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1 - 위험한 서막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파운데이션Foundation―시리즈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역자 : 최서래, 김옥수
출판 : 현대정보문화사
작성 : 2004. 10. 20.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SF계의 거장으로 알려진 분이 쓰신 파운데이션 시리즈. 군 입대를 하고 나서야 알게된―관심을 가져버린 분의 한 작품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입대 전 헌책방에서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SF특강'을 산 것을 시작으로 군 생활 동안 그 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 분의 책이 시중에 출판되어있다는 것을 책 출간 2년 뒤에 헌책방에서 알게 된 것입니다. SF특강이후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된 것이 파운데이션 01, 02, 03. 거기에다가 퇴마록의 저자 이우혁님의 추천까지 붙어 결국 전 열 권의 세트를 다 사게되었습니다.
   제가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사서 읽고 있다고 하니 벗들이 묻더군요.
   "화장품 관련된 SF냐?"
   하긴 처음 제가 그 책들 발견했을 때도 그렇게 오해하긴 했습니다. 그럼 파운데이션의 세계에 잠시 들어가 볼까요?


   이 책을 읽는 현재로부터 아득히 먼 미래. 은하계 곳곳으로 인류가 퍼져 살며 '은하제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세계. 더 이상의 전쟁도, 분쟁도 없이 평화로운 시대 속에서 황제는 한 수학자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 수학자의 이름은 해리 샐던. '심리역사학'이라 불려지는 일종의 수학적 인류 통계학의 논문을 발표한 수학자입니다. 이론상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황제는 그 학문에 관심을 가져 샐던을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하지만, 샐던은 실현 불가능한 이론이라며 자신의 논문에 후회를 합니다. 그리고 황제를 피해 자신의 고향별로 가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이렇게 해리 샐던과 그의 도망과장에서 만나는 기자 채터 휴민, 역사학자 도스 베나빌리와의 일종의 모험기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이런저런 사건들이 발생하며 샐던은 완성될 수 없다고 말하는 자신의 미래 통계학―역사심리학을 현실화하기로 약속하는데…….
   그로부터 500년 간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우주의 양끝에 만들어지는 제1파운데이션과 제2파운데이션. 휴민의 예언(?)대로 은하제국은 붕괴되고, 모든 이야기는 샐던 프로젝트대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제 1파운데이션의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고인 샐던의 영상 메시지. 하지만 '뮬'이라는 돌연변이는 샐던 프로젝트의 방향을 부셔버리게 되고, 그때까지만 해도 비밀시 되어왔던 제2파운데이션의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종반부에서는 골란 트래비스 의원과 역사학자 야노브 패롤렛의 인류의 기원인 잊혀진 신화의 행성―지구를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로 바뀝니다. 여행의 길에서 만나는 가이아인 블리스, 우주인 패롬 그리고 여행의 끝에서 그들을 기다린 답은…….


   SF는 광활한 우주라는 무대에서 레이저 무기가 난무하며 스타워즈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사건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거나 어떤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발생하는 사회적인 현상 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SF는 과학적 상상이라는 것이지 '공상'이나 '망상'이 아니라는 이우혁님의 주장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SF라고 하면서 상을 받은 것으로 올슨 스콧 카드의 앤더 위긴 시리즈를―여차저차 그것도 번역판은 전부 소장―읽어 본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재미있게 읽었었지만 이번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이때까지 읽고, 본 모든 SF를 저리 가라고 하는군요. 아 물론 그리 많이 접해본 것도 아니지만요.

   더욱 놀란 것은 1942년에서 1992년까지 작성된 이야기이며 현재 2004년에 이 책을 읽으며, 어떻게 보면 SF는 그 자체로 예언서 아니아니 이 작품에 나오는 심리역사학은 아닐까라며 재미있는 상상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를 읽는 것과 앞으로 다가올 사건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의 이론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준비된 대안이 현실화되면 그것은 일종의 예언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60년 전부터 쓰여진 이 작품이 아직까지 연구중이며, 실용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그 모습에…… 하앙 오랜만에 너무 행복한 기분을 느끼며 감상을 접습니다.


