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하는 질문에 '꼭 집어서' 답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대충은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아이에게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기도 하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내가 잘 모르는 것도 있다.

결국 아이의 질문에 대해 답을 주는 방법은 적절한 자료나 책을 찾아 아이에게 주는 수밖에 없는데 ... 최근 며칠 사이의 질문들 ...

#1.

"엄마, '무엇무엇 옆에'라는 말을 할 때 beside가 아니라 by를 쓰기도 하네요?"

"응, 그렇지~"라고 대답을 했더니, "그러면, 둘이 같은 뜻이에요?"라고 질문이 이어진다.
급한 대로 영한사전을 찾게 하고 예문을 보며 차이를 알려주고, 후에 다른 영영사전을 찾아 차이를 한 번 더 알려주기는 했는데 ...

아무래도 적당한 영어사전을 찾아보아야겠다.

#2.

"엄마, 학기말고사라고 할 때는 term-end를 쓰고, 중간고사라고 할 때는 midterm을 쓰네요. 왜 end는 뒤에 붙이고 mid는 앞에 붙여요?"

"음, mid는 접두사처럼 쓰이는 거니까 앞에 붙이는 거고, end는 접미사..."라고 하려다 보니, end-user라는 말도 있다. 결국 "오늘 학교 다녀온 다음에 mid와 end가 들어가는 말들 찾아보자"로 일단 마무리는 했지만 ... 이것도 적당한 책이 필요한 것 같다.

#3.

점심을 준비하는 내게 아이가 뜬금없이 던진 질문,
"엄마, 경제개발로 잘 살게 되었다는데 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있는 거에요?"

"그건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거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문제도 생기는 거고... "라고 어정쩡하게 답을 했더니, 이어지는 아이의 질문 ...

"그래도 경제개발을 한 게 도움이 되긴 한거죠? 이제는 굶어죽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아요? 아닌가요?"

아,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과정(이건 대충 알고있는 듯),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부의 재분배와 복지 문제를 알려주어야 할 듯한데 ... 이런 얘기는 어느 책에서 찾지? 어려운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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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 아이의 첫 영영한사전
    from 용이랑 슬이의 책 이야기 2008-07-11 01:24 
    영어 실력보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더 앞서나가는 아이의 질문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입하게 된 영영한사전. 영영한사전 선택의 기준은 단순했다.  (1)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의 크기+구성에, (2) 아이가 영어책에서 만나게 되는 기본적인 어휘와 예문은 실려있어야 하고, (3) 무엇보다 아이가 (조금만 노력하면) 볼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하고, (4) 무엇보다 아이와 내가 가진 궁금증을 해소할 정도의 설명이
 
 
순오기 2008-07-0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드디어 엄마의 한계(?)에 서서히 직면하시는군요.왜 내가 좋아하지?
아이는 금세 엄마를 뛰어 넘어 무럭무럭 자라지요~
우리 큰딸이 "엄마는 모르는게 없는 줄 알았어" 한참 후에는 "엄마, 정말 무식한 아줌마 같아~ㅋㅋㅋ" 그랬다니까요!ㅠㅠ

bookJourney 2008-07-05 16:40   좋아요 0 | URL
하하, 맞아요. 슬슬 한계에 달하고 있어요. ^^*
제가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은 좋은(!) 책이나 자료를 소개해 주는 것으로 보완을 해야하는데 딱 떨어지는 책을 찾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닌 것 같아요. ^^;

아영엄마 2008-07-0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저도 큰 아이 중학교 가면 어려운 질문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하긴 수학 같은 경우에는 벌써부터 저는 풀지를 못해 답안지 보면서 도와준다죠. -.-;

bookJourney 2008-07-07 04:29   좋아요 0 | URL
애가 크면 엄마가 만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요 .... ^^;;
"이건 뭐에요? 이런 건 어떻게 풀어요?"라고 답이 한 가지로 나올 수 있는 건 (쉽진 않지만) 적당한 책을 찾아주는 것으로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의견을 묻을 때 답을 못하면 어쩌나 저도 걱정이에요. 미리미리 내공을 쌓아야겠어요. ^^

최상철 2008-07-0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질문에 답변해주시려고 고심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함께 읽기 위해 책을 찾는 모습도 많이 배우고 가네요~ ^^*

bookJourney 2008-07-09 12:46   좋아요 0 | URL
전, 님의 독후활동과 체험학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
 
공교육에 대한 변명

'그래도 학교는 ... ',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은 ... ' 이라고 생각하신다는 샘의 리뷰를 잘 보았습니다.
저 역시 '삶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배우는 곳은 ...'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남엄마 따라잡기에 열심이라는 일산에 살면서, 4학년 1학기가 반이 지나도록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학교에서 공부 꽤나 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뭘 믿고 그러느냐", "아이의 모든 공부를 관리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학원에 보내라"고 말을 하지요.

