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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청춘'이라는 단어는 나랑은 조금 동떨어지 다른이들의 이야기 같기만 합니다.  불안하고 두려운 시절이 청춘이라면 난 아직도 청춘이 맞는것 같은데... 숫자상으로는 그렇게 우기기 힘든 나이가 되어버렸어요.  책장에 오래도록 쌓이고 묵혀둔 책들을 하나둘 뒤적 거리며 책을 골라읽는 재미... 잠이 오지 않던 새벽 그렇게 골라냈던 책 중 한 권.  <잘 지내나요, 청춘> 이었습니다.  불면의 밤으로 잠이 쉽게 오지 않는 날이면 이런 책들을 골라 읽으며 나의 청춘은 어땠는지 그들의 청춘은 어떤지 책으로나마 느껴보고 싶었던 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un Seok
즐길 수 없는 일을 하기엔, 즐길 수 있는 일만 하기엔, 어차피 인생은 짧아

Young Gyo
잊지 마, 언제든 시작하는 법을 잊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걸

My Q
삶은 무엇을 이루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거야

 

 

세 명의 남자, 그리고 도쿄 여행.  그들의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이어지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낯선 여행지에서 풀어갑니다.  그러나... 남자들의 감성이 너무 짙게 배어있어서 일까요?  책을 읽는 초반부터 그들의 여행은 조금은 고개를 갸웃~ 하게 합니다.  지극히 여성스러운 감성을 추구하는 제 독서취향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책장을 넘기며 때로는 한 구절, 때로는 한 페이지,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사진들은 때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물건도, 사람도, 마음마저도 때와 장소에 따라 수시로 바꿔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금 같은 세상에 정말 필요한 건, 너도나도 못 갖춰 안달인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누구도 갖추지 못한 근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한 우물만 파는 근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근성, 남자는 아닌 인간은 그게 필요하다. /p095

 

 

나이와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든 시작하는 법을 잊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것! /p112

 

 

어쩌면 여행을 통해 이렇게 책을 집필 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그들의 청춘은 충분히 빛나고 있지 않았던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많은 청춘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여행을 떠나보기도 하지만 그 순간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그시절 그랬을거라 생각하니까요.  (물론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른이 되는데도 충분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끔은 책을 통해서 다른이들이 겪은 성장통을 간접체험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도 잘 받아들여 흡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여행이 가진 큰 묘미는,

나와는 전혀 다른 온갖 군상들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고,

더 큰 묘미는 그와 내가 절대적으로 타인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p138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을 읽고 보면서 질투를 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빛나는 청춘을요.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현재를 더 열심히 살지 못하고 있는건 생각이 어디쯤에서 멈춰 몸이 가고 있는 세월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들이 도쿄에서 생각하고 보냈던 시간들...그리고 오늘의 그들의 청춘은 안녕하겠죠?  이 책은 여자분들에겐 큰 공감을 하지 못하는것 같았어요. (읽었던 분들과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습니다만..ㅎㅎ)  이십대 언저리, 그리고 삼십대의 문턱에서 힘겨운 고민을 하는 이들...남자분들께 추천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 제 별점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별점이니 크게 참고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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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해부터 읽어오던 밀레니엄 시리즈,  쭉~읽어서 한번에 다 마무리할까?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한 부씩 끊어읽게 되는 템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읽으셨던 지인들의 평이 워낙 뛰어나다는 호평을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해서 인지 1부는 그럭저럭 (익숙하지 못한 북유럽권 이름이나 지명들, 방대한 방예르 가계도를 파악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뻔) 읽기 시작해서 음~ 읽을만한데? 로 읽기를 마무리 했었고...  문제는 2부 1권에서 살짝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라는 타이틀은 강렬했으나 사건과 관계 없을것 같은 살란데르의 유유자적한 삶을 보여주는게 좀 늘어진다라는 느낌? 이 들기 시작했고 다행이 2부 2권으로 넘어가며 살란데르를 둘러싼 '모든 악이 시작된 그날'의 과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었지요.  2부에서는 갑자기 늘어나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1부에 등장했던 방예르 가계도 만큼이나 이름을 외우기 힘들었던 등장인물들, 그리고 이름들은 왜 그래들 비슷하신지 이사람들 친척인가? 하고 다시 뒤적여보기도 했습니다.  각 시리즈마다 중심적인 사건을 담고 있긴하나 1부에서 3부까지의 주요 맥락은 살란데르를 중심으로 하나의 큰 맥락을 잇고 있습니다.

