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월부터 발레를 시작했다.

살구빛 보드라운 발레슈즈를 구입하면서 설렘은 시작되었다.

고등학교때 주1회 무용시간이 있었다. 주로 현대무용을 배우고, 무용선생님이 틀어주신 '지젤, 백조의 호수' 공연을 보면서 나도 어릴적 무용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무용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너는 무용하기 좋은 몸이야, 동작도 예쁘고,중학교때 무용을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영향이 컸다.


드디어 백화점 문화센터 발레 첫 시간.

수강생은 열명인데 나를 포함한 지인 3명, 모르는 사람 2명은 초급이고, 5명은 경험자다.

초급반 의상은 요가 상의에, 편안한 러닝 하의인데, 경험자들의 의상은 푹파인 수영복 같은 레오타드, 스타킹과 샤랄라 스커트까지 갖춘 발레복이다.



  

아름다운 동작을 배울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요가매트 위에서 강도 높은 스트레칭을 40분동안 했다.

모든 운동의 시작은 스트레칭이라지만 많이 힘들다. 특히 앉아서 다리를 모아 옆으로 벌리거나, 그 상태에서 앞으로 고개를 숙이는 동작은 요가할때도 힘들었는데 자주 한다. 끙!


"오늘 수업은 도대체 요가야, 발레야" 하고 짜증이 날때쯤 손동작을 알려준다.

배 위에서 양손을 가운데로 동그랗게 모으는 기본 자세 앙바, 

가슴 주변으로 양손을 동그랗게 모으는 안아방, 머리 위로 동그랗게 하는 앙오, 

양팔을 옆으로 180도 벌리면서 손은 자연스럽게 살짝 구부리는 알라스콩드, 

알라스콩드 자세에서 양팔을 누가 잡아 당기듯 쫘악 벌리는 알로제.....까지.


그리고 발 동작도 배웠다. 

발 뒤꿈치는 붙이고 양 발을 180도 벌리는 턴아웃자세가 기본이다.


마지막 바 수업도 잠깐.

플리에는 무릎을 살짝만 굽혔다 일어나기,

드미플리에는 무릎을 반 정도 구부려 보석 모양처럼 만들기,

그랑플리에는 무릎을 길게 구부리기.

그 상태에서 일어나는건 도저히 불가능....


주1회이니 딱 1번 갔지만 운동이 끝난 3일째임에도 허벅지 안쪽과 배도 여전히 아프다.

3개월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일단 샤랄라 스커트도 구입할 계획이니 꾸준히 해야겠지.

페크님 말씀처럼 1년 이상 하면 재미 있으려나?

우리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NO pain, no gain!



















2.


오늘 우리도서관에서 9월 독서의 달 행사로 곽재식교수 강연이 열린다.

주제는 '조선의 별, 신라의 우주'다.

조선시대 과거 시험에 일식과 월식, 혜성에 대한 문제가 나왔고,

문제의 정답을 가장 잘 쓴 이가 율곡 이이며 답변을 '천도책'이라고 부른다니....


괴물, 괴짜 별명을 가진 곽재식교수의 강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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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9-04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레 계속하시면 끊기 어렵습니다. 정말 재밌어요. 점프 동작 배울 때까지 계속 하셔야 됩니다.

세실 2024-09-13 14:14   좋아요 1 | URL
첫날은 그냥 어렵기만 했는데, 두번째엔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점프 동작~~ 알겠습니다.
일단 토슈즈랑 스커트를 구입해서 당분간을 할거예요. 적어도 1년은? ㅎㅎ
 



굿모닝 책.


도서관에 근무하는 즐거움은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던 책이 

도서관에 있.다.


주말에 서점에 가도 없던 책이 

도서관에 있.다.


내 공간 옆에 책을 쌓아두고,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10분,

점심시간 끝나기 전 10분,

퇴근시간 30분 전에 책을 읽는다.


'아이우에오' 입을 크게 벌리고 발성 연습을 한다.

모음을 자주 연습하면 발음이 정확해진다.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주말이나 휴가지에서 근처 미술관에 간다.

김환기, 이우환, 윤형근, 이타미준, 샤갈, 모네 등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방구석 미술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양정무 교수의 <벌거벗은 미술관>은 생각보다 어렵다.

8월 28일(수)에 우리도서관에 오는데....  


"가장 먼저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까?

