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빛 베네치아 1 - 산 마르코 살인사건 - 색채로망 3부작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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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가 소설도 썼다는 사실은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중고 책방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발견한 책이라 살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구입했다. 베네치아라는 배경도 관심이 있고, 역사서로 유명한 저자가 쓴 소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베네치아 귀족 마르코 단돌로이다. 그 당시 베네치아에서는 이름난 가문으로 어린 나이에 정치를 시작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역사적인 상당 수 사실들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덕분에 실제로 그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얻는 덤이다. 

부제로 나와있는 살인사건은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사건은 아니다. 물론 그 사건의 전말과 범인은 이 책의 말미에 밝혀지기는 하지만 단순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들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 아쉬움쯤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슬그머니 없어져버린다. 

르네상스 시대에 베네치아가 여러 나라와 교역을 하면서 투르크와도 긴밀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세계사를 배우기는 했지만, 사실 각 나라의 세부적인 사정은 미처 알지 못했었다. 이런 역사 소설을 읽으면서 배우는 것이 실제 세계사 공부를 할 때는 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베네치아의 정치 형태라든지 외교하는 방식은 지금 현대 사회에서도 상당히 배울 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물론 지금도 한 사람에게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방식은 지양하고 있지만 뭔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이 있다. 

무엇보다 마르코가 베네치아와 투르크를 오가면서 묘사하는 풍경들이 참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좋아하는데, 수로를 통해서 이동하는 도시의 모습이나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투르크 제국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중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베네치아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옛날 모습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곤돌라를 타고 도시를 여행하는 기분은 왠지 남다를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만 하다. 역사적인 고증도 상당히 되어있고, 그 당시 베네치아가 유럽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매우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개성 강한 주인공들이 이 책의 매력을 한껏 더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베네치아의 매력을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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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문장 수업 - 하루 한 문장으로 배우는 품격 있는 삶
김동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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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을 감상하다보면 라틴어가 종종 등장한다. 영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단어나 문장 구조가 달라서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이런 글씨가 있구나라는 정도로 넘어갔었는데, 우연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라틴어 책을 발견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각 장마다 라틴어 명문장들이 하나씩 실려있다. 그리고 그 문장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과 이야기들을 알려주고 그 후에 라틴어의 기본 문법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준다. 사실 깊이있는 라틴어 공부가 아니라 교양을 쌓는 정도의 내용이기 때문에 라틴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라틴어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는 원래 있는 라틴어 문장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쌓는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처음에는 라틴어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라틴어의 매력을 조금은 알 듯 하다. 영어보다 좀 더 어렵고 까다롭게 여겨지지만 고대 언어라서 그런지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왜 아직도 라틴어를 배우는지 이해가 간다. 라틴어를 이해하고 나서 영어를 다시 들여다보면 어떻게 언어가 발전되었는지 더 쉽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처음에는 "Festina Lente"라는 문장이 있다. "천천히 서둘러라"는 약간 모순적인 의미이기는 한데, 그 의미를 듣고 참 의미심장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깊이 생각하지만 또한 빠르게 행동하는 것은 삶의 지혜인데, 이미 고대인들은 이런 진리를 알고 있었다. 함축적인 의미 속에 핵심을 담은 문장들을 읽으면서 라틴어에 대한 짧은 지식과 함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참 재미있었다. 사실 한 번 읽어서 이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제 미술관을 가도 라틴어가 멀리만 느껴지지는 않겠다. 약간은 친근한 언어가 된 듯한 기분이라 왠지 뿌듯하다. 

