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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 한반도 고대국가 형성의 비밀이 담긴,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1
이종호.윤석연 지음, 안진균 외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전에 직업의식에서 비롯된 한번 훝어보는 습관이 있다. 지은이 혹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약력을 꼼꼼히 읽어보고, 목차도 보고 다음엔 책을 휘리릭 소리가 나게 넘겨본다.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유화를 보는 듯하고 그림이 살아있다. 두명의 공저자 중 한명은 물리학과학 국가박사이고, 한명은 국문학과를 나와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과정에 있으며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활동과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단다. 삽화가들은 만화예술과를 졸업했다. 모두 예사롭지 않은 작가들이다. 총서명으로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1권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시리즈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역사와 과학의 접목 정도 되겠다. 압축해서 이야기 하면 '고인돌'을 통한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유추 혹은 살펴보기이다. 올해 목표가 역사책 읽기인데 기분 좋은 출발이다.
'고인돌'은 2년전 휴가때 만난 전남 순천에 있는 '고인돌 공원'이 기억난다. 거대한 고인돌로 둘러 쌓인 넓은 광장을 보면서 공동묘지를 생각하고는 약간은 섬뜩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값진 문화유산을 직접 본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그때 굉장한 돌의 무게에 놀라고, 어찌 덮개돌을 올려놓았을까 하는 의문감이 들었었는데, 이 책은 고인돌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전세계 고인돌의 절반 수준이 우리나라에 분포되어 있다니, 고인돌 문화의 출발지가 우리나라라는 표현이 맞겠다. 처음부터 커다란 돌을 가지고 고인돌을 만들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암벽에서 덮개돌을 떼어내기 위해 바위의 결을 이용해 구멍을 내고, 나무를 박아 물로 불려내어 떼어내는 방법'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또한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서는 천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집단이 있어야 한다니 청동기 시대에는 대 단위 부락이 존재했고, 족장의 지배력은 굉장했겠다.
고인돌에 뚫려있는 구멍이 별자리와 유사한지라 선조들의 천문학의 깊은 조애에 대해서도 거론을 하고, 중, 고등학교때 역사책에서 듣던 세계의 주요 거석문화도 알려준다. 영국의 스톤헤지, 프랑스의 카르나크 열석, 러시아의 까프까즈 거석문화는 대부분이 고인돌과 같은 개념이다.
그냥 지나칠수 있는 '고인돌'을 통해 청동기 시대의 다양한 생활상을 알려주고, 청동검과 청동방울을 유일하게 가질 수 있는 족장의 권력에 대해, 비파형 동검, 거푸집등 중요한 우리나라 문화유산까지 다양한 청동기시대의 전반적인 삶까지 이야기 한다.
미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리 선조들이 가꾼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일이라는 교과서적인 말이 오늘따라 가슴에 와 닿는다. 역사는 알면 알수록 매력이 있다. 행복한 역사여행이었다. 다음엔 어느 나라로 여행을 떠나 볼까? 초등학교 4학년인 딸내미가 읽으면 사회 공부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