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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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의 기존 책과는 차별화된 제목이 의학에세이 혹은 의학전문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첫 페이지를 열면서 의학 전문가가 아니고는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업그레이드된 수준있는 책 임을 간과했다.

이 책은 의학에 무지한 아줌마들을 계몽하기 위해 쓴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의학 에세이 또는 초보아줌마를 위한 의학개론 정도의 누구나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아플 경우 증상에 따라 어느과로 가야할지 헷갈릴때가 있는데 작가는 적절한 과를 제시해 주고, 우리가 궁금해하는 학과의 인기도 등을 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적어 놓았다. 음지의 질환들을 설명하면서 작가가 모델이 된 말더듬이, 코골이, 틱 장애, 설사에 대한 예는 웃는 가운데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생각들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채식과 육식에 대해, 정력제의 허와 실에 대해, 제왕절개, 유치원때부터 키 작은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섣불리 성장클리닉을 찾는 병폐에 대해, 비타민의 효용성에 대해 작가의 체험담을 예로 들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가 멀게만 느껴졌던 의학의 기초 상식에 대해 이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평소 궁금한것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놓은 책을 본 적이 없다. 의학박사다운 해박한 지식과, 유머러스한 내용에 이 책을 읽는 내내 입에 웃음 한가득 머금고 읽었다.

어렵게만 생각되는 전공과목들(과학, 철학, 역사, 생물 등)에 대해 이런 류의 책이 많이 출판된다면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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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9-2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적한 진료과 찾기는 정말 유용했지요.. 재밌게 읽었는데 너무 쟁쟁한 리뷰들이 올라오니 감히 ..... 연휴 잘 보내셨지요?

세실 2005-09-20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연휴 잘 보냈습니다. 전 그래서 다른 님들의 리뷰 읽어보지 않았어요. 괜히 주눅들까봐~~~ 무대뽀 정신을 발휘했습니다. 흐흐...아줌마 정신이라고도 하죠~

2005-09-21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5-09-2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헐...부끄러워하시긴~~~
 
거짓말을 먹고 사는 아이 난 책읽기가 좋아
크리스 도네르 지음, 필립 뒤마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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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부모가 물어보는 말은 무엇일까? 오늘 재미있었니? 공부 열심히 했니? 점심 뭐 먹었니? 아이는 뭐라고 대답할까?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사소한 것도 재미있어 하는 아이라면 할말은 많겠지만 그렇고 그런 일상인 아이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몰라"라로 할 것이다. 그러면 엄마는 말도 안한다고 서운해 하고....

이 책은 주인공 토마가 똑같은 상황에서 늘 엄마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굉장하다'는 표현을 해주면 토마는 즐거워 진다. 하지만 늘 똑같은 일상인걸....결국 토마는 친구가 화장실에 갖혀서 119가 왔다는 거짓말을 지어내고, 배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해서 맹장수술까지 하게 된다. 온 가족이 정신병원에 가게되고 협정을 맺는다. 거짓말이라고 하는 엄마에게 이야기 하는 대신 아빠에게 이야기 하기로 하고, 늦게 들어오는 아빠를 위해 글로 써보자는 협정을 맺는다.

토마는 동생을 돌보느라 자기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엄마에게 시선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거짓말의 농도가 강해진다. 아이의 입장을 조금만 생각하면 수월한데 어른은 자신의 눈높이(잣대)에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뭘까,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오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부끄러웠다. 어쩔수 없는 어른이니까.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기보다는 내 잣대로만 생각하게 된다. 읽으면서 <지각대장 존>도 생각났다. 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자. 아이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자. 설령 거짓일지라도 웃으면서 넘어가자. 이 책을 읽고난후의 나의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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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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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십자가를 하나씩 짊어지고 간다.  그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가면 힘이 들지만, 가슴에 품고 가면 힘듦이 아니라 행복이 될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과연 내 안에 있는 십자가를 나는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가끔 교도소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난번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서 타의에 의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13년씩이나 복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발적인 사고로 인명사고를 내고 감옥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내가 사형선고를 받는다면..... 교도소는 문제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쉽게 단정지어 말할수는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모니카 수녀와 그녀의 조카 유정, 사형수 윤수와 그의 동생 은수. 이렇게 네명을 주축으로 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윤수의 과거를 회상하는 블루노트와 유정의 글이 한 단락씩 나누어져서 나온다.  작가가 성당에 다시 다니고부터 카톨릭 신자가 자주 등장을 하는 듯 하다.

