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살아요 - 효재 에세이
이효재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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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하기전 잠시 망설였다. 그녀의 글은 이미 읽은적이 있고 에세이는 중복되는 부분도 많아 혹시 식상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그리고 올라온 리뷰들이 과히 좋은 평을 담아 놓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그녀의 단아한 모습과 아름답게 꾸며 놓은 집을 떠올려 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정원을 가꾸고, 고운 수를 놓으며, 혼수 한복을 짓고, 보자기의 미학을  보여주는 그녀는 '한국의 타샤 튜더'라는 찬사가 참으로 어울린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다는 행복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녀이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준다. 아이가 없는 것. 남편이 오랜동안 집을 비우는 것도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을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 인형을 좋아했던 어린시절,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 사소한 일상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가는 살림이야기, 세상의 모든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목을 축이는 옹달샘 물 같은 부부이야기, 오십의 평화를 사랑하는 나이 듦에 대하여 등 여섯 꼭지로 나누어 소소한 일상을 아름다운 사진을 겻들여 잔잔하게 이야기 한다.

그녀가 남들에게 잘하는 비결인 "내가 싫은 짓 남한테 안 하고, 내가 좋은 걸 남한테 한다. 물건 하나에도 언어가 있어서, 작은 선물 하나 건넬 때에도 신경을 쓴다" 는 구절은 늘 기억하고 싶다.
요즘 마음이 어수선해서인지 삶의 철학이 담긴 간결한 글과 초록으로 가득한 일상의 절제된 사진들이 마음의 고요를 선물해 주었다. 흔들림 없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단아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녀의 여유로운 삶, 아름다운 삶을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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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9-05-11 14: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마음먹기 나름이지요.
어제 시엄니 모시고 밭에 가서 두릅 따다가 문득 정년퇴직하고 그곳에 집 짓고 살아도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이겠죠.

바이올렛 2009-05-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텔레파시~ 나두 지난 주에 읽었는데^^ 요즘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자들 보다 주위 사람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살림 잘 하는 여성스러운 여자들이 부럽다. 손재주도 없는데 요즘 수가 놓고 싶어진다. 학교 때 가사실습 마무리는 늘 할머니나 친구들이 해 주었었는데...^^ 흰 광목천에 수수한 꽃 한송이... 여름방학 때는 꼭 시도해 봐야겠다... 누구보다 씩씩한 세실이 몇 달째 우울모드...>,<... 우울한 마음 날려버리게 빈센트 마퀴스에서 차 한잔 어때?
율마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세실 2009-05-11 14:59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구나. 맞어. 살림 잘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부럽네. 슬슬 취미생활을 개발해야 할듯. 이상하게 수놓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네. 곧잘 했었는데.
그 차를 언제 마실까? ㅎㅎ
잘 큰다니 다행. 덕분에 해피 트리도 알게 되었징.

하양물감 2009-05-1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읽고싶어집니다...살림하고는 담쌓고 사는 여자, 그렇다고 사회적으로도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저에게 활력이 될까요? 자신이 우선하는 일에서 성과와 함께 여유까지도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요? 요즘은 날씨만큼이나 푹푹 찌는 머리속이 답답한 시간들입니다.

세실 2009-05-14 09:23   좋아요 0 | URL
님 직장맘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입니다. 전 더 심해요.
그냥 그녀의 여유로움과 단아함을 배우고 싶어요. 가끔은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랄까. 제 마음 한편에는 효재님의 삶을 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머리속이 답답할때 충분히 도움되는 책이랍니다.
두고두고 읽으려고 잘 보이는 곳에 두었습니다.

프레이야 2009-05-19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티비 아침 프로그램에 나왔더군요.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고 맑아보였어요.
남편이 임동창이란 사실도 어제 알았네요.
보자기를 매듭지으며 말하더군요..
이뻐야한다, 아름다워야한다, 뭐든 이렇게 생각한다고...

세실 2009-05-20 00:02   좋아요 0 | URL
그쵸. 참 곱게, 아름답게 사시는 분이예요. 맑아요.
남편도 기인 피아니스트로 통하는듯.
아 아름다워야 한다. 매 순간마다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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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고 좋은 일을 해봅시다. 나에게 또 남에게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첫장을 펼치니 이 글과 함께 그녀의 친필 사인이 눈에 들어온다. 어려운 일을 겪었음에도  웃을 수 있는 강점은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와 솔직함이 작용한듯 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한겨레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그녀의 살아가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눈에 들어 온다. 

