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심리학 - 뇌가 섹시해지는
앤 루니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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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가 섹시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 15

하루에 15분씩만 이 책을 읽으면 뇌가 섹시해진다........

 

책 제목부터가 15분 심리학이니 대단한 내용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흘려 들어도 흥미가 돋고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내용 그러니까 상식 수준의 심리학 이야기들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은 맞았다. 다만 내 예상을 초월한 것이 하나가 있었다. 책이 내 기대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누군가 그랬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왜 선택의 연속이냐고? 시간은 설득의 연속이니까.

 

우리는 갖가지 설득에 노출된 채 일생을 보낸다. 때론 타인이 혹은 타자가 그리고 종종 나 자신까지도 여러 가지 이유로 나를 설득하려고 한다. 타자를 설득하건, 내가 설득을 당하건 이런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건 심리학이다. 그래서 심리학을 연구하는 혹은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은 심리학을 통해 인간과 삶을 통찰해보려 한다.

 

그래서 이 책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하루에 15분씩 심리학에 대한 짧고 명쾌한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번뜩이는 통찰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근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하루 15분 가지고 번뜩이는 통찰력을 가지기엔 여러 가지로 무리가 있다. 이 책은 번뜩이는 통찰력을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심리학 상식에 대해 알기 위해서라면 읽어볼만하다.

 

꼭지별 주제는 흥미롭다. 편견은 어떤 식으로 작용할까? 도덕성은 타고난 것일까? 우리는 왜 공상에 빠져드는 걸까? 자아실현이란 무엇인가? 사이코패스를 알아볼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일을 미루는 걸까? 등등. 각 물음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과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은 재미있다. 다만 책 전체적으로 상당히 산만하다. 그래서 몰입이 안 되고, 그래서 재미가 없다고 느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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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 - 공병호, 불변의 리더십 키루스를 만나다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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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부흥의 주역인 키루스. 그의 일대기를 기록한 <키로파에디야>

 

이 책은 키로파에디야에 기록된 키루스의 면면을 살펴 부흥과 승리의 시대를 이끄는 리더란 어떤 존재인지를 탐구한다.

 

나는 키루스 대왕에 대해 사실 잘 모른다. 세계사에 상당히 어둡고 심지어 기원전 역사에는 더더욱 그렇다. 키루스 대왕이라는 이름도, 키로파에디야라는 그리스의 고전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만약 이 키루스가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간 이스라엘 노예들을 풀어준 '바사왕 고레스'라는 걸 알지 못했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뜻밖의 인연으로 읽게 된 이 책은 기대하지 못했던 유익함을 주었다.

 

저자는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페르시아를 제국으로 건설하고 명철한 선택과 실천으로 명망을 높인 키루스 대왕의 리더십을 통해 이 전쟁같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리더십과 경영 비책을 탐구했다. 그러니 아무래도 예상되는 독자는 조직을 관리하고 경영해야 하는 이들이며 대부분 기업의 관리자들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이 설명하는 덕목들은 굳이 리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정말 괜찮은 사람, 존경할만한 인물, 좋은 사람의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도 적용이 되는 내용들이다.

 

나는 '좋은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한결 같고 예의가 있고 행동에 절제가 있으며 명철한 사람이다. 비열하지 않으며 경거 망동하지 않고 시야가 넓으며 약자를 배려할 줄 알고 때로 맞수(혹은 적)조차 너그럽게 대할 줄 아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자기 영역에 관해서는 실제적인 역량과 능력이 분명한 사람이다. (혹은 역량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무인도에 떨어지더라도 이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나는 키루스대왕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는 매력을 담뿍 느꼈다. 그의 일대기에 감탄과 찬사를 보태 기록한 책이 <키로파에디아>이니 그 기록을 통해 만나는 키루스대왕의 모습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라면, 나아가 사람이라면 키루스처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나의 모습은 어떤가를 비춰보는 기회도 되었다. 나라는 리더는 과연 구성원들과 함께 웃고 울 줄 아는, 리더이기 때문에 자기 것을 내어줄 줄 아는, 기회가 찾아 왔을 때 본능처럼 움직이고 탄탄한 실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증명하는 그런 리더인가...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굉장히 많은 생각과 성찰을 불러온 책. 나아가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부분을 메모하느라 손목이 아플 정도였던 책이다.