요즘 나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하루에 한 문장 읽고 나를 다지기.

<니체 인생수업>


청주에 유명한 동화작가가 살고 있음은 행복이다.

나를 위한 사인 책도 선물해 주었다. 

<푸른 숨>, <그림이 된 아이들>

배려심과 감성을 키우기에는 동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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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8-14 1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양하게 책을 읽으시는 세실 님.
도서관에 책 많은 것, 참 부러운 일이군요. 책을 훑어보고 살 수도 있고, 훑어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기로 정할 수도 있고... 사실 저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먼저 보고 책 구매를 하고 싶은데 그게 귀찮아서 그냥 구매해 버리는 경향이 있기에 근무지가 도서관이라는 점이 매우 장점으로 여겨집니다. 게다가 도서관은 시원하겠지요? 즐거움을 맘껏 누리시길요...^^

세실 2024-08-19 14: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책이든 옷이든 직접 보고 구입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래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요.
확실히 책구매는 줄었습니다. 충북 공공도서관중 책이 가장 많은 우리도서관입니다.ㅎㅎ
요즘 파친코 읽고 싶은데 종이책이 대출중이라.....
어제 우리도서관 전자책으로 읽었더니 눈이 침침합니다. 전자책은 이래서 위험한가 봅니다.
아이패드가 문제인가? (혼잣말)
지금 도서관이 대대적인 리모델링 중이라 비어있는 학교에 임시청사로 있는데 다행히 시원합니다.
편안한 한주 되세요^^

2024-08-14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9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4-08-15 0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미경이란 이름이 아련하게 기억에 있어서 찾아보았어요. 금자를 찾아서, 직지원정대, 이런 책을 읽었더군요. 오래전인데 아직 기억하는걸보니 어딘가 특별한 작가이셨나봐요. 청주에 사시는군요.
전 양정무 교수의 완전 팬이랍니다~^^

세실 2024-08-19 14:41   좋아요 0 | URL
오미경작가 책도 읽으셨군요. 저는 교환일기랑 사춘기가족 재미있게 읽었어요.
와 그러시군요^^
8월 28일 오후7시30분 청주MBC에 오시면 양정무교수 강연 들으실 수 있어요. 우리도서관에서 주최한 강연입니다.

2024-09-03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04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모닝 커피

어제는 한달에 한번 하는 책모임.
우리동네 '주니스' 카페에 미리가서 자리 잡고 커피를 주문했다.

드립커피 이름은 '시즈널 블랜드 여름'
주니스에 두번째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를 좋아해 주셔서.
감정에도 새콤달콤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으려나요.
밝고 경쾌한 여름날에 어울리는 상큼 톡톡 마이구미같이
새콤달콤하고 발랄하며 청량감이 뛰어난 커피입니다.

불랜드 조성. 에티오피아 60% 브라질 40%

신맛을 좋아하는데 정말 커피에서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무겁지 않고 가벼운, 발랄하고 상큼한.
마흔의 까칠한 남자 사장님의 맛 표현이 잘 맞는다.

사장님이 까칠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어제 만나 오래 이야기했음에도 오늘 만나면 목례 정도만 한다.
기분에 따라 커피 한잔을 더 주거나, 아예 모른척하거나.
나도 기분에 따라 인사를 할때도 안할때도.
시키는 말 이외에는 군더더기 말을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 방문하는 단골임에도 단골인척 하지 않는다.
무언가 기대하지 않으니 마음은 편하다.
나 혹시 MZ세대 마인드인가? ㅎㅎ

독서모임 6명중 '에마'를 완독한 사람은 전무했다.
400페이지나 읽은 내가 위너다.



8월 선정도서는 
















요즘 읽으려는 책은



 
  •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 하지만 고기를 죽여서 정말 안됐지 뭐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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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4-07-2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스없이 유리컵에 담아 마시는 건 유럽 스타일? ^^ 나도 초록색 램프에 눈이 가서 해든이 방 램프 초록색으로 샀는데 이 사진에서 보니 진짜 분위기 있다!!🥰 예전에 자기따라 ‘안나 카레리나’ 읽었던 기억이 나네. ㅎㅎ 엠마는 영화로 보는 것으로. 400페이지 읽고 위너가 된 것 축하축하😘 그리고 엠지세대 마인드가 그런 거군! 오늘도 세실에게 또 배우네!! 암튼 일단 일주일에 한 번은 글이 올라오는 거지요? 앞으로 학교 시작해도 세실 글은 읽을 수 있을 듯! 😅

