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는 궁색하다. 가족들로부터 핍박받는다. 60대 할아버지가 코카콜라 한정판을 구해보겠다고 행사장에서 관계자에게 팔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만 봐도 궁색하며 그분을 가족들이 좋게 볼 리가 만무하다. <수집의 즐거움>을 집필하면서 다양한 수집가를 인터뷰했지만, 가족들로부터 환영받고 응원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청첩장 수집가 할아버지는 무작정 이승엽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신분으로 청첩장을 달라고 떼를 썼다. 청첩장뿐만 아니라 신문스크랩을 좋아해서 온 집안이 당신의 잡다한 수집품으로 가득 채운 끝에 가족들에게 더는 수집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해야 했다. 수집활동을 위한 인터넷 카페까지 폐쇄 당했다. 


만년필 수집가는 <수집에 즐거움>에 넣을 만년필 사진을 요청했을 때 ‘아내가 출타한 틈’을 타서 촬영해서 보내주었다. 나만 해도 그렇다. 절판본을 구해보겠다고 서울에 있는 출판사 사무실을 쳐들어가기도 했고, 불혹이 넘은 나이에 탐나는 절판 본을 사려고 20대 초반 학생과 댓글로 싸우기도 했다. 용돈이 궁한 대학생의 약점을 노려 그가 아끼는 절판 본을 뺏어오기도 했다.


집안의 가장 큰 방을 서재로 차지한 원죄로 툭하면 ‘서재 철폐령’이 내려질까 봐 전전긍긍한다. 먼지를 혐오하는 아내에게 ‘먼지의 온상’인 서재가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서재의 마지막 남은 한쪽 벽면에 책장을 넣겠다는 이야기를 10년째 하지 못한다. 수집가는 과연 ‘잉여다움’과 ‘철없음’의 표상인가? 나는 헌책을 수집하는 취미 덕분에 <오래된 새 책>을 냈다. <오래된 새 책>으로 T.V 출연도 했고, 인터뷰도 여러 번 했으니 ‘출세’를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책을 수집한 덕분에 <수집의 즐거움>을 출간하자는 제의까지 받았다. 책을 수집하니까 다른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알지 않겠느냐는 출판사의 판단이었다. 수집가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그분들이 핍박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이른바 눈길만 잘 못 돌리면 <개저씨> 소리를 듣는 연배 지긋한 사람들의 ‘소년 감성’을 구경하는 일은 흥미진진했다. 


돈 버는 일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에 집착하고 몰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간의 사연을 듣는 것이 즐거웠다. 그 양반들을 취재하면서 얻은 소득은 ‘수집’이 문화적 자산이 될 수도 있고 수집가 자신의 돈벌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역설적이게도 돈 되는 일이 아닌 것에 몰두했는데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콜라 수집가는 콜라 수집의 경험을 살려 자신의 본업인 마케팅에 큰 도움을 받고, 텀블러 수집가는 아예 텀블러 제작 공장을 차렸으며, 영덕의 대게 식당 아저씨는 자신의 식당에 그간 수집한 피겨를 전시하여서 손님들을 더 많이 끌어모았다. 괴담을 수집하는 작가 선생은 자신의 창작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대구의 카메라 및 영상 기기 수집가는 아예 박물관을 차려서 어린 학생들의 체험활동 장으로 인기를 끈다.


청첩장 수집가는 애초부터 ‘결혼 생활’의 ‘성스러움’ 때문에 수집을 시작했는데 ‘이혼’이라는 단어조차 입에 담기 싫어한다. 그만큼 가족을 아낀다. 아내 몰래 비싼 만년필을 모으는 수집가는 자식들이 성인이 되면 깜짝 선물을 하는 것이 수집의 목적이다.


수집은 성스러운 과업이며 즐거운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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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인 나는 늘 학생들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나는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에디슨의 격언을 귀에 박히도록 듣고 자란 세대다. 적어도 공부에서만큼은 이 격언이 우리 세대에서는 유효했다.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부모의 사회경제적인 위치가 학생들의 학력과 연관이 높다. 


야구 팬들 사이에 ‘야잘잘’이란 말이 있다.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대선수는 90% 이상이 타고나는 것이고 일부가 노력으로 발전된다는 것이 정설이고 주위를 둘러봐도 사실인듯하다. 


