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가 죽었대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
서경희 지음 / &(앤드)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김대리가죽었대

#서경희

"김 대리님이 죽었다는 카톡을 받았는데 아니죠, 오 대리님?"

오병수는 혼란스러웠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장난으로 김 대리가 죽었다고 말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농담이었다. _14p.

_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 회사 마스코트가 사라졌어. 김 대리를 더 볼 수 없는 건 불행한 일이야."라며 진심으로 김대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김 대리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청소 아줌마부터 경비 아저씨, 카페 아르바이트생까지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김 대리였다. _35p.

'김 대리가 죽었대!'라는 카톡을 보며 출근하는 오병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김 대리가 죽었대>는 한 남자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담고 있지만 몰아치는 등장인물들의 추리와 이야기들을 쫓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홍보팀의 김대리, 그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였길래 김대리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한 이들이 구급차에 실려가고 회사가 온통 난리인 걸까? 이야기는 사무실 직원들이 김대리와의 에피소드를 회상하고 그의 죽음에 대해 밝혀보겠다며 '미스터리 드림팀'을 만들어 김대리의 과거에 파고들며 이야기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된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에 빛나는 소설이라더니, 제목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서경희 작가의 이후 작품을 기대하게 되는 <김대리가 죽었대>는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캐릭터로 영화나 미니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실감 나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다. 김대리의 죽음과 광화문에서의 시위, 물대포로 인해 물이 넘실거리는 광화문에 대한 묘사는 이야기가 휘모리장단으로 빠르고 정신없지만 무섭게 빠져들며며 정말 죽은 걸까? 아니면 누군가의 장난인 걸까? 김대리의 죽음에 대해 전화로 알려온 사람은 누군 걸까? 등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가 가십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책장 넘기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낄낄대며 웃다가도 씁쓸하고도 진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앤드러블2기 #앤드 #넥서스북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넥서스경장편작가상 #추천소설 #넥서스앤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반양장) - 천 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 창비청소년문학 118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도서부종이접기클럽

#이종산

1단계부터 어려운 종이접기는 없다. 처음은 언제나 쉽다. 나는 두 사람과 함께 책을 보면서 한 단계씩 차근차근 붉은 한지를 접었다. 16번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오, 이번엔 할만한데?' 나는 말끔하게 접힌 종이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그러나 종이접기는 '할만한데?'하고 생각하는 순간 고비가 나타나는 법이다. _105p.

_

수이는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까? 나는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이곳에 있는 나무 패들과 수이의 웃는 얼굴과 종이학. 그리고 내가 한 약속. 여름 방학 때 윤경희 선생님이 왜 내 앞에 나타났는지, 왜 종이학을 접어 달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약속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그가 사라지더라도 수이와 한 약속을 기억해 줄 사람이.

"기다릴게. 미래에서."_188p.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의 멤버인 세연, 모모, 소라는 도서부 활동을 하면서 종이접기를 즐기는 중학생들이다. 오래된 학교를 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괴담들을 듣기도 하고, '카더라~'라는 말들과 함께 정말 수많은 괴담들을 들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터라,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에 등장하는 괴담들이 꽤나 반갑고 흥미를 끌기도 했다. 그런데 종이학 귀신? 은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도서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세연은 조금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한 소녀. 거짓말을 인지하면 거짓말을 한 사람 주변에 어른거리는 붉은 기운을 볼 수 있는 것, 이 능력과 함께 과거로의 시간 여행과 학교 도서관을 중심으로 오래전 과거의 한 장면을 함께 목격하게 된 셋은, '종이학 귀신'의 정체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이 책은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책으로 앞으로 세 친구의 활약이 기대되는 소설로 '천 개의 종이학과 불타는 교실'은 역사의 한 장면을, 어쩌면 지나칠 수 없었던 시간들을 무사히 건너 오늘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종이를 접고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책장을 펼치면 쉽게 덮을 수 없는 매력 있는 소설이기도 했다. 책 읽기가 서툰 아이들도, 어른들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 (책을 읽으며 종이접기를 하고 싶어지는 건 나만이 아니길..ㅋㅋ)

너희도 알겠지만 우리 학교가 오래되어서 괴담이 많잖아. 화장실에서 귀신을 봤느니, 이층 계단 복도에 걸린 액자에서 자정마다 유관순 열사가 걸어 나온다느니, 운동장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밤마다 운동장을 뛰어다닌다느니, 대부분 어느 학교마다 다 있는 괴담이지만. 근데 종이학 귀신은 진짜 독창적이지 않아? _33~34p.

