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은희경작가와 구병모작가의 북콘서트의 알라딘의 행복한 초대를 받았다.

우선 은희경작가는 나의 10여년전의 대학시절 내가 도서관에서 학과 공부나 자격증공부는

하지 않고 창작과 비평, 문학사상에서 찾아 읽어왔던 작가로 꼭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국제도서전에서 만나고 온 분들의 글을 보니 더욱 그랬고 구병모 작가의 명성도 서서히 빛나고 있어

맘은 낮부터 홍대에 있었다. 수원에 살다보니 홍대까지의 외출은 정말 이런 행운을 가져야 가능하다.

 

 지난번에도 창비의 작가들 북콘서트를 왔었는데 그게 평화방송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였다.

 

두분의 사회자들이 아는 이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시간을 많이 지각했지만

방송촬영이라 시간이 많이 예정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북콘서트에서는 작가와 인디밴드와 같은

비주류가수들을 만날 수 있어 그들을 만나고 오면 한동안 그들의 노래를 찾아 듣고

그들을 연상해보게 되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홍대에 가수들 만나려 가자고 꼭 하고 싶었다.

 

 

 

 

모던한 포스터가 상상마당 엘리베이터에서 날 맞아준다.상상마당을 오면 좋은 건

바깥의 홍대의 화려하고 소란함이 한풀 꺾여있는 듯한 평온함이 좋다.

얼른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늦었지만 창비에서 준비해놓은 초코파이도 들고.

 

 

 

 

구병모 작가님 열심히 질문에 대답해 주신다.

구병모 작가님은 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다우시고 다소곳하시고 예를 갖춘다고 해야 하나 단아한 매력이 넘치는 분이시다.

 <피그말리온 아이들>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로젠탈효과와 같은 것으로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태생이 불행한 아이들도 태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로젠탈 스쿨의 이야기이다.

이 학교에 취재를 온 다큐멘터리 pd 마가 만나게 되는 학교는 보이는 모습과 다르다..

구병모 작가님의 이야기 중 <인간관계의 본질은 환멸에 있다>가 특히 인상깊었다.

 

 

이 이야기는 획일화된 우리의 교육현실을 꼬집고 있기도 하다.

예전과 달리 현재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넘치는 사랑속에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속에 있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가는 정말 아이들만이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현실이

어쩌면 아이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구병모 작가는 말한다.

 

 

스스로 자라나야 하는 것이 아이 스스로의 몫이라며

아이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모든 것을 감싸고 키우는 것이 진정한 아이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어쩜 아이들에게 방임인지 자유인지 모르게 주고 있는 것들을 잠시 생각하게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늘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듣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를 닥쳤을때 스스로 하지 못하는 아이..

엄마아빠에게 방법을 구하는 아이로는 키우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미래에 대한 진정한 투자라는 생각에 동의하면서 구병모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고 만난 밴드가 바드이다.

 

바드라는 밴드를 이 날 첨 보았는데 왠지 바람이 연상되는 어느 아름다운 해변가를 거닐때

나에게 불어오는 그런 살랑바람같은..완전 악기 연주도 좋고 노래도 좋고..

 

그리고 이렇게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낭독을 하고 질문을 하는 형식이 무엇보다도 난 맘에 들었다.

 

 

아코디언이 준비되어지고 바이올린 젬베도 등장한다. 다들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는 모습이

다음에 나오는 이이언씨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 얼른 화장실에 다녀온다..또 찬찬히 라이브홀을 돌아 본다.

 

 

 

이 날 두번째 손님은 은희경작가님..그래서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신거 같다.

가수 이이언 범상치 않은 외모와 키..그리고 무대위에 애플컴퓨터 3대..

원래 아날로그음악을 많이 추구해오다 요즘은 이렇게 전자기계를 통해 변형되는 목소리나

음악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조금은 몽환적이고 조금은 반복적인 그의 노래에서 그가 추구하려는 음악이 보였다.

 

 

드디어 은 작가님이 등장했다. 사실 태연한 인생 책띠에서 입은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오시나 했는데

이 날의 드레스코드는 레드이셨는데 강렬한 색이 아주 잘 어울리는 분이다.