고등학교때 반 친구들 69명에게 왕따를 당한 기억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생긴 그녀의 친구 이야기가 따뜻하다. 울고 싶을때 그를 생각하면 힘이 난다는 일년에 서너번은 보는 지리산 낙장불입 친구,  매화나무가 아침 햇살에 하얗게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섬진강변에 살고 있는 버들치 시인, 미카엘 천사의 장난꾸러기 조카같은 모습의 노은님을 떠올려 보면서 미소가 지어진다. 귀신을 자주 보았다는 다소 공상적인 이야기, 길거리에서 파는 오뎅에 대한 애틋함, 이혼서류를 제출하고 나올때 사인해 달라고 손 내미는 독자 때문에 웃던 기억, 아이들과 생활하는 삶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는 그녀의 삶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늘 진지함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살 것 같았던 작가가 웃음을 소중히 여기며 유머를 추구하며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 책을 덮고나니 엔돌핀이 샘 솟으며 오늘 하루 즐거운 일이 생길듯한 예감이 든다.  

(시간 관계상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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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4-14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제목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도 보관함에 담아둡니다.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되시겠네요.

세실 2009-04-14 09:49   좋아요 0 | URL
그쵸.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그 안에 삶의 진솔한 풍경이 담겨 있답니다.
참 멋진 작가예요~~

hnine 2009-04-1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제 여동생이 제게 이 책 읽어봤냐고 하더군요. 안 읽었으면 읽어보라고요. 어려웠던 개인사를 저렇게 여유와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건 아무나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지요. 공지영 작가는 아무튼 보통 사람은 아니다 싶어요,

세실 2009-04-16 09:15   좋아요 0 | URL
귀신이야기가 황당했지만 그만큼 솔직하고, 마음이 여린듯 합니다.
그 승화의 힘이 멋진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된거겠죠.
참 멋진 분이예요.
 
잔소리 기술 -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최영민.박미진.오경문 지음 / 고래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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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아들은 참 다르다. 딸은 감정적이고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아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엄마를 설득하려고 한다. 엄마의 잔소리를 유난히 견디지 못하는 아들은 "엄마가 그렇게 함부로 말하니까 더 하기 싫은거야. 나 안해" 하며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이성 보다는 감정이 앞서  큰소리가 나오고, 감정 대립만 깊어질 뿐이다.  

잘한 잔소리는 아이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고, 에디슨,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등도 잔소리 덕분에  큰 사람이 되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적절한 잔소리, 잘한 잔소리의 경계와 범위가 참 어렵다. 책을 읽고나서 딸에게 "엄마 잔소리 많이 하는 편인가?" 했더니 "아니요. 별로 안하시죠" 하는 대답에 위안을 받았다.
 
잔소리란 '의미를 한두 문장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말을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 요구정도, 습관등에 의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말로, 듣는 사람은 별로 귀담아 듣지 않는 말' 이라는 정의가 참으로 적절하다.'  부모들은 매일 매일 많이 하고,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이 잔소리라고 하니 아이러니다.

나이, 성격, 성별에 따른 잔소리 방법이 인상적이다. 10대 청소년들을 대할때 '엄마 아빠는 너를 믿는다'는 말, 내성적인 아이에게는 부모의 일방적인 잔소리보다 아이가 속에 있는 말을 표출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대화를 유도하라는 말은 우리 딸에게도 적절한 방법이다. '남자아이에게 잔소릴할 때는 강하고, 따끔하게 핵심을 직설적으로 한다. 단 지시투가 아니라 짧게 한다.' 도 늘 기억하고 잔소리를 할때 한번더 생각하면 좋을듯 하다. 그 외에도 부모가 모르는 아이들의 특징, 잔소리 잘하는 기술, 잔소리하지 않고도 내 아이와 의사소통 잘하는 법등 잔소리에 대한 이론과 실제적인 내용이 잘 조화되어 있다.  
 
꼭 기억하고 싶은 팁은 '하루에 한 가지 이상, 한 번 이상 칭찬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몰아 세우지는 않는지, 잔소리 하기전에 마음 가다듬기, 잔소리가 만성화 되지 않도록 조금만 더 노력하고 싶다.

