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인 유럽
구현정 글 사진 / 예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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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커피, 카페 이런 것들이 모여 카페붐이 일기 시작하고, 커피와 책, 카페 창업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걸까?  사회생활을 하며 베스트셀러 위주의 사재기(?)위주의 책읽기를 했었는데 북카페라는 온라인 활동을 하며 본격적인 책읽기와 서평이란 흔적을 남기기 시작하며 관심이 자연스레 커피와 함께 '나만의 공간'을 꿈꾸며 카페 창업으로 생각이 흐르기 시작했다.  '북카페'라는 공간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지난 가을쯤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공간을 왜 이제야 만나게 된거지?'라는 생각에 카페를 다니며 카페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내가 생각하는 카페의 이미지를 구상해보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뭔가 답답하거나 기분이 다운될 때는 늘 대형서점으로 향하곤 했다.  광활한 그 공간에서 길을 잃은 듯 책과 사람 사이를 오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 기분이 정리되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금도 나는 알지 못한다.  책의 존재감은 나를 차분하게 해주고, 그곳에 내가 있다는 느낌은 결국 어떻게든 현명한 결론에 마주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던 것 같다.  /p27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계기는 몸도 마음도 어디 한 군데 의지 할데 없고 이야기 할 수도 없이 지쳐있을 때였다.  처음엔 가까이 있는 손에 잡히는 책들을 읽다가 집도 답답할 때면 대형서점으로 무작정 나가곤 했다.  궂이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많은 책들 사이를 거닐며 눈길이 가는 책, 평소 온라인 서점에서 눈 여겨 보던 책들을 들어 몇 줄 읽다 보면 내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건지 책 속에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그 즈음부터 책을 들고 카페를 다니며 읽기 시작했는데 집에서 읽어지지 않거나 활자들만 날아다니는 것 같은 책들을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읽으면 집중도 잘 되고 생각도 잘 정리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카페를 다니다보면 적당히 친절한 종업원과  '여기다!'싶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적당한 소음과 그라인더에 원두가 갈리는 소리와 커피향, 그리고 토닥거리는 노트북 자판소리, 책장을 넘기는 소리등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주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서 였을까?  카페는 누군가와 함께 가는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책 한 두권을 들고 혼자 조용히 카페를 찾는 시간이 잦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커피에 대한 관심도 더 깊어졌고 지난해 바리스타라는 직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노력의 결실도 맺게 되었다. 

 

 

카페 창업에 관심도 있었고 주변에 함께 공부하던 지인들도 창업에 관심들이 많으시다보니 관련 서적들도 많이 찾아보게 되었는데 커피, 사이드 메뉴나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인 책들이 대부분이라 '북카페'라는 공간은 역시 수도권에선 힘든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익성'을 어느 정도 접고 시작해야 가능한 것이 '북카페'라는 공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고 있을때  『북 카페 인 유럽』 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 일까? 아니면 그냥 북카페 기행을 담은 에세이 일까? 등등 책을 주문해 놓고도 궁금해서 당일 배송이 가능한 사이트를 찾아 주문을 해놓고는 도착하자마자 다른 책들을 제쳐두고 읽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내 손에 부드럽게 와닿는 종이의 감촉이 좋다...중략....  내 손에 들린 책의 기분 좋은 무게감, 노랗게 변한 책에서 발견한 밑줄을 보며 회상에 젖는 시간, 책을 살 때의 기분을 써놓은 맨 앞장 내 글씨의 흔적, 그런것들은 이제 촌스러운 아날로그 향수로 남게 되는 걸까.  책들이 물리적 공간을 채우며 만드는 특별한 분위기, 나는 이런 서재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 크기와 빛깔, 그 익숙한 감촉으로 책장에 들어가 있는 책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짠해진다.  '난 너희들이 오래 버텼으면 좋겠어.'  /p89

 

 

다른 지역 다른공간이었지만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생각하고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을 탐방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을 이야기 하는것 처럼 이야기 하는 에세이라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각각의 공간마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공간들이 한 번쯤 나도 그 공간에 있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일게 했으며 저자가 그 공간에서 느꼈던 생각이나 함께했던 작품들을 만나면서 소개된 책 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노년의 실버세대들이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작은 책모임을 갖는걸 보며 유행이 아닌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굴북카페를 만나기도 하고 아주 작은 북카페에서 세계의 다양한 책들을 만나기도 한다.  공장이 북카페로 변화하기도 하고, 커피향보다 음식냄새가 가득한 북카페를 만나기도 했다.  함께도 좋지만 혼자가 더 좋은 공간인 북카페, 이 공간을 꾸리는데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더 많은 연구를 공부를 하고 책도 더 읽어서 유행으로 흘러가는 공간이 아닌 진정한 책과 공간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기고 있기에 유럽의 북카페 나들이는 즐겁고 신선하며 즐거웠다.  마지막에 저자가 공개하지 않은 '나의 작은 은신처'를 읽으며 나도 동네에 책은 없지만 소개하지 않은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기에 살짝 반갑기도 했다.  조용히 카페에 앉아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눈것 처럼 즐거웠던 한 권의 책.  읽으며 줄어드는게 아쉽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다.  그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까?  다음 이야기엔 공개하지 않았던 공간의 이야기와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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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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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언제나 가장 중요한 건 첫 번째 문장이다.  /p8