세실 2024-07-30 10:44   좋아요 0 | URL
앗! 커다란 얼음 한개 들어 있어요.ㅎㅎ
초록램프 이쁜데 우리집에는 정작 화이트만 있네요. 희한하지?
엠마 영화는 보았어요. 영화속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워요.
그 당시 영국에서 태어났다면 나의 사회적 직위(?)는 어느 정도일까? ㅎㅎ
오전엔 피아노 치고 이런저런 공부하다, 오후에 차담하고, 잠시 쉬고 난후 저녁에 만찬을 즐기는 생활?
아님 열심히 집안일 할까요?
글을 간결하게 잘 쓰고 싶은 욕구 있어서 일단 열심히 올려 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4-08-14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음.. 노인과 바다는 오래전 읽었고, 유시민 님의 책은 유튜브 많이 봐서 무슨 내용인지 알겠고,
에마는 읽지 못했어요. 저는 그리스인 조르바, 를 읽으려고 책을 사려 해요. 이 소설 역시 유튜브를 통해 명작임을 알게 된 책이에요. 워낙 유명해서 내용은 알고 있었으나 이 책에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문장이 담긴 건 몰랐거든요. 5백 쪽이 넘는 것 같아요. 제 계획은 올해 안에 읽는 것이에요(길게도 잡아요...)ㅋㅋ^^

세실 2024-09-04 09:41   좋아요 0 | URL
노인과 바다 다시 읽으니 좋았어요. 철학적 문장이 제법 있었거든요. 책이 얇아 읽는 부담도 없고....한줄 한줄 생각하며 읽었어요.
유시민님 책은 페크님 말씀처럼 유튜브에 있는 내용들이라 도서관에서 가볍게 읽으면 좋을..
에마 읽다 포기했어요. 넘 잔잔한 내용이고, 아주 디테일해서 좀 진이 빠지는? ㅎㅎㅎ
그리스인 조르바. 음. 전 조르바의 지극히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스타일이 좀......
페크님 리뷰 궁금합니다. 화이팅!!
 


7. 1. 이후 일상.

출근길은 1시간 30분에서 15분으로 단축.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에 눈을 뜬다.

주방에 나와 온수와 정수 같은 비율로 물을 마신다.

따뜻한 물 한 컵은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체중계에 올라 몸무게를 확인한다.

어제 먹은 고기와 맥주 한병은 1킬로의 무게를 안겨준다.

기쁨과 슬픔은 공존한다. 


굿모닝 커피.


오늘은 어떤 커피를 마실까?

동네 카페에서 구입한 신맛이 좋은 예가체프 드립백.

아침부터 얼음 넣은 커피가 끌린다.

드립백을 열고 뜨거운 물을 부어 30초 뜸 들이기.

한번, 두번, 세번 물을 붓고 기다리기.

멍하니 커피향을 즐기는 기다림도 좋다.

뜨거운 커피에 녹는 얼음 소리도 정겹다.

이른 아침 커피 한 잔은 복잡한 머리를 잠시 멈춤 해준다.

커피 볶느라 애쓴 수고로움에 감사하며

한번 쭉 마시면 사라질 아이스커피의 아쉬움으로

내일은 따뜻한 커피 오래 마셔야지.

오늘도 다정하게.



굿모닝 책.


세상에나 아침에 책 읽는 여유가 생기다니.

7월 책모임 토론도서는 '에마 / 제인 오스틴 저'






 











주인공 에마의 성격을 따라가며 읽으면 덜 지루할듯. 700페이지를 한달내내 읽고 있다.

주인공으로 에마의 매력이 무엇인가 생각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독자들 몫일 테지만, 몇가지 일반적인 관점을 제시해 볼수는 있을 법하다.
뛰어난 중매쟁이를 자처하고 해리엇을 주변 남자들과 맺어 주려 하다 엄청난 오해와 판단 착오로 오히려 힘들게만 하거나, 경제적으로 무척 약자이지만 교양 있고 현명한 동갑내기 제인 페어팩스에 대한 경쟁의식 때문에 제대로 대접을 하지 않거나, 가문이 몰락하여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 아주머니 베이츠 양에게 모욕을 준다거나 하는 에마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에마에게는 이같은 잘못과 착오를 반성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인간성과 용기가 있다. 그렇게 잘나고 부족한 것 없는 젊은 여성이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고 깨달음을 얻는 장면을 보면, 오스틴이 자신의 여주인공에게 속물적인 성향을 넘어서 변모하고자 하는 자기 성찰의 능력과 순수한 마음을 부여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p.710



에마의 성격이 처음엔 사랑스럽고 귀여웠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변덕스럽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얄밉기도 하다.

