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 [할인행사]
낸시 마이어스 감독, 잭 니콜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감독 : 낸시메이어스
주연 : 잭니콜슨, 다이앤키튼, 키아누리브스, 프란시스맥도먼드, 아만다피트, 존패브류
등급 : 15세 이상
작성 : 2004. 9. 16.


   입대 후. 생각보다 많은 로맨스를 접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고참의 취향이 그래서일까요? 아니면 저의 감수성이 회복되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다시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애절한 느낌의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오랜만에 영화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63살의 유명한 독신 남 해리 샌본. 그는 인자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매력에 노장의 나이에도 싱싱한 영계들과 놀아 다니는 갑부입니다. 그런 한 남자가 겪게되는 황혼의 사랑이야기. 진정한 사랑을 완성하게되는 애절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어느 날. 새로운 영계 애인과 즐기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의 해변가 별장으로 놀러가게 된 해리. 하지만 그곳에서 그는 애인의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부터 서로 으르렁거리게되는 삐걱한 만남. 그것이 자신의 사랑하게된 그녀와의 첫 만남입니다.
   한편 여류 극작가 에리카는 새로운 작품을 쓰기 위해 자신의 해변가 별장에 오게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딸의 애인이라는 한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별장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자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지만 딸의 등장으로 일단 무산되는데……. 이혼 후 독신으로서 극작가로 성공한 그녀. 그런 그녀의 앞에 인생을 뒤흔들게 되는 그와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영계와 섹스를 하려던 해리의 심장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실려가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성공한 황혼의 인생을 살고 있는 두 남녀. 그런 그들의 만남이 서로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게되는 이야기. 그것은 서로의 '안정'을 뒤흔들게 되는 사랑의 감정. 하지만 솔직하게 자신을 말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태도에 관계는 계속 삐걱거리게 되고, 그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로 기억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이별의 시간.
   여차저차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섹스를 경험하게되는 그들. 친구로 지내자고 하지만 마음속 깊이 '사랑'을 각인한 체 헤어지게됩니다.


   시간은 흐릅니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가는 시간들. 그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들은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리웠던 만큼 어긋나버린 만남은 서로에게 큰마음의 상처를 안겨 주게되는데…….


   여자는 배신의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남자와의 일을 자신의 희극으로 만들어가고, 남자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과거를 하나 둘씩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찾은 진정한 사랑. 길고 긴 시간 속에서 둘은 결국 하나의 답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 그것은 어떤 것이든 자신의 인생이 180°, 아니 어떤 형태로든 완전히 바뀌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체'. 이것은 스스로의 유토피아에 속박된다는 것. 하지만 그 자제로 발전이 없다는 것. 마냥 그런 생활이 행복할지는 몰라도, 또한 그것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죽이는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왜 스스로를 속이면서 변화의 가능한, 한 단계 높은 자신의 완성을 포기하려는 것일까요?
   전 그런 물음표를 던지며 서로를 원하게 되는…… 혼자만의 유토피아가 아닌 진정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그리고 찾아가는 두 사람을 보았습니다.


   이때까지 로맨스 코미디 중에서 이 영화가 유별나게 마음에 와 닿는군요. 글쎄요. 유감 없이 벗어 던지면서도 외설적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실연의 마음을 작품으로 담아버리는 에리카의 모습 때문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나이를 초월한 듯 살아가는 해리의 모습 때문일까요?


   하핫. 아무튼 가슴을 찌르면서도 웃었던 장면을 회상하며 감상을 접습니다.


Ps. 재미는 있었지만 개인 적으로 뭔가 억지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하지만 볼만한 영화입니다^^

Ps 2. 비록 조연이긴 하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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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 장풍대작전 일반판 [dts]
류승완 감독, 류승범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아라한 장풍 대작전
감독 : 류승완
주연 : 류승범, 윤소이, 안성기, 정두홍
등급 : 12세 이상
작성 : 2004. 9. 16.


