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지만 알찬 가이드북

베스트 프렌즈 코타키나발루 - 20’~21’ 최신판 ㅣ 베스트 프렌즈 시리즈 3
김준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11월

사실 나는 여행을 갈 때 꼭 가이드북 하나는 제대로 보는 편이다. 왜냐하면 처음 가는 여행지는 그 지역에 대한 정보도 없고, 제대로 정리된 가이드북 정보부터 시작을 해야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이드북을 보면 어떤 곳이 관광객에게 편하고 많이 찾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여행지에 갈 때도 가이드북을 챙겨간다. 한국에서 가이드북을 보면서 이미 대략적인 계획을 짜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참고할만한 정보가 있을 때가 종종 있어서 가이드북은 필수용품이다.

프렌즈 시리즈는 이미 여행을 좀 한다는 사람에게는 체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으로 잘 알려져있다. 서점에 가서도 상당히 눈에 띄는 디자인이고, 실려있는 정보도 많아서 실제 여행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베스트 프렌즈"라는 시리즈로 핸디북 사이즈의 가이드북이 새롭게 나왔다. 기존의 두꺼운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 중 중요한 내용만 발췌하여 여행자들이 가지고 다니기 쉽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코타키나발루" 편을 읽어봤는데, 잘 알지 못하는 여행지이지만 실제로 그 곳에 다녀온 사람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무척 꼼꼼하게 잘 쓰여져있었다. 지도나 각종 사진도 풍부하게 실려있어서 얇은 가이드북이라고 해서 자칫 정보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점은 안심해도 되겠다. 개인적으로 가이드북을 많이 본 편이라, 정말 허술하게 쓰여진 책 정도는 판별이 가능한데, 이 책은 저자가 정말 중요한 정보들은 놓치지 않고 싣지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점을 이 책 곳곳에서 알 수 있었다.

아직 코타키나발루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다른 가이드북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이 책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이 곳 여행이 가능하겠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코타키나발루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대략적인 감이 왔다. 우선 이 곳을 방문하면 스노클링, 반딧불 투어는 꼭 해야하고, 그 외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서 쇼핑이나 트래킹, 래프팅 등을 즐기면 좋겠다. 전반적으로 바닷가에서 여유있게 쉬기 좋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핸디 가이드북으로 이 책을 한 번 챙겨가보길 바란다. 간략한 지도와 함께 핵심 내용들이 가득 들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여행을 위한 필수 조건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 - 여행홀릭 심리학자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 심리 안내서
제이미 커츠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여행은 일상에서 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세상 보는 시야를 넓게 만든다. 모든 여행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 여행을 가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사람이 여행을 가는 심리와 또 보다 더 좋은 여행을 하는 방법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은 아마 이 책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여행을 어떻게 하면 보다 풍요롭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심리학이라는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저자 또한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이 직접 경험한 일과 다양한 심리학 실험을 통해서 알아낸 사실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신빙성도 꽤 높다. 여행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싶은데, 여행을 계획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여행하는 과정,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하기, 여행을 마치고 나서의 심리 등 꽤나 촘촘하게 나누어서 설명을 하고 있는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또다른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 있는 내용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그동안 여러 여행을 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느꼈던 감정들이 이 책에 무척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무조건 직접 체험을 해봐야만 아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 대해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감정만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행복한 여행을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반드시 멀리 떠나야만 그 필요 조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일상에서도 충분히 여행을 하는 것과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비록 저자처럼 수많은 여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나름대로는 여행을 많이 해 본 축에 속한다. 물론 이국적인 곳을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멋진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집 근처에서도 여행을 하는 것처럼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도 작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여행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결국 여행을 하는 이유는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뭔가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 목적의 여행이 짜증나고 답답하기만 하다면 그 여행은 썩 좋은 여행은 아니다. 과연 좋은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필요 조건을 갖추어야할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진정성 있는 여행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100자평]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 - 여행홀릭 심리학자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 심리 안내서
제이미 커츠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0월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행복한 여행법. 꽤 과학적이다.