글쓰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름난 문필가의 부모 또한 문필가인 경우가 허다하다. 글쓰기 재주의 유전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너무 절망하지 마시라. 타고난 글재주가 없다고 해서 작가가 되는 것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아주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한 권쯤은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굴곡이 많은 시대를 거친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인생이 책으로 낼 수 있을 만큼 사연이 많다고 여긴다. 문학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신춘문예의 경쟁률은 치열하며 글쓰기 강좌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내 경험에 비추어 우선 책을 내자면 ‘돈 버는 일’을 제외하고 뭔가에 몰입하는 삶을 10년쯤은 살아야 한다. 뭔가에 미쳐야 한다. 나의 경우는 헌책과 희귀본 수집에 몰입했다. 특정 분야에 몰입하다 보면 일반 사람들이 겪지 못하는 다양한,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들이 책을 쓰는데 더 없이 좋은 소재가 된다.


나의 첫 책 <오래된 새 책>은 형편없는 글 솜씨와 완성도가 높지 않은 편집, 그리고 처음 책을 내는 저자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언론사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책을 낸 지 열흘 만에 초판이 소진되었다. 다들 먹고 사는 일에 몰두하다 보니 뭔가에 몰입해서 ‘이상한’ 경험을 하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호기심과 재미를 느낀다. 


책을 내자면 글 솜씨보다 ‘독특한 경험’이 우선이다.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으면 미진한 글 솜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인이 어설프게 한국어를 말하더라도 우리는 미루어 짐작해서 이해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지 글 솜씨가 아니다. 


글을 쓸 때도 다른 사람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독서 만담>을 읽고 재미난다는 독자가 많은데 나의 이런 문체는 사실 한 독자의 한 마디로 시작되었다.

3년 전 무심결에 어떤 글을 썼는데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지금까지 읽은 글 중에서 가장 재미났어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 한마디로 나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생각하는 글의 코드를 알게 되었다. 내 글의 ‘정체성’을 댓글 한 줄로 정했다. 자신의 글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 SNS에 글을 게시해보라. 독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고 하다못해 틀린 맞춤법을 지적해주는 고마운 친구도 있다. 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꾸준히 보여주는 것은 글쓰기 선생을 모시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만의 자아도취에 빠져서 ‘단군이래 최대 불황인 출판계를 부활시킬 불후의 명작’이라고 생각하는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쓰레기’로 취급받는 사태를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책을 쓰겠다고 원고지 1천 매를 단박에 채워나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소액을 저금하듯이 편의점의 포인트를 모으듯이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한 꼭지씩 올리는 것을 권한다. <독서 만담>의 원고도 그렇게 완성되었다. 


10권짜리 대하소설을 전질로 한꺼번에 사면 기가 죽어서 읽기 힘들다. 서점에 갈 때마다 한 권씩 사서 읽는 것이 좋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블로그에 잡지에 연재하듯이 한두 편씩 공개해보자.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집필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지식을 넓히기 위함이 아니다. 어휘력을 늘이기 위해서고, 자신의 기호에 맞는 표현법을 모방하기 위해서다. 소설가를 희망한다면 다른 사람의 소설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성법을 체득한다. 극적인 전개가 이루어지는 공식을 배운다. 


<독서 만담>은 책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내 서재가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올 수 없었다. 소개할만한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찾는 것보다는 고개를 한 번 돌려서 자신의 서재의 면면을 살펴보는 쪽이 편리하다. 훌륭한 서재는 책을 쓰는 연장이다. 책은 펜으로 쓰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서재와 경험으로 쓰는 것이다. 


맞춤법도 중요하다. 문서작성 프로그램의 맞춤법 기능을 믿지 마시라. 

부산대학교에서 개발한 '한국어 맞춤법/문법검사기를 이용해서 틀린 맞춤법을 상당 부분 걸러낸다. 이 사이트가 없었다면 아마 나의 편집자는 내 원고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을 것이다. 