   무엇인가 익숙한 듯 하지만 전혀 생소한 느낌의 제목. 군 생활이기에 외박이나 휴가를 제외한 날에 개봉한 영화는 아쉽게 포기해야하던 때에 개봉했었던, 왠지 끌리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그런 영화를 몇 주일 전 내무반에서 빌려볼 수 있었습니다―가을의 잦은 출동으로 인해 감상문이 조금 늦어버렸습니다.
   집중력 떨어지는 자대 생활 중 첫 번 째로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영화. 그렇기에 이번 작품에 빠져들어 가봅니다.


   시대는 현대. 복잡한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한구석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의진. 그녀는 물건값을 계산하려는 한 남자 손님의 스쳐 잡으면서 '미래'를 읽어버립니다. 손님이 가게를 나서자 의진은 잠시 화장실에 간다며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이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현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의진이 건물과 건물로 도약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유는 방금 나간 손님이 오토바이 날치기하는 영상을 읽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교통 순경으로 일하면서 높은 신분의 사람의 차를 신호위반으로 딱지를 끊고 있는 남자―상환.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시야에 오토바이를 타고 날치기하는 장면이 들어오게 됩니다. 정의감에 불타는 것인지 날치기를 죽어라고 쫓아가고 결국 한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렇게 '열혈 순경' 상환과 '아라치' 의진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의진이 날치기에게 장풍을 쏘게되는데 정작 장풍에 날아가는 상환. 그것은 도심 속의 히어로의 등장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히어로.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히어로는 슈퍼맨 같은 외계인, 배트맨이나 데어 데블 같은 복수의 일념으로 어두운 골목을 누비는 다크 히어로, 스파이더 맨 이나 플레시 같은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무협에서나 볼 수 있던 기氣의 사용자들이 나오는 현대적 감각의 히어로 물이라니 정말 신선한 기분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퇴마록, 화산고를 이어가는 현대적 감각의 기공 액션물. 이번에는 건물과 건물을 넘나드는 와이어 액션과 새롭게 재해석되는 기공. 그리고 신선에 대한 이야기가 코믹하면서도 환상적인 영상미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시련을 준비하기 위해 우연히 발견된 강한 내공의 사나이 상환. 의진의 장풍에 맞아 선인들의 거주지(?)에 실려와 침 한번 맞고 기혈이 뚫리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 하지만 의식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능력에 금방 흥미를 잃고 맙니다. 하지만 경찰생활 도중 마주치는 사회의 불합리에 스스로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스스로 선인들을 찾아가 장풍만이라도 사용하기 위해 수련에 들어가는데…….


   한편 7성星 중, 힘에 먹혀버린 한 명이 오랜 기간의 잠 속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의문의 살인사건들이 일어나게 되고 아라한의 '열쇠'를 사수하기 위한 선인들은 그의 강함 앞에 하나 둘씩 무릎꿇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보다보면 익히 들어왔고, 공부해봤던 기와 동양철학, 선의 도, 마루치, 아라치 등 많은 이야기들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코믹적인 요소와 과장된 장면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때까지 이 부류의 한국영화만을 보아왔다면 안정된 화면과 자연스러운 내용전개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계화되고 한계의 선을 그어버리는 현대. 그 속을 살아가는 선인들의 삶. 스스로를 잃어 타인의 삶에 동경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자기 자신을 찾아가라는 메시지가 약하게 나마 느껴지는 듯한……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


   자. 우리 모두 아라한의 경지를 향해서 수련을 해볼까요? 혹시 압니까? 시원하게 장풍을 쏘며 스트레스를 풀 그 날이 올지.


[참고]

   아라한(阿羅漢)이란.
   득도의 경지에 이른 마루치의 기운과 아라치의 기운이 서로 만날 때, 불가佛家에서 이야기하는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다. 본래 아라한은 소승불교小乘佛敎에서 모든 번뇌를 끊고 이치를 깨달아 열반의 경지에 이른 성자를 일컫는 말로 나한羅漢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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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 : 냉정과 열정 사이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츠지 히토나리
역자 : 김난주, 양억관
출판 : 소담
작성 : 2004. 8. 4.