야광색 매니큐어에서 작가님의 화려함을 엿보았다.

 

 

 

은작가님의 태연한 인생을 먼저 사서 읽어보려고 했지만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핑계인지 모르지만 언젠부턴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상의 다양성이 강해지면서

사실 집중을 해나가야 하는 일에 사실은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다시 또 책을 읽으면서 그때 은작가님과 이이언씨와 두 사회자분들이 한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았다..

 

서사, 매혹, 열정, 패턴에 관한 것들...서사에 따라 움직이는 삶..

개인의 고유성을 버리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삶에 대한 방향으로의 패턴..

 

 

은작가님은 원래 쓰고자 하던 이야기가 끌어내지지 않아 시작된 이 소설로

소설 속에 주인공이 작가 요셉으로 설정해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했다고 한다.

 

 

세상에 대한 화를 가진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상처 입은 주인공 요셉과 류..

 

 

태연한 척하는 인생..태연한 인생..아직도 끝까지 읽지 못한터라

태연하게 태연한 인생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함 생각하게 한다.

 

 

상실은 고통이라는 것으로 찾아와 고독으로 자리잡는다..

 

인상깊은 구절과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래토록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자기 식대로의 자기 서사를 완성해 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을 하였다.

 

그렇게 이이언씨의 노래로 북콘서트는 마무리가 되었다.

 

 

상상마당에서 만난 두 분의 작가와 바드와 이이언씨 시간은 어느새 10시를 넘어섰다.

은작가님께 사인을 받고 눈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 나는 내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또 다른 내 안의 나와..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또 세 아이를 기르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렇게 나의 홍대 나들이는 늦은 귀가로 마무리 되었고 난 조금 더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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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는 어떠한 목적이 아닌 그 자체를 위해 ‘그냥’ 하는 것이다. ‘그냥’ 하는 공부는 인간의 본질과 가장 비슷한 학문인 역사를 차분히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하며, 이는 자기 자신을 조용히 성찰하는 연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유를 도와주는 《역사고전강의》는 독자와 역사 고전을 함께 공부하고 그 역할이 다한 후, 잊혀지고 버려지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종국엔 잊혀지고 버려질 책을 ‘그냥’ 읽는다는 것은 어떠한 목적, 예를 들어 취직을 하거나 다른 이에게 지식을 과시하는 일에는 쓸모가 없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목적을 위한 공부 대신 우리가 하려고 하는 공부는 이와 다른 것이다. 좀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이가 그렇지 못한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닌, 대중과 ‘함께’하는 인문학이 그것이다. 이처럼 배움을 주변 사람과 자연스럽게 나누기 위해선, 공부 그 자체가 내 머릿속으로 스며들고 내 몸으로 배어들어 내 삶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누구나 천박한 모습을 가진 동시에 자기 안의 천박함을 스스로 괴로워하며 고귀한 모습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 우리가 열망하는 고귀함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은 바로, ‘그냥’ 공부하는 것이다.


 ‘그냥’ 하는 공부는 역사책을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역사는 삶의 경험 pathos을 기록한 문학과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불변하는 것을 탐구하는 철학 사이에 놓여있다. 불변하는 것뿐 아니라 불변에 이르지 못하고 스러져간 나약한 인간 군상이 기록된 역사는 인간과 가장 닮아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존재의 덧없음을 아는 인간은 자기 안의 불변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 melete 한다. 이러한 불변을 향한 노력은 역사적 현실에 대한 감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허황되고 허망해진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시간의 한 지점을 붙잡아 성찰하는 역사적 사유가 필요하다. 삶을 기록하고 그것을 차분히 들여다보며 자신을 조용히 반성하는 성찰은, 역사 공부를 통해 연습할 수 있다.


