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신경림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시
신경림 엮음 / 다산책방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몇년전 신경림시인을 도서관에 초청했었다. 전화통화시 들려온 그 분의 목소리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얼마 드리지 못한다는 강사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다. 그후로 신경림시인의 팬이 되었다. 작가의 글도 좋지만 이렇게 다양한 시에 작가가 간결하게 쓴 해설도 와 닿는다. 또 다른 언어를 듣는 느낌이다.

고등학교때 심사숙고해서 고른 스프링 노트에 다양한 색깔의 펜을 이용해서 좋은 시를 적고, 그림도 그려 넣고, 나뭇잎도 붙여  나만의 시집을 만들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공부에 지칠때면 한장씩 넘기며 시를 읽어보면서 고단했던 시간을 어루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그 기분으로 이 시집을 읽었다. 결혼 10년차로 잊고 있었던 '사랑'에 대한 설레임도 떠오른다.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이더군/그대가 처음/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잊는 것 또한 그렇게/순간이면 좋겠네/멀리서 웃는 그대여/산 넘어 가는 그대여/꽃이 지는 건 쉬워도/잊는 건 한참이더군/영영 한참이더군. 지금에야  시간이 흐르면 사랑도 점점 잊혀져 간다는 것을 알지만 그 순간만큼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든것이 헤어짐이란 것을 표현하고 있다. 서정주님의 동천은 해설이 더욱 와 닿는다. '먹으로 그린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한국적 아름다움을 가장 완벽하게 형상화한 시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글을 읽고 다시금 시를 읽어보니 동양화의 느낌이 살아난다. 참 맛깔스러운 표현이다.

고단한 삶이지만 소풍 나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  통일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 '만일 통일이 온다면 이렇게 왔으면 좋겠다/이선관'시, 한때 무작정 좋아했던 박노해 시인의 '시다의 꿈'을 읽으면서 잠시 숙연해지기도 하였다.

요즘 유행처럼 이책에도 화가들의 그림이 들어 있다. 언뜻 김점선화가의 그림인가 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 그림 제목과 화가가 적혀있다. 시와 함께 어우러진 그림 감상하는 느낌도 좋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주, 노천명, 백석시인부터 박노해, 정호승, 김용택, 최영미, 나희덕 시인까지 다양한 시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참으로 크다.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한편 읽는 맛  행복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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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님도 이 신경림선생님께서 내 놓으신 시집 읽으셨나보네요. 저도 어제 다 읽었답니다. 매우 좋은 시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성탄 잘 보내셨죠.

실비 2006-12-2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잘 몰라서.^^;; 글을 보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ㅠ 잘 몰라요 흑흑

hnine 2006-12-26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영미의 저 선운사에서 라는 시는 저도 참 좋아하는 시랍니다.
이런 책은 빌려보기 보다는 책꽂이 어딘가에 꽂아두고 두고 두고 읽으며 음미해보는 맛이 있지요.

세실 2006-12-27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님도 벌써 읽으셨군요~~ 읽을수록 맛이 더해지는 그런 시 들이죠. 한편씩 암기한다는 느낌으로 두고 두고 읽어야 겠습니다.

실비님. 겨울에 가끔 쓸쓸하단 느낌이 들때 이 시집 꺼내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 지실듯~~ 뭐 지금이라도 읽으시면 좋겠죠? 따끈따끈한 신간이랍니다.

hnine님 '선운사에서' 시 읽고 동백꽃 필때 선운사 가봐야지 하고는..못 가보네요. 좋은 시들만 모아 놓아 펼치면 행복해 집니다. 맞습니다. 두고 두고 음미하면 좋겠어요~

클리오 2007-01-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 별로 안좋아하는데, 어쩐지 이 시집은 읽고 싶어지는군요.. 멋져요... ^^

세실 2007-01-07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좋은 시만을 모아 놓아 읽으면서 행복했답니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 - 전5권
박은봉 지음 / 웅진주니어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초  우연히 이 책을 소개하는 신문기사를 읽고는 엄마 욕심으로  다섯권을 모두 사놓고 딸아이가 언제 읽을까 하고 살펴만 보다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좀 오버해서 '어머 넘 재미있네, 와 우리가 저번에 경주 갔을때 봤던 불국사, 석굴암도 나온다.  어머 어머 낙화암도 나오네. 와 신기하다 똑같아~ 이쯤되면 아이들이 호기심에 옆으로 온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한 권 읽을때마다 2천원씩 준다' 하면 바로 보기 시작한다. 다섯권 다 읽으면 만원 준다는 선심도 베풀었다.