   처음 이 책을 손에 넣은 것은 입대 후 전경으로 차출되면서 중앙경찰학교의 생활에서입니다. 그때 박경리님의 '성녀와 마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나무', 그리고 산 책이 '냉정과 열정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2주 동안의 정신 없는 생활 속에서 뇌 상권을 마지막으로 뇌 하권과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지 못하고 자대 배치를 받게 되었지요.
   자대 생활을 물어 볼 때는 그냥 살만하다고는 했지만, 역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것이 쫄병 생활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차저차 군생활이 1년 가까이 흐르고 말았군요. 그나마 내무반에서 독서하는 것이 편해진 요즘(사실은 좀 되었다) 많은 책을 읽다가 사놓고 깜박했던 '냉정과 열정 사이'를 꺼내 봅니다.

   밀라노에서 살고 있는 아오이. 그녀는 미국인 애인 - 마빈 - 과의 동거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욕조 목욕과 독서, 그리고 보석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살아가는 그녀는 친구들과의 만남 속에서 과거의 자신과 '그 - 쥰세이'를 기억해내고, '그'와의 약속을 생각해내며 하루하루를 '그'를 그리며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와의 약속의 때가 다가오는데...

   밀라노에서 기차로 3시간 거리. 피렌체에서 살고 있는 쥰세이. 그는 과거의 예술작품을 복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메미라는 이탈리아인과 일본 혼혈아 애인과 함께하는 나날. 하지만 마음 속에는 언제나 '그녀 - 아오이'가 그의 과거와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
   어느날 접하게 되는 '그녀'의 소식. 이어지는 힘든 사건 속에서 '그녀'의 기억은 그를 각성시키고, '그녀'와의 약속의 날을 기다리며 '그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와 만나게 되는데...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그리고 릴레이 식으로 연재되어 있어 파트별로 번갈아 읽어도 좋은 작품입니다. 10년이라는 부제의 벽. 그리고 희미한 약속. 처음에는 여자의 시점이로 읽어서인지 아니면 잘 알지도 못하는 밀라노의 생활 이야기 때문이니지 힘들게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충고에 따라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을까 했지만, 집어던지기 전 나름대로의 오기로 인해 마저 읽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작품에 푹 빠져들고 말았지요.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물론 정의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답이 있습니다. 마음 속의 냉정을 열정으로 덮는 사람과 마음 속의 열정을 냉정으로 표현하는 마음. 그런 만남. 부제의 시간 속의 그리움. 새로운 만남 속에서 발견하는 과거의 이루지 못한 사랑. 그리고 희미한 약속과 제회.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질문을 계속하며 이 작품을 몇 번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은 서질 않더군요.

   책을 읽은 소감. 그것은 애절함입니다. 그 이외에는... 글쎄요? 뭐라고 하긴 그렇군요.

   연애물은 그저 낯부끄러운 이야기라는 고정관념이 점점 사리지고 있습니다. 앞서 작성한 '연애 소설'의 감상문도 그렇고, 이번의 '냉정과 열정 사이'도 그렇고,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으로 유명한 '카레카노'라는 만화도 그렇고... 무엇인가 정의 하기 힘든 서로에 대한 감정. 하아. 비극적인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런 깊이 있는 사랑을 한번이라도 해봤으면 좋겠군요.

   작품의 결말이 애매합니다. 계속 연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소설. 영화에서는 이 둘의 사람이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외침은 한번쯤 눈감고 들어줘야 할 것 같군요. 비록 상처 받을지 몰라도 후회 없이 살려면 말입니다.

   오랜만에 가슴 찡한 사랑이야기를 읽은 것 같아 감동입니다.

   사랑이란 서로의 마음 속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 이것으로 이번 감상을 접습니다.


Ps. 그래도 말입니다. 경험상 짝사랑은 그리 건강에 안좋은 것 같더군요. 속쓰려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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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인숙
조너선유 지음 / 조너선유커뮤니케이션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고양이 여인숙
저자 : 유상욱
출판 : 조너선 유 커뮤니케이션
작성 : 2004. 8. 3.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이 언제였을까요? 그나마 기억에 있는 것은 2000년이 되기 전 어느 날 이라는 것이군요. 지금은 없어져버린 단골 서점에서 발견했었던 검은 표지의 소설책. 특이한 제목 - 고양이 여인숙 -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끌림이었는지 결국 몇 차례 방문 중 이 책을 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긴 그때만해도 세기말이나 초자연적인 사건들의 이야기, 괴담 같은 것을 찾아 읽었으니 그런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웃음).