 《역사고전강의》는 이러한 연습의 일환으로 사람들과 역사고전을 함께 읽고 같이 공부하기 위한 책이다. 이 책을 공부하는 방법은, 우선 이 텍스트에 앞서 윌리엄 맥닐의 《세계의 역사》를 지오프리 파커의 《아틀라스 세계사》와 함께 가볍게 통독하는 것이다. 세계사 기본 지식을 쌓은 후 《역사고전강의》를 문단 단위로 요약한 서술형 목차를 읽어 전반적인 내용을 짐작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을 발췌독하고, 앞서 읽은 《세계의 역사》와 책에서 별도로 소개한 권장 도서를 꼼꼼하게 읽는다. 이렇게 늘어난 지식을 바탕으로 다시 《역사고전강의》를 비판적으로 읽고 판단한다. 이처럼 독자에게 세 번 읽혀진 후 더 훌륭한 텍스트를 위해 잊혀지고 버려지는 것이 저자가 밝힌 이 책의 역할이다.


 ‘그냥’ 하는 공부는 역사 고전을 읽는 것에서 시작하며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불변의 것을 추구하는 일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이기에 고귀한 모습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습을 의미 없게 여기거나 좌절에 빠져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움을 나눌 수 있을지 좀 더 고민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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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가뭄으로 여기저기서 메마르다는 보도가 일관하던 지난 주 금요일에..난 홍대를 가게 되었다.

한겨레 출판에서 나온 <덴동어미전>의 작가님과의 만남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난 요즘 요렇게 작가와의 만남에 가서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책을 완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사는 이야기..이야기를 창조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나에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다가온다.

 

신경숙작가님, 공지영 작가님, 김려령작가님, 이태수 작가님, 고대영작가님, 권혁도 작가님등.

이번에 만난 박정애 작가님은 사실 잘 알지 못했다..하지만 신문광고 속에 이쁜 꽃으로 이루어진 덴동어미전..

무슨 고전이야기??일까 했더니 예전에 여자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1년에 한번 꽃놀이를 갈 수 있었던 그때의

이야기라고 한다..덴동어미전은 화전가라고 한다.

 

사회를 보시는 분..수상타..외모도 거칠게 느껴졌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사투리..부산 사투리다..

걸쭉한 어투로 주고 받는 이야기들이 화기애애하다..금요일와 토요일엔 서울에 가지 말아야지..하고선..난 이날 북콘서트에

지각을 하였다. 하지만 첨으로 가본 홍대앞 가톨릭회관은 분위기도 좋은 곳이였다.

 

소극장도 맘에 딱 들었다..

목소리도 좋으시고 인상은 더 좋으신 작가님과 나누는 덴동어미의 이야기..

덴동어미가 덴동어미인 이유는 포스터에 나와 있는 업고 있는 아이가 불에 데어서 그 어미의 이름이 덴동어미가 되었다 한다.

게다가 덴동어미는 타고난 운명이 참 안됐다. 결혼을 4번이나 했단다...그런 덴동어미의 운명이 다른이의 삶을 치유해준다는

모티브가 맘에 든다...우리내 인생사 살아가면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것인데..

늘 죽어 땅에 묻힐 몸 왜 그토록 안절부절 하나 하면서 맘놓다가도..또 애착을 가지고 강하게 살아야지..결심하기도 하게된다.

 

덴동어미전에서 나오는 대목인지 확실치않지만 꽃이 필때가 되어야 피지..봄바람만 불어보렴 꽃이 피지..

하는 대목이 인상깊었다...삶에 대하는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삶은 어떤 대처가 필요한건지도 생각하게 되고

여하튼 책속의 기구한 덴동어미가 유쾌한 박정애작가에게서 나왔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진달래 꽃피는 계절에 우리내 아낙네들이 일년에 한번 맘껏 즐길 수 있었던 그때..그들의 삶이 내비쳐지고

그들의 삶은 서로서로를 통해 위로 받아지는 것...
늘 자식먼저 남편먼저 챙겨야 했던 삶..나보다 남을 먼저 보살펴야 했던 삶속에서의 나라는 자아찾기..