* 좋은 점 : 쉽게 쓰여졌고,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되었다. 요점을 콕콕 찝어준다.
* 한핏줄도서 : 교육용 도서로 좋았던 부모의 심리학을 읽어보면 도움될듯
* 권하고 싶은 대상 : 초등학생,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를 둔 부모님
* 책속에 한구절은 이미 내용에 소개했으므로 생략^*^ 
앗 먼댓글을 안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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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3-27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아들과 딸은 다른 거 같아요. 아들이 고학년 되고 중학생 되면 엄마가 한 발 떨어져서 지켜봐야 겠더라고요. 큰 틀만 얘기하고~ 너를 믿는다. 나도 처음엔 감정대립 하다가 그렇게 했어요~~
딸은 자라서 친구가 되고, 아들은 자라서 애인이 된다잖아요. 난, 대놓고 애인이라 불러요.ㅋㅋㅋ

세실 2009-03-29 00:0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아들에게는 요점만 간단히가 중요할듯. 엄마도 나름 논리를 가지고 말을 해야 언쟁이 되지 않겠죠. '너를 믿는다'도 아주 중요^*^
애인이라 아직 넘 어려용. ㅎㅎ

하늘바람 2009-03-2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말았어요 읽을 책과 할일투성이.
뭐 거기엔 게으름의 비중이 더 크지만^^
저 책 일고 저 책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더앞서요.
저도 아들이 잇으면 좋으련만 싶네요.

세실 2009-03-29 00:09   좋아요 0 | URL
참 괜찮아요. 쉽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뭐 반의 반 아니 10분의 1만 생각해도 도움이 될듯 합니다.
이 책 읽고 나니 잔소리 할때 한번 더 생각하는 걸요.
아들이라...흐 태은이가 아들몫까지 할겁니다.

몽당연필 2009-03-2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이 책 얼른 읽어야하는데....큰일입니다. --;;

세실 2009-03-29 00:09   좋아요 0 | URL
괜찮은 책입니다.
엄마들이 무의식중에 하는 잔소리가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는 것.
짧게 하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어서 읽으세용~

꿈꾸는섬 2009-03-27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보고 외면했던게 생각나요. 사실 자신이 없었거든요. 아이들을 혼내지 않고 타이르는 것도 한계가 있는것 같아서요. 그래도 한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근데 정말 아들과 딸은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ㅎㅎ 좀 더 크면 또 달라지겠죠.

세실 2009-03-29 00:11   좋아요 0 | URL
음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이해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저 무조건 소리지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답니다. 요즘 저 많이 줄었어용.
아들과 딸 정말 많이 다르죠. 흐~~

행복희망꿈 2009-04-0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봐야겠는데요.^^
요즘은 저도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되네요.
욕심이 많아지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하루에 한 가지 이상, 한 번 이상 칭찬한다.'
오늘부터 실청해야 겠네요. 아자아자~

세실 2009-04-02 14:24   좋아요 0 | URL
그러면서도 오늘 아침 잔소리 열번은 했습니다.
일어나부터 시작해서 빨리 옷 입어라, 밥 먹어라. 이 닦아라.....등등등
아웅 잔소리 하고 싶지 않은데 아이들은 넘 꾸물거려요. ㅎㅎ

하양물감 2009-04-08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많이 바꿨어요. 잔소리 안하는 대신에 이것저것 머리 굴리느라 조금 시차(?)가 생기는 게 흠이긴 하지만요. 이것도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요..

세실 2009-04-11 23:29   좋아요 0 | URL
좋은 생각이십니다. 잔소리도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할듯. 최대한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고난도 잔소리랄까. ㅎㅎ
저도 노력중이랍니다^*^
 
독서 -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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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님들이시여, 고맙습니다!' 올해 77세인 저자가 대학교수로, 책 읽기로 한평생 살아온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서문에 적은 인사다. 간단 명료한 제목처럼 평생 책과 함께 한 작가의 독서이력서인 이 책은 책을 진심으로 사랑한 애서가로서의 따뜻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책을 접하게 된 첫 순간부터 책과 함께 한 소년, 청년, 노년시절까지 일상속에서의 책읽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20년 가까이 늘 책과 함께 지내다가 요즘 책과의 관계가 멀어져 무언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책은 한 줄기 작은 빛처럼 내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이바구 떼바구 강떼바구, 옛날, 옛날, 그 옛날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하면서 시작하는 할머니의 옛이야기와 어머니의 제문 읽는 소리, 목사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책에 눈을 뜨게 된 저자는 중학교때 헤르만 헤세, 앙드레 지드, 도스토에프스키, 레미제라블, 바보 이반 등의 소설을 탐독했다. 대학시절에는 두보의 시와, 릴케의 말테의 수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등을 읽으며 마음으로 삼키는 독서를 향유한다. "책읽기로 영혼의 존재를 느끼고 믿게 되는 그 순간의 행복이라니!, 나의 또다른 동반자 오랜 친구같은 책들" 이라는 작가의 표현에 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가 유난히 좋아했던 릴케, 단테, 헤밍웨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유명 작가들의 삶, 책 내용을 소개하는 즐거움은 책속의 보너스이다. "여보, 난 지금 아무것도 가진 게 없소. 달랑 강아지 한 마리와 책 몇권이 다요. 장미 한 송이 살 돈이 없소." 하는 릴케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참 낭만적이다. 행복한 지적놀이인 책읽기의 요령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꼼꼼읽기, 읽고 읽고 또 지루한 부분들은 요령껏 넘기기,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책 속의 쾌락을 즐겨라. 시, 소설, 논설문 읽기등 다양한 방법을 권한다.  