우유만 사지 말고 도넛도 하나 살 걸 그랬나? 그런데 도넛은 비닐포장이 되어 있지. 그 비닐들은 어디로 갈까? 세상의 모든 비닐을 소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래에는 나오려나?

현대 사회에서는 비밀보다는 비닐이 더 중요한 문제야. 나는 계속 그 생각을 이어갔다. 세상의 모든 비닐에 비하면 복도 벽이 잠깐 움직인 것쯤은 별일이 아니다. 비밀보다야 비닐이 중요하지 아무렴. _50p.

고래 접는 법은 처음에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접다 보니 중간에 난관에 부딪혔다. 종이접기는 항상 그렇다. 쉬워 보이는 것도 직접 해 보면 의외로 어렵다. 그런 점은 요리와도 비슷하다. (중략) 방금까지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고래 모양이 나오니 의욕이 다시 생겼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 그만큼 모양이 잡히는 것도 종이접기의 묘미다. _53~54p.

#창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창비청소년문학 #청소년소설 #성장소설 #도서부종이접기클럽시리즈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트남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5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셀프트래블베트남 #정승원

#상상출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 중 하나인 베트남, 그 매력은 뭘까? (중략) 베트남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내가 여행이라는 것 안에서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모든 것을 채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옵션을, 다른 여느 동남아 국가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번 <베트남 셀프트래블>개정판은 지난 팬데믹 기간의 변화들을 꼼꼼하게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 폐업한 곳들은 물론 초심을 잃고 나쁜 평을 받기 시작한 곳들까지 모두 삭제하고 새롭게 부상한 핫스폿들을 추가해 '정확하고 믿을 만한 생생 정보 전달'에 초점을 뒀다. 특히 베트남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섬 푸꾸옥을 추가해, 휴양지 여행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과 호찌민 시티 여행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_Prologue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베트남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인의 가족 찬스 덕분에 호찌민, 무이네 여행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유롭게 돌아보고 오는 일정이었는데 사실 이전엔 여행지로 생각하지 않았던 곳이라 방문하기 전 큰 기대감이 없었지만 공항에 내려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여행을 처음 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여행하기 좋은 곳인데?'라는 생각을 하며 언제고 다시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기억에 남았던 베트남.

<베트남 셀프트래블>은 베트남 북부, 중부, 남부의 핵심 지역 15곳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판은 최근 급부상한 베트남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섬 푸꾸옥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지역별 관광명소, 액티비티, 식당, 쇼핑, 마사지, 숙소 등 친절한 소개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맛집은 물론 현지인에게 인기 많은 로컬 맛집까지 수록하고 있으며 지난 팬데믹 동안의 변화도 꼼꼼히 체크해 기록했다고 한다.

Mission in Vietnam 베트남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

Enjoy Da Vietnam 베트남을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Step to Da Vietnam 쉽고 빠르게 끝내는 여행 준비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넘치게 준비해서 덜어내며 여행하는 사람이라, 가이드북, 블로그 등등 최대한 정보를 활용해서 여행 준비를 하기에, 가이드북은 필수!! 정말~ 많은 가이드북들이 있지만 오오랜 시간 나의 원탑은 셀프트래블 시리즈로 꼽는다. 보기 편한 구성, 테마별 일정과 베스트 장소 등 여행하면서 필수고 꼽는 곳들이 가득해 알차고, 정확하고 꼼꼼한 전문가의 친절한 꿀 팁까지!! 하늘길이 열리고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들썩이는 요즘 어디든 떠나고 싶어지는 요즘 여행 관련 유튜브 몇 편만 돌려봐도 여행 일정은 대충 짤 수 있지만 세세하고 완벽하게, 또는 너무 알려진 곳 말고 숨겨진 명소? 같은 곳을 여행해 보고픈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베트남 #베트남셀프트래블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하노이 #사파 #하이퐁 #하롱베이 #깟바섬 #닌빈 #퐁냐케방 #후에 #다낭 #호이안 #나트랑 #달랏 #무이네 #호찌민시티 #푸꾸옥 #베트남여행서 #베트남가이드북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드로메다의 고양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안드로메다의고양이

#슈카와미나토 #한수진옮김

'마치······ 꿈같은 나날이었어.