라틴어가 막연하게 어렵게 느껴지지만 뭔가 입문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고대인들의 생각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책이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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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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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섬세한 일러스트와 글이 돋보이는 책. 이 책을 설명하라고 하면 아마 이런 문장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리적인 뇌과학과 심리학이 뭔가 연관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상호 관계를 연구한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다. 다양한 상담 사례와 함께 이럴 때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뇌의 어느 부위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 매우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사실 상담 사례들을 보면 좀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례들이 많아서 아주 많이 나에게 와 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 고개를 끄덕일만한 대목들은 눈에 보이기는 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 등 매우 다양한 사례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어쩌면 나도 한 때 이런 사례들 중 하나에 속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들을 통해 내가 생각했을 때 나의 내면은 조금 단단해진듯한 느낌이다. 이제 외부의 자극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편이라 사실 왠만한 사건이 아니면 그리 힘들지는 않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아직도 세상에는 참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가끔 보인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는 것보다는 이 책 한 권을 선물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어렵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문장들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도 물론 불완전한 존재이고, 또 다른 사람들도 분명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또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점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냥 자신만의 이상향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불편할테다. 이 책에 나와있는 문구 중에 가장 공감이 갔던 내용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백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쓰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나의 가족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듯이, 타인에게 나의 부족한 점을 애써 내보이면서 그런 점까지 좋아해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떤 일이든 억지로 하려고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상황을 내버려두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더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심적으로 힘들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앉아서 한 번쯤 읽어보면 어떤 한 대목에서 눈길을 끄는 문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내가 더 편안해지기 위해 수많은 담금질과 위안을 반복해야하는 조언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것이 또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방법 중의 하나라면 그것도 해볼만하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 어딘가에서 눈이 번쩍 뜨일만한 해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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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IT 레볼루션 - 연결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김국현 지음 / 정보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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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왠만한 것은 다 할 수 있다. 단순히 전화통화나 문자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정보 검색, 결제 등 생활의 만능 도구로 변화한지 오래이다. 현대 사회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것이 스마트폰 하나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이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디바이스는 아무래도 스마트폰을 꼽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다양한 IT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세상이 변화해나갈 것인지 그리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IT 업계에서 왜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진출을 하는지 궁금했던 점들이 거의 다 해소되었다. 단순히 온라인 게임이나 쇼핑에서 벗어나 금융 분야, 헬스 케어, 사물 인터넷 등등 IT가 접목되지 않은 생활은 이제 거의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사람들의 생활을 파악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인터넷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회는 항상 주변에 있지만 그것을 찾는 것은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그냥 전통적인 시장에만 머물로 있었다면 기존 기득권을 가진 사업자들만의 리그였을텐데, 요즘같이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시장의 범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서 온라인의 확장이 이제는 다소 무서워질 정도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옛날에는 뭔가를 하려고 하면 꼭 직접 나가서 이리저리 알아봐야 했는데, 이제는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검색이나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통해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움직이면 보다 효율적인 동선 계획이 가능하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사업자라도 온라인에서 홍보만 잘 되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는 것도 더 쉬워졌다. 이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기업들의 경쟁 덕분에 사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비용은 지불해야겠지만 말이다. 

아주 새로운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IT 업계를 중심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회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고 있어서 최근 사회 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만 하다. 익숙한 단어도 있지만 소소하게 새로운 단어들도 많이 접하게 되어서 이 책을 읽고나니 조금은 더 똑똑해진 느낌도 든다. 개인 정보 보호라는 차원에서 보면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이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이제는 이런 사회적인 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자세가 좀 더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최근 IT 트렌드에 대한 큰 흐름을 정리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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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사랑이었는지 -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이 두려울 때
김종선 지음 / FIKA(피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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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참 신기하다. 분명히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모습은 왠지 어디선가 보았던 것처럼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이야기처럼 여겨지고, 공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을 해보지 않고 연애를 글로 배운 사람들은 또 그 나름대로 행복하다. 하지만 연애라는 것은 마약과도 같아서 일단 한 번 맛을 보면 쉽게 끊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의 인연이 끝나면 또 다른 인연을 찾아서 헤메나보다. 

이 책에는 수많은 모습의 연애,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방송 작가 일을 하는 저자의 이력 덕분인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부터 시작해서 달달한 연애 이야기, 또 헤어지고 난 후의 감정 등 나와 꼭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다르지도 않은 모습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예전에 그랬었지라는 동질감을 느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도 사랑을 하는구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실 사람들 사이의 만남이라는 것이 서로 모르는 남녀가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고 또 계속 보다가 잘 맞지 않으면 헤어지는 순서라 서로 다른 것 같으면서도 참 닮았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짧은 단편 소설들을 읽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이 책에 나와있는 어떤 이야기를 보면 연애와 사랑을 다른 감정이라고 하는데, 분명히 사전적으로는 다른 의미가 맞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오랫동안 연애하는 것은 어렵다. 스스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더라도 그 또한 또다른 형태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내가 경험한 것들이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겪어나가고 있는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모든 사람은 각자 인생 이야기가 있겠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냥 나와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일텐데, 그 과정이 뭐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또 수많은 청춘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 남녀관계이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느낌이 어떤 감정인지 다시 되새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길 바란다. 다양한 색깔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나는 어떤 색깔이었는지 되새겨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치유하는 위안을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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