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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며 키우며
강백향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언젠가 나도 책을 쓴다면 이 책처럼 아이들과 책을 통해 함께 성장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몇년전 큰 방을 도서관으로 꾸미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천여권의 책을 나르면서 웃었던 추억들, 매일 밤 침대에 나란히 누워 한 줄씩 읽기 하다가 엄마가 먼저 잠들었던 기억. 조금 더 큰 뒤에는 각자 읽을꺼리 한권씩 들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 읽었던 그 행복했던 날들. 물론 지금도 잠자리에 들면서 책 한권씩 뽑아 들긴 하지만 자주 잊어 버린다.
독서에 관심을 갖던 수년전부터 즐겨찾기 대상이 된 <강백향의 책읽어주는 선생님>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정성을 쏟는 선생님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자녀들에게도 늘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주말이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찾는 멋진 선생님, 멋진 엄마였다. 그래서 늘 닮고 싶어했다.
독서를 통해 마음의 힘이 되고, 엄마와, 친구와, 세상과 소통하게 해준다고 믿는 그 점도 마음에 든다. 엄마가 읽은 책을 아들이 읽고, 형이 읽은 책을 동생이 읽는 그 아름다운 모습도 인상적이다. 초등 6학년인 딸내미도 요즘 내 책에 관심을 갖는다. 중학생이 되고 나면 더욱 관심을 갖겠지. 엄마의 독서취향을 닮아 역사와 동화책에 관심이 많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단계가 비슷하다. 환훈이(강백향씨의 아들)와 규환이(내 아들)를 보면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 <내 친구 커트니>, <야 기차에서 내려>, <우리 할아버지>같은 그림책에서 시작하여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 다음으로 이희재의 만화 삼국지를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세번쯤 읽었다. 그리고 요즘 푹 빠진 역사만화와 위인전. 확실히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작은 아이는 독서 수준이 높다. 저자의 작은 아들인 환훈이도 5,6학년 시기에 읽어낸 역사책들이 역사공부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하니 역시 책읽기를 통한 자연스러운 이해는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만화책, 좋은 잡지, 무협, 멜로,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 중학교 사회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들, 학원 보다는 책 읽기에 매진한 엄마의 탁월한 선택, 고등학교때 프랑스 문학과 인문학에 푹 빠진 환훈이는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었다>와 <이방인>, <미학 오디세이>, <강의>등을 읽었다고 하니 수준이 참 높다. 그외에도 학교 아이들에게 읽어준 책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지각대장 존>, <고릴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 <책 먹는 여우>,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등 참 많다. 독서지도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늘 엄마가 책을 읽고 있었기에 아이들의 책읽기를 이해할 수 있고, 시기에 맞는 적절한 책 소개도 해줄 수 있으며,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 소통의 도구가 되었던 집안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든다. 요즘 책 읽기에 소원해진 우리집 분위기.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