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녁 어스름에 집을 나왔다. 휴일인 탓에 늦잠에 낮잠에 잠이란 잠을 잘때로 자고, 더이상 잠이 오지 않기에, 배고 고프기에, 엉금엄금 집을 나온 것이다. 아하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집을 나와 얼마지 않아, 오늘 이 시간이나마 나오길 잘 했다는, 오늘은 왠지 기분좋은 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정말 기분 좋은 일이 버러졌다.

  강원도 지역에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은 먼데 이야기, 이곳 인천은 날도 찜찜하고, 거리도 뜨겁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찝찝하던 그런 날에, 시원한 폭포수처럼, 그렇게 내 곁을 지나가는 여인을 발견했으니, 옷차림도 시원시원, 생김생김도 늘씬 날씬, 깎아 놓은 듯한 귀여운 얼굴, 그런 여인을 보고 있자니 내 몸조차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어깨에서부터 파여진 옷은 부끄럽다는 듯이 가슴을 살짝만 가리고, 등짝은 그야말로 움푹 파여, 스치고 지나간 그녀를 뒤따르고 싶을 정도였으니, 허허, 따르지는 않고, 오늘은 나오길 잘했으니, 기분 좋을 징조려니하고, 그렇게 지나왔다.

  길을 지나던 차에, 헌책방이 있어 들렀다. 몇 번 다녀간 곳이었고, 대학교 근처여서인지 주로 교재위주로 진열해 놓은 곳에서, 내 눈이 또하난 커졌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전집 <<우울과 몽상>>이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전에 보관함에만 담아놓고 있던 차에, 반갑게 집어들어, 이리저리, 이장저장 넘기면서 살펴보니, 겉표지에 살짝 흠집이 난 것 빼고는 새책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아저씨, 이 책은 얼마해요?"했더니, 대충보더니, 10,000원에 준단다. 이 책의 정가가 28,000원인데, 새책이나 다름없는 책을 10,000원에 준다는 것이다. 약간은 주춤했다. 헌책방에서 10,000원이나 하는 것은 고가의 책이기에, 좀 비싸다하고도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책이 여기서 금방 나가겠나하고 생각이 들어, 우선 서가에 다시 꽂아 놓고, 좀더 들러보다가, 상태가 굉장히 양호한 <<문화기호학과 문화컨텐츠>>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계속 둘러보았는데, 또하나 월척을 발견했다 싶어 집어들고 다시 가격을 물어보니 이 책은 교재로 쓰는 것이라, 좀 비싸다며 17,000원은 줘야 한단다. 그 책은 <<심리학의 즐거움>>이란 책이다. 이런책을 교재로 쓴다는 게 별로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이 책을 다시 놓고, <<우울과 몽상>>을 다시 집어들었다. 이 책을 10,000원에 준다는데, 얼른 사가지고 가자 싶었던 것이다. 이런 결단과 함께, 고마운 마음에 아까 보았던 책 한 권을 더 산 것이다.

  <<우울과 몽상>>과 <<문화기호학과 문화컨텐츠>>라는 책을 묶어 14,000원을 달라기에 조금 당황스럽게 내어주며 돌아 나서는 가운데, <<문화기호학과 문화컨텐츠>>라는 이 얇팍한 책을 4,000원이나 줬다는 생각이 조금은 아쉬웠다. 미리 물어나 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헌책방에서도 횡재한 것이 만족했다.

  아! 오늘 집에서 늦게 나온 것이 2번의 횡재를 가능하게 했으니 여간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강원도의 물난리가 먼데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쏟아지는 폭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빠진 쥐새끼 모양으로 행여 횡재한 책이 젖을까봐 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과연 오늘 나는 횡재했는가? 횡재, 거기에는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한 것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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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교수의 책과 100분토론을 2주간 보면서,한미 FTA의 전반적인 돌아가는 사항 정도 캐치했다.워낙 전문적인 분야가 많아서 책을 읽고 토론을 보아도 명확하게는 모르겠다.내 능력의 한계겠지만,다만 감은 온다.글쎄.그 감이 어설플수도 있으나..


1.맞바둑 VS 접바둑?