꾸준히 글을 쓰고 SNS나 블로그에 연재를 하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출판사는 늘 좋은 원고에 목말라 있다. 섣불리 출판사에 원고를 기고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자신만의 길을 걷다 보면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 


글을 쓸 때 억지로 짜내서는 안 된다. 대가가 아닌 이상 억지로 짜낸 글은 독자들로부터도 외면 받는다. 단숨에 써나간 글이 독자들도 단숨에 읽힌다. 글이 안될 때는 산책도 좋고 차라리 넋 놓는 편이 낫다. 문학이란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이지 ‘짜내는’ 것이 아니다.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머릿속으로 차분히, 꾸준히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구성을 해봐야 한다.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그때 펜을 들어야 한다. 쓰고 싶을 때 쓰는 것이지 써야 해서 쓰는 것이 아니다. 독서를 열심히 하고, 서재를 충분히 일궈놓으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 설비를 마친 것과 다름없다. 일상 속에서 자기가 쓸 원고를 늘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훌륭한 글감으로 다가온다. 


늘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처럼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세밀한 눈을 가져야 한다.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순간’은 찾아온다. 깨어 있는 눈을 가진 사람 많이 아무것도 아닌 일상을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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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뵈 2017-02-17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ᆢ막 책 주문 했답니다~ ^^

박균호 2017-02-17 09:02   좋아요 1 | URL
네 모쪼록 즐겁게 읽으시길

물감 2017-02-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읽었습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를 감 잡는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ㅎㅎ

박균호 2017-02-17 22:25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7-02-1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만담, 잘 읽었습니다.
잡식성책장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박균호 2017-02-18 06:20   좋아요 1 | URL
네 제가 감사하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순오기 2017-03-09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자기 인생에 책 한 권 쓰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봐야 될 책인데요!^^

2017-03-09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균호 2017-03-09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새요

skysar77 2017-03-12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사람많이 가 아니고 사람만이

박균호 2017-03-12 14:16   좋아요 0 | URL
네 그렇네요. 감사해요.
 

단언컨대 나는 책을 의무감으로 읽은 적이 없다. 오로지 ‘재미로’ 읽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많이 읽은 것은 ‘혼자서 하는 가장 재미난 놀이’이었기 때문이지 ‘마음의 양식’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유년시절을 보낸 1970년대에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있었다고 해도 책을 즐겨 읽었으리라고 장담을 못 하겠다.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 말고는 달리 유흥거리가 없었던 시대적, 장소적 배경이 나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든 주요한 요인이라고 믿는다. 


숙제로 책을 읽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드물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고통이 큰 벌은 ‘가만히 있게 하는 것’이다. 요즘이 얼마나 역동적인 시대인가? 굳이 멀리 눈을 돌리지 않고 손안의 스마트폰만 터치해도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요즘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책을 강제로 읽게 하는 것은 마치 솔제니친이 국외로 추방되는 고통에 비견되는 일이다. 


출판계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보적이었던 ‘정보 제공’의 기능도 상당 부분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의해서 빼앗겼고, 과거 독서의 중요한 매력이었던 ‘시간 죽이기’나 ‘유희’로서의 기능은 거의 멸망단계에 이르렀다. 굳이 책을 통하지 않고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고, 책을 읽는 것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수도 없이 많아졌다. 


오늘의 출판인들은 선배들이 생각지도 않았던 ‘괴물’ 즉 인터넷을 비롯한 멀티미디어라는 적을 상대해야 하며 이 싸움은 갈수록 힘겹기만 하다. 나만 해도 그렇다. 인터넷보다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고서야 겨우 책장을 넘기는 편이다. 그런데도 책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늘 재미있는 책을 찾아왔던 경험이 다섯 번째 책을 출간한 동력이 되었다. 


이번에 낸 <독서 만담>은 제목에서 충분히 추측할 수 있듯이 실용적이거나, 깊이가 있다거나, 지식이 충만한 책이 아니다. 책을 읽고 모아온 그간의 에피소드와 즉흥적으로 가지게 된 책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다. 아내와 딸의 틈바구니에서 꼼꼼하지 못하고, 권위라고는 전혀 없는 책을 좋아하는 가장이 겨우겨우 살아가면서 겪었던 ‘웃기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겨울철엔 군것질거리가 오직 처마 밑에 걸린 곶감이 유일했는데 일찍 잠이 드신 부모님의 코 고는 소리가 커지면 나는 몰래 방문을 열고 나갔더랬다. 곶감을 몰래 먹기 위해서였다. 누나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혼자서 곶감을 따 먹지 않았다. 아랫방에 모여 자던 누나들을 불렀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좋은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었었다. 


<독서 만담>에는 웃기는 에피소드와 함께 책 이야기도 있다. 단순히 재미있는 책을 이야기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재미’를 함께 나눴으면 하는 취지에서 쓴 글이지 무슨 거룩한 목적이나 계몽을 위해 쓰지 않았다. 