그런데, 저는 요즘 '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부모가 노력하면 된다'며, 그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아이 담임 선생님의 추천도서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엉뚱하게도, 이 책들을 읽으면서 제가 생각한 것은 내가 아이에게, 아이의 학교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지요.

생각해 보니 저는 성적이 좋은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더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가 공부를, 학교생활을, 나아가 친구 관계와 사회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인 것 같아요.

앞으로 지내게 될 힘겨운(?) 나날들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모든 일을 즐길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리고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것 말이지요.

물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사회'를 형성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것도 꼭 필요하지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저는 학원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학원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길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부모님이, 선생님들이 해 주셨던 것처럼 말이에요.

변화하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 너무 뒤쳐진 엄마일까요?
공교육에, 학교 선생님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게 ... 그리고 엄마인 제가 약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 부질 없는 일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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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5-0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마음가짐이나 아이들의 독서량, 독후활동으로 볼때 학원 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잘 할수 있다고 믿습니다.

bookJourney 2008-05-02 21:20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
주위를 보고 있으면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조바심도 나고 ... 그러네요.

2008-05-01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2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4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길줄 알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요. 학교를 포함한 많은 것에서요!
모든 걸 학원에서 배우거나, 부모의 간섭으로 자란 그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요?ㅠㅠ
저도 학원보내지 않는 용감한 엄마라지요~~ 중3 아들녀석은 아무래도 이제는 영.수 학원보내야 될 것 같아요. >.<

bookJourney 2008-05-02 23:36   좋아요 0 | URL
예, 삶을 즐기고,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요.
그리고 ... 학원이든 과외든, 본인이 필요를 느껴서 할 때가 가장 효과적이겠지요?!

마노아 2008-05-03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신을 갖고 계신 님이 아름다워요. 꿋꿋이 지키는 겁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보여주세요. ^^

bookJourney 2008-05-04 06:12   좋아요 0 | URL
샘의 응원에 힘이 막 솟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희망찬샘 2008-05-08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렇게 또 뵙습니다. 초창기 아이들 책을 고를 때는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책을 무척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라딘 리뷰어들의 글을 무척 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이 좋다고 이야기 하시는 책은 믿을만 했거든요. 저도 그런 쪽으로 한몫 할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좋은 글들로 가득 찬 님의 서재-즐겨찾기 등록입니다. ^^

bookJourney 2008-05-08 22:48   좋아요 0 | URL
저도 한동안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소개한 책을 보다가, 이제는 알라딘의 서재지기님들이 소개한 책을 보고 있습니다. '믿을만한' 분들의 서재로 마실 다니면서요. 님의 서재도 제가 자주 구경 가는 서재 중 하나랍니다. ^^
님의 즐겨찾기 등록~ 감사합니다. 볼 건 많이 없지만 자주자주 놀러오세요 ~ *^^*

알맹이 2008-05-1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으십니다. 저도 늘 그런 생각을 하는데.. 참 쉽지가 않네요;;

bookJourney 2008-05-17 07:0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선생님께서 그런 생각을 해주신다니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몰라요. 어제, 초등학교 교사인, 후배의 언니가 "학원에 안다닌 애들은 (느슨하게 지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괜찮은데 중고등학교 가서는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좌절하고 있었거든요. 아이와도 이래저래 부딪히고 말이지요... --;;
스스로 할 수 있는 힘, 어울려 사는 자세, 즐기며 헤쳐나가려는 노력... 이런 것들을 길러주고 싶은데... 정말 쉽지 않네요...
 

아주 뜨문뜨문 아이와 실험을 하고 있는데, 실험이 맘대로 안되는 때가 종종 있다. 
지금까지 실패한 실험을 몇 가지 보자면 ...

실패 1. 풍선 로켓 만들기

병 속에 식초와 소다를 넣고 풍선을 병 목에 씌우면 둘의 반응으로 생기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풍선이 부풀다가 슈웅하고 날아오를 줄 알았다. (이 실험은 어느 블로그에서 보고 냉큼 따라해 봤던 것)

그런데 결과는 ... 풍선이 다섯 살 딸아이 주먹보다도 작은 크기로 부풀어오르다가 말았다.

용이가 분석한 실패 원인 ... 이산화탄소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힘만으로 풍선이 날아오르기는 힘들기 때문에 풍선을 어느 정도 크기로 불어서 병목에 씌워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사실 이산화탄소가 공기보다 무거우니 웬만한 양으로는 풍선이 로켓처럼 날아오르기 힘들 것 같다. 다시 도전해 봐야지.