 

책을 읽으며 리뷰글을 머리속으로 정리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첫 문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도 막상 글을 쓰려고 모니터를 마주 하고 있으면 잡다한 생각과 글들만 떠올라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엉뚱한 말도 안되는 글을 써놓은듯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직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데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걸 읽고 글을 쓸수록 느끼고 있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좌절모드에 돌입.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읽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얼마나 많은 책들을 읽은 걸까?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소개된 책들만 대략 봐도 몇 십권은 족히 될 것 같다.  

 

 

책은 사람이 있는 곳에, 그리고 사람이 지나간 곳에 있다.  그래서 가끔 난, 한 권의 책을 찾는 것은 곧 그 책이 지나온 궤적을 더듬는 것이고 그것은 곧 한 사람의 삶의 길을 되짚어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p126

 

 

책의 제목만으로도 책을 좋아하는 지인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책이지만 그만큼 어렵다고 생각되는 책이기도 했다.  책이 귀중해진 시대, 고서들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 책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찾는 '책 사냥꾼'이 등장하게 된다.   헌책방을 운영하며 '책 사냥꾼'이기도한 반디가  어느날 책 사냥꾼들의 '중앙'인 비밀조직 미도당의 의뢰를 받게 되는데...그 의뢰가 책 사냥꾼 세계의 전설로 내려오는 단 한권의 완전한 책인 <세계의 책>과 연결되어있다는 비밀을 알게 되며 주변 인물들 그가 속한 세계, 그리고 책들과의 이야기 등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모험이 시작된다. 

 

 

누군가 표지를 여는 순간 책은 책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어떤 책은 끝까지 다 읽히지 못하고 자신의 비밀을 간직한 채 서가에 잠들어 있다.  어떤 책은 책장마다 무수한 삶의 흔적을 지닌다.  어떤 책은 복되게도 여러 주인을 섬긴다.  물과 불과 칼과 햇빛과 습기와 벌레와 짐승이 책을 병들게 하거나 해친다.  책의 가장 큰 적은 사람이다.  무지한 한 사람은 책에 상처를 내고 무지한 100명의 사람은 다락방에 책을 넣고 잊어버리고 무지한 1만명의 사람은 도서관을 불태운다.  책은 죽을 때 소리를 낸다.   /p212

 

 

책을 읽으며 그의 모험에 집중할 수 없었던건 모험의 흐름을 끊는듯한 책의 소개, 환상인지 현실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겠는 나레이션등으로 좋은 책들의 소개도 많았지만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좋은 책과 좋은글을 정해진 지면에 많이 담고 알려주고 싶으셨던것 가상의 세계와 연결되어 소개되어지는 책들이 그닥 눈길을 끌지 못했던것 같다.  국내출간 되는 책들, 번역서들, 수입되는 원서들 등등 우리에게 읽혀지지 못하고 버려지는 책들은 얼마나 될까?  이미 나의 책장에도 아직 읽혀지지 못한 책들이 많이 있지만 새로이 출간되는 도서들을 볼때마다 욕심이 나긴 한다.   시작하지 않은 책은 책이 아닐지도 모른다.  책장에 묵혀지고 있는 책들에게도 책의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꼭~ 내봐야겠다.

 

 다행히도,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책이 있다.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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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 -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 연애사정! 소담 한국 현대 소설 2
정수현.김영은.최수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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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가 모여 집필한 한 권의 책.  한 남자를 사랑한 세 여자의 이야기라고 하니 아슬 아슬 그 과정보다 마무리가 어찌 될지 궁금했던 한 권의 책 이었다.  읽는 동안 즐거운 책을 고르다 지난 연말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책이라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날 새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게 되었던 책이다.  각기 다른 나이대의 여자들을 사랑하게 된 한 남자.  그리고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된 세 여자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  『19 29 39』  제목이 독특해서 설마 책 제목일까 싶었던 책이었는데 '아홉'이란 이 마지막 숫자들이 정말 의미 있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그녀들의 이름은 편의상 숫자로 표기)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혼자서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은 힘을 내야 하는 일이다....(39)/p40

