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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ㅣ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첫사랑은 고등학교 1학년때 찾아왔다. 20년도 지난 일이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작은 설레임이 인다. 이름은 '현준' 공교롭게도 삼각관계가 형성되어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를 사귈수 없다는 단호함에 그만 눈물을 흘리면서 포기했는데 문득 그 친구가 그리워진다.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6학년 동재다. '나흘전에 한 아빠의 재혼으로 뒤엉킨 가시덤불 한 무더기가 마음속에 들어앉아 있던 때였다. 아주 작은 일에도 그 가시덤불은 사정없이 마음을 찔러 댔다. 그 때 나타난 연아의 존재는 가시덤불 사이로 비추는 한 줄기 햇살처럼 동재에게 위안을 주었다.' 그렇게 동재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첫사랑의 대상인 연아는 이미 아역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잘생기고, 인기 많은 찬혁이와 커플이다.
아빠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동생 은재가 생기면서 오는 갈등,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멀리서만 지켜봐야 하는 괴로움, 바르셀로나에 있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 이런 내적 갈등을 안고 동재는 사춘기를 힘겹게 이겨나가고 있다. 연아와 찬혁이의 다툼으로 한때 연아의 남자친구가 되지만 이내 연아는 떠나버린다. 순수함과 서툼이 때로는 답답함으로 오해를 살수도 있겠다.
그 외에도 한낮에도 커튼을 드리우고 혼자 사는 햇빛 알레르기가 심한 할머니와,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지만 그 할머니를 평생 그리워하며 사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흑백 영화속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잠시 나온다. 평생을 그리워하면서도 다가가지 못하는 두분의 사랑이 참으로 안타깝다.
"자전거 탈 때 계속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넘어지잖아. 사랑이 제대로 유지되게 하려면 끊임없이 페달을 굴리는 노력을 해야 된다는 거지." 연아와의 헤어짐으로 슬퍼하는 동재에게 아빠의 말은 큰 힘이 된다.
그렇게 첫사랑의 아픈 기억이 아스라히 멀어질때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되겠지. 좀 더 적극적인 의사표현과 당당함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중학교 1학년 딸내미와 읽으면서 '제발 남자친구좀 사귀어봐'하니 살짝 미소 짓는데 혹시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는건 아닐까?
이금이씨의 장점인 13세 아이들의 섬세하고 리얼한 심리묘사가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어느덧 어른들의 사랑을 모방해가는 아이들의 대범한 사랑에 안타까움도 들었으며, 동재 부모님의 어긋난 사랑과 새로운 사랑, 할머니,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랑을 지켜보면서 각자 다르지만 '사랑'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갈망하는 우리네 삶을 보여준다. 그렇게 아파하고, 힘들어 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