   조너선 유, 본명은 유상욱. 충무로의 이단아라는 별명을 가진 영화감독입니다. 처음에는 조너선 유라는 이름 때문에 몰랐었는데, 지금은 폐쇄 되고 없는 그의 커뮤니티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자신이 쓴 피아노 맨을 영화로 찍었다는 사실과 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에서 느꼈었던 신선한 충격. 분명 그가 찍었던 영화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작품은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감히 말하는 바입니다.

   으음. 너무 서문이 길었군요. 그럼 오랜만에 다시 읽은 고양이 여인숙의 세계로 빠져들어봅니다.

   지옥의 입구에라도 들어가려는 듯한 비장한 각오의 주인공 - 건석과 개 세마리. 그것은 그의 알 수 없는 증오와 공포를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어 그의 친구 S에게 도착한 한 원고의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S는 내심 기다리던 원고라며 좋아하는 한편 사라져버린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리고 사라져버린 친구의 행적을 뒤?기 위해 그 기록을 읽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5년 전의 건석과 그와의 백년가약을 맺은 은주의 이야기. 그 둘에게 있었던 2년전까지의 즉, 3년 간의 혼수상태에서의 또다른 차원에서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깨어난 건석의 2년동안의 이야기와 함께 건석은 이 기록을 S에게 넘기고 다시금 지옥을 향해 간 것입니다.
   심장이 약해 미국에서의 수술을 기다리는 은주. 그런 그녀를 사랑해 자신도 미국행 비자를 신청하지만 실패하는 건석. 그런 둘의 안면도를 향한 여행. 하지만 시공의 틈을 통과한 그들에게 벌어지는 살육의 축제. 그리고 탈출. 하지만 건석은 자신을 사랑하는 그녀를 실수로 시공의 틈 너머에 놔두고 마는데...

   스티븐 호킹 박사의 양자우주, 블랙홀. 뉴턴의 절대적 위치, 아인슈타인의 절대적 시간. 앞서 말한 두 가지를 무시해 만들어진 쌍둥이 역설의 법칙. 인과율의 법칙과 패로독스. 그리고 평행우주에 대한 이야기. 호러물로 시작한 이야기가 자칫 SF로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대로 신빙성있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어떠한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수많은 이론들. 잃어버린 사랑과 시간을 되찾기 위한 욕심을 가지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앞에 다시금 지옥의 문은 열리고 광란과 살육의 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겨우 시공의 문이 닫히지만, 건석은 결국 복수를 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를 되찾기 위해 기록을 남기고 그 지옥 속의 그녀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조너선 유. 아직 작성하지 않은 감상문 - 소설 피아노 맨도 그렇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머리가 아플 수 있는 무수한 이론들을 나열하면서도 스피디한 전개를 자랑하는 문장력. 한 개의 답을 향해 각기 다른 해석으로 접근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말 사실감 있게 잘 표현하고 있어 그저 놀라움으로 와 닿습니다.

   반전되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보는 영화 유쥬얼서스팩트 처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작품. 결말을 알면서도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만하는 절대적 사랑이야기의 감상을 여기에서 종료하는 바입니다.

   한여름의 호러작품을 찾는, 만일 이 감상을 읽는 분들에게 이 고양이 여인숙이라는 특별한 작품을 감히 추천해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그녀를 되찾기 위해 오늘 지옥에 갈 준비가 되어있다면 말이지만요.


Ps. 유상욱 님의 다음 작품인 '소설 요한계시록'을 읽어보고 싶은데 이상하게 책이 나왔는가에 대한 정보 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출판 예정까지만 하고 책이 안나온 것인지 원. 애타는 기분으로 웹을 항해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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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메신저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서계인 옮김 / 미학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 드림 메신저Dream Messenger
저자 : 사마다 마사히코
역자 : 서계인
출판 : 미학사
작성 : 2004. 7. 30.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이번에 읽은 책은 사실 손에 들어온지 조금 된 책입니다. 입대 전에 헌책방에서 구매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것일까요? 사실 샀던 날 조금 읽다가 1차 정기 휴가를 다녀와서 다시 다 읽게된 작품입니다. 뭐 일종의 연대기나 어떤 인물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의 소설이 생각보다 읽기 힘들어 박경리님의 토지, 앤라이스님의 뱀파이어 연대기 마냥 정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게 된 작품이군요.