송영길 의원은 어제 토론에서,자꾸 안되는 쪽..최악의 상황으로 가정만 한다,한국을 비하하지 말자고 했다.일단 맞는 말이다.근데 우리가 칠레하고 FTA 맺는것과,미국과 맺는 것이 과연 동일체급의 경기인가? 를 생각해봐야 한다.내가 보기엔 급이 다르다.축구로 치면 칠레는 토고였고,미국은 프랑스다.바둑으로 치면 칠레는 맞바둑이고,미국은 3,4점 접바둑이다.우리를 비하하는게 아니라,현실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고수의 돌은 왠만해선 안 잡힌다.잡는 건 둘째치고,안 잡히면 다행이다.상대의 능력을 인정하고 겸손해질때,승산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2.충분한 수읽기 VS 손따라 두기.


어제 토론에 나선 경제학과 교수는,우리나라 관료 준비단이 밤을 세워가며,열심히 하고 있다,모두 다 똑똑한 분들이고 능력있는 분들이다,그러니 좀 더 지켜보고 그 분들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맞는 말이다.헌데,상당수의 국민들이 우려하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토와 냉철한 판단에 의한 선택이었느냐 하는 점이다.저들이 하자는대로,저들의 페이스에 말려 우리 스스로 따라가기 급급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것.바둑에서 손따라 두면 필패다,란 말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3.바꿔치기 가능? 맛이 나빠,잡아도 잡은게 아닌..


어제 토론을 보니,우리가 협상에서 비교우위를 나타낼 수 있는 분야가 섬유와 자동차 정도라고 했다.그리고 우리는 식량안보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쌀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섬유의 관세철폐와 미국이 원하는 더 많은 수준의 쌀,농산물 개방을 빅딜해서 상쇄하는 형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일종의 바꿔치기인데,그렇게 됐을 경우의 이해득실도 문제지만 그런 수준에서라도 타결이 될지,의심스럽다.나는 분명 바꿔치기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한쪽에서 내 돌을 먼저 죽이고 남의 돌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나중에 그 돌이 움직이는 맛이 있어 살아가기라도 한다면..엄청난 판단 미스.돌을 던져야 할지도 모른다.쌀은 이미 WTO협정에서 개방,매년 몇 %씩 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4.연기 바둑과 페어바둑에서의 호흡.


두 명이 편을 지어 총 4명이 차례로 한수씩 두는 걸 연기바둑이라 한다.남녀 혼성이 됐을 경우엔 특별히 페어바둑이라 한다.일종의 단체전인데,이 경우에 있어선 무엇보다 서로간의 호흡이 중요하다.내 편이 둔 수의 의미를 재빨리 깨닫고,거기에 걸맞는 응수를 해나갈때,호흡이 척척 맞는 것.만약 그렇지 않고 같은 팀원이 둔 수의 의미를 전혀 잘못 읽고 엉뚱한 수를 두어 나가면,그것은 결국 필패.


미국은 FTA협상에 앞서,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한다.실제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취합,검토했다고.거기엔 대형 자본을 매개로 한,다국적 기업도 분명 있을 터.반면 우리는 이해당사자는 차치하고,일반 국민들이 FTA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도 파악 못하는 상황.정부가 2004년부터 한미 FTA를 준비했다는데,나는 올 6월이 되어서야 그것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정부에서는 도대체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에게 무얼 했단 말인가.어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 경제학과 교수는,다분히 엘리티즘적 요소를 드러내며 결국 협상은 정부가 한다는 것,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측과 이익을 보는 측은 당연히 존재하므로 그들의 의견을 일일이 다 들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이다.소위 말하는 참여정부에서,그런말을 듣다니..어처구니가 없었다.


협상은 정부대표단이 하지만,그 협상은 연기바둑이나 페어바둑이나 마찬가지이다.보이지 않는 한쪽에선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이 같이 착석해 앉아 있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그래서 국민들과 정부대표단은 같이 한수씩 번갈아 두어간다고 생각해야 한다.충분히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같이 호흡해야 한다.일단 두어놓고 보자는 식의,안일한 생각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5.질 것 같으면 3패 빅을 만들면 된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협상단의 여러 가지 준비부족에,그리고 국민들과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많은 국민들이 이제야 뭔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심을 갖는 순간이라면..FTA협상 타결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같이 공부하고 좀 알자는 것이다.그리고 해도 늦지 않다는 것.가이드라인을 우리 스스로 정해서 2006년 12월 말~2007년 3월 말안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해내겠다는 식의 조급증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이다.안될 것 같으면,협상 결렬을 선언하면 되지 않을까.물론 그것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얼마간 감수해야 겠지만,조급한 체결에 따른 극심한 사회혼란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일 것이다.다음에 재협상 하면 된다.