윤수의 불행한 어린시절, 주위의 따가운 시선, 맹인이 된 동생 은수.... 결국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온 윤수. 그런 윤수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모니카 수녀. 어릴적 성폭행 당한 후유증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조카 유정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고모의 아름다운 사랑. 고모의 믿음과 사랑으로 서서히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사랑은 예고없이 찾아온다는 말이 맞는 것일까?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은 과거를 치유해 나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상처받은 사람끼리의 만남이라 교감이 형성되는 것일까? 윤수의 사형이 안타깝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녀님과 유정의 따뜻한 사랑을 받은 윤수는 분명 행복할 것이다.

슬프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칙칙하지 않게, 가라앉지 않게 참 깔끔하게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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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8-2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피곤하시죠? 저도 일주일만에 회사갔더니 너무 피곤하네요.ㅠ_ㅠ

세실 2005-08-30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그러게요~~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학생때 제가 그랬다는거 아닙니까...흐흑...

인터라겐 2005-08-3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마일리지 많이 줄때 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결국 주문을 못했어요.. 생각보다 평이 좋아서 보고 싶은거 있지요..

세실 2005-08-30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세한 심리묘사가 참 좋았어요~~~
제가 카톨릭 신자이니 수녀이나 성당이야기가 나오면 무조건 좋기도 하구요~~~
수도원기행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하루 30분 즐거운 엄마랑 종이접기
혜지원 기획팀 엮음 / 혜지원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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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에서도 여자아이랑,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들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어쩔수 없는것일까???
보림이가 좋아하는 팔찌~

딸기도 쉽게 나와있다~

지갑이랑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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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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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에 '우리 선생님 최고'를 읽고 나서 작가가 무작정 좋아졌다. 기회가 되면 전작주의자처럼 그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아쉽게도 실행은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지금에야 이 책을 만났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휴가중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하느님이 사람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사랑' 이리라. 사랑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고다니 선생님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처럼......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고다니 후미 선생님. 그의 반 학생중에 쓰레기 처리장 주변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우리가 쉽게 단정지어 말하는 '문제아'들이 살고 있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그중에서도 데쓰쪼는 학교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친한 친구도 없고,  파리를 애완동물로 키우니 다른 선생님이나, 친구들은 데쓰쪼를 더럽다고 생각한다. 데쓰쪼는 점점 자기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밖의 세상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러나 학교수업이 끝나고 쓰레기 처리장 주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오후시간을 할애하고, 그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고다니 선생님의 열정과 사랑을 통해 점점 마음의 문을 열고, 데쓰쪼는 파리 연구가로써 큰 성과도 보여준다.

고다미 선생님의 고집으로 발달 장애가 있는 미나코를 맡으면서 서서히 남을 배려하는 삶에 대해 알아가는 학생들, 일제 식민지때 우리나라를 도와주다가 몸도 마음도 크게 다친 데쓰쪼 할아버지 바쿠.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정상/비정상으로 단정지어 말하는 상처입은 사람들이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중미씨의 '괭이부리말 아이들'도 생각났다. 어느 한사람이라도 그들의 삶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지 않는다면 영원히 문제아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 며칠전 독서수업때 만난 아이들들과 오버랩되면서 나의 참을성 부족과 이기심에 부끄러워졌다.   

아직은 고다미와 아다치같은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밝겠지? 아이들의 이기심과, 선생님에 대한 예의없음, 버릇없음을 탓하기 전에 선생님부터 아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열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진정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뭘까?를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어주면 어떨까? 

참 많은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책이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좀 더 아이들 마음을 이해했을텐데..... 물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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