 

 

근데 참 아쉽다. 저자는 이 책을 편집자와 충분히 상의하지 않았나보다. 본문에 오자가 너무 많고 중복되는 내용도 꽤 많다. 작가가 책을 출간하는 게 급했던 것인지 편집자가 일을 제대로 안 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결정적으로...... 제목이 굉장히 별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책등을 보고 읽어 제목을 상기해야 했다. 차라리 '리더라면 키루스처럼' 이렇게 짧고 쉽게 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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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법칙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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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사람은 점이 아니라 선이라는 것이다. 인연을 두고 인생을 두고, 우리는 흘러간다고 표현한다. 생각해보면 멈춰 있는 것은 없다. 완전무결한 무관계 속에서 독수공방하는 자도 없다. 어떤 인간이든 과거로부터의 줄기를 받은 한 갈래의 선이다. 몸도, 생각도 결국에는 나를 둘러싼 선의 접점이 만든 흔적들이니까.

 

더 중요한 건, 선의 접점이란 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은 이리저리 정처 없이 흐를 뿐이다. 계획한다고 만사가 계획한대로, 다짐한다고 모든 일이 다짐 그대로 되지 않는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사람은 단호하고 엄정한 심판자인 시간이 일방통행으로 내어둔 선 위를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닿을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그걸 아는 건 아무 의미 없는지도 모른다. 닿는다는 건 끝. 사람에게 끝이야 죽음밖에 더 있나. 종착지가 어디인가에 집중하는 건 길의 영역이다. 선의 영역은 따로 있다.

 

[선의 법칙]이 따라간 주요 인물들의 궤적이 올곧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벽이 나타나면 잠시 혹은 아주 오랜 시간 그 자리에 고여있거나, 더 낮은 곳을 향하여 돌아 흐르는 것이 선의 법칙이다. 윤세오, 신기정, 조미연, 부이, 이수호, 신하정 모두 선의 법칙에 충실하게 움직인다. 장애물을 만나면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진로를 틀고, 다른 선을 만나면 그 접점만큼의 관계만 간직한 채 각자 서로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이 선의 법칙에는 아주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선의와 악의. 선은 움직이되 의지를 갖고 움직인다. 때로 의지가 선을 움직이게 만든다.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할지언정 의지라는 것은 선이 결코 버릴 수 없는 숙명이다. 이 의지라는 미지수가 골치 아픈 이유는, 선이 지닌 선의와 악의가 분명하게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의이기도 하고 악의이기도 한 이 의지의 모호성은 고장난 나침반이다. 선은 갈팡질팡한 궤적을 그리면서도 스스로가 어떤 모양으로 흐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이란 본래 그럴 리 없는 일도 하는 존재였다. (본문 페이지 78)’ 차라리 면처럼, 동전의 앞뒤가 분명하듯 선의와 악의가 분명하게 분리된다면 어땠을까. 우리의 궤적은 보다 명료하고 서로의 입장은 더 명쾌했을까. 나는 너를 그리고 너는 나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부질없는 질문이다. 사람이란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조차 실패한다. 내 안에서 하루에도 몇 천 번씩 얼키고 설키는 선을 풀다 풀다 다 풀지 못하고 종착지에 도달해버리고 마는 존재다. 그래서 작가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수 없이 우리를 으로 두어야 했나보다. 의도치 않게 엉키고 때로 꺾이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끊임없이 흐르고 흐른 만큼의 궤적을 틀림없이 남기는, 그것이 사람이니까.

 