바둑에선 자주 나오는 경우는 아니지만,3패 빅을 만들면 무승부 처리된다.FTA로 비유하면 쟁점 3가지를 만들어 놓고 두 나라 모두 한가지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면 게임은 종료된다.그리곤 다시 재경기이다.상대 기보도 보면서 더 철저히 준비해서 경기에 임하는게 승산이 높다.


 

**

한미 FTA 얘기를 들을때마다 어쩔수 없는 당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지금 우리나라가 꼭 ‘축’에 몰린 듯 비틀비틀 곡예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축은 결국 막다른 골목을 의미하는데,내가 보기엔 그 축은 아직 초반이라 절망적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축머리를 써서 그만큼의 댓가를 얻어낼수 있다.무모하게 축을 피하려고 나가봤자 기다리는건 장렬한 최후일 것이다.대신 그 축머리를 어디로 쓸 것인가? 에 대해선 진지한 수읽기를 하자.아직 시간은 있고,좀 더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면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막상 나는,바둑판위에 쓸모없게 놓여진 패석 한점처럼 느껴져,마음이 무겁다.하지만 바둑을 두다보면 그 패석 한점이,절묘한 축머리가 되지도 않는가.아주 미약하지만..그런 자그마한 희망으로 우리는 또 살아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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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점 못 받으면 교사자격증 안준다?
 

[한국일보 2006-07-09 18:51]    

관련기사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38&article_id=0000336883§ion_id=110&menu_id=110

나는 현재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인천소재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같은 과 조교를 하면서 2번째 임용고사를 준비중에 있는, 말하자면 임고준비생이다. 그런 사람으로서 현재 교육부가 추진중이고, 각계에서 찬반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교원자격부여 제한> 논란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현재의 교원양성체계를 살펴보면, 복잡해 보이면서도 간단하고 단순하다. 우선 가장 손쉬운 방법이 목적형 대학이라고 하고 사범대학 및 교육대학원에 들어가 졸업하면 된다. 또는 중등교원의 경우(나는 초등교원 양성 체계에 대해서는 잘 모름으로 여기서는 언급을 가급적 하지않겠다.) 사범대학이 아니더라도 일반 학부 및 학과에서 교직이수를 통해 교원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또는 사범대학의 학과를 복수, 부전공 할 경우 자격증이 부여된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졸업하는 또하나의 손쉬운 방법이 있다. 정리해보면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 즉 사범대학 졸업, 교육대학원 졸업, 그리고 교직이수 등 기타방법이 있다. 이런 관문아닌 관문을 거쳐 교원자격증이 부여되는데 여기에는 거의 유명무실의 '교원자격 무시험 검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다. 이것은 거의 졸업심사 수준과 비슷해서, 졸업여건에 충족한지, 또는 교원자격증을 부여하는데 최소한의 결격사유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차원에 그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교원자격증을 무제한 적으로 부여한다고 할 수 있다.

사범대학 졸업자의 경우만을 놓고 보면(다른 경우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지만) 사범대학 진학 자체만으로 이미 교원자격증을 따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졸업하는 데 문제가 없으면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사범대학을 졸업한다는 것 또한 별반 어려움이 없다. 학점이 어떠하건 졸업학점만 이수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학사경고을 맞을 정도가 아니면 다 졸업이 가능한 실정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고, 그러하기에 교육계 일각에서 교원자격증 부여에 어느정도의 제한을 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초등학생에게 "오늘 받아쓰기 70점 못맞으면 집에 못간다."식의 방법으로는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감당해야할 교원을 양성하는 대사에 걸맞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바로 교육부의 무책임성 정책이라는 비난이 또 등장해야 옳다.