<독서 만담>은 하나도 실용적이지도, 깊이가 있지도, 수려하지도 않은 책이다. 


책을 수집하고 읽다 보면 이런 웃기는 일도 경험할 수 있구나! 

이런 모자란 남편도 있구나!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웃기는 일도 겪는구나! 

세상에 이런 책도 있었구나! 

이런 정도의 감탄과 함께 재미를 느끼면 원래의 기능을 다 한 책이다. 

이 책에는 재미있고 웃기는 에피소드만 담았다. 세상살이가 고달픈 요즘인데 굳이 책을 읽으면서 까지 우울함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나의 짧은 소견 때문이다. ‘재미’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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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02-16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두근두근^^ 스텔라님 서재에서 뵙고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독서만담의 작가분이시지요? 저도 주문하고 받아보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괜히 자랑^^;) 친구신청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박균호 2017-02-1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ㅎㅎ
 


나에게 처음으로 글쓰기 비법을 알려준 이는 누나였다. 시를 써오라는 숙제 때문에 ‘영감’을 영접하기 위해서 수행 중인 나에게 ‘집에 있는 시집을 보고 단어 몇 개만 바꾸면 된단다’라는 비법을 알려주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누나의 충고를 그대로 실천했다가 담임선생님에게 무수한 꿀밤을 선사 받았고 문예반에서는 하루 만에 쫓겨났다. 


누나를 원망하지 않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모방은 제2의 창작이라는 진리를 ‘과도하게’ 적용한 역효과였다.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은 나는 좀 더 주도면밀하게 누나의 충고를 따랐다.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원전을 찾았고 좀 더 많은 단어를 수정했다. 결과는 창대하였다. 동네 교회의 여름성경학교에서 주최한 ‘성경 글짓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모방의 글짓기로는 불꽃같은 창작열을 만족하게 하지 못했다. 순수창작으로 전향했고 더 나아가 글을 써서 돈을 벌기로 작정했다. 1988년 입대를 앞두고 채택이 되면 ‘소정의 상금’을 준다는 주간신문의 광고를 보고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보다 훨씬 잘 산다고 자랑하면서 왜 학급당 학생 수는 북한보다 훨씬 많으냐’는 요지의 글을 투고하였다. 


영감이 사라지기 전에 후딱 마쳐야 한다는 압박감에 학생수첩을 찢어서 휘갈겼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북조선’과 비교하여 비판한 나의 글은 몇 주 뒤 신문에 실렸다. 얼마 뒤 그들이 말한 ‘소정의 원고료’가 1만 원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나의 글씨를 해독해낸 기자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존경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형적인 ‘빨갱이’인 나를 감옥으로 끌고 가지 않은 노태우 대통령의 관대함도 놀랍다. 정체기를 겪었던 나의 글쓰기 실력은 인터넷 언론이 출현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쓰는’ 시대가 아니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대가 오면서 ‘악필’이라는 나의 치명적인 단점은 사라졌다. 


글쓰기에 몰입한 나머지 소재의 빈곤이 찾아왔고 급기야 힘들게 잡은 ‘말똥구리’를 방생하기가 아까워, 심심하면 다시 데리고 놀 작정으로 말똥구리의 입장에서는 ‘주식’으로 가득 찬 외양간에 두고 사육했다는 요지의 글을 <인류 최초의 말똥구리 사육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관대한 오연호 사장님은 내게 원고료 일천 원을 하사하셨다. 


슬럼프에 빠진 나를 격려해준 것은 아내였다. 글쓰기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아내의 충고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즈음부터 다양한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테니스 라켓을 모았고, 절판 본과절판본과 희귀본 책을 모았고, 새벽까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면서 다양한 사람을 경험하였다. 


아내의 충고는 누나의 것과는 달리 효험이 즉각 나타났다. 헌책과 희귀본 수집의 경험을 다룬 책을 냈기 때문이다. 개인의 다양한, 특이한 경험이야말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소재 거리다. 글쓰기 실력은 차후의 문제다. 좀 더 현란한 문장을 쓰고 싶다면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이런 글쓰기를 지향한다. 아니 시도한다. 나는 게으름뱅이이므로 복잡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모호한 글쓰기 비법은 시도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따르기 쉬운 비법만을 추구한다. 우선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접속사를 사용하면 문장이 힘이 없어지고 너저분해진다.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앞뒤 문맥을 통해서 충분히 맥락을 이해한다. 