 


 

북콘서트에 오기 하루전에 한겨레에서 확인전화를 하셨었다..가야금 연주자에 관심있고 책에 관심있는 분 같이 와도

좋다고 하셨는데..평일 저녁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엄마들의 외출은 어려움이 있었다...그래서 나혼자만 갔는데

박정애 작가님께 한번 반하고 정민아씨에게 또한번 반했다...완전 맘에 들어서..집에 와서 카페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노래 검색해서 듣고 있는데 딱 내 스타일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정민아님의 노래를 듣고 있다.

.


첼로연주자를 보고선 우리 아들들도 첼로 가르쳐야지 하는 야무진 욕심도 부려보구요..보기보다 걸쭉하다는 목소리는

왠지 더 노래를 듣고 싶게 하는 것 같았다. 목소리의 마력이었다. 게다가 화려한 입담은 또 얼마나 팍팍 와 닿던지..

사회자 유진 작가님이 듣고 싶어하셨던 <주먹밥>이라는 노래를 들어보았는데 정말..주먹밥 장사할 맘이 들었다.

젖가락 2000개..혹 정말 정민아씨의 실제 이야기라면 우와 대단하다~~띠용~~

선생님의 사인시간..전 책이 없는 관계로..사인을 받지 못했지만..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듣고

이야기하고 그리고 같은 음악을 공유하면서 보낸 추억은 특별한 기억 공간에 잘 저장되었다.

이 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니 괜시리 옛생각이 났다..누구와 같이 있었다면 맥주라도 한잔 하면 좋을 여름비 내리는 밤이였다.

그런데 비내리니 남편이 행방이 묘연한 저에게 전화해서..얼른 오라고 했다.

그 맘이 다가와 얼른 갔더니..집은 수원인지라..남편님 아들들과 열.오<열심히 오락>하고 있었다..

비오는 밤 무섭다고 마중 나와 달라고 문자 여러통 보냈것만..

나의 문자는 내가 집에 오고 확인되어졌다.

 

경상도의 여인들이 특히나 고생을 하며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왠지 모를 경상도 남자의 부인인 경상도 여자는

서글픈 맘이 들었다. 시절이 얼마나 지났는데 아직도 경상도 남자들은 건재한 걸 생각하니 왠지 맘이 쓸쓸하기도...

 

덴동어미전..꼭 읽어보아야겠어요..

박정애 작가님이 오랫동안 준비한 이야기<덴동어미전>

대박나시길 바라는 맘으로

초대해주신 한겨레, 박정애 작가님, 알라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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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초 늘상처럼 알라딘을 기웃거리다..좋은 이벤트를 만났어요..

낮은산 출판사에서 암탉, 엄마가 되다라는 책이 출간되었대요....잎싹이로 인해 세상의 닭들이 그냥 닭이 아닌

의미있는 닭이 되어버린 때라..난 이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마련된 좋은 행사가 있어..이벤트에는 2명만 신청을 하는데 이번에는 두아이와 나까지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신청을 하였는데 좋은 소식이 전해졌어요. 우와 사실 저도 도시에서 자란 엄마라 양계장이 어떤지 모른답니다.

정말 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속에 양계장만 알 뿐이지요..

 

산안마을이 작가님이 사시는 마을이라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강화에 사시고 책 속 주인공들도 작가님과 동거동락하는

사이였어요.

낮은산출판사에서 마련해주신 행사는 김혜형작가님과 같이 닭들을 만나려 가보는 행사였어요.

토요일 닭도 만나고 달걀도 선물로 주시고 점심도 제공해 주시는 행복한 행사..즐거운 봄나들이를 하고 왔어요.

 

집결장소는 사당역입니다. 사당역에 도착하니 낮은 산 출판사에서 나오신 이쁜 담당 선생님이 계셨어요.

가게 될 산안마을은 화성에 있는 곳이였는데 날도 덥고 거리가 어떤지 몰라 사당에 와서

출판사에서 마련해주신 차를 타고 산안마을로 갔어요. 토요일이라 차가 좀 밀려서 차에서 좀 졸았답니다.

아이들은 내심 들떠서 무엇을 하러 어디가나 궁금해했지요..

