 수 있다는건 또 하나의 즐거운 여행이 되어 줄 것 같다.
 
 
뉴욕에는 다양한 음식이 존재하기에 처음의 어지러움만 극복하면 시어머니처럼 까다로운 미각의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맞춤옷처럼 꼭 맞는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종교는 물론이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이곳, 뉴욕.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포만감과 만족감이 가득 담겨있다. /p254
 
 
커피를 공부중이라 커피에 관련된 글이라면 자연스레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된다.  그 중에서도 뉴요커들의 커피사랑은 경제에 상관없이 꾸준할 정도라고 하는데 그들에게 커피는 '하루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음료인 듯하다.   저자가 소개하던 <뉴욕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에 소개된 집들은 각각의 특색이 있는 가게들이라 뉴욕에 가게 된다면 한 곳 이상은 꼭 방문해 보고싶어 체크해놓기도 했다.   커피에 대한 사랑, 관심은 인종,국가를 막론하고 꾸준하게 가지 않을까?  뉴욕에서 마시는 커피는 어떨까?  아~ 벌써 혼자 막 상상하고 있다.
 
 
뉴욕에서 커피를 만들 때는 원두와 쉼표를 함께 갈아 넣는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지친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기분 좋은 온기와 부드러운 향기가 가슴까지 전해질 때면 밤새 말똥말똥 뜬 눈으로 지샜던 바로 어제의 기억조차 까맣게 잊혀진다....중략....오늘도 뉴욕의 하루는 한 잔의 커피에서부터 시작된다./p306
 

27살의 나이에 꿈을 찾아 홀로 뉴욕으로 향했던 저자의 이야기는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에 이르는 여성들이 안정적인 현실과, 불안정한 미래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때 자신의 꿈을 현실로 옮겨 뉴욕에서 살아가며 뉴욕이란 곳에 살짝 시들해질 즈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뉴욕.  처음 도착했을 당시의 불안한 마음과 시선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주변의 일상과 이야기를 담은 소소하지만 행복이 전해지는 에세이면서 여행 안내서 였던것 같다.  저자의 1월부터 12월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니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같은 위치에 있다.  무엇을 시작함에 있어 그게 시작인지, 중간쯤인지 아니면 마무리를 해야할 시기인지 아는 이는 본인만 알 것 이다.  그 장소가 꼭 뉴욕이 아니라 그 어디라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땡큐~ 아닐까?  당장의 아쉬움을 책으로나마 달래어 볼 수 있었던 장현경의 뉴욕에서 만난 행복이야기는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며 다가오는 새로운 날들중 언젠가 그곳에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즐거웠던 시간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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