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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 ㅣ 한빛비즈 교양툰 5
브누아 시마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평점 :
이제 주변에서 와인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사실 와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포도로 만든 술이라는 것만 알지 그 외에 기원이나 특징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었는데, 이번 교양툰 시리즈를 통해서 와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조금 복잡한 와인에 대해서 만화로 읽으니 그 특징이 쏙쏙 머리에 들어온다.
우선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 사람으로, 와인에 대한 설명도 프랑스 위주로 되어 있다. 아마 미국이나 기타 다른 유럽 국가의 사람이었다면 자국 와인을 중심으로 소개하지 않았을까 싶다. 프랑스가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 중의 하나이니 이런 와인 역사책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와인의 기원은 많은 사람들의 연구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포도주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는데, 최초의 포도나무 경작지까지 밝혀냈다니 정말 과학의 힘은 놀라운 듯 하다. 아마 또 새로운 발견이 있다면 이 사실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유럽에서 와인이 확산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의 역할이 큰데, 기독교에서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피로 지칭하면서 다양한 행사에서 쓰이게 된 것이 그 발단이다. 각종 전쟁으로 어려워진 시기에도 각 수도원에서 포도나무를 재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면서 와인 산업은 나날히 발전하게 된다. 한 때 유럽에서만 대량 생산되던 와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메리카, 호주 등 지금은 꽤 유명한 와인 산지가 된 곳으로까지 전파되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와인이 전파되긴 했지만, 쌀 등으로 만든 곡주가 더 유명해서 와인은 아시아에서는 대중적인 주류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나온다.
와인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저장 기술의 발전도 한 몫을 했는데, 그 전까지는 숙성된 와인이라는 개념이 무척 희박했지만 유리병과 코르크마개가 발명되면서 와인을 오랫동안 저장하면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와인은 산소가 닿게 되면 빨리 산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공기와 닿지 않게 밀봉하는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했다. 유리병과 코르크마개는 와인의 고급화에 한 단계 더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와인 산지에 대한 인증제가 도입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지 확대에 따른 과잉 생산 덕분에 원래 와인 산지의 판매량이 급감하게 되자, 자국 보호를 위해 만든 것이 지역에 대한 인증제라고 한다.
와인의 지방명이나 용어가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기는 했으나, 특별한 용어의 경우에는 대부분 밑에 주석이 달려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프랑스 특유의 유머 감성이 책 곳곳에 담겨있기 때문에 읽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다. 와인의 역사를 쉽게 배우고 싶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는 물론이고 이미 와인에 대한 지식을 어느정도 쌓고 있는 사람들도 그동안의 지식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읽기 딱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