 

 

 

▶ 밀레니엄 시리즈 줄거리

 

1부에 해당하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일어난 끔찍한 연쇄살인, 추악한 범죄의 온상을 파헤치며 세상 모든 악(惡)과 맞서 싸우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정의와 불굴의 의지로 뭉친 저널리스트 ‘미카엘’의 대활약을 그렸다.

2부에 해당하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에서는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강한 궁금증을 야기했던 드래곤 타투를 한 천재 여성 해커 ‘리스베트’의 과거가 하나하나 밝혀지며,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본격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이 열린다.

3부에 해당하는 『벌집을 발로 찬 소녀』는 밀레니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대단원이자 클라이맥스로, 그 동안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과 비밀조직의 부정부패를 낱낱이 들추어내고 긴장감 넘치는 수사와 추적을 통해 어두운 그림자들을 산산이 깨부순다.

 

 

 

 

 

개봉하면 보겠노라고 룰루랄라 했는데~

사실 책에 묘사된 내용들을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기도 해서 아직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살란데르와 미케(블롬크비스트) 영화속 사진으로 보니 나이차가 실감 나네요.

 

 

 

'밀레니엄'시리즈는 스티그라르손 이라는 작가가 노후를 위해 시작한 연금보험같은 글이었다고 합니다. (이사람 천재인가??)  그런데 출간되면서 부터 시리즈마다 인기 몰이를 했었던것 같아요.  그. 런. 데.. 이 작가님이 3부를 마감하고 심장마비로 급하게 세상을 뒤로하셨으니 밀레니엄 폐인들에겐 슬픈소식이 아닐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보호하고자 했던 한 첩보원, 그가 저지른 만행들을 은폐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한 여자의 삶.  그러나 그런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고 궁금함에 잠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와 맞물려 밀레니엄의 편집장인 에리카가 거대 신문사로 옮기게 되며 발생했던 사건들이 사건 전체와 묘하게 맞물리면서 3부이야기의 긴장감은 더해갑니다.  살란데르의 존재감은 그동안 보아 왔던 여느 소설의 주인공들과는 남다른 포스를 뿜어내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그 존재감은 단연 돋보입니다.  그녀의 곁에는 잠깐 연인이기도 했던 블롬크비스트의 활약과 주변 인물들의 도움이 있기에 그녀가 더 돋보였을 테지만 밀레니엄에서는 블롬크비스트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이기도 한 에리카 베르예르와 살란데르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밀레니엄 시리즈중 가장 손을 놓을수 없던 편이기도 했던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아... 한동안 그들의 매력에서 헤어나올수 없을듯 합니다.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바르가스 요사가 극찬했던 "밀레니엄, 불멸의 문학에 온 걸 환영한다!" 라는 말에 별표를 마구 주고싶어집니다.  더이상 밀레니엄의 다른이야기를 만날수 없다는게 한 없이 아쉬울 뿐이네요.

 

 

 

 

본 서평은 해당출판서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본인의 주관적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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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해부터 읽어오던 밀레니엄 시리즈,  쭉~읽어서 한번에 다 마무리할까?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한 부씩 끊어읽게 되는 템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읽으셨던 지인들의 평이 워낙 뛰어나다는 호평을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해서 인지 1부는 그럭저럭 (익숙하지 못한 북유럽권 이름이나 지명들, 방대한 방예르 가계도를 파악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뻔) 읽기 시작해서 음~ 읽을만한데? 로 읽기를 마무리 했었고...  문제는 2부 1권에서 살짝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라는 타이틀은 강렬했으나 사건과 관계 없을것 같은 살란데르의 유유자적한 삶을 보여주는게 좀 늘어진다라는 느낌? 이 들기 시작했고 다행이 2부 2권으로 넘어가며 살란데르를 둘러싼 '모든 악이 시작된 그날'의 과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었지요.  2부에서는 갑자기 늘어나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1부에 등장했던 방예르 가계도 만큼이나 이름을 외우기 힘들었던 등장인물들, 그리고 이름들은 왜 그래들 비슷하신지 이사람들 친척인가? 하고 다시 뒤적여보기도 했습니다.  각 시리즈마다 중심적인 사건을 담고 있긴하나 1부에서 3부까지의 주요 맥락은 살란데르를 중심으로 하나의 큰 맥락을 잇고 있습니다.