 

 

드디어 산안 마을에 도착~~ 산안마을은 야마기시즘을 추구하는 공동체 마을이라고 하네요.. 각자의 사유재산을 소유하지

않고 같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공동생산을 하고 공동으로 나누는 곳이래요..그리고 각자 노동의 몫을 가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딸아이는 이 분들이 사는 집이 어디있는지 궁금해하더라구요... 정확히 마을의 의미를 파악하진 못했습니다.

오늘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닭을 만나려 왔거든요.

 




그 산안마을에는 커다란 양계장이 있었어요...닭들의 규모가 엄청 났는데 일반 양계장과는 조금은 다른 곳이라 합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만난 양계장은 정말 마당을 나온 암탉 에니메이션에 등장한 정말 움직일 공간도 없에 먹이만 먹고

알만 낳는 곳이였는데 이 곳은 그에 비하면 닭들이 정말 자유롭게 생활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먹이도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왕겨로 양계장을 꾸며 주는 곳...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지는 못해도 횟대도 있고 그들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곳이였습니다.

 

사진 속의 달걀은 산안마을에서 준비해주신 친환경 달걀..낮은산 출판사에서 선물로 주신 소중한 달걀입니다..

즐거운 체험도 하고 점심도 맛있게 먹고 삶은 달걀도 먹고 선물도 받으니 낮은산 출판사에서 나오신 관계자님께

감사의 맘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린애기 집에 두고 더운 날씨에 이렇게 행사진행하시고 친절하시고..

배려깊으신..출판사분들이 다들 그러신거 같아요..소중한 책을 만드시는 분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발소독을 하고 들어가는 산안마을 양계장 입구입니다.

시골마을이 생각나는 곳으로 한껏 꽃이 만발하는 봄이 지난 그곳은 곳곳에 뱀딸기 천지이고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이라..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아름다운 곳이였습니다. 수원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니 했지요..


 

우선 산안마을에 왔으니 산안마을에 대한 소개를 들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풀 뜯기에 여념이 없네요..ㅋㅋ

 






요 갈색 옷을 입고 알록달록한 가방을 맨 분이 작가 선생님이십니다.

아직은 눈인사만 드린터라 이렇게 뒷모습을 살짝 담아 보았습니다..나중에는 점심도 먹고 화관도 만들고

책이야기랑 닭이야기도 듣고 나선 선생님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집에 있는 주인공 닭들과 이곳을

잘 비교해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산안마을의 양계장의 모습..일명 닭들의 아파트처럼 보입니다..몇동이라고 했더라..첨으로 만난 것이 사료와 왕겨를 보관해두는

창고였는데.아이들은 이게 처음에 모래처럼 보이는지..만져보고 밟아보고 하였답니다. 그늘이기도 하여 나올때도 한번 더 들어가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한켠에는 무항생제 사료들이 쌓여있습니다. 항생제사료..항생제를 먹인 닭들..그리고 조류독감..여러가지생각들이 스쳐가기도

했답니다.

 

 

이제 도시 아이들에게는 쉬운 경험이 아닌 닭을 만나는 시간이네요..양계장에 들어오기 전에도 발소독을 했고 양계장에 들어가기전에도

손이랑 발이랑 다시 소독을 하였습니다. 손님들때문에 닭들이 아픈 일은 없어야 하니깐요..

엄청난 닭들을 아이들이 처음에는 웃는 얼굴로 보았는데 달걀을 거들려 갈때는 겁쟁이 아들 딸은 둘다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을

반복하곤 달걀도 만져보지 못했습니다..일본에서 온 젊은 오빠 삼촌이 닭장으로 인도해 주었는데요..아이들은 마구 소리를 질려댔어요.

닭들은 잘 자리를 비켜주었는데 말이지요..닭들 놀라니 나가 있으라 했답니다.

 

그런데 중간에 풀 뜯어 먹일때는 엄청 열심히 양계장 옆에 있는 풀들을 뜯어 던져 주더라구요.

용감한 아이들은 닭을 관찰하기에 주저하지 않았어요..닭발도 만져보고 닭벼슬도 만져보고..정말 닭을 완전 가까이에서 보았습니다..