 

 

부족한 듯 하지만 꽉 차 보이는 숫자 '아홉' 그래서 불안하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은 나이.  19살, 29살의 나는 어떤 고민들을 했고 어떤 시간들을 보내왔는지 지금은 살짝 가물 가물 하지만 '사랑' 에 있어서 분명 다른 차이가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벌써 세대차이를 느끼는걸까? 책에 등장하는 19의 이야기들은 다른 그녀들의 이야기보다 조금은 가볍게 읽었던 건  아마도 결혼 적령기, 임신 가임기등을 무의식적으로 29, 39에게 더 비중을 두고 읽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포스트잇이 붙은 부분들만 읽다보니 19의 글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걸 보고는 '어!' 하며 19의 이야기만 다시 읽어 보았지만 그녀에겐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있을거라는 무한한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쿨하게 그녀의 이야기는 패스하기로 한다.

 

 

아마 내 나이가 한 두 살 더 어렸다면, 그래서 내년에 서른이 되는 게 아니라면 나는 그토록 치열하게 그와의 사랑을 지키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아니라 내가 사고를 쳤을지도 모르고, 웬만한 일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내 감정대로 움직였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곧 서른이 되는, 스물아홉의 여자였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와 다투고, 헤어지고, 화해하고의 무한 반복을 거듭하며 불안과 스트레스를 양산해내는 연애라는 행위를 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한 행위는 이제그만 이한으로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29) /p94-95

 

연애와 일, 두 가지가 뒤엉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든 나이가 바로 지금 내 나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문득 서글퍼졌다....(29) /p115

 

아니, 어쩜 알 만큼 알아버린 나이의 여자는 사랑을 할 때 욕망과 감정에 충실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느새 '누가 뭐래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라는 어린 시절의 무모함과 당당함을 잃은 채 두려움을 신중함으로 가장한, 서글픈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29) /p121

 

 

차이한과 5년간 연인사이이며 약혼자인 29(정유현), 어느날 그가 다른 여자들을 만나왔음을 고백하고 그녀들을 만나기에 이른다.  6개월전 여행에서 그를 만나 사랑을 키워온 39(한세진), 100일전 우연한 사고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19(지아).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들의 최종 결론은 어떻게 될까?  만약 실제로 이런 상황이 발생했고 내가 29의 입장이었다면 난 어쩌면 정해진 수순을 밟았을 지도 모른다.  29라는 숫자가 사회생활을 하며 주는 부담감이란 그리고 그 시기의 '선택'이란 어쩌면 살아가며 제일 큰 고비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연애와 일 자칫 잘못하면 최선이라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 평생을 후회할 아픔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상황을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만든 남자가 제일 나쁜게 아닐까?  약혼자가 있다고 밝혔다면 사정이 달라졌을까?  남자는 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건지... 그녀들을 동시에 만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변명이 정말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싶었다.

 

 

물론 나도 결혼했던 이유가 엑스를 사랑해서라기보다 건강하게 초산을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것이 더 컸던 여자다.  당장 결혼하긴 싫지만 나중에 못할까 봐, 아이를 낳아야 할지 어째야 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낳을 수 없을까 봐.  반쯤 접는 심정으로, 세월과 타협하는 기분으로 결혼하는 여자가 어디 나뿐이겠느냐마는, 다들 말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시작은 타협이지만 누구나 결혼 후 행복하길 바라니까....(39) /p130

 

 

