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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ㅣ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백승휴 지음 / 오아시스 / 2015년 5월
평점 :
이탈리아는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으로 가득한 나라이다. 몇 해 전 로마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아무리 열심히 둘러봐도 엄청난 양의 작품들이 남아있어서 결국은 다 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짧은 일정인 탓도 있었지만, 단 며칠로 로마를 이해하기에는 그동안 쌓여있는 역사가 너무나도 풍부했다. 단순히 로마 뿐만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들이 각자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어서 현대인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에 한정하여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과 예술, 인문학을 접목한다는 아이디어는 이 책이 출간될 당시만 해도 꽤 신선했다. 그 덕분에 이후에 유사한 컨셉의 여행 상품도 많이 나왔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작품 안에 있는 역사와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작품의 의미까지 음미하는 여행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르네상스 초기부터 말기까지 이탈리아의 각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결코 딱딱하지 않고 친근하면서 재미있기까지 하다. 사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조금 어렵다는 인식을 갖기 쉬운데, 이 책을 쓴 저자는 여러 군데서 강연을 한 이력이 있기 때문인지 굉장히 쉽게 잘 풀어내고 있다. 나도 조금씩은 얻어들은 지식이 있어서 아예 생소한 주제는 아니었지만, 이 책에서는 시대 순서대로 차근차근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그동안 얽혀있던 이야기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다가 국제적인 사진 명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작가의 사진까지 더해지니, 이 책을 보는 내내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비록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멋진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값진 경험임에 틀림없다. 책 한 권정도의 돈만 투자하면 잘 정리된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효과적인 공부가 어디있겠는가.
이 책이 나온 이후로 파리편도 추가로 발간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면에는 첫번째 책으로 나왔던 이 책이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대해 좀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