실패 2. 공기의 무게 알기

이 책에 나오는 실험으로, 옷걸이 저울을 만들고 양쪽에 풍선을 매단 후 조심스럽게 한 쪽 풍선의 바람을 빼면 어느 한 쪽으로 저울이 기운다는 실험. 공기에도 무게가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균형을 맞추어 저울을 만드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조심스럽게 풍선의 바람을 빼기도 쉽지 않았고, 풍선이 매달린 쪽이 (책에 있는 것처럼) 표시 나게 기울게 하는 것도 실패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풍선 정도로는 옷걸이 저울이 기울어질만큼 공기 무게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은데 ... 다시 해볼까?

실패 3. 손전등으로 빛 합성하기

이 책에 나오는 실험 중 한 가지인 빛 합성 실험. 손 전등 세 개에 각각 빨강, 파랑, 초록 빛의 삼원색 셀로판지를 씌우고 흰 벽에 세 색을 비추어 합성하면 흰 빛이 된다는 실험.

아이가 가지고 있던 손전등, 다른 실험책 부록으로 만든 손전등, 아빠의 비상용 손전등을 모아 실험했으나 실패. 용이와 함께 파악한 실패 이유는 (아이들의 간단한 실험용?) 손전등 두 개의 빛이 너무 약한데다가 세 개의 손전등에서 나온 빛의 크기와 세기가 고르지 않아 제대로 합성할 수가 없었다는 것.

이 실험을 다시 해보려면 괜찮은 손전등 3개(그것도 같은 것으로)가 필요한데 ... ^^:

이 책에는 손전등 대신 색팽이를 만들어 할 수 있는 빛의 합성 실험이 나온다. 뉴턴이 처음 생각해냈다는 실험 ... 손전등 대신 색팽이로 시도해 보아야겠다.

 

 

 

실패 4. 냉장고에 풍선 넣어 공기의 부피 변화 알아보기

사실 이 책은 실험책이라기 보다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과학 원리를 설명한 책인데, 책 안에 냉장고에 풍선을 넣으면 내려간 온도 때문에 공기의 부피가 줄어 풍선이 쭈글쭈글해진다는 실험이 있었다.

비좁은 냉장고 안의 반찬통을 밀어가며 풍선을 집어넣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풍선 크기에 별 차이가 없었다. 한 나절이나 지난 후에야 풍선이 약간 줄어든 것은 바람이 빠진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니 ...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실내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였고 냉장고 성능이 별로여서 냉장실도 아주 차갑지 않았으니 온도 차이에 의한 부피 변화를 보기는 힘든 상태였을 듯하다. 더운 여름에 풍선을 불어 냉장고에 넣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 높으려나?

지금까지 실험한 걸로 보면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그래도 실험의 실패는 그리 나쁜 것만 같지는 않다. 실패의 원인을 찾아보고 그 과정에서 배울 것들이 있으니 말이다. (스스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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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pie 2008-04-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뵙겠습니다. ^^
추리소설과 어린이책 리뷰를 쓰고 있는 20대 후반입니다. 이공계 전공이긴 하지만 각별히 화학에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닌데요, 나름 이것저것 만들고 배웠던 과학소녀의 과거가 있는지라...^^;

첫 번째 실험 이야기를 보니 저도 용이 군의 분석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국민학교 때 풍선으로 이런저런 실험을 했었습니다만, 풍선이란 게 뻥뻥 잘 터지는 거 같아도 생각보다 견고한 물건이더라고요. 공기(일반적인 대기)나 그 외의 기체들을 사용해서 풍선을 부풀리는 실험을 할 때는 풍선을 불어서 쓰거나, 공기가 들어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한 번 불었다가 놔주고 썼던 것 같아요. 'ㅁ'

그래도 가정에서 처음 하는 실험으로 풍선이 다섯살배기 주먹만큼 부풀어오를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얻은 건 꽤 성공적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 그거 생각만큼 잘 안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기체의 압력이지요. 이번에 원인 분석도 나왔으니 다음 번엔 꼭 성공하실 거예요! 'ㅁ'/

bookJourney 2008-04-04 17:2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풍선이 잘 안 부풀 것 같아 '한 번 불었다가 놔주고' 실험을 해서 조금이라도 부풀었던 것 같아요. 거품이 풍선까지 치솟아 오를까봐 병목이 약간 긴 병을 썼는데 그게 실패에 한 몫 했을지도 모르겠고요. ^^;
아이가 실패원인을 찾았으니 다음에 다시 한 번 해봐야지요~
 

마트에서 생긴 일 #1

둘째 아이를 카트에 태우고 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가 하는 말 ... 
 "엄마, 콩나물 대출 처리해야지요?" (응? 뭔 대출?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건가?)

잠시 후에 다시, "바나나도 대출 처리해야지요?"
" ... 으응 ..." (내가 '대출 처리'라고 말한 것이 맞는지 이미 여러 번 물었기 때문에 그냥 대답을 해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라고 생각을 하면서 ...)