작가는 미약하고 불안하게 움직이는 개인을 따라가며 점도, 면도 아닌 가느다란 선으로서의 우리들을 지면에 옮긴다. 차분하고 덤덤한 문장으로 노정을 안내한 작가는, 하얀 종이 위에 까만 잉크가 제멋대로 그린 선을 조망하듯, 분명하고 적나라하게 나타난 삶을 목도하게 했다. 세오의 집요하고 안쓰러운 악의 때문에, 신기정의 무심하고 냉담한 애도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나마저 건조하고 염세적인 기분으로 끌어내려지곤 했다. 그러나 결말에 이르러 나는 세오와 이수호에게 든 연민을 죄책감 없이 간직하게 되었다. 그물처럼 엮인 선의 도가니를 자유롭게 부유한 부이에게서, 이수호의 집에서 조용히 나온 세오에게서 나는 [선의 법칙]의 선이, ()과 더불어 선()의 법칙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신기정이가 세오의 손을 잡아쥐었던 것처럼, 어딘가에서 세오와 닮은 선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 접점에서 잠시 그 선을 안아주고 싶다. 나 역시 세오와 같은 궤적을 그리게 되었을 때,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한가운데에서 침전하고 있을 그때, [선의 법칙]에서 만났던 말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윤세오를 만나도 그럴 것이다. 윤세오가 동생에 대해 애기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을 것이다. 말을 하지 않으려 해서가 아니라 아는 게 없어서. 그래도 윤세오가 제 삶을 사느라 동생을 모른 척한 게 아니라는 건 알았다. 동생과 달리 윤세오의 삶이 밝고 따스했던 것도 아니었다. 젊은 애다운 광채를 뿜어내지도 않았다.
부이의 얘기를 들으면서 신기정은 세 사람을 두고 해온 자신의 짐작이 대부분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사람은 그저 홀로 존재하다가 어느 시기에 서로 연결되었을 뿐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 누구의 삶도 긴밀하게 이어져 있지 않았고, 무관하게 홀로 있지도 않았다.
궁금했다. 세 사람은 비슷한 실패를 겪었다. 그 일을 하는 동안 시절이 낭랑하게 흘렀을 것이다. 친구를 잃고 시간과 희망을 잃었을 것이다. 물론 돈도. 동생처럼 많은 액수의 빚을 지기도 했을 것이다. 같은 실패를 경험한 후 시간을 통과하면서 동생은 죽고 윤세오와 부이는 살아남았다. 살아서 누군가를 뒤쫓게 되었을지라도.
페이지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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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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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많으면 살기 편한세상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다. 나 역시 그런 말에 일부 공감한다. 일부가 아니라 아주 많은 부분을 공감한다. 돈만 많으면, 얼마나 편리하고 안온하게 살 수 있을까. 하지만 돈이 많으면 살기 좋은세상이라는 말에는 반대한다. 편한 것은 편한 것일 뿐, 좋은 것과 다르다. 이 소설의 출발은 거기였다. 좋은 삶은 과연 어떤 삶인가? 작은 화장품회사를 일류기업의 반열에 올린 한 여성 CEO는 죽으면서 그녀의 딸에게 말도 안 되는 조건부 유언을 남겼다. ‘딸아, 네가 14살에 작성했던 라이프리스트(내 인생동안 꼭 해야 할 일)를 완수하렴.’. 두 아들에게는 억대 자산을, 며느리에게는 회사를 상속한 엄마는 정작 딸인 주인공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해고까지 당한다. 번듯한 화장품회사 홍보실장에서 순식간에 백수가 된 주인공은 그때부터 그녀의 라이프리스트를 완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인공 브렛이 14살에 쓴 라이프리스트는 뭐 크게 대단한 내용이 아니었다. 강아지를 기르고 말을 기르고 아이의 엄마가 되고 아빠와 화해하고 지금 가장 친한 친구와 영원한 우정을 간직하고 뭐 등등등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서른이 넘은 싱글 여성이 저런 목표들을 달성하기에는 굉장한 부담이 따른다. 강아지야 뭐 어느 정도 현실성 있지만, 도시에서 말을 기르라니 거기에 아이 엄마가 되라니. 더구나 아빠와 친구 같은 관계는 아이가 아니라 도리어 어른이게 더 힘들고 어려운 과제 아닌가. 라이프리스트 목표 달성의 기한은 1. 1년의 4계절을 보내며 주인공은 참 많은 변화를 겪는다. 이야기의 끝은 물론 해피엔딩. 엄마는 하나뿐인 딸에게, 그것도 그녀의 영혼을 다 바친 사랑의 결실인 유일한 딸인 브렛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커다란 유산을 상속해주었다.

 

나는 내가 14살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지? 내 인생에 어떤 기대를 걸고 꿈을 가지고 살았던가? 돌이켜 본다. 그때 내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지금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 서랍장 제일 안 쪽 구석에, 표지가 해지고 종이가 노랗게 바랜 내 오래된 일기를 꺼내보아야겠다. 시간이 오래된 먼지 냄새로 깃들어 있는 내 삶의 기록. 어쩌면 거기에도 내 인생의 중요한 어떤 것을 일깨워 줄 라이프리스트가 들어있을지 모르니까.

 

 

"부자들은 그러나 봐." 제이 오빠가 말한다. "그 사람 아버지가 무려 서른 개가 넘는 특허를 가지고 있대. 다른 주에도 집이 있고, 카리브 해에 섬도 가지고 있고 자식은 허버트뿐이래."
"나 같은 사람에게 흥미 없을 거야. 교사에다 필슨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데."
셸리가 그만하라는 듯이 손을 젓는다. "그런 당분간이잖아. 유산 상속이 미뤄졌다는 얘기는 제이가 벌써 했대."
입이 벌어질 일이다. "뭐?" 나는 오빠를 본다. "왜 그런 말을 했어?"
"그 사람과 수준이 맞는 사람이란 걸 알리고 싶을 거 아냐?"
오빠의 말에 불편한 감정이 밀려온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 어떤 곳에 사는지, 얼마나 돈을 버는지 같은 것에 따라 사람ㅇ르 판단하는 사람? 내가 앤드루하고 만났던 친구들이 모두 부유하고 매력적이었던 게 그냥 우연이었나? 전율이 인다. 엄마가 내게 앞만 보고 질주하는 삶과 깊이 없는 만남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라고 떠밀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더디고 화려하지 않게 보일지 몰라도, 난 처음으로 살아가는 일을 즐기며 가고 있다.