 


우선 닭들의 생활을 이야기해주시고 달걀 수확체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시범으로 해보는 오빠를 보세요..닭들이 다가 올까봐 두려워하지요..

그러나 나중에는 여러 닭사를 다니면 달걀을 모았습니다. 큰아이와 동갑내기 친구더라구요..

닭들의 보금자리를 살펴보는 암탉들 사이에 수탉이 두 세마리씩 있었습니다.

 

그들은 왠지 암탉들을 보살피는 모습이었어요..약간 무리의 대장처럼 포스를 가지고 있는 닭들이였습니다.







닭들은 알을 낳는 공간에 들어가서만 알을 낳는대요..알을 꺼내려 들어갔을 때 알을 놓고 있는 닭들도 있었어요..

예의바르게 인사를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해서..저도 조금은 무서웠지만 닭들에게 반가워..알 좀 꺼낼께~~

잘 지내하고 인사를 하였답니다. 금방 낳은 달걀은 따뜻하기까지 했어요..그렇게 삼십판짜리 알을 두판 정도

거두었답니다.





닭우리 옆에 있는 풀들을 먹여 주는 시간..닭들이 너무나 좋아했어요..사료만 먹는 것보다 신선한 풀도 먹여주신다며..

신선한 풀들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증말 좋아하더라구요..

아이들이 마구마구 풀을 주고 싶어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수탉이 떠올랐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수탉들입니다.

많은 여자들 속에 둘러쌓인 행운아이지요..ㅋㅋㅋ

닭을 한마리 안고 나와서 아이들에게 더 자세히 보여주셨어요..눈알이 주황색이지요..부리는 전형적인 새부리..

벼슬을 만져보니 약간은 딱딱하기도 했어요..



먹는 건 줄만 안 닭발도 살짝 만져보았답니다. 이렇게 닭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달걀과 함께 행복한 점심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출판사에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도시락이랑 진짜 맛있었던 된장국으로 식사도 하고 달걀도 삶아주셨어요.

아이들도 자유롭게 놀다가 작가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에 사인도 받았어요..

 




이렇게 김혜형선생님 곁에 아이들을 봐주세요..

그리고 선생님과 동물사랑이야기를 나누었어요..닭고기와 달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왠지 맘에 쓰라렸습니다..내가 닭이라면 내가 소라면..그랬다면 인간들을 얼마나 원망하고 힘들게 살았을까?

도 생각했습니다. 인간들을 배불리려고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삶을 그들은

거부할 수도 없으니..말이다..죽고 싶어도 쉬이 죽지 못할 것이 아닌가??



밥을 먹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염색으로 손수건을 염색하고 화관도 만들어보았습니다...

이런 것이 자연과 만나는 친해지는 하나의 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우는 화관을 꼭 만들어보겠다고 이렇게 진지하네요..그래서 꽃도 자기가 꺾어오고 이렇게 느슨하게 연결도 스스로 했어요

만들어서 누나에게 씌워졌습니다.

어색한 미소의 공주..


 

그렇게 산안마을에서의 행복한 반나절을 끝이 났어요.달걀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그러면서 선생님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소중하고 봄볕처럼 따스한 추억 만들게 해주신 낮은 산 출판사 관계자님, 김혜형작가님..알라딘에 감사드립니다.