그렇게 해서 큰아이는 4학년 여름방학때 5권을 모두 읽었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되면 한번 더 읽는다는 예쁜 말을 했다. 며칠전 같은 4학년인 조카에게 선물하고싶은 마음에 책을 가져다 주었더니 못내 아쉬워 하기에 다시 구입을 했고,  책을 추천해 달라는 엄마들로 인해 2질을 더 구입해 주었다. 1질은 누구에게 보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알라딘에 이미 구입했던 책으로 뜬다. 아 건망증이여~

엄마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이 읽으면 사회는 무조건 백점' 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만큼  4학년이 처음 접하는 우리나라 역사의 줄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엄마가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해 주듯이 우리나라 역사를 차근차근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마치 삼국유사, 삼국사기를 읽듯이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게 한다. 최초의 사람인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부터 신석기, 고조선,  삼국시대, 조선시대,  대한제국, 삼일운동, 전태일, 월드컵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총 망라 한다. 이 정도면 초등 6학년까지 이어질 우리나라 역사는 이 책 안에 있을듯.

우리가 여행지에서 보았던 유물, 명승지, 고적, 유적지, 역사적인 인물등이 사진 혹은 그림으로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고, 가나다라로 열거해 놓은 '찾아보기'는 역사 사전의 역할도 한다. 별책부록으로 들어있는 '역사여행을 떠나요'는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제주도까지 7개 지역으로 나누고 지역의 유명한 여행지를 소개하였다. 가본곳과 가보지 않은곳으로 나누어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친절히 가는 길과 더 가볼곳도 소개하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사회가 어렵다고 하며, 책을 읽지 않은 아이 일수록 사회를 어려워 한다. 이는 단순한 암기보다는 흐름과 주변 정황도 알아야 하기 때문일듯. 여행을 많이 하는 것이 사회를 잘하는 비결일수도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때 이 책을 읽으면 우리나라 역사의 흐름을 알게 되고, 자세하게 소개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적 효과가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사회를 어려워 하는 아이가 있으면 이 책을 소개할 것이고, 딸 애도 세번 정도는 더 읽게 할 생각이다. 물론 나도  다시 한번 읽어야 겠다. 아 딱 1주일만 쉬면서 오로지 책만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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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12-16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이 책은 그럼 필수 겟네요

세실 2006-12-16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아직 먼 얘기지요? 님 많이 힘드시죠? 아자 아자 화이팅~

프레이야 2006-12-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학년 여름방학때 다섯권 모두 읽을 정도면 사회박사 기미가 보이는 걸요^^
저도 이 책을 주위사람들에게 많이 권하곤 해요. 님 말씀처럼 어른들도 보면 좋구요.

비로그인 2006-12-1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지 않은 아이 일수록 사회를 어려워 한다.
단순한 암기보다는 흐름과 주변 정황도 알아야 하기 때문일듯"

맞는 말씀.
저는 아이들 어렸을 적에 계몽사에서 펴낸 "만화 한국사와 만화 세계사(각10권)"를
사줬는데 그 덕분인지 사회성적이 늘 좋았답니다.


세실 2006-12-1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런건지 큰아이 4학년 사회는 백점 혹은 하나씩만 틀리네요. 참 좋은 책이죠? 저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한사님. 아쉬워요. 저 학교다닐때 이 책이 나왔더라면 사회 공부 잘 했을텐데. ㅋㅋ. 역시 좋은 책은 공부도 잘하게 해주네요.

짱꿀라 2006-12-1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좋은 책으로 평가를 하고 싶네요. 저도 이 책 봤는데 어린아이를 교육에는 아주 좋은 교재랍니다.

세실 2006-12-17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도 보셨군요. 맞아요. 쉽게 재미있는 책이죠~ 이런 책을 모르고 크는 아이들이 불쌍해요^*^

sooninara 2006-12-2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즘 이책 1권 밤마다 30분씩 읽어주고 있어요. 저도 재미있고 아이들도 좋아하네요. 은영이는 듣다가 자버려요.호호

세실 2006-12-25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십니다. 전 며칠전 그림책 강의 듣고 열심히 읽어주어야지 했다가 작심삼일이 되었답니다. 저두 님따라 한번 도전해 볼까봐요~~ 메리 크리스마스!

