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이야기 - 날마다 옷에 프러포즈하는 법
김은정 지음 / 이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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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옷을 입는 것은 좋아하지만, 이 책의 저자만큼 모든 옷의 종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냥 손에 집히는 대로 지금까지 입어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옷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주 약간은 바뀌었다. 옷이란 그저 일상적으로 입는 물건이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대한다면 충분히 추억을 가진 애장품으로도 바뀔 수 있다. 사실 나에게 옷은 그동안 소모품이었다. 한참 입다가 질리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게되면 언제든지 처분했다.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도 나에게 소용 가치가 없는 옷은 그 때마다 정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옷이란 조금 더 소중히 다루어도 괜찮은 물건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각 아이템별로 평소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좋아하는 브랜드, 경험들을 가감없이 이 책에서 쏟아낸다. 그리고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또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은 이 아이템을 활용해서 어떻게 입는지 많은 노하우들도 알려준다. 출간된지 상당히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유행에 뒤쳐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책이 단순히 그 시대의 유행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완성된 옷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옷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이에 부수되는 구두와 선글라스 등 액세서리까지 망라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패션을 통해 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지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패션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때, 이 책을 참고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으면 백화점이나 시장을 가면 된다. 하지만 분명히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과 그렇지 않은 스타일이 있다. 여러 옷을 입어보면서 그 스타일은 조금씩 자리잡는다. 나도 옷을 잘 입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패션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냥 예뻐보이고 싶다기보다는 이왕이면 나를 잘 표현하는 옷을 입는 일도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옷에 따뜻한 애정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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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여행, 마침내 완벽한 경상도 228 - 164개의 스팟.매주 1개의 당일 코스.월별 2박 3일 코스 52주 여행 시리즈
이경화 지음 / 책밥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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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이렇게 여행할 곳이 많다니, 요즘에 많이 놀라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딱 경상도 하나만을 주제로 쓴 책인데, 1년 내내 여행 계획을 짤 수 있을 정도로 멋진 곳들이 많다. 아마 저자가 추천하는 장소만 들어가 있을테니 이보다 더 많은 곳들이 경상도에도 존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그동안 해외에만 눈을 돌렸었지만 이제는 조금만 시간을 내면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1년동안 경상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각 시즌별로 가기 좋은 곳들을 선별하여 여행 코스까지 제대로 소개하고 있다. 모든 페이지가 컬러 사진이 들어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저자가 실제로 발로 뛰어다니면서 얻은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아서 현장의 생생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 중의 하나는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을 최대한 자세하게 써놓았다는 점이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가 있지만, 뚜벅이족에게는 대중 교통으로 가는 방법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은근히 여러 독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해놓았다. 

여행 안내서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그냥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경상도 여행은 대략 한 듯한 느낌이 든다. 계절별로 생생한 사진과 책 곳곳에 깨알같은 팁과 설명을 읽으면서 이 장소에 가서는 이런 점들을 놓치면 안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저절로 메모를 하게 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각 포인트별로 주요 정보를 기재하다보니 세부적인 사항들은 다 싣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일단 이 책을 넘겨보며 가고 싶은 곳들을 정하고 최신 정보와 세부적인 코스 등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각 지자체에서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많은 정보들을 인터넷에 잘 정리해놓았다. 다른 나라와 달리 인터넷에 고급 정보가 많은 편이니 이를 적극 활용해서 여행 계획을 짠다면 좀 더 알차게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에 경상도 편을 처음 읽어봤지만, 책 날개에 보니 다른 지역들도 이미 출간이 되었다. 가장 가까운 서울,경기를 비롯해서 강원도, 전라도 편도 있다고 하니 시간이 날 때 이 지역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이 시리즈에 있는 장소들만 모두 방문해도 몇 년이 걸릴 정도로 우리나라에 멋진 곳들이 많다는 사실이 왠지 흐뭇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 다닐 곳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그저 좋을 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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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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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SF소설이었던 <세븐이브스>의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첫 시작이 워낙 강렬했던터라, 이번 이야기도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내심 두려웠는데, 전권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사실 전편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기 때문에 그 어떤 부분보다 과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어떻게 우주 정류장을 짓게 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이제 2권부터는 본격적인 화이트 스카이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달의 파편이 지구로 떨어져 내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이미 전권에서 확인했다. 이번에는 실제로 그 순간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지구는 매우 오랫동안 불길에 휩싸인다. 푸른 구슬 같았던 지구는 사라지고 오렌지 빛만이 남았다. 지구에 남은 사람들은 땅 속으로 들어가거나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거대한 불길이 사라질 때까지 살아남는다면 그들은 다시 지구를 생명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지에 올라온 사람들과 지구에 남은 사람들 사이의 감정선을 읽으면서 생이별도 이런 생이별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 상상만 하던 재앙이 실제로 닥쳐오는 상황은 사실 너무 감당하기 어렵다. 