지금의 교원양성 현실을 보면, 경쟁력 있는 교원 선발이라는 미명아래 지금의 무분별한 교원자격증 남발을 교육당국이 주도적으로 실행해 왔다. 그래놓고 단 한번의 시험으로 서열을 매기고 그 시험의 성적에 따라 교사로 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선발된 교사는 바로 경쟁력이 '뛰어난' 교사들인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교원양성의 중심이 '양성'에 있지 않고 '선발'에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이라는 것은 키워야 하는 것이지, 여러사람가운데서 그나마 난 X을 가려내는데 있지 않다. 그렇다고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순차를 매긴다면 경쟁력을 키워놓고 그 다음에 가려야 하는 것이다. 키울 생각은 안하고 좋은 교사를 뽑겠다는 교육당국의 단순한 생각은 오히려 경쟁력 떨어지는 오늘날의 교육계 현실을 만들어 놓은 주범임에 틀림없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교원자격부여 제한> 논란 또한 이런 측면에서의 교육당국의 무책임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학점이 어느정도는 되어야 교원자격증을 줄 수 있다는 논리는 일반적으로는 매우 타당한 것이지만, 이 결과론적인 방법은 마찬가지 교육당국의 단순무식한 구상이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현재 사범대학의 몇가지 현실을 살펴보면 이것은 왜 무식한 발상인지 알 수 있을 듯하다. 여기저기서 사범대학이 목적형이니 어쩌니 하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지 않다. 목적형 대학이라면 그에 부합되는 특성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하지만, 이 목적형 대학의 유일한 특수성은 교원자격증을 부여한다는 것일 뿐 운영 및 교육일반이 다른 일반대학과 거반 다르지 않다. 일례로 국어교육과와 국문학과의 차이는 국어교사 자격증을 주느냐 주지 않느냐의 차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상에서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있어보이지만, 그 속을 보면 또한 별발 다르지 않다. 국어교육과의 과목에는 단순히 '교육론'자가 붙을 분 그 내용이나 성격이 국문학과의 과목과 거의 일치한다. 거기에는 전문적인 교수진의 부족을 큰 이유로 들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교원자격증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설립한 사범대학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 교육당국의 생각이 아닐까한다.

그런데, 현재 교원양성이라는 것이 실질적으로는 교원자격증이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 놓은 문제도 있다. 교원자격증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히 교사가 되기 위한 시험을 치룰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임용시험 응시 자격증에 다르지 않다. 교원자격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어디가서 가르칠 수 있는가 하면 그것은 하늘의 별따가 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다. 무분별한 자격증의 남발로 인해 임용시험은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졌고, 그것을 통하지 않고는 교사가 되기 매우 힘들다. 임요시험이 아니라면 사립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사립학교를 들어가는 것도 이래저래 임용고사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러니까 교육당국은 경쟁력 있는 교사를 '선발'하기 위해 '경쟁률'만 기하급수적으로 높여놓은 것이다. 그러니 자격증이 있으면 무엇하리요?

이런 현실에서 교원자격증을 부여를 제한하느니 하는 발상은 있으나 마나한, 결국 쓸데없는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며,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만을 대안으로 내놓는, 교육당국. 교원자격증을 부여하는데에 제한을 둔다는 것은 또다른 측면에서 전시행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이 얼마나 교육당국의 얕은 잔머리 굴리기가 아니겠는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교육당국의 정책은 돈 안드는 경쟁률을 높이는 잔머리를 굴렸고, 이제는 또 돈 안들게 경쟁력 있는 사람들에게 자격증을 부여하겠다고 학점 제대로 따라고 하는 잔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 없다.

학점. 그것은 또한 신뢰할 수 있는가? 나는 신뢰할 수 없다. 현행 대부분의 사범대학에서 전공과목이나 교양선택과목의 경우 상대평가를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또한 문제가 있다. 교사를 양성하는 데에는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자질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상대평가라는 것은 그 전문성과 자질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 다시말하면, 전문성과 자질이 충분한 경우에도 교사가 못될 수 있는 반면, 전문성과 자질이 떨어지더라도 전공공부만 잘하면, 즉 학점만 좋으면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상대평가의 맹점이다. 이런 학적을 가지고 교원자격증을 부여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것이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꾸준히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기르게 하고 자질을 함양하며, 좋은 교사를 만들기 위해 교육당국은 전력을 다해야 한다. 우수한 교원양성 교수진을 구성하고, 교육과정도 이에 걸맞게 고쳐야 하며, 우수한 교원을 기르기 위해서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라야 경쟁력이 생기고, 그리고 그들가운데 '선발'해내면 되는 것이다. 이럴때 교사의 경쟁력은 강화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교원자격증을 남발하라는 것은 아니다. 교사로서의 자격이 안된다고 판단될 때는 당연히 자격증을 줘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학점을 가지고 자격이 되느니 안되느니 판단하는 것이 가당키난 한 것인가 말이다. 교육당국은 이런 잔머리 굴리기 이제 벗어버렸으면 한다. 이제라도 교육현실, 교원양성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할 방법을 구상해야지, 돈안드는 쓸데없는 잔머리만 굴리지 말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교원자격증을 부여하는 데에 그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신중하게, 그리고 그 자격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한 후에, 즉 바람직한 교원양성체계의 확립과 대안이 마련된 후에야나 가능한 것이지, 교육당국이 망쳐버린 이 교육현실 안에서는 그것은 어불성설, 말장난, 잔머리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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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월드컵의 열기가 차츰 식어가고 있다. 식어가고 있다는 진행형이기도 하겠지만, 어느 중요한 순간에서는 ‘확’이라는 부사를 붙이기에 적절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 對 스위스전 말이다. 한국이 스위스를 이겼다면, 원정 첫 승의 쾌거와 함께, 원정 사상 첫 결승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한 판이었으니, 또한 국민들의 기대는 2002년의 재현을 부르짖고 있었으니, 스위스전의 아쉬운, 그리고 어이없는 패배는 이번 독일월드컵에 ‘확’이라는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했다. 