   작품의 제목만 봐서 또 저의 악취미가 그게 그거지 않느냐라고 잔소리를 하실지 모르겠군요. 다른 장르의 책도 많이 읽는 편인데 왜 유독 컬렉션 중에 초자연적인 내용이나 오컬트 관련 주제만 유달리 잔소리가 많은지 원(사회 통념 중에서 타부시 되는 것이기에 그런것인가?).
   뭐 하긴 저도 그런 부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이라 말은 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씀 드리고 시작하도록 하지요. 이번 작품 '드림 메신저'는 미스터리나 초자연적인 어떤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그럼 드림 메신저의 세계에 한번 빠져볼까요?

   아들을 찾아 달라는 한 노 미망인의 의뢰. 증권 어널리스트인 미모의 여인 마이코는 쿠비다케라는 전직 소설가를 통해 아미노 부인의 의뢰를 받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탐정소설인 듯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노 부인이 찾고자 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따로 나오는데요. 그의 이름은 매튜. 잊혀진 이름 - 마사오이자 노부인이 찾고자하는 아들의 이야기이지요. 그는 '모든 이들의 연인이자, 모든 이들의 친구'가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또한 어린 시절 외국에서 렌탈 차일드Rental Child의 삶을 살기도 한 주인공 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찾아나서는 이들이 알게되는 그의 과거와 자신을 찾기 위한 회상 속에서의 그의 이야기. 이 작품은 그런 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기나긴 시간의 부재. 그리고 만남을 위해 사람을 찾아다니는 한편,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으려는 주인공들.

   앞에서도 짧게 언습했지만 이 이야기는 일종의 연대기나 회고록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정체성의 소멸로 인해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이야기. 현실에 안주하기 위해 미래보다는 과거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을 위해 타인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는 한편 과거로 부터 자유로워지고자하는 이들의 이야기. 저는 이 작품을 감히 이런식으로 이해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어가면서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빠르게 진행되는 국제화. 정보통신과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국경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런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으로 인해, 그리고 자신을 유지시켜나가기 위해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거나 타인을 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 작품에서 저는 두명의 매력적인 케릭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매튜와 쿠비다케입니다.

   매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며, 미카이 나이트라는 배호령背護靈 - 일종의 수호령이나 자신의 분신체 -를 가지고 살고 있지요. 사실 매튜도 마음에 들지만 그 미카이 나이트라는 것에 더욱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혹시 모르게 붕괴될지도 모를 자신을 유지하기위해 만들어진 또하나의 인격이 아닐까요? 주인공 매튜 - 마사오의 미카이 나이트 처럼 저 또한 저 자신의 붕괴를 막기위해 그녀 - 자칭 '얼음의신'을 만든 것인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분신체 '무한오타'를... 아니면 혹시 모르게 저 자신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기분으로 만화를 그리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전직 소설가 쿠비다케. 어딘가 모르게 저와 많이 닮아 보이는 케릭터라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괴로운 기분으로 만났습니다. 자신의 소설에 잠식 당하여 결국 자기자신을 소설속의 한 일물로 치부하며 하루하루의 공허 속에서 살다가, 미쳐서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을 경매해 결국 노 부인에게 자신을 팔아버립니다. 삶에 리얼리티를 상실해버린 케릭터. 그렇기에 주변 모든 것에 거리낌 없이 즐길 줄 아는 케릭터입니다. 결국 자신을 찾긴 하지만 방황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재의 저의 모습을 보는 듯해 섬뜩한 기분이 없지 않아 있더군요.

   이 책을 읽고나서 흔히 사춘기적 고민거리라는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감상문의 처음에도 적어 둔 말.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급변하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 사는 우리들은 육체적으로는 성숙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아직 질풍 노도의 시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아 정체성의 불안정이라...

   이렇게 이번 감상을 접어 봅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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