영화로 보긴 했지만,

소설 속 상상하며 읽는 재미도 있다. 여전히 400페이지를 더 읽어야한다.

독서모임은 이번주인데... 


여우꼬리)

다시 알라딘 시작해 보려 합니다.

사랑하는 라로언니의 러브콜이 넘 죄송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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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7-24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시 알라딘 시작인가요? 추카추카, 가 빠질 수 없지요.
세실 님은 저보다 더 많이 오랜만에 글 올리신 것 같아요. 바쁘시죠?
저 역시 한 주가 바쁘게 돌아갑니다. 독서에 집중하면 글 쓸 시간이 없고, 글쓰기에 집중하면 독서할 시간이 없고 그래요.
읽다만 책들이 쌓여 있고 쓰다만 글들이 쌓여 있어요. 늘 부족한 건 시간.
다시 시작하시는 세실 님을 지켜볼꼬예요. 파이팅!!!

세실 2024-07-28 19:39   좋아요 1 | URL
페크님도 알라딘에 소홀하셨군요. 마음은 늘 있었지요. 책읽기에 집중하기 보다 유튜브 보느라... 남는건 책인데 말이예요. 주1회는 글을 써야지 마음 먹었습니다. 자주 뵈어요~~
늘 반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hnine 2024-07-24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이런 날이 오기를 기대했답니다^^

세실 2024-07-28 19:4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늘 한결 같기 쉽지 않은데... hnine님 대단하세요. 자주 뵙기를요^^

라로 2024-07-25 0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뭡미꽈 세실님!! 안 들어오는 사이 시를 쓰시나요? 역시 깔끔하고 정돈된 고 콸러티 세실님의 글!!! 😍💕😘 나 때문에 다시 들어왔다고 하니 넘 기쁜 🤩♥️🤩

세실 2024-07-28 19:44   좋아요 0 | URL
칭찬은 세실을 춤추게 하지요. 요즘 시처럼 글 쓰는 연습하는거 어찌 아시구^^ 에마 읽다 포기했지만 책은 늘 곁에 두고 있어요.
참 저 발레 등록했어요. 9월부터 주1회. 기다리고 있어용^^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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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출장으로 스톡홀름시립도서관덴마크왕립도서관암스테르담도서관 등 유럽의 아름다운 도서관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8박 9일 동안 매일 2~3개의 도서관을 방문하고 현지 사서들과 차담 또는 만찬을 하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행복했다도서관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그동안 도서관의 서가와 책상은 나무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유럽의 도서관은 대부분 화이트 서가와 책상이었다또한 층별 공간 구획 없이 전체가 열린 공간이었다큰 규모의 도서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쾌적하고 접근이 용이했다.




우리 지역의 교육도서관들도 공간혁신 사업으로 아름답게 재탄생했다폐쇄적인 공간에서 벽을 허물고 서가나 소파바닥색으로 공간을 구획해 개방감 있는 열린 공간이 되었다서가책상의자는 공간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컬러로 변화를 주었다. 도서관은 책을 빌려가는 공간에서, 오래 머무는 공간 되었다. 특히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을 듣거나, 보드게임을 한다. 



이 곳에 근무하기 전, 도서관 공간혁신 사업을 담당하면서 공간 구성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선진도서관을 견학하고미술관을 관람하면서 공간을 자세히 관찰했다대형 카페도 도서관 공간 구성에 도움 된다노출 콘크리트 벽을 처음 접했을 땐 미완성인가 했는데 어느덧 자연스럽고 멋스러움을 발견하니 조금은 보는 눈이 생겼나 보다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 관련 책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건축가 유현준의 도서 '인문건축기행'은 재미있게 읽었다이 책은 유명 건축가들이 지은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이 한 권의 책 속에 내가 건축을 공부하면서 감명받은 서른 개의 근현대 건축물을 모아 보았다세계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건축물들이다이 건축물들을 통해 독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건축물은 파리 외곽에 위치한 주택 빌라 사보아스위스 출신의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다그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했다또한 근대 건축의 5원칙을 만들었는데 필로티자유로운 평면과 입면가로로 긴 창옥상 정원이다.‘빌라 사보아는 5원칙이 총결집된 결정체라고 한다.