문 너머에서 쥐라가 안쪽 방으로 돌아가는 발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처음 만난 것이 6월이었고, 같이 도망친 것이 7월 초 - 반년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내 인생을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던 내가, 이제는 저 아이를 위해서라면 내 인생 자체를 남에게 줘버려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_345p.

_

절대로 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25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고 하는 은하 - 그것은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 존재한다는 것은 누가 가르쳐 줬지만, 자기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 그런 것은 이 세상에도 얼마든지 있다. 꿈도, 희망도, 사랑도. _394p.

사귀던 남자친구가 유부남이었다는 고백을 해오자 위로금을 받고 뻥 차버리는 루리. 콜센터 파견 사원으로 일하며 희망이랄 것도 없는 일상을 그저 살아가는 루리의 일상은 쥐리와의 만남으로 급 물살을 타게 된다. 자신은 타인에게 쉽게 감정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쓰다듬어주고 싶은 강아지 같은 쥐라와 마주침을 반복하게 되며 관심을 갖게 되고, 나이에 비해 더 어린 생각과 행동을 하는 쥐라에게(순수하다 못해 백지같은...)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니 '남자의 거시기를 이렇게.. 또 이렇게 하기도 하고...'라고 말하는데 어머! 게다가 조금은 괴상해 보이는 고양이 그림은 묘하게 매력 있고 심지어 자신이 초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쥐라. 어?? 제목처럼 뭔가 우주로 나아가는 이야기인가?라는 헛다리 짚기 시작. (ㅎㅎㅎ) 추리력이 마구 발동되기 시작하고, 루리가 쥐라와 돈 가방을 들고 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심장 쫄깃한 추격전과 뭉클한 그들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이 백팔십도 바뀌었다고,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 아이가 더 나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솔직히 이 결말 인정하기 싫어, 루리와 쥐라의 이야기 2편이 출간되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 소설은 읽는 이에 따라, 무척 재미있을 수도 그저 그런 소설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을 향해가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고 생각지 못한 결말에 이렇게 끝난다고!!!! 경악하며 정말 마지막 페이지 인가? 뒤적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저 아이는 도대체 뭘까? 도둑질도 하고, 남자에게 맞기도 하다니 - 아마도 별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적은 시대이고, 나 자신도 삶이 순조롭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저 아이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아이에 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_40p.

"아뇨, 그냥.... '강아지 마음'이란 것에 관해 생각을 좀 해봤어요."

"어머, 그래? 아, 그런데 조언을 하나 해줄게. 과거의 괴로운 일은 함부로 떠올리면 안 돼. 그런 것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니까. 과거란 것은 입 밖에 내지만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어차피 이제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_124p.

나는 쥐라가 그린 고양이 그림을 떠올리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유난히 눈이 큰 고양이. (중략) 만약에 고양이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지구가 아니라 다른 별의 고양이가 되고 싶었다. 아니, 그보다는 우주를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좋을 것이다. 그렇게 돼서 우주의 무중력 공간 속을 둥둥 떠다니면서 안드로메다은하를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_133p.

#소미랑3기 #소미랑 #소미미디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일본소설 #추천소설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클락댄스

#앤타일러

콘크리트 바닥에 울리는 신발 굽 소리를 들으며 윌라는 이다음에 크면 보도가 깔린 곳에 살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어른이 되면 진짜 도시 같은 도시에 살면서 매일 밤 창문 아래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신발이 보도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드는 상상을 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 이곳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게 도시의 보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활발하고 매너 있고 품위 있고 피상적인 사람이라고 했지.