<독서만담>을 쓸 때 이 규칙만은 꼭 지킬려고 노력했는데 몇 개나 숨어 있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 ‘있다’, ‘것’ ‘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들인데 글이 상투적으로 보이게 하는 신비한 마력을 지닌 것들이다. 시도해봤는데 이 녀석들을 사용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것들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달리 쓰다 보니 오히려 더 어색한 문장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 번째는 부사나 형용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역시 문장의 힘을 떨어뜨리고 진정성을 의심 받게 하는 재주가 있는 녀석들이다.  이 또한 실천하기가 어렵고 또 어렵다. 두 번째와 세 번째의 규칙은 실천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시도를 해보면 결실은 거둔다. 김훈이 예전과는 달리 ‘쌍팔년도’ 식의 서술을 한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했지만 내가 꼭 배우고 싶은 대목이 접속사와 부사, 형용사를 사용하지 않는 점이다. 접속사를 사용하지 않기는 비교적 쉽지만 부사와 형용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초보 요리사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어려움과 비교될 만하다. 


어렵지만 굳이 시도를 해보라는 이유는 접속사와 부사 형용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문장을 달리 쓰다보면 참신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글이란 없고 다만 단점을 줄여나갈 뿐이다. <독서만담>은 좀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디딤돌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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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어... 혹시 부사와 형용사를 썼을 때와 쓰지 않을 때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그 예를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이게 좀 알 것 같은데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독서만담 읽으면 나와 있으려나요?ㅋ~

박균호 2017-02-16 11:37   좋아요 1 | URL
헤밍웨이는 형용사에 관해 “의심이 가면 쓰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다. 부사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문 : 커다란 스쿨버스가 모퉁이를 돌았다. ‘넌 멍청이야!’ 하고 그녀가 성나 소리쳤다. ) 위의 두 문장에서 수식어를 제거해보라. 스쿨버스는 대개 같은 크기이므로 ‘커다란’이라는 형용사는 무의미하다. 또 “넌 멍청이야!”라는 말에 이미 화를 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성나’라는 부사형 어구는 불필요하다. 어떤 작가들은 그런 언어적인 보조 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말고 스스로 설 수 있을 만큼 튼튼한 단어들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독특한 수식어를 보는 것은 즐겁다. 창의력을 발휘하라. 창의력을 계발하기 위해 작가들은 이를테면 석양 같은 것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열거하는 훈련을 받는다. 그 목적은 ‘아름다운 석양’이라든가, ‘불타는 황금빛’이라든가, ‘빨갛게 물든 태양’ 같은 상투적인 표현들을 걸러내는 데 있다. 그런 진부한 형용사들을 다 열거한 뒤에야 ‘잉크처럼 번지는 석양’, ‘지평선을 갉아먹는 태양’ 같은 신선한 표현들을 찾아낼 수 있다.
- 글쓰기 로드맵 101 中

stella.K 2017-02-16 11:4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잠시만 방심해도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르니...ㅠ
암튼 감사했슴다.^^

카타르시스 2017-02-16 1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런 것을 신경쓰다보면 문체는 수려해지나 말하고자 하는 내용 전달에는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아이들 글쓰기 지도관련 책을 읽다 보면 글씨도 틀리고 부사나 조사도 많지만 그 진실성과 순수함이 더 진한 감동이 될때도 있다고 느껴져서요..
아마추어적인 것과는 다른 걸까요?
글쓰기는 문외한이라.. 질문해봅니다.^^

박균호 2017-02-16 19: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아이들한테 부사 형용사를 못쓰게 하는 것은 가혹하지요 호

카타르시스 2017-02-16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내용 인상적이었고.. 말씀대로 글이 간결해지고 힘이 있어보여요.
김훈씨의 책이 왜 그런 느낌을 주는 지 이제 알았네요^^

북프리쿠키 2017-02-20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정효의 <글쓰기만보>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을 읽고 실천해보았으나...
도통 빼고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ㅠ.ㅠ
어휘의 다양성과 전체적인 문장을 다루는데 힘이 없으면 안될 듯 싶습니다.