Ps.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로봇'시리즈도 빨리 읽어보고 싶군요. 필립 K딕의 작품도 읽어봐야 하는데 문제는…… 돈인가(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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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뱀파이어 (1disc) - 할인행사
마이클 라이머 감독, 알리야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퀸 오브 뱀파이어The Queen Of The Damned
감독 : 마이클 라이머
주연 : 스튜어트 타운젠드, 알리야, 마구에리트 모로, 폴 맥간, 벵상 뻬레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4. 10. 20.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소장하고 싶어 혈안이 되어있을 때. 그 후속작이 영화로 만들어진데다가 DVD까지 출시되어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비디오로는 먼저 봤었습니다. 그게 뱀파이어 연대기인줄도 모르고 말이죠. 마침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도 다 읽고, 겨우 구한 그 뒤의 2부―뱀파이어 레스타를 읽고 있던 참이라 거의 충동적으로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고 음반 매장에 재미있게 봤었던 작품이 싼값에 팔고 있었기도 했지만요.

   그럼 영화로 만들어진 뱀파이어 연대기 그 두 번째 작품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볼까요?


   오랜 기간의 잠에서 깨어나는 뱀파이어 레스타. 그는 자신의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묘한 쾌감마저 느끼며 석관을 열고 세상에 나옵니다. 그리고 바이올린을 하나 달랑 들고서 헛소리를 지껄이며 자신을 집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간과의 조우. 레스타는 자신의 집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밴드를 자신의 그룹으로 만들어 뱀파이어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합니다.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동반하는 그의 노래는 인간들을 흥분시키며, 뱀파이어들을 도발합니다. 한편 학술단체이자 역사 속 어둠의 존재들을 관찰하는 탈라마스카. 제시는 레스타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무엇'을 감지, 레스타를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제시는 레스타의 일기를 통해 레스타의 과거를 하나 둘씩 알게되며 탈라마스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접촉을 시도하려하는데…….
   한편 레스타의 과거 속에 등장하는 석화 된 모든 뱀파이어의 어머니 '아카샤'가 레스타의 노래 소리에 그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한번에 하려고 해서인지 아니면 완전히는 아니지만 원작을 알고 있기에 느낄 수 있는 허전함 때문일까요? 영화 자체로도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무엇인지 모를 아쉬움이 많은 작품입니다. 분명 전편보다도 더욱 안정된 화면과 속도감, 연출을 보이긴 하지만 뱀파이어의 영생에 관련된 고뇌의 표현은 전편보다도 약한 것만 같은 작품.

   이 영화는 책 네 권―뱀파이어 레스타×2, 저주받은 자들의 여왕×2―즉 뱀파이어 연대기 2부와 3부가 하나로 묶인 작품입니다. 아쉽게 2부 2권 째에서 독서가 멈추었기 때문에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처럼 입체적으로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읽었던 부분의 영상화 부분에서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레스타의 탄생과정과 마리우스와의 관계, 그리고 전편에서의 루이스의 뒷 이야기, 탈라마스카라는 학술단체의 이야기, 레스타와 그의 바이올린의 과거는 적지 않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읽기 못한 부분을 빨리 읽고 싶은 기분이 저를 심각한 갈증에 시달리게 만듭니다.

   전편에 대해서 기대치 이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 전편이 영생과 인간성에 대해서 고민하던 소심한 뱀파이어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아시는 분은 아시듯이 악마적인 캐릭터 레스타의 현대적 부활의 내용입니다. 형식의 틀을 거부하며 숨어있기를 거부하는 뱀파이어. 뱀파이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덕분에 은폐의 삶을 영위하던 수많은 뱀파이어의 표적이 됩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나타난 아카샤는 레스타를 납치(?)해서 또 다른 왕으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번 이야기는 영원한 반려자를 찾기 위한 레스타의 꿈이 이뤄지기도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원작은 어떤 결말을 말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는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마그누스라는 연금술사가 레스타를 만드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레스타의 방황기에 만나게 되는 마리우스가 레스타를 만든다는 이야기에서 엄청 충격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석화 되어 있는 여왕과 왕의 모습입니다. 소설에서는 대리석 같이 흰색으로 굳어있다고 되어있어서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되었는데 레스타의 연주에 ―물론 부분적이지만―석상이 움직이는 장면이 정말 아아아…….

   어엇 이대로 감상문을 쓰다가 또 많은 것을 말해버릴 것만 같군요.

   짧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직 접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 감상을 여기서 접습니다.