만약 윌라가 클락 댄스를 만든다면 세 소녀가 보여준 춤과는 다른 춤 일 거라고 생각했다. 윌라의 춤에는 한 여자가 무대 왼쪽에서 등장해 무대 오른쪽 끝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회전하며 지나갈 것이다. 그래서 관객들 눈에는 오로지 빠르게 도는 흐릿한 색깔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펑! 무대 끝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진다. _334p.

▶ 윌라 드레이크에게는 인생을 바꿀 기회가 있었다. 엄마가 갑자기 사라졌던 학창 시절의 어느 날, 데릭의 청혼을 받고 고민하던 1977년, 젊은 미망인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1997년. 그리고 2017년 어느 날 낯선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의 모든 것을 바꿀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감정 기복이 심해 자신의 감정대로 살아가는 엄마, 그로 인해 가정의 분위기는 엄마로 인해 좌지우지되었고 윌라와 동생 일라인은 불안한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시간은 흘러 대학에서 만난 첫사랑 데릭과 고향 집을 방문하는 길에 청혼을 받게 되지만 졸업을 하고 진로까지 정해진 데릭과 달리 자신은 3학년이고 이후 진학 일정까지 계획하고 있던 상태에서 받은 청혼에 멈칫하게 되지만, 공부는 결혼하고 계속해도 되지 않냐는 말에 자신이 계획한 미래를 데릭의 미래에 맞춰버린다. 그렇게 또 20년의 시간을 점프해 한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중 사고로 데릭을 잃고 두 아들과 살아가게 된다. 데릭을 잃은 슬픔을 아이들과 함께 이겨내고 싶었지만 아들들은 이미 커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듯했고, 시간이 흘러 피터와 재혼한 윌라는 안정적인 노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낯선 이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그녀의 생을 뒤흔들 결심을 하게 된다.

첫 째인 션과 잠깐 동거했던 드니즈가 총기 사고를 당했고, 그녀의 딸을 맡아줄 사람이 없으니 도움을 부탁한다는 전화. 어찌 보면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 미룰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가야 할 것 같았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따라나선 피터까지 드니즈의 일상에서 마주한 다양한 사람들, 그녀의 딸 셰릴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션과 그녀의 여자친구 등... 그동안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왔던 것일까? 무심한 션과 이안에게 화가 났고, 자신만의 능력이 있었음에도 데릭, 피터에게 맞춰사느라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것 같은 윌라가 안쓰럽고... 일라인은 왜 그리 서먹해진 건지 안타깝고..

윌라의 일대기는 큰 굴곡 없이 읽히지만, 페이지를 멈추기 쉽지 않은 가독성을 가진 소설이다. 보통의 일상을 매혹적인 문장으로 표현하며며, 소소한 현실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윌라의 생을 통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다.

데릭은 브로건 박사님과의 연구를 포기하라는 제안이 윌라에게 얼마나 엄청난 요구인지 짐작조차 못 하고 있었다. 언어의 발견은 그녀가 대학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중략) 그렇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데릭과 결혼하기 위해 모든 걸 다 던져버리는 모험을 감행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면 솔깃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거의 자신의 의지로 익숙한 모든 걸 버리고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생판 남에게 자신을 얽매는 일은 매우 갑작스럽고 극단적인 일임에 틀림없었다. _73~74p.

"난 하루하루를 각각의 개별적인 순간들로 쪼개기 시작했단다. " 아빠가 말했다. "앞으로 더 이상 기대할 건 아무것도 없었거든. 그래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내가 감사히 여길 수 있는 순간들이 존재했지.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첫 커피를 마실 때, 작업실에서 뭔가 근사한 걸 만들고 있을 때, 텔레비전에서 야구 경기를 볼 때처럼 말이다."_108p.

때때로 윌라는 다른 누군가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며 반평생을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반평생보다 더 많은 날을 그렇게 보낸 것 같았다. 처음엔 데릭이, 다음엔 피터가 앞만 보고 돌진하는 동안 윌라는 뒤에서 그들이 벌려 놓은 걸 치우고 사과하고 설명하며 세월을 보냈다. _225p.

#미래지향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추천소설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