p308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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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하면 보인다
신기율 지음, 전동화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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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무당이나 영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냥 첫눈에 혹은 단번에 상대의 말 아래, 표정 너머에 깔려있는 무언가를 읽어내는 사람.


영국드라마 셜록을 보면서 셜록이 참 직관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는데, 사실 셜록같은 사람은 직관이라기보다 관찰력이 유난히 민감하고 엄청난 부류인 듯하다.


이 책은 '직관'을 관찰이 아닌, 어떤 '감응'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기, 혼, 정신 뭐 이런 영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랄까.


​책의 목차는 이러하다.


Part 1. 나를 밝히는 내면의 빛, 직관의 스위치를 켜다

모든 존재와 공명할 수 있는 힘
공감하는 순간 치유는 시작된다
멀리서도 첫사랑을 알아보는 이유
유령 DNA가 당신 곁을 맴돈다
나를 기억하는 물건과 이별하는 방법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붙잡아주는 존재
징조를 해석해주는 직관의 전령사
빛처럼 번쩍하고 찾아오는 영감의 순간

Part 2. 숨겨진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는 법

그녀에게서 차향기가 났다
오장육부 비실이똥
내 몸 안의 자연
몸의 언어를 알아듣는다는 것
마음의 울림이 시작되는 12개의 선
마음을 리셋하는 날
직관의 스위치를 켜다
자석이 된 마음, 공전하는 욕망
노력중독
저 별에서 보면 우리도 별이다
마음을 치유하는 힘, 우울
경중과 강약이 사라진 삶
천라지망, 운명의 그물에 걸린 사람들
사춘기와 사추기
죽음은 또 다른 삶을 선물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직관하면 보인다'는 책의 제목에 충실한 내용뿐이다. 직관의 비법이라든가, 직관의 세계가 주는 어떤 강렬한 이점이라든가 이런 내용들은 기대하지 말자.

저자는 그가 직관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계기들(개인사 위주), 직관과 관련한 여러 사례나 연구 자료들을 차례로 설명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직관력이 어디로부터 출발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저자는 상대를 관찰하는 힘, 날카로운 직관력의 근원을 자기 자신, 자아의 관찰로부터 탐색한다.


옛날에도 사는 게 그랬을까? 살면 살수록, 내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은 정말 엄청나다. 옆집 누구, 친구 누구, 아는 사람 누구, 심지어 잘 알지도 못하는 연예인이나 SNS 지인 누구. 나를 휘두르는게 사람뿐이면 그래도 좀 다행이다. 거기에 온갖 물욕이 어우러져서 참... 이것 참.... 내가 나답게, 내 정신으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해마다 깨닫게 된다.


저자는 직관의 눈을 뜨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소리에서 자유로워질 것을 말한다. 그리곤 몸속 장기들의 울림, 내가 먹는 음식, 내 몸의 명당혈 등등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볼 것을 권한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내 성격이 어떤지 등 개성에 대한 관찰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내는 울림에 먼저 집중해보기를 권하는 것이다. 몸을 읽고 다스리며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점차로 마음과 정신을 읽고 다스리는 단계로 들어간다.


책의 표지에서는 '직관'이 가진 대단한 힘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직관 그 자체에 대해서보다 세상의 섭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남들에게는 없는 '직관'의 힘이 흥미로워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끝에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더 자유롭고 올바르고 충만하게 살수 있을까'라는 성찰로 책을 덮게 된다. 셜록같은 직관력의 비법을 품은 비서는 아니나, 정신줄을 제대로 잡고 살고 싶을 때 가볍게 읽어보면 괜찮을 책이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말 속에는 ‘우리는 모두 같다.’라는 묘한 전제가 숨어 있다.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은, 모든 인간들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거북이 같은 몸을 가진 사람도 노력만 하면 토끼처럼 잘 뛸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의 내면과 몸은 너무 다르다. 수많은 은하계에 똑같이 생긴 별이 없듯, 지천으로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다. 한배에서 난 자식들이 다 다르고, 심지어 쌍둥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말은 그런 자연스런 다름을 때때로 망각하게 만든다.
페이지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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