한 권의 책에 참 많은것을 내포하고 있다. 평생 열정적인 독서를 한 그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가벼운 책읽기에 연연해하고 있는 요즘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첫눈에 반한 베아트리체를 평생 그리워한 단테의 대표작 <신곡>을 읽으며 찬란한 봄의 향연을 만끽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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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08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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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이 선고되었을 때 순간적으로 스치는 느낌은 한마디로 '공허'였다. 나의 존재 자체가 공동화 되는 상실감이었다고 기억된다. 그리고 너무 짧게 끝나는 생애에 대한 아쉬움이 뒤따랐다. " 사형선고를 받고 났을때의 그 느낌을 적은 글로 책의 말미에 과거를 회상하며 쓴 글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에서 주인공이 사형선고를 받고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불안감을 보며 마음 아팠던 기억이 사형에 대해 생각해 보았던 짧은 시간이었다. 사형선고를 받고 나서 휴지에 이토록 아름다운 추억의 글을 썼다니 저자의 담대함에 그저 할말을 잃는다.

긴박한 상황에 비하면 글은 참으로 평화롭다. 코흘리개 아이들과의 소중한 첫만남부터 2년여 동안 이루어진 순수한 모임 '청구회'에 대한 회상이 주된 내용이다. 해학적인 간결한 그림과 어우러진 절제된 글, 영문이 마음에 든다.


대학생들과 나들이 떠난 길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6명의 아이들. 어른의 시각에서 무덤덤하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이 길이 서오릉 가는 길이 틀림없지?" 하는 대화가 그의 따듯함과 배려를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청구회' 모임은 단지 권위있는 어른의 가르침이 아닌 그들의 아픔, 고민을 들어줌으로써 올바르게 크는 원동력이 되었으니 인생의 참스승, 멘토였으리라.

청구회는 한달에 한번의 만남에서 '아아 무정', '집없는 천사', '로빈 후드의 모험', '어린 왕자', '풀루타크 영웅전'등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모임을 지속했다.


그런 순수한 모임을 왜곡하고 기만한 시대상이 그저 마음 아프다. 그때 그 어린이들은 이제 50을 훌쩍 넘긴 어른이 되었을텐데 지금 다들 어떻게 지낼까 궁금해진다. 그 시절의 감상을 어떤 추억으로 간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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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9-02-0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신영복 선생님 책이네요! 저는 아직 표지 구경도 못했는데 얼른 읽고 싶네요.
아아..청구회가 처음 결성되던 이야기는 감옥으로부터 사색에서 나왔던가요?
전에 아끼던 후배한테 선뜻 사인까지 해서 감옥으로부터 사색을 주었던 기억이 나요. 분명 다시 샀던 것 같은데 지금 내 서가엔 왜 없을까요? 주르륵 다 다시 사야겠지요.

세실 2009-02-07 10:04   좋아요 0 | URL
네 감옥으로부터 사색에도 실었다고 합니다. 그 책 읽다 말았습니다.
책이 참 예뻐요. 입가에 웃음이 묻어나는 그런 책 입니다.

순오기 2009-02-0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올린 리뷰에도 썼지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개정판(30~46쪽)에 실려 있어요.^^ 저한테 선물주시고 님도 읽으셨군요!

세실 2009-02-08 17:3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읽다 말았습니다.
네 님 선물해 드리면서 호기심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소장해도 좋을 예쁜 책이예요.

순오기 2009-02-09 14:08   좋아요 0 | URL
헤헤~ 저도 소장하고 싶어서 욕심냈어요.^^

세실 2009-02-11 09:47   좋아요 0 | URL
저두 살까 말까 고민. ㅎㅎ 예뻐요~~

2009-02-11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9-02-11 14:34   좋아요 0 | URL
엥. 어려보이던걸요. 86학번이라 생각했는데.....
아마 같이 간 장학사님이 선배님 동기일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