부사와 형용사를 쓰고 안 쓸때의 다름에 대한 예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균호 2017-02-2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있다 것 수 는 빼기 힘들더라구요 ㅠㅠ
 

모 인사에게 나의 전작인 <수집의 즐거움>을 증정해야 할 일이 생겼다. 한심한 것인지 어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이 나에겐 없다. 기형적일 정도로 큰 방을 온통 책으로 가득 채운 내가 정작 내가 쓴 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섯 권의 책을 냈는데 최근작인 <독서 만담>만 구석에 몇 권 있는 게 전부다. 


할 수 없이 동네 서점(내 친구 가게다)에 재고를 문의해봤는데 이미 5년 전에 출간된 책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다. 별수 없이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했다. 왜 나는 내가 쓴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근원을 생각해봤다. 


작은할아버지께서도 수필가셨다. 그분이 참 존경스러운 것이 언제나 원고지와 펜을 가지고 다니셨다. 언제 어디서나 떠오르는 내용이 있으면 원고지를 메워나가셨고 국어사전을 끼고 사셨다. 대구지방의 수필동인지에 글을 발표하셨는데 그걸 모아서 단행본으로 펴내기도 했다. 애당초 팔려고 낸 책은 아니고 팔릴 책도 아니었다. 제목이 <액운아 물렀거라>였는데 지금은 인터넷에서도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경성사범을 나와 25세에 교감을 27세에 교장에 취임하셨다. 내가 코흘리개였을 때도 교장 선생님이셨고 장가를 갈 때도 교장 선생님이셨다. 당신의 아들이 서울대 경제학과를 들어가 일찍이 운동권에 투신했고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교장직을 내려놓았다가 한참 뒤에 복직하는 우여곡절을 겪으셨다. 


평생 꽃길만 걷다가 아들이 수배되고 우리 집을 비롯한 온 친척 집에 형사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고초를 겪다 보니 여러 가지 회한이 드신 모양이다. <액운아 물러서거라>라는 제목 자체가 그분의 심경과 책의 내용을 말해준다. 당신께서는 우리 집에 들리실 때마다 오실 때는 원고지와 펜을 들고 오셨고 가실 때에는 늘 나의 장서 서너 권을 빌려 가셨다. 물론 책 애호가 답게 반납하시는 법이 없었다. 


당신의 서재에 가끔 갈 때마다 나도 탐나는 책이 있긴 했지만 감히 빌려달라는 부탁을 못 했다. 대신 당신의 저서는 온 집안에 배포되었고 소장되었다. 그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아마도 내가 유일하지 싶다. 당시 상주지역 국회의원의 저서 <엄마가 없는 너의 천국엔>은 상주시민임을, <액운아 물렀거라>는 함양박씨의 일원임을 알려주는 아이콘이었다. 


당신의 서재엔 <액운아 물렀거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추측건대 자비 출간의 형태가 아니었나 싶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왠지 측은한 느낌이 들었고 책을 낸다는 것이 확실히 돈이 되기는커녕 구차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더랬다. 타인의 책장에 꼽히지 않고 저자 자신의 서재에 방치된 할아버지의 저서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일 년에 한번 동인지가 나올 때마다 할아버지께서는 집안 식구들에게 배급하셨다. 오타가 난 것은 볼펜으로 일삼아 수정해서 주셨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나 되니까 할아버지가 쓴 꼭지라도 읽었지 집안의 사람 누구도 그 책을 유심히 읽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 집안 사람들이 참 기특한 것이 수십 년간 공짜로 책을 꼬박꼬박 무료로 배급받았으면서, 집안의 사람이 낸 책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다는 개념이 정착되었을 것 같으면서, 정작 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너도나도 ‘네가 쓴 책이라도 돈을 주고 사야지’라며 너도나도 앞다투어 ‘구매’를 했다. 물론 새 책이 거듭해서 나올수록 그 구매 정신은 희미해졌고 내 사촌 동생은 <독서 만담>의 출간 소식을 보고도 조용히 ‘좋아요. ’만 누르고 사라졌다.