향기로운 2007-01-1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세실님의 리뷰덕에 담았지요. 벌써 배송되어서 울 애기들 책장에 꽂아져있어요. 얼른 시간이 나서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데.. 이래저래 바빠서 아직 책장을 들춰보지도 못했어요. 오늘저녁에 퇴근하면 애기랑 하나씩 보려구요. 엄마가 아이를 위해 썼다는게 더 맘에 들었어요. 울 애기도 4학년이 되거든요~~

세실 2007-01-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도 구입하셨군요. 어떤 분은 잠자리에서 30분씩 읽어준다고 합니다. 좋은 방법이죠? 딸내미는 한번 읽고, 방학때 한번 더 읽자고 했는데 아직 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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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애가 아토피로 고생하기에 가급적 인스턴트 음식은 먹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가끔 아이가 간절히 원해 햄버거, 라면, 스넥을 먹은 다음날이면 눈 주위에 다크서클처럼 보이는 붉은기에 이내 후회하면서 그 유해성에 섬뜩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다년간 과자회사에 근무하다가 피로와 건강의 악화로 회사를 그만둔 뒤 먹거리의 중요성과 과자, 인스턴트 식품의 해악에 대해 조목조목 적어 놓은 책이다. 이 책이 나오고 난뒤 과자업계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될 만큼 신랄하게 비판했다. 위대한 파괴자들이라고 표현한 라면, 스낵, 초코파이, 사탕, 껌, 아이스크림, 패스트푸스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식에 들어있는 해로운 첨가물에 대해 이 책을 읽고 난뒤에는 양심상 아이들에게 도저히 먹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 방부제로 적혀 있지만 믿을 수 없는 방부제의 첨가, 햄과 소시지에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이라고 한다. 바나나맛 우유와 커피맛 우유에 들어있는 가공유의 유해성, 병원에서 주는 시럽제의 '물약'에는 상당양의 색소와 향료, 보존제, 안정제 등이 들어있다니 앞으로는 물약 먹일때도 조심스러울 듯.

그동안은 슬로 푸드에 대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번거롭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외식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를 즐겨했다. 게으른 엄마의 표본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과자, 가공식품은 도저히 먹이지 못할 듯. 제일 먼저 한 일은 과자를 유기농으로 사주고 기본 양념류인 소금, 설탕, 간장을 유기농으로 바꾸었다. 다행히 아이들도 유기농과자에 맛을 들여 먼저 사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그릇된 식생활'이 내 세대가 아닌 후대로 이어진다는 유전자적 요소도 간과할 수 없겠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이 마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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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12-1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때는 엄마께서 피자,햄버거는 안주셨어요. 커서는 이제 가끔씩 온가족이 먹긴 하지만 소세지는 안좋다고 전혀 안사시지요.. 큰 사람은 괜찮지만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먹이는건 조심해야할듯 싶어요..

짱꿀라 2006-12-11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자랄때 먹거리와는 지금 자라나는 어린아이의 먹거리와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은이만 봐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김치, 된장찌게 같은 것을 먹고 저는 컸는데 여은이는 단맛이 나는 것을 주로 먹으려고 하니 걱정이 앞서네요. 아이들의 먹거리가 확실히 많이 바뀌었음을 느껴지네요. 한주 잘 시작하시기를......

하늘바람 2006-12-11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앞으로 더 먹거리에 대한 신경을 서야겠다고 생각해요.

세실 2006-12-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전 소세지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열심히 사 먹였답니다. 유기농 소세지는 색소가 들어가지 않아서 인지 보기엔 별로지만 그래도 가끔 이걸 사 먹여야 겠습니다. 조심 조심...또 조심하려고 노력합니다.
산타님. 우리(?아무래도 님은 30대 초,중반이실듯. 우리라고 하기엔 좀 무리지요) 겨울 음식은 오로지 된장찌게 였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그래도 규환이는 된장국이 젤 좋다고 하니 다행이지요. 뭐 엄마는 어쩌다 한번 끓여주는데.....환경친화적인 음식을 열심히 먹여야 겠습니다. 근데 과일에 들어있을 농약도 무서워요. ㅠㅠ
하늘바람님. 맞습니다. 모유가 최고. 님 힘들더라도 모유 꼭 먹이세요. 요즘 분유는 더욱 믿지 못하겠어요.

sooninara 2006-12-1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도 볼때만..ㅠ.ㅠ 지금 다시 인스턴트 먹이고 있어요.