  그 순간에 나는 어떤 공황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국 팀의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제는 무슨 낙으로 사는가 하는 그런 공허감 말이다. 결승 토너먼트가 남아 있었지만 그것은 남의 잔치이니 흥분과 기대는 사그라질 수밖에 없는 것. 그런 상황에서 나는 생각했다. 아하! 그게 있었지.

 

  2002 월드컵의 영광 안에는 내가 없었다. 나는 그때에 군대에 있었던 것이고, 8강전 스페인과의 경기,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역사적 순간, 홍명보의 마지막 승부차기의 골이 들어가는 순간, 나는 대한민국 육군 보병 제9사단 백마부대 28연대 3대대의 관문 위병소에서 근무 중 이상무를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월드컵, 그것도 내가 사는 이 땅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그것도 우리나라로서는 전무후무할 역사를 펼치고 있던 그 순간을 군대에서 보냈다는 비애는 이번 월드컵은 누구보다도 뜨겁게 보내야 한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만반의 준비를, 물질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붉은 악마 티도 샀고, 붉게 빛나는 악마 뿔도 일찌감치 사 두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 󰡔아내가 결혼했다󰡕에 머리두건을 끼워 판다는 정보를 입수, 이거다 하고 낼름 사버렸다. 책보다는 머리두건이 필요했던 것이다.

 

  온갖 무장을 하고 월드컵 응원에 여념이 없던 나에게 이 책은 내 책장 어딘가에서 소리도 없이 숨어 있었다. 그 때, 내 공허감을 무엇으로라도 채워야 할 그 순간에, 왜 이 책이 생각났을까, 그것도 이 책은 내 시선에 한 눈에 박혀왔던 것이다.

 

  제목이 특이하다. “아내가 결혼했다”(?) 이것은 모순 혹은 역설이다. 아내라는 존재는 이 현대사회에 있어 ‘결혼했음’을 전제하고서야 가능하다. 이미 결혼을 했으니, 남편이 있고, 그리고 아내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 아내가 무슨 결혼을 하는가? 그게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그래서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 역설이다. 역설이라는 것은 모순 형용, 혹은 모순 어법을 통해서, 자체로는 모순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의 통찰이 있고 진리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모순 형용 속에는 어떤 진리를 담고 있는가? 어쩌면 작가는 이 모순된 문장 끝에 하나의 부호를 붙였을 만하다. <아내가 결혼했다?> 조금 망설이다가 이것을 가로 안에 넣지는 않았을까? <아내가 결혼했다(?)> 가로 안에 넣을 바에야 생략의 묘미를 발휘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의문부호. 이것은 저자의 의도이건 아니건 간에 내가 이 책을 대면하는 첫 마당에서 강력하게 부각되어졌고, 궁금증은 스위스전 이후의 월드컵 공황을 어느 정도는 채울 수 있을 거라는 위안으로 다가왔다.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이 문장 자체는 역설과 동시에 반사회적 서술 혹은 ‘내뱉음’이다. 반사회적이라고 하는 것은 법과 도덕과 질서로 ‘계약되어진’ 사회에 대하여 그 법과 도덕과 질서, 즉 사회적 가치를 이반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일부일처라고 하는 법적 도덕적, 이 사회의 질서적 가치로부터 이 문장은 이탈, 혹은 배신을 때리고 있으니 이 문장은 반역, 좋게 말해 혁명적이다. 혁명은 사회를 변혁하는 것, 궁극적으로 그 사회를 뒤엎는 것이기에 반사회적이므로, 이 문장에도, 나아가 이 소설에게도 ‘혁명적’이라는 수식이 가능하리라.