그런데, 계산대에 서면서 그 의미를 이해했다.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고, 그 물건을 돌려받는 것을 '대출 처리'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나름대로(!) 비슷하기는 하다. 책 대신 물건, 대출증 대신 카드 ... ^^;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대출한다고 하는 거야. 이건 물건을 사는 거고." 라고 다시 설명을 해주었다. '<도서관이 키운 아이>를 읽어주어야겠군, 이해하려나?', '좀 더 자라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

마트에서 생긴 일 #0

사실 마트와 도서관을 혼동하는 건 둘째 아이가 처음은 아니다.
첫째 아이는 여섯 살인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부터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때는 이미 엄마의 직장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는 때였다.

어느 날, 마트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심각하게 묻는 말 ...
"엄마, 엄마도 도서관에서 저런 일 해요? 도서관에서 돈 받고 책 빌려주는 거요?"

아이의 눈에는 도서관 대출대와 마트의 계산대가 비슷해보였고,
아이가 도서관에서 만난 사서는 대출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사서만 보았으니 그런 질문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싶었다.

"아니 ... 엄마는 정보 찾는 것을 도와주는 일을 해."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하거나 원하는 자료를 잘 찾을 수 있게 미리 가르쳐주기도 하고, 누군가 와서 '이러저러한 게 궁금한데, 어떻게 찾아야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면 책이나 컴퓨터에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일 같은 거 말이야." 라고 답을 했었던 것 같다.

꼬리)) <도서관이 키운 아이>라는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첫째 아이의 질문이 생각 나서 얼른 구입했었건 것인데 ...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별 반응이 없다.
책을 읽고 엄마의 직업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답해주려고, 나름대로 예상질문과 답도 뽑았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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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제법 그럴듯한데요.^^
아, 지금도 그런 일을 하시나요? 궁금해서리...

bookJourney 2008-03-25 06:08   좋아요 0 | URL
어린 아이의 눈에는 두 가지가 서로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에요. 사서와의 지적인 상호작용이 빠지면 말이지요. ^^;;
예, 지금도 하고 있어요. *^^*

순오기 2008-03-25 09:49   좋아요 0 | URL
오호~~ 좋겠당.
세실님에 이어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은 다 부러워요!^^

bookJourney 2008-03-25 22:38   좋아요 0 | URL
저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순오기님이 부러워요~ ^^

미설 2008-03-2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넘 재밌네요. 슬이가 이제 다섯 살이군요. 전 사진에 큰 아드님이 있어 좀 더 큰 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나저나 대출처리한 콩나물이랑 바나나 잘 드셨어요?ㅋㅋ^^

bookJourney 2008-03-25 22:40   좋아요 0 | URL
터울이 지는 편이지요. ^^;
대출처리한 콩나물은 북어국으로, 바나나는 간식으로 잘 먹었답니다. ^^

세실 2008-05-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님도 사서시군요. 이런....
워낙 아이들과 실험 및 독서활동을 열심히 하셔서 책에 관심많은 분이라는 생각만 했었는데.....님 더욱 반갑습니다. 헤헤~~
그나저나 어느 도서관에 근무하실까요? ㅎㅎ 제 주소는 아셨공.

2008-05-06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08-05-06 23:48   좋아요 0 | URL
적어도 서재에서는 ... 사서가 아니라, '어린이 책에 관심 많은, 두 아이의 엄마'가 맞아요~ ^^
 
우리 은솔이 동혁이에게 좋은 선물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데 문자메시지가 왔다. '알라딘 상품 배송 예정'
응? 이상하다, 내가 최근에 주문한 건 아직 올 때가 아닌데다가 판매자 직접 배송인데 ... 뭐지? 내가 뭔가를 주문하고 잊고 있었나?

퇴근해 살펴보니, 멜기세덱님께서 보내신 책이다.

돌 선물로 주던 책 리스트를 연결하고, 다른 분들 글에 몇 마디 보태고서 덥석 책 선물을 받다니 ... 내가 생각해도 좀 염치없는 짓인 것 같기는 하지만 ... 그래도 좋은 것 어쩔 수 없다. 우히히 :-)

아이와 내가 함께 읽고 싶어한 책을 받아서 좋고, 이렇게 알라딘에서 인연을 만들어갈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포장을 풀자마자 책을 읽는 아이에게 "이 책은 알라딘 서재의 멜기세덱 형님이 보내주신 거야."라고 했더니, 아이가 "멜기세덱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는다. 음 ... 구약성서의 그 멜기세덱인가? 멜기세덱님께 질문하면 답해 주실까? 이 질문은 나중에 하고 ...

아이와 함께 인사부터 해야겠다.

"멜기세덱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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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27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축하해요. 선물을 언제나 기쁘지요^^
멜기세덱 형님이 보내신 선물! ㅎㅎㅎ 구약의 그 멜기세덱이 맞을거에요.^^

2008-02-27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