2006-12-14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12-1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그러게 말입니다. 인터넷은 몰아서 주문해야 하는 귀찮음이...유기농 마트는 좀 멀어서 가기 귀찮음이..어여 유기농마트가 많이 생겼음 좋겠어요.

속삭이신님.앗 저 아닌데요....착각하신거 아닌가요???? 헤헤헤~~~
 
나도 일등한 적이 있다
송민주 지음 / 비룡소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면서 웬지 정이 갔다. 달리기?,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추측 해보는 재미도 컸다. 여기서 말한 일등은 달리기, 공부가 아닌 민주라는 '난자'가 달리기에서 일등하여 태어났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지만 전혀 구김살 없는 민주의 2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일기 모음집이다.

민주의 일기에는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엄마와 티격태격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주말에 만나는 동생과 아빠와의 생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민주는 선생님인 엄마와 김천에서 살고 아빠와 동생 민서, 할머니는 서울에서 살고 있다. 주말과 방학때만 만날수 있는 가족이다. 그래서 인지 가족에 대해 더욱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낄수 있다.

특히 날씨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 해와 바람이 손을 잡고 빙빙 돌리고 있는 날씨' 봄의 방에 들어온 것 같은 날씨' '쬐금 덥고 산이 초록색 두꺼운 이불을 덮은 날씨'등 때로는 시 같고, 때로는 아이다운 상상력이 읽는 내내 즐거웠다. 글 한켠에 직접 그린 그림도 수준급이다. 연필로 쓱싹쓱싹 그린 스케치가 예사롭지 않다. 엄마의 마음주머니를 재미있게 표현한 '사람들마다 마음주머니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엄마의 마음주머니는 좀 못되었으니까 기와집 지붕처럼 꼬부라진 마음 주머니, 아빠는 부드럽고 손자국 난 도자기처럼 울룩불룩하고 구름강물 같다'.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사춘기 소녀이기도 한 민주, 인기있는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엿보면서 현재 같은 학년인 딸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본다.  책을 좋아하는 민주가 '나는 책이 목숨처럼 생각된다. 책을 읽을 때에는 서예를 할때처럼 숨도 안쉬고 읽는다. 겉만 본다고 다 재미없는게 아니라 속의 것을 읽어보면 다 알수 있다. 재미없다고 중간에서 치워버리면 내 머릿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계속 뱅뱅돈다'는 깊이있는 독서력에 감탄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웃다가, 꼬끝이 찡해 지기도 했다. 동생 민서를 생각하는 애틋함도 예쁘고, 아빠를 그리워하면서도 씩씩하게 생활하는 민서가 참으로 기특하다. 일기를 쓰면서 몸도 마음도 성장해 간다는 생각을 해 본다. 부담없이 읽을수 있으면서 초등4학년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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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2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창시절 1등 못해봐서 꼴등하는 심정 이해하거든요. 꼴찌들의 세계도 나름대로 재미있답니다. 한주가 시작되네요. 즐거운 한주 되시기를.......

하늘바람 2006-11-27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월요일이네요 새벽에 비가 오던데 그쳤는지 몰라요 좋은 한주 좋은 하루되셔요

sooninara 2006-11-2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보면 울 아들하고 비교되서 싫을듯한데요.호호

비로그인 2006-11-2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역시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아이들 책에 집중하곤 했지요.
아이들이 모두 자랐으니 아이들책에서 좀 멀어진답니다.
어렸을 적에 책 사주면 아이들이 그리도 좋아했었는데..
눈에 선합니다.


세실 2006-11-2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아니 그렇단 말씀입니까? 그럼 희망을 가져야 겠군요. 님이 다니셨다는 대학 동네를 보니 아마도 명문일듯. 초등성적이 별 영양가 없다는 말들을 하지만 반신반의했거든요....공부 스트레스는 중학교부터 받아도 되겠죠? 님도 행복한 한주 되시길 빕니다.

하늘바람님.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눈이 오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 하고 있답니다. 님은 눈을 좋아하시겠죠? 헤헤~~~ 하늘바람님도 편안한 한주 되시길.....