 

 

 

▶ 밀레니엄 시리즈 줄거리

 

1부에 해당하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일어난 끔찍한 연쇄살인, 추악한 범죄의 온상을 파헤치며 세상 모든 악(惡)과 맞서 싸우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정의와 불굴의 의지로 뭉친 저널리스트 ‘미카엘’의 대활약을 그렸다.

2부에 해당하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에서는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강한 궁금증을 야기했던 드래곤 타투를 한 천재 여성 해커 ‘리스베트’의 과거가 하나하나 밝혀지며,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과 함께 본격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이 열린다.

3부에 해당하는 『벌집을 발로 찬 소녀』는 밀레니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대단원이자 클라이맥스로, 그 동안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과 비밀조직의 부정부패를 낱낱이 들추어내고 긴장감 넘치는 수사와 추적을 통해 어두운 그림자들을 산산이 깨부순다.

 

 

개봉하면 보겠노라고 룰루랄라 했는데~

사실 책에 묘사된 내용들을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기도 해서 아직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살란데르와 미케(블롬크비스트) 영화속 사진으로 보니 나이차가 실감 나네요.

 

 

 

'밀레니엄'시리즈는 스티그라르손 이라는 작가가 노후를 위해 시작한 연금보험같은 글이었다고 합니다. (이사람 천재인가??)  그런데 출간되면서 부터 시리즈마다 인기 몰이를 했었던것 같아요.  그. 런. 데.. 이 작가님이 3부를 마감하고 심장마비로 급하게 세상을 뒤로하셨으니 밀레니엄 폐인들에겐 슬픈소식이 아닐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보호하고자 했던 한 첩보원, 그가 저지른 만행들을 은폐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한 여자의 삶.  그러나 그런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고 궁금함에 잠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와 맞물려 밀레니엄의 편집장인 에리카가 거대 신문사로 옮기게 되며 발생했던 사건들이 사건 전체와 묘하게 맞물리면서 3부이야기의 긴장감은 더해갑니다.  살란데르의 존재감은 그동안 보아 왔던 여느 소설의 주인공들과는 남다른 포스를 뿜어내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그 존재감은 단연 돋보입니다.  그녀의 곁에는 잠깐 연인이기도 했던 블롬크비스트의 활약과 주변 인물들의 도움이 있기에 그녀가 더 돋보였을 테지만 밀레니엄에서는 블롬크비스트의 오랜 연인이자 친구이기도 한 에리카 베르예르와 살란데르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동안 읽어왔던 밀레니엄 시리즈중 가장 손을 놓을수 없던 편이기도 했던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아... 한동안 그들의 매력에서 헤어나올수 없을듯 합니다.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바르가스 요사가 극찬했던 "밀레니엄, 불멸의 문학에 온 걸 환영한다!" 라는 말에 별표를 마구 주고싶어집니다.  더이상 밀레니엄의 다른이야기를 만날수 없다는게 한 없이 아쉬울 뿐이네요.

 

 

 

 

본 서평은 해당출판서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본인의 주관적 의견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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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편지 -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손거울 같은 책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을 오가다 우연히 마주친 <달팽이 편지> 한 번, 두 번, 세 번째쯤 마주 했을때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문구가 마음을 끌었던 것 같아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입니다.   삐삐, 시티폰, 핸드폰등 시대별로 발전하고 있는 통신기기들 그리고 다양화된 sns들 등 우리는 항상 무언가와 소통을 하고 싶어합니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 적당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내가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펜을 들어 종이에 몇 번이나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우체통에 띄워보낸 마음들, 그리고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지는건 왜 일까요?  가끔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숨이 차오르는지도 모르고 보통의 기준이라는 것에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과연 괜찮은걸까?  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뭐라 딱히 대답하긴 쉽지 않습니다.

 

 

변해 가는 게 슬픈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모든 게 다 변한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일이 슬플 뿐입니다.  왜냐하면 변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p25

 

 

처음엔 무심코 읽어갔던 책장들이 어느새 눈과 마음을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되고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게 만들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손에 잡히는 노트들에 수첩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흘러가는 생각들 그때 잡아두지 않으면 스쳐지나가는 시간이고 찰나의 생각들일테니까요.   어쩌면 그 끄적임들이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다'고 애쓴 흔적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던 마음 한 자락을 만나는 기분이 이럴까요?  지나고 보니 모든건 나로 인해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던 일들인데 그 탓을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 실패나 상처가 두려워 머뭇거리는 일은 혹시라도 내일 지구가 멸명하지는 않을까, 싶은 걱정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p139

 

 