 

  이 소설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이 소설은 크게, 한 남자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는 ‘완벽한’, 혹은 완벽에 가까운 여자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여자는 ‘유별난’ 사상의 소유자로서 일부일처제적 사회 가치에 반대하고, 개인적으로는 일처다부를 꿈꾸고, 나아가 다부다처의 사회를 상상하기도 한다. 이런 사상의 소유를 가진 이 여자는 그것을 현실화하기에 이르고, 결국 결혼을 한다. 이러한 것이 이 사회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기에 다른 사회로의 이주, 이것은 망명이겠다,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하면서 끝내게 된다. 결국 이민을 갖는지, 이민 이후에는 어떤 생활을 펼치게 되는지는 속편의 가능성을 남기면서 독자의 상상과 기대를 재촉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렇게 간단한 줄거리라지만, 이것은 하나의 장편 소설을 충분히 구성하고 있다. 어째서 그것이 가능할까? 이 사회에서는 이것은 하나의 ‘불륜’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 이것이 조금 엇나가면 하나의 야설화가 가능하다. 그러면 충분히 장편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리 야한 부분은 눈을 씻고 찾아는 봤지만,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로 ‘축구’와의 접목이다. 2~3쪽의 짧은 부분들의 이야기들은 축구 에피소드와 연결되면서 나름의 재미를 유발한다. 그로써 이 짧은 줄거리가 살이 붙어 장편이 되기 가능했던 큰 이유가 아닐까한다.

 

  제목도 특이하지만 축구와의 접목은 색다르다. 그 색다름은 월드컵이라는 열기와 만나 대중적으로 이 책은 부흥했다.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솔직히 말해 이야기 자체의 재미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축구 에피소드들이 내겐 더 재미있었다.


일부일처제의 통념에 대한 소설적 논의에서 단 3인의 등장으로 장편을 이루어 낼 만큼 작가의 역량은 눈부시다. 월드컵 4강전을 관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이 작품이 지닌 미덕이다. -김윤식(문학평론가)


보편적 윤리관을 뛰어 넘는 주제가 월드컵 결승전을 관전하듯 경쾌하게 전개된다. -김원일(소설가)


  김윤식 교수나 김원일 작가는 이 이야기가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 같다는 찬사 비슷한 축사를 하고 있지만, 이 소설 자체가 ‘축구’라는 큰 테제를 벗어나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또 하나의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의 제재가 가지는 특이성, 전통적 사회가치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는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이야기 진행은 내 입장에서는 흥미진진이라는 사자성어보다는 ‘뻔’하다는 인상을 읽어갈 수록 높여만 갔다. 나만 그랬던 것인가? 갈수록 이야기 진행보다는 축구 에피소드들이 더욱 흥미진진했다. 왜일까?

 

  나는 그 문제를 이 소설이 가지는 주제의식, 그리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일부일처제라는 통념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아놓고 있는 이 소설이, 중대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의 묘미가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나가는 데 있기도 하지만, 역으로 그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나가는 것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의문부호를 달아 놓기는 했으나, 소설적 논의 안에서 작가 혹은, 작가의 대변인으로서의 화자는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견해를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소설의 문제점으로 지적 가능하다. 어쩌면 너무 쉬워서 탈인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이 <세계문학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기에는 조금 모자란 듯 보인다. 여기에는 어쩌면 상업적 논리가 크게 작용해 보인 듯하다. 월드컵이라는 상황과, 소재의 논쟁적 요소는 이 소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소설 자체는 그 관심에 부흥하기에 불충분했던 것이다.