수니나라님. 재진이랑 비슷한걸요. 민주가 공부 못한다고 한건 좀 오버한듯 합니다. 이렇게 책 많이 읽고 글 잘쓰는 아이가 공부를 못해봐야 1,2등이 아닌거겠죠? 엄마와 다양한 독후활동 많이 하는 행복한 재진, 은영이 생각했어요~~~

한사님. 아이들 책은 제가 더 재미있어 합니다. 경력중 아동실에 6년을 있어서 인지 어린이 책도 많이 읽었답니다. 참 재미있어요. 한때 아동작가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늘 꿈만 꾸고 산답니다.

향기로운 2007-01-0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의 리뷰를 보고 얼른 보관함에 담았어요. 왠지 끌리네요^^;;

세실 2007-01-0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습니다. 아이의 해맑은 마음이 참 예쁘답니다. 날씨를 재미있게 적어 놓았어요.
 
통큰 부모가 아이를 크게 키운다
이원숙 지음 / 동아일보사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정명화 첼리스트의 공연을 보면서 그녀의 세련된 무대 매너와 겸손한 모습, 공연 내내 악보없이 연주하는 천재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즘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녀교육서를 많이 읽어서인지 웬만한 책은 식상하다는 생각으로 중도에 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눈을 뗄수가 없었다. 자녀교육 관련 책은 전문가의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직접 실천하고, 느끼고, 시행착오를 겪은 생생한 경험담이 더욱 와 닿는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서 증명 되었다.

7남매 모두 세계적인 음악가와 교수, 의사, 사업가로 키웠다니 이원숙 여사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그 당시에 이화여전을 나온 엘리트이기는 하지만  6.25전쟁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그 와중에 피아노를 들여놓고 레슨을 시켰다는 그녀의 의욕과 교육열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준비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유있는 육아방법이 그동안 끊임없이 조바심을 냈던 나를 부끄럽게 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내 아이들이 어떤 일에 행복을 느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멍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피아노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던 아이들이 피아노를 싫어하면 다른 악기로 바꾸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그저 줄곳 피아노만 치게 했던 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애가 하고 싶어하는 바이올린을 당장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결혼하고 임신하기전 1년은 참으로 길었다. 그 기간동안  건강한 아이를 낳을수만 있다면 큰 행복이겠다는 기도만 했지, 정작 아이를 낳게 된다면 어떤 아이로 키워야 겠다는 철학이 없었다. 지금 이순간 까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절대로 하지 않아야 겠다고 맹세한 '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 아이들의 실수를 야단치지 않는 것이며, 셋째가 칭찬거리가 아닌 것을 함부로 칭찬하지 않는 것이다' 에 대해 앞으로의 교육관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가지 안에는 믿음, 자긍심, 겸손을 겸비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의 큰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 외에도 가족의 우애를 강조한 점, 7남매에게 똑같이 쏟았던 열정과 엄마의 사랑을 똑같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중점주의 교육이 와 닿는다.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엄마를 원하면 언제, 어느 곳이든지 달려가는 열정도 놀랍다. 외국에 갈땐 홀트아동복지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무료 티켓을 이용했다니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실천했다는 생각도 해 본다.  배움의 길에는 나이가 없다고 하면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식당 운영을 위해서 영어 랭기지 코스에 등록을 하고, 예순 여섯에 뜻한 바가 있어서 신학생이 되었다고 하니 그 용기가 놀라울 뿐이다.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의 시작에 자신없어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자녀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고난의 길을 슬기롭게 극복한 위대한 어머니 '이원숙 여사'  자식들에게 최고의 교육과 최고의 행복을 물려 주었다.  자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긍적적인 사고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그저 남편을 내조하면서 오로지 자식들만 키우고 살았을 안방마님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구멍가게부터 식당, 사업까지 안 해본 일이 없는 그녀의 치열한 삶에 숙연해 지기도 했다. 때로는 삶이 힘들어서 지칠법도 한데 이 책에는 한탄조의  하소연은 단 한줄도 나오지 않는다. 긍정의 힘이 자녀들을 훌륭히 성장시키는 버팀목이 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늘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도 채찍질이 되었겠지.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에는 편안한 노후를 살 법도 한데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삶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나이듦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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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1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훌륭한 리뷰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습니다.

세실 2006-11-1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