요즘처럼 몸따로 마음따로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이 바뀌고 멍하게 있기를 반복한게 얼마나 갈지, 지금 내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는건지 내게 질문을 하고 또하기를 반복해보기도 합니다.  십대때는 세월이 흐르면 어른이 되고 그만한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이십대에는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걸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나를 보니 무엇이 남아있는건지 나는 무엇인지 아득한 생각뿐입니다.  움직여야 한다는건 알고있지만 선뜻 움직여지지가 않네요.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내 발이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보기 위해선 무거운 생각들과 걱정으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라구요...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건 흘러넘치려 하는 마음의 부스러기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하지 못한 일들을 남기고 떠나는 여행길은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떠나고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의 일들을 잊고 오늘은 그저, 오늘의 여행을 떠나는 것.  이것이 우리들의 길고 긴 삶, 그 여행입니다.  /p151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이제 1/3 어쩌면 그보다 조금 더 많거나 적게 달려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같이 모든이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을 지난 몇달간 어쩌면 조금은 막 써왔는지도 모르겠고, 나름 충전이라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산문집을 읽는다는건 그 작가의 인생 한 부분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분, 일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 경험하고 그들의 글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게 되는... 책을 펼칠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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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윈터홀릭 2
윤창호 글.사진 / 시공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만남의 장소로 서점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와 도서진열대를 둘러보다 발견한 <윈터홀릭 두번째 이야기>는 그리워했던 오래된 누군가를 만난것 만큼이나 기쁜, 반가운 마음이었답니다.  딱 2년전 <윈터홀릭 스칸디나비아의 겨울 이야기>를 만났었습니다.  북유럽의 이야기들이 몽환적인 느낌이었다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홋카이도와의 만남은 손에 잡힐듯 말듯한 가까이 있는 그 무엇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책이었어요.  흰 눈이 주는 감상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변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순수하게 그 자체를 즐길수 없게 되는건 눈과 함께 묻어온 세월들이 함께 내리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전 지인과 만나 이야기하다 "난 홋카이도는 겨울에 꼭 가보고 싶어" 이랬더니 고개를 절래 절래 젓습니다.  눈에 파묻힐 지도 모른다구요.  그래도 몇 해전부터 해마다 겨울이되면 먼저 찾아보게 되는 홋카이도.  책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차가 바람을 일으키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을 때

기증가 함께 가슴 먹먹한 감회에 젖었다.

아무도 나를 알아줄 사람도 없는 곳에서 왜 이리 마음이 들썩이는 걸까.

 

 

바로 얼마전에 읽었던 <홋카이도 전차여행>이 젊은 이십대 감성이라면 이 글은 조금은 더 인생과 연륜이 묻어나는 글, 사진들 같다는 느낌이었답니다.  문장 하나하나, 여행지에서의 사진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은 홋카이도의 하얀 세상속에 녹아드는 기분이었습니다.  외로움과 그리움 오히려 더 깊어질것만 같은 겨울의 홋카이도에서 들썩여던 저자의 마음이 어떤 기분일지 살짝 상상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외롭다' 말만 또는 어설픈 감정만 앞서는 것보다 오히려 그 속에 퐁당 빠졌을때 그 안에 있는걸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는걸까요?  겨울의 홋카이도를 그리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왠지 조금은 이해될 것만 같습니다.

 

 

유리창 너머의 삶과 세상은 대체로 아름답다.

그것은 창밖의 삶들이 내뱉는 탄식과 소음들을 소거한,

가공된 영상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창가를 즐겨 찾는다.

 

 

달리지 않는 열차에 긴 고드름이 자라듯이

제자리에 멈춰선 내 안에서는

그리움만이 무성하게 자란다.  아불류 시불류?

 

 

어딘가로 떠나기를 해본지도 좀 된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자꾸만 어딘가로 떠나는 글들에 손이가는 건 제 마음이 밖으로 향해있기 때문인것 같아요.  올 겨울은 서울에서도 소복한 눈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그래도 그곳의 눈은 여기의 눈과는 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건...홋카이도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었던 저자가 부러웠기 때문이었던것 같아요.   책을 손에 든 순간 만큼은 나 자신도 홋카이도 어디쯤에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홋카이도 이야기를 자주 만나게 되는걸 보니 조만간 떠나지 싶습니다.

 

 

십 년의 세월이 바람처럼 흘러가고 나서도

내 떠남의 자리는 늘 변함없는 상념들로 가득하다.

흐르는 시간의 속도만큼 따라서 흐르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삶이란 게 원래 그렇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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