두 번째는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 미술관이다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와 영국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작품이다각종 설비 파이프라인이 노출된 미완성 같은 작품이다. 1970년대 건물이 지어진 당시에는 프랑스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현재 프랑스 국민이 사랑하는 현대 건축물 2위라고 한다우리나라에도 2025년에퐁피두센터 한화 서울미술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다른 작품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주상복합아파트이며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졌다아파트 1층에 필로티가 있고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을 닮은 빨강파랑 노랑에 초록까지 사용한 입면이 아름답다.



그 외에도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독일 국회의사당을 리모델링하면서 돔을 유리로 지어 전망대로 활용한 점도 신선하다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도 독특하다리처드 마이어의 더글러스 하우스는 요즘 트렌드인 백색 인테리어다.

르 코르뷔지에를 존경하고 영향을 받은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 도 가보고 싶은 공간이다.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이 책에서 소개한 아름다운 건축물을 관람하는 여행도 좋겠다. 파리에 가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이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을 봐야 겠다. 


르 코르뷔지에는 창문, 경사로, 천창, 색깔, 공간 나눔, 바닥의 기울기, 제단 제기의 디테일, 음의 잔향, 공간의 형태 등등 건축가가 다룰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현란하게 사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디자인하는 경지에 이른 공간 교향곡의 작곡가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진정한 마스터다. 

요즘 다락방님 덕분에 '내게 공돈이 생긴다면 뭘 할까?' 생각했다. 일단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완전히 그만두는건 놀아본 다음에 선택해야지)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파리를 직항으로 간다. 한달 계획으로 에펠탑이 보이는 5성급 호텔을 예약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에펠탑 야경을 감상하며 스텔라 장의 '아모르, 바게트, 파리'를 듣는다. 

그리고 다음날엔 르 코르뷔지에를 연구한 박사급 가이드를 수소문해 렌트한 차를 타고 관광을 다닌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음 방값만 3천만원, 비행기 티켓이랑 여행경비 더하면 최소 5천만원은 들텐데.... 이런 사치 여행 괜찮은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다. 건축에 대해 조금은 아는척 할 수 있겠다. 광고 기획가 박웅현은 "인문학을 배우면 밥이 나오는가? 하는 질문에 밥이 맛있어진다"고 우문현답을 했다. 책을 맛있게 읽은 느낌이다. 자연을 담은 건축과 인문학의 어우러짐은 지적 욕구를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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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9-21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그러네요!ㅋㅋㅋㅋ 밥이 맛있어 지는 것은 무엇보다 삶의 질에 관한 문제죠. 저 틈날 때마다 해외 한달살기
영상 찾아보는데 비즈니스 타고 싶고 호텔 말고 작은 아파트에서 한 달 살고 싶어요. 세실님의 럭셔리 한 달도 멋질 것 같아요 ^^

세실 2023-09-22 21:35   좋아요 1 | URL
럭셔리 한달 살기 이루려면 로또라도 사야 하겠죠?
전 호텔 스위트 룸~
영상도 찾아봐야 겠습니다.
전 무조건 파리거든요^^

페크pek0501 2023-09-22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 출장 가셨던 세실 님! 멋집니다. 능력자이십니다.
여행과 독서를 하며 사는 것이 멋지게 사는 거라고 알고 있어요. 사랑하는 자식이 생기면 책을 많이 읽히고 여행을 많이 가게 해라, 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공부한 적은 없지만 저도 건축물 보는 걸 좋아해요. 감상만으로도 눈이 즐겁거든요. 사진 잘 봤어요.^^

세실 2023-09-22 21:39   좋아요 1 | URL
우린 잘 통한다니까요. 건축물 보는 즐거움~~
뮤지엄 산이랑 호암미술관 추천합니다!
외쿡 출장 십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꿈 같은 기억입니다.
여행과 독서는 힐링됩니다.
아이들에게 강조하는데, 둘째는 저를 안닮았는지 해외 가는걸 좋아하지 않아요. 특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