살다보면 '나이'에 쫒기 듯 살게 되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흔히들 말하는 '아홉수'에 도래하는 시점이 아닐까?  모자른 듯 하지만 꽉 찬 숫자, 서두르지 않으면 뒤쳐 지는것 같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다시 시작하기엔 부담스러운... 사회의 '평균'이라는 잣대위에 나를 올려놓고 저울질 하며 다른이의 이목이나 내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작은 가시쯤은 그냥 품어도 어찌 될거라는 생각이 결국 고름이 되고 더 큰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기로에서 자신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최선의 선택을 한 그녀들의 결정에 열렬한 응원을 해주고 싶다.   "열아홉, 당신을 응원합니다. 스물아홉, 당신을 사랑합니다. 서른아홉, 당신을 동경합니다."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가 되어도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속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내가 나를 속이면서, 내가 아닌 채로 살면서 제대로 나이를 먹는다고 하 수 있을까.... (29)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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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지구를 탐하고 뜨거운 사람들에 중독된 150일간의 중남미 여행
조은희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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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의 책을 간간히 만나 볼 수 있다.  그동안 읽어온 책들과 조금 다르게 느꼈던건 그녀가 나와 같은 나이라 조금더 공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과, '남미'라는 여행지를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점찍어 놓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정작 마음먹지 않으면 또, 저지르지 않으면 떠나기 쉽지 않은것이 여행 아닐까?  여행지를 생각하면서도 누구랑 갈지부터 생각하게 되니 아직 진정한 여행자라 할 수 없는거겠지?  혼자서 어딘가를 간다는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 습관을 들이려 연습중이다.  혼자 떠나본 이들은 하나같이 추천하곤 한다.  '진정한 여행을 느끼려면 혼자 떠나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고... 그럼 그동안 내가 해 왔던 여행이랑 얼마나 달라지게 되는걸까?  아직 떠나보지 않았으니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올해는 꼭 실천해볼 예정이다.  여행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시장의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도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에 공감하고, 안도하며, 새롭게 기운을 낸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힘들다'를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여행을 떠나 보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팔자 좋은 소리라는 핀잔만 돌아올 듯,  대신 실행에 옮기기 쉬운 제안을 해본다면 시장에 가 보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한 발짝 멀찌감치 보게 되면 그 난리통(?) 속에서 의외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 아닐까.  /p046

 

 

『여행의 이유:』 의 저자도 혼자 여행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남미의 어디쯤에서 가이드에 나오는 여행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깨닫고 가이드북을 내려놓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여행을 하는 사람이 보았을때는 떠나는 것이지만 현지에 도착해서 부터는 여행지의 모든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것이니 길던 짧던 여행지에서의 시간을 무리한 스케쥴은 피하는게 좋을 듯 하다.   실제로 몇 해전 일본여행때 일주일 스케쥴을 날짜별로 디테일하게 작성해서 들고갔다가 급성후두염으로 아팠던 덕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발길 닿는대로 여행하는것으로 바꾸기도 했었다.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여행지에서 날이 갈수록 짐처럼 무겁게 느껴졌고 여행 후반부에서는 그마저도 내려놓고 다녔으니 그래도 초반에 가이드북이 주는 안정감? 같은게 있었던것 같다.  이 한 권만 있으면 어디든 다 안내해줄것 같은...  모르는 곳에서 아는 사람 하나없는 곳을 여행하면서 가이드북을 놓고 다닌다는건 지금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일...물론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제일 걸리긴 하지만 여행을 나가서도 지레 겁부터 먹고 그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동반한 친구에게 떠밀곤 했었다.  해마다 올해는 영어를 꼭 마스터 하리라 다짐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알고있는 단어들만 알고있어도 여행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고 하니 언어소통에 너무 겁을 먹고있는건 아니었을지...

 

여행애선 혼자 보면 좋은 것, 함께 보면 좋은 것이 따로 있는데 도시여행은 혼자일때 길의 구석구석까지 자유롭게 발 닿는 대로 돌아다니며 소소한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고, 자연 풍광이 멋진 곳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그 감동을 나눌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p260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의 장,단점은 다 있을것 같다.  아직 홀로 여행은 해보지 못했지만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의 페이스에 어느정도 맞춰가야한다는점, 나는 다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가 그렇다고 생각하지 못했을때엔 100% 만족하는 여행이 되기 쉽지않으며, 오히려 피곤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점등 여행이 모두다 좋은거라 말하긴 어려울것 같다.  그러나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하고 다녀왔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한듯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듯...  여행을 다니며 조금씩 드는 생각은 될 수 있으면 여행사 패키지 되도록 패스, 한 도시만 가도 그곳을 충분히 보고 느끼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여행은 만족스러웠다고 말 할 수 있었던것 같다.  사람을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는일 중 하나가 여행지에서 친구 만나기 아닐까?  저자처럼 오랜 여행을 떠나볼 용기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생긴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길에서 만난 이들과 친구가 되어보기....그러기 위해선 나도 열린 마음이 되어야겠지만 가이드북을 내려놓고 '만나는 여행'을 하고온 저자가 부럽기도 했다.  책의 글들이 여행을 다닌 순서대로, 또 저자가 여행을 하며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만날 수 있어서 실제로 나도 그곳으 살짝 다녀온듯한 기분이 되기도 했다.  글에 비해 사진이 적다고 느껴질만큼 좋은 사진들이 많았는데 작아서 아쉬운 사진도 있었고 사진에 겹쳐진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어렵게 읽어야했던 부분도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가보지 못했던 그곳을 책으로 미리 만나며 반갑기도 했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녀도 잘 다녀왔기에 용기내는 이들도 많을것 같다.  미리 걱정하지 않고 현지에서 맞닥뜨리며 겪어보기, 책을 갈무리한 저자는 또 어딘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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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아저씨네 작은 커피집
레슬리 여키스·찰스 데커 지음, 임희근 옮김 / 김영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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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소기업체에서 가장 많이 읽는 책

왜 이 조그만 커피집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커피를 마시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대는가?