 

  나는 여기에 소설적으로도 몇 가지 점에서 다소 고전적인 면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이 소설의 주인공, 그 ‘아내’라는 인물의 고전성이다. 고전소설 중에 「박씨전」이 있다. 이 ‘아내’라는 인물은 거반 ‘박씨’라는 인물과 동급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만능이라는 얘기다. 인물이 특출나게 예쁜 것이 아닌 것만 빼고. 그리고 작중인물들의 현학취미 또한 약간의 불쾌감을 자극한다. 폴리아모리니 뭐니 하는 인류생물학적 용어의 빈번한 사용도 그렇거니와, 이 여자는 거의 전문연구자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로, 작가는 이 여자는 책이 무진장 많다는 것을 전제했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나는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섹스의 진화󰡕(사이언스북스, 2005.)를 읽은 적이 있다. 여기서는 인간의 성적 습성이 전 지구적 동물사회에서는 매우 특이한 별종이라는 논점을 보이고 있고, 거기에서 인간의 섹스가 유전자 전쟁이라는 주 테제아래 진화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도 일부일처니, 일부다처니 하는 논쟁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단순히 인간의 유전자 번식을 거의 유일한 목적으로 결혼과 섹스를 보는 관점이 조금 미흡해 보인다. 결혼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유전자 번식 외의 어떤 것으로라도 설명해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월드컵이 끝나갈 무렵이다. 4강이 가려졌다. 스위스는 16강에 조1위로 올랐으나, 16강 진출국 중 가장 약체로 꼽히는 월드컵 처녀 출전국 우크라이나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승부차기까지 가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월드컵 역사상 전무한 승부차기 3 : 0 패를 기록하고 탈락했다. 아이고, 고소해라.

 

  반면에 프랑스는 조별예선 이후 승승장구, 강호 스페인을 물리치더니, 8강에서는 브라질을 꺾었다. 아이고, 이런! 우리가 올라갔으면 브라질도 이길 수 있었던 거 아니야! 아이고 배 아파라. 브라질이 떨어졌으니 이번 월드컵의 격이 조금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왜 일까? 고만고만한 팀들이 4강에 남았다. 독일 對 이탈리아, 포르투갈 對 프랑스. 누가 이길지 모르는 이 상황이 내게 어떤 흥미를 자극하고 있으니 말이다.

 

  스위스전 이후 월드컵 공황을 이 책으로 채우려고 했으나, 그것은 다소간의 실패로 돌아갔다. 이 책이 누구 말대로 가독성이 뛰어나서, 나는 이 책을 읽는데,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축구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어나가는 재미가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이지만. 이제는 잠시 월드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한다. 2006 독일 월드컵의 주인공은 누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말이다. 조심스럽게 예측하건데, 독일의 2연패에 점수를 조금 더 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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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남님, 안녕하세요! 고객님은 골드회원입니다.
 
혜택 : 2% 추가 마일리지
최근 3개월간 순수구매금액 : 229,890원     만료일 : 2006년 09월 26일

  지금까지 20만원이 못되서 실버회원이었다가, 드디어 지름신의 위대함으로 인하여 골드회원이 되었다.

  최근 3개월간 순수구매금액이 229,800원. 그럼 한달에 평균 76630원을 책 값으로 쓴 셈이다. 근데, 많은 것 같아보이면서도, 나름대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이 수치는 내세우기가 많이 부끄럽니다.

  그래서 목표는 한 달 평균 10만원 이상을 책값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하고싶다.

  그런데, 나는 이것을 4회에 나누어 구입을 했으니, 회당 평균적으로 57472.5원을 지불한 셈이다. 거의 6만원어치를 한번에 사버리는 것인데, 이러한 몰아서 즐거움과 뿌듯함과 만족감 못지 않게, 부작용도 심하다. 사놓고도 안 읽는 책이 많이진다는 것. 한편으로 몰아서 사면 적립금이 좀더 많은 점도 크게 작용한다.

  하여간, 나는 리브로를 주로 이용하다가, 알라딘을 알게된 후, 비교해 본 결과, 알라딘이 이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알라딘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알라딘이 좋은 이유는 이 서재때문이기도 하다. 장점 몇가지는 다른 곳보다 할인율이 높다는 점, 배송이 빠르다는 점 등등이였는데, 최근 알라딘의 할인율을 능가하는 몇몇 곳을 발견하기도 해서, 눈이 돌아가기도 한다. 알라딘도 좀 분발하시면 좋을 듯.

  나는 큰 목표가 있다. 나의 실재 서재를 갖는 것.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곳을 나만의 공간으로 가지고 싶다. 추산해본 결과 그렇게 좁지 않은 방을 책장으로 도배하고, 거기에 책을 가득 채운다면, 한 4~5천여권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책 5000권 이상 소장을 목표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에 투자하는 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책 비용을 늘리는 대신에 다른 것을 줄여야 하는데, 다른 것이 그렇게 잘 줄지가 않아서 조금 문제다.

  이것은 내가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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