할아버지 방에 수북이 쌓여있는 당신의 저서는 글을 쓰는 사람의 비애를 느끼도록 해주었다. 내가 쓴 책을 내 서재에 쌓아둔다면 ‘잉여다움’이 느껴질 것 같다. 그 책들을 볼 때마다 나의 ‘무명’을 느껴야 할 것 같다. 나의 패배를 되새기게 될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2등팀이 우승팀의 시상식에 참가하는 기분 일것 같다. 내가 내 책을 내 서재에 두지 않는 이유다. 내 책이 새로 나오더라도 작은할아버지처럼 집안사람들에게 배급도 하지 않고, 알리지도 않는다. 내 딸아이는 며칠 전 서점에 갔다가 서점주인으로부터 내가 <독서 만담> 냈다는 것을 알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할아버지의 정성이 존경스럽다. 매년 새 동인지가 나올 때마다 일일이 집안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나눠주신 정성 말이다. <액운아 물렀거라>에는 우리 아버지와의 일화도 등장하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고 또 읽었다. 아버지와의 대화도 추억도 없는 경상도 사내에게 기록으로 아버지의 흔적을 남겨준 할아버지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액운아 물렀거라>는 여전히 소중히 간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네번째 책 <수집의 즐거움>의 초판이 거의 다 팔려가고 있고 출판사 대표는 아마도 새 판을 찍지 않을 것 같다. 내 책은 소장하지 않는 그간의 관례를 깨고 최후의 10부는 내 몫으로 남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말하자면 절판분 수집가인 내가 내 책을 수집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래된 새 책>이 비록 절판 본과 희귀본 수집을 다룬 선구자적 책인 것처럼 인식되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이 업계에서 전설은 조희봉의 <전작 주의자의 꿈>이다. 이 책을 통해서 헌책에 관심을 끌게 되었고 희귀본 수집가로서의 꿈을 키웠더랬다. 


조희봉 선생은 절판분, 희귀본 수집가의 선구자답게 자신의 책이 절판 본이 되는 비애를 먼저 맛보셨고 나도 그 양반의 뒤를 이어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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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5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 헌책방에 가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내가 쓴 책이 헌책방에 발견되면 무슨 생각이 들까? 아무래도 작가 입장에서는 책은 자식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맞이하면 유쾌한 심정이 들지 않을 겁니다. ^^;;

박균호 2017-02-1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맞습니다 ㅠㅠ

낭만인생 2017-02-15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어쨌든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 책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 같습니다. 순천히 책을 좋아하는 저의 느낌이긴 하지만...

박균호 2017-02-15 12:58   좋아요 0 | URL
네 좋은 말씀과 격려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2-15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 게 아니었네요.ㅋㅋ
저도 제 책이 나온 건 집안 식구들 중엔 엄마 밖엔 모릅니다.
같이 사는 제 동생도 모르죠.
예쁜 조카에게 알린 건 책이 나오고 3개월 정도 됐을 땐데
알리는 게 왤케 쑥스럽던지...
그나마 엄마한테 알린 건 엄마는 오래 전부터 눈이 안 좋고
책을 안 읽으시는 분이라 또 안 알릴 수는 없고해서.

그나저나 축하드립니다. 수집의 즐거움 1쇄가 소진되셨다니.
저는 꿈같은 일입니다.ㅠㅋ

박균호 2017-02-15 13:01   좋아요 1 | URL
네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2017-02-1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된 새책을 읽고 숨어사는 외톨박이가 집에있다는 사실을 알고 업청 좋아한 기억이 납니다.
우리집에는요. 자비 출간한 시집이 참으로 많이 쌓여있답니다.
같이 사는 시인이 벌려 논 일인데요. 자기책을 냈으면 열심히 나누기라도 해야 할텐데 그것도 게을러서 안하더라구요. 사실 우리나라 시인들은 거의 대부분 자비출간에다 우편요금까지 들여서 자비로 지인들에게 보내는게 통상적이지요.
그런데에 비하면 절판이 된다는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새로 생긴 알라딘 중고매장에 갔더니 출간한지 2년 된 딸아이의 책이 중고로 나와있길래 냉큼 사왔답니다. 좀 재미있기도했어요.저도 허핑턴 포스터에 블로그로 참여 한 적이 있는데 박균호님도 그때 가끔 글을 올렸기 때문에 웃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서 답글로 인사라도 합니다.

박균호 2017-02-16 01:59   좋아요 0 | URL
아..여러모로 인연이 많으신 분이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잘 알려진 시인조차도 시집으로 인세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요새 사정이 그렇답니다.
허핑턴이라면 누구신지 알듯도 하고요. 궁금하네요. 여튼 반갑습니다.

2017-02-16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6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