 

 

좋아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더 알고 싶어지고, 그래서 파고 들다보면 그 일에 대해 열정이 생기게 되는 것... 이건 어떤 일이든 다 적용되는 공통사항인 것 같다.  커피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배워보겠다고 시작한 건 몇 개월 되지 않지만 그 훨씬 이전부터 커피에 대한 지인들사이의 품평 아닌 품평들을 하곤 했었다.  대형 커피 체인점위주로 커피를 마시러 다니다가 작은 카페들의 소소한 매력을 알게 된 후 부터는 작은 카페들 찾는 일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물론 잘 알지 못하는 동네를 갔을땐 맛집 사이트를 참고하거나 기존 프렌차이즈를 방문하곤 한다.  돈 들여마시는 커피 이왕이면 맛나고 내 마음에 드는데서 마시고픈것.  그리고 잘 모를땐 차라리 기존에 익히 알고 있는 프렌차이즈를 방문하는것 이게 커피를 마시며 들게된 습관중 하나인 듯 하다.

 

 

커피공부를 하며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으로 지인분께서 추천해주셨던  『잭 아저씨네 작은 커피집』  시애틀 길모퉁이의 작은 커피집 '엘 에스프레소'는 오랜세월 주변의 거대 커피체인점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애틀 시내에서 지난 20여년동안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해 오며  체인점이나 분점도 내지 않고 반평 남짓한 공강네 테이블 두개, 조그만 카운터 뿐인 가게이다.   이런 작은 커피집에 매일 아침 시애틀 인근의 수천명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들르는 '엘 에스프레소' 손님들은 가히 충성적이기까지 하다.  이 집에서 커피를 시작하지 않으면 하루의 시작이 꼬인다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이니 그런 고객의 무조건적인 충성도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첫째, 펄펄 끓는 열정(Passion)을 심어주어라. 마냥 기다리지 말고 먼저 열정을 가르쳐라.
둘째, 활력 넘치는 사람(People)들이 함께 하는 일터를 만들어라. 모든 일터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셋째, 오순도순 친밀(personal)한 단골 대접을 해주어라.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의 단짝이나 어느 곳의 단골이 되고 싶어 한다.
넷째, 똑소리 나는 제품(Product)에 등돌릴 사람은 없다. 제아무리 멋진 서비스를 받더라도 맛없는 커피를 제 돈 주고 먹을 사람은 없다.



 

 

작은 커피집이 단골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엘 에스프레소'의 사장인 잭과 다이앤의 커피에 대한 꾸준한 탐구와 노력이 밑바탕 되어 오랜 세월 직원들과 함께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자주 찾는 단골들의 커피취향을 알아서 바쁜시간 바로 받아갈 수있게 준비해주는 센스, 가끔 다른 커피를 마시고 싶은 날이라면 좀 당황스럽겠지만 그렇게 해서 남는 커피는 지나가는 행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그냥 줌으로써 커피맛을(가게홍보) 알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작은 커피집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충성도는 기본적으로 커피맛이 좋았을 테고 내 가게를 방문해주는 손님들에게 친밀감있게 대해주고 이름을 먼저 이야기해줌으로써 어쩌먼 '나를 기억해주네?'라는 작은 친절이나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친절함을 원하지 않는 날은 다른곳을 방문하면 되겠지만 나를 기억해주는 단골 커피집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이렇듯 커피는 맛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걸 잭은 놓치지 않았던것 같다.  이런 친밀감은 직원들의 노력도 있어야겠고 작은 카페이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매일 같이 방문하는 사람이 바뀌는 대형 프렌차이즈라면 가능할까? 

 

 

 '펄펄 끓는 열정(Passion)을 심어주어라. 마냥 기다리지 말고 먼저 열정을 가르쳐라.' 는 커피에 대한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았을때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막연히 카페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알면 알수록 어렵다고 했던가?  그 무엇도 쉬운건 하나도 없는것 같다.  지금도 제일 하고 싶은건 커피와 책이 함께 하는 공간이지만 아직 정확한 컨셉도 잡지 못했고 경력도 전무한 상태라 소소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커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발걸음이 더 잦아질거라 생각한다.    커피에 대한 사랑, 따뜻한 미소, 활기찬 인사와 향기로운 커피 한 잔으로 누군가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데 행복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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