독특한 매력이 넘치는 북유럽 5개국 여행기

북유럽 인문 산책 - 역사와 예술, 대자연을 품은
홍민정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7월

북유럽이라는 곳은 사실 나에게는 아직 친숙한 곳이 아니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인 서유럽이나 남유럽은 많이 들어봤지만, 특색있는 가구 디자인 외에 북유럽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북유럽에도 인문학적인 배경이 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전반적인 내용은 저자의 여행기와 곁들여진 장소의 유래가 대부분의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인문학에 깊이있는 안목을 제시한다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북유럽이라는 공간을 먼저 가보고 그에 대한 감상을 적어놓았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는 북유럽 국가 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그리고 아이슬란드이다. 이들 국가는 각자 고유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덕분에 지명이나 고유 명사를 읽을 때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영어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매우 다른 느낌이라, 실제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장소 이름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미리 공부를 하고 가야할 듯 하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저자의 시각에 맞춰서 이 책을 쓰여져있는데, 어린 아이들까지 데리고 하는 여행치고 꽤 알찬 여행을 많이 한 것 같아 조금 부럽기도 했다.

내가 북유럽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 북유럽도 꽤 나름대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관광객의 입장에서 방문해볼만한 곳도 많고, 문화 유적지 외에 아름다운 자연도 북유럽 여행을 한다면 꼭 챙겨봐야할 장소이기도 하다. 북유럽 국가들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각자 나름대로 다른 매력들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 시간이 된다면 한 국가씩 시간을 내서 깊이있게 방문해보고 싶다. 저자도 스웨덴에 살면서 주변 국가들을 여행한 내용들을 실어놓았는데, 이렇게 해외에서 살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는 것보다는 미처 알지 못했던 북유럽 국가들의 여행 매력 포인트를 알아가는 과정이 더 흥미로웠다. 최근 들어 영화 캐릭터들로 유명한 어벤저스 시리즈의 주인공들 중의 일부가 북유럽 국가의 신화를 차용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토르나 로키, 오딘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북유럽에서는 아직까지 살아숨쉬는 듯 하다.

이 책에서 워낙 자세하게 여행일정 등을 써놓은 덕분에 그냥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 가족들과 함께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간접 경험이었다. 그 전부터 북유럽에 대해 약간 관심은 있었지만,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북유럽이 좀 더 매력적인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북유럽을 가보지 않은 독자나, 언젠가 북유럽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북유럽의 생생한 여행 정보와 함께 매력적인 장소들을 잔뜩 소개해주고 있어서 나중에 이 나라들을 여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북유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자발적 미니멀리스트의 세계 여행기

부칠 짐은 없습니다 - 스무 가지 물건만 가지고 떠난 미니멀 여행기
주오일여행자 지음 / 꿈의지도 / 2019년 7월

나는 여행을 갈 때마다 짐을 잔뜩 싸서 가지고 다니는 편이다. 물론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짐을 줄이려는 노력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현지에서 뭔가 사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또 사는 게 싫어서 다 들고 다니다보니 기본적인 짐이 꽤 많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원래는 엄청난 짐을 끌고 다니는 평범한 여행자였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서 어느 날 갑자기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행 메이트와 함께 각각 20개의 필수 물품만 챙겨서 일단 100일간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는 이미 예상했겠지만, 꽤 성공을 거두었다. 일단 가지고 있는 물건이 별로 없다보니, 이동하는 것도 자유로워진다. 사실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동선을 짜는 것인데, 가지고 있는 짐이 없으면 그런 이동 수단들이 간편해지는 것이다. 반드시 교통의 중심지에 숙소를 잡을 필요도 없고, 조금 저렴한 외곽에 머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가보지 않는 곳을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워낙 적은 물품들로 여행을 하다보니, 매일 빨래를 하는 등 좀 더 부지런해질 필요도 있다. 예비 물품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겪는 고생도 있지만, 그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미니멀리스트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과연 나도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살짝 상상을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어려울 것 같다. 가벼운 여행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물건을 적게 가지고 하는 여행은 내가 추구하는 여행의 의미와 조금은 맞지 않는다. 사실 집에서 멀리 있는 해외까지 여행을 갔으면 예쁜 사진도 찍고 싶고, 현지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다. 그런데 매우 적은 물품만 가지고 있다보면 옷은 여행하는 내내 같은 옷이고, 메이크업도 제대로 하기 어려우니 가장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무리이다. 사람이 편하기 위해서 이미 잘 만들어진 물건들이 많은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사람마다 각자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다르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적극 인정한다. 혹시나 나도 미니멀리스트의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긴 했지만, 결론은 역시 무리라는 생각이다.

혹시 나처럼 여행을 갈 때마다 많은 짐 때문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우선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저자가 먼저 실천한 경험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하면서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록 나는 이렇게 극단적인 짐 줄이기 여행을 하기는 어렵지만, 저자가 가지고 있는 여행 방식과 철학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한다. 다양한 방식의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