우주 공간에 쏘아올려진 사람들도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 당장 불바다는 면했지만, 우주에는 방사선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방사선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암으로 죽게 된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우주로 나왔지만 마지막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시리즈의 제목인 '세븐이브스', 즉 일곱명의 여자들이다. 한 명 더 있기는 하지만 이미 가임기를 지났기 때문에 여기서 빠지게 된다. 인간의 자궁이란 아직도 미지의 세계라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일곱명의 여성들로부터 인류의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진다. 어떻게 과학적으로 이같은 일들이 가능한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된다. 

하드 SF 소설이기 때문에 사실 그동안 유명한 SF소설과는 달리 단번에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워낙 많은 과학 지식들이 등장하고 그만큼 탄탄하게 쌓아올린 배경 지식들이 이 소설을 만들어내는 뼈대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을 수록 이 소설에 빠져들게 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사건들은 독자로 하여금 절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나올 시리즈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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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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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꼭 들리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미술관이다. 우선 미술관에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면서 마음의 힐링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보통 미술관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보다는 온전히 그림만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기교좋은 화가가 잘 그린 그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왕이면 그림을 감상할 때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그림의 경우, 미리 그 그림에 대한 정보를 알고 본다면 좀 더 흥미롭게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 미술사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 하나하나를 세부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시간적 순서에 맞춰 화가들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유명한 화가들의 인생을 그들이 그린 그림을 중심으로 짤막하게 소개하는 구성이라고 봐도 좋겠다. 사실 미술작품에는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생각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도 해당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책에 실려있는 주요 그림들이 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지 포인트를 콕 집어서 설명하고 있어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사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은근히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들도 상당수 된다. 물론 미술관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지나친 그림이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이 그림들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 다시금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작품들은 컬러 도판으로 실려있어서 미술관에서 보던 그 감동을 이 책에서 어느정도 재현이 가능하다. 화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고나서 다시 그림을 바라보니, 아무 정보가 없이 볼 때보다 친근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서양 미술에 관심은 많은데, 그림이 이해가 잘 안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백과사전처럼 수많은 서양 미술을 담고 있어서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면 왠만한 서양 미술은 어떻게든 해석하는데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각 작가별로 담긴 이야기가 그리 길지는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양 미술을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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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도시, 선전 -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를 가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21
조상래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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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이라는 도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실 어떤 산업이 주로 발달되어 있는 곳인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선전에 대한 이미지가 제대로 자리 잡혔다. 지난 번에 중국의 핀테크와 관련된 책을 읽고나서 중국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기술이 발전하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셈이다. 

우리나라도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우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중국같은 경우에는 일찍부터 국가가 인프라를 조성하면서 법적인 규제까지 원활하게 풀어주는 환경 덕분에 기업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해서 다양한 실험들을 해볼 수 있다. 아마 이렇게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선전에서는 최첨단 기술들이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여겨졌던 점은 작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선전이라는 사실이다.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해주는 엑셀레이터만 해도 매우 많고, 이들을 통해 공장이나 프로그래밍 등 필요한 기술들을 적재적소에서 연결받을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청년들에게 다양한 창업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해도 규제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경우에도 기존 사업의 판을 아예 뒤집는 아이디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규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보편화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혁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그 사회는 빠르게 발전하기 어렵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그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중국이 어떻게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워낙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적어도 선전에 있는 창업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실 세상에 없는 것을 처음 시도해보는 것인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단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일반적인데, 이와 반대로 선전에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분명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장소인데, 선전에는 지금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기술들을 볼 수 있는 곳인 듯 하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선전을 방문해서 이런 다양한 기술들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신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창업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했지만 현재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고도 불리고 있는 선전이라는 곳의 성공 사례를 통해 분명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위기 의식을 느끼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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