또 다음에도 특별이벤트 꼭 신청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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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 내 버킷리스트에는 강연회에 참가한다는 것이 새롭게 추가되었었다. 2012년도 이미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다이어리를 펼쳐 보니 이번 달에는 모두 세 번의 강연회에 참석했었다.  6월 첫날 모 대학에서 열렸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마이클 샌델 교수,『사랑의 기초』의 정이현 작가, 그리고 『그럼 너머 그대에게』 저자 이주향 교수님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참가자만 1만 명이 넘어 토론 열기로 뜨거웠던 강연으로부터 홍상수 감독의 미개봉 신작도 덤으로 볼 수 있었던 자리도 그랬거니와  예전에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애청자의 입장에서 독자의 입장으로 만남까지 하나하나가 내겐 다채로운 체험이었다. 6월을 정리하며 그 가운데서도 『그럼 너머 그대에게』 저자와의 만남을 후기로 기록해두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미술에 대한 문외한으로서 느꼈던 새로움 뿐만 아니라 중년이 되어 관심을 갖게 된 '치유’라는 것 두 가지가 모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낯선 곳을 처음 찾아갈때 그랬듯이 모임장소(홍대 B+)를 살짝 지나쳐가긴 했지만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홍대거리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의외로 그곳은 번잡한 거리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출석체크를 하고 구석자리에 앉아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랄까, 몇몇 사람들이 함께 독서모임 같은 걸 하기에 더없이 좋을듯 편안하고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이었다. 북카페답게 벽장엔 꽤 많은 책들이 꽂혀있었고 넉넉하면서도 두터운 나무탁자에선 안정감이 묻어났다. 담소를 나누거나 책에 몰입 중인 이들이 있었고 일찍 도착해 강연을 준비 중인 저자의 모습도 보였다. 원하는 음료와 함께 가볍게 저녁을 대신할 수 있을만한 간식까지 무료로 제공되었으며 질문을 미리 작성할 수 있는 쪽지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이래저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마치 <TV 미술관>의 한 코너인 '미술관 가는 길'처럼, 책에 담긴 그림들이 하나씩 벽 한 켠 하얀 스크린 위에 펼쳐졌고 해설이 이어졌다.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귀스타브 모로의 <오르페우스>, 앙리 마티스의 <원무>,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등불 아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등등.. 참석 문자를 받고선 급하게나마 어쨌든 책을 읽고 갔기에 교수님의 이야기가 한결 쉽게 이해되고 또 공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림에 대한 해설에 더해 해인사 템플스테이 체험이라든지 저자의 어머니에 대한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곁들여져 한층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오붓했던 시간 속에서도 놓칠 수 없던 것은, 교수님이 들려주시던 삶에 대한 철학과 그림을 통해서 본 다채로운 인생의 모습이였던 것 같다. 아무튼 책 속 그림들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면서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체험은 분명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어 나갈 때의 내밀한 시간과는 색다른 것이었다.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다른 이는 그 그림을 보고서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기도 할 것이라고.(아쉽게도 현장에선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 책 3부에 실린 귀스타브 쿠르베의 <상처 입은 남자>같은 그림이 내겐 그러했다) 운명이란 단어가 너무 거창하다면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같은 풍경은 어떠한가, 밤조차 너무 환하기에 도시를 벗어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그런 밤하늘은 아마 누구라도 한 번쯤 탄성을 자아내며 바라봤을 풍경일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오래 간직되어 각박한 도시의 삷을 견디어 나가는데 힘이 되어주는 자연의 풍경, 마치 알랭 드 보통이『여행의 기술』에서 언급했던 워즈워스의 '시간의 점'처럼 말이다.


 

 

  이 세상은 매일매일 변하는 주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투자자의 시선으로도 볼 수 있지만, 한 송이 꽃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소녀의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조지 클라우센의 <들판의 작은 꽃>에서 작은 꽃이 아름다운 건 소녀가 응시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디 꽃만이 그러할까 책이 그렇고 그림이 그렇고 누군가와의 만남이 그러하리라. 그림에 대한 소양이 전무한 나조차도 저자가 들려주는 그림 너머 뒷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고, 그림을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이 책 48개의 꼭지에 실린 많은 그림 중 어느 하나도 내가 소유하기란 꿈 조차 꿀 수 없는 것들이지만 현자들은 한결같이 말하지 않던가. 소유나 성취에서 오는 행복이란 오래 가지 못하며 진정한 행복이란 관계에서, 체험에서 오는 거라고. 그렇기에 오랜만에 마음이 치유되는 좋은 책을 읽고, 자신의 시선을 끄는 그림을 응시해보고, 저자와의 만남에 참가하여 마음 한 켠의 여백을 채워나가는 것, 이렇듯 소소한 일상의 경험들 또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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