   그 뒤의 연대기는 영화로 만들지 궁금해지는군요. 아카샤 역을 맡았던 알리야라는 가수가 비행기 사고로 운명했다는 것에 애도를 표할뿐입니다. 또 한국에는 5부까지만 책이 나오고 더 이상 나오고 있질 않은데…… 그 뒷이야기들도 번역을 해서 한국에 소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Ps. 이 감상문을 작성중일 때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9권 째 돌파 중이었고, 지금은 다 읽어버렸습니다. 아아아 파운데이션 감상문 작성해지∼ 아 이 기록들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 언제나 발전과 행운 있으시길 바랍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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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dts] - 무삭제, [할인행사]
닐 조단 감독, 톰 크루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
감독 : 닐조단
주연 : 브래드피트, 톰크루즈, 크리스찬슬레이터, 키어스틴던스트, 안토니오반데라스, 탠디뉴튼, 스티븐리
등급 : 18세 이상
작성 : 2004. 10. 17.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작품 혹시 있으십니까? 분명 보고자 한다면 불 수도 있을 그런 작품들 말입니다. 이번에 기록하고자하는 작품의 감상은 저에게 있어서 분명 볼 수 있을법한데 최근에야 겨우 '전부' 볼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TV에서 하면 한참보고 있다가도 부모님이 뭐 그런 이상한 걸 보시냐며 채널 돌리시고, 비디오 대여점 가면 겨우 하나 남은 거 누가 빌려간 상태거나 유실 상태. 다운 받아볼까 싶어서 뒤져보면 심하게는 자막까지 구하기 힘들었던 영화. 군 생활 중 외박 때 집에 가서 1주일동안 겨우 다운받아 봤던 그 영화가 글쎄 그 후속작―퀸 오브 뱀파이어 보다 더 늦게 DVD로 출시가 된 것입니다.
   앤 라이스님의 뱀파이어 연대기가 원작인 영화. 그 중 1부에 해당하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운명의 장난인양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없었던 그 작품을 드디어 DVD로 보게되고 그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인터뷰 현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검은 밤의 도시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수많은 불빛들. 인류가 모방한 또 하나의 전체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 방에서 라디오 방송 작가 다니엘과 뱀파이어 루이스와의 인터뷰가 시작됩니다.
   뱀파이어의 잘못된 사실 등을 이야기하며 인터뷰의 녹음이 시작되고 루이스는 자신의 과거를 하나 둘씩 말하기 시작합니다.
   출산 중이던 아내가 아기와 함께 죽어, 죽고싶어하는 삶을 영위하던 루이스. 그런 인간 루이스 앞에 뱀파이어 레스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루이스는 레스타에 의해 뱀파이어가 되는데…….
   흔히 거짓된 영생이라고들 말해지는 영원한 젊음의 뱀파이어의 삶. 하지만 하루하루 신선한 피를 마시며 살아가야만 하는 루이스는 인간적 고뇌에 괴로워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점점 화를 내는 레스타. 루이스는 결국 레스타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을 하게 되고, 레스타는 그런 루이스를 떠나지 못하게 하려고 루이스가 실.수.로.먹.다.가.만. 어린 소녀 클라우디아를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립니다.
   한편 클라우디아는 영생의 이름 앞에서 자라지 않는―성인의 육체가 되지 못하는, 영원한 어린 모습에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하루하루 레스타와 싸우기만 하다가 결국 레스타를 살해하기로 하고, 루이스는 그런 클라우디아를 지키기 위해 레스타 살해를 돕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되살아 돌아오는 레스타를 피해, 그리고 자신들의 존재의 비밀을 알기 귀해 그들은 파리로 떠나게 됩니다.


   음. 이미 아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줄거리는 여기서 접겠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책으로 먼저 접했습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 레스타, 저주받은 자들의 여왕, 육체의 도둑, 악마 멤노크까지 한국에 소개된 5부를 모으면서 일단 1부만 먼저 다 읽게 된 것이지요.

   원작을 알고 그 후에 재구성된 영화를 보게 되면 실망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꾀 인상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칫 지겨울 수도 있을 방대한 분량의 자서전적 기록 소설은 몇 가지 장면에 대해서 이해의 한계를 두기도 하는데, 그것을 영상적 표현으로 뱀파이어와 인터뷰를 좀더 다양한 각도로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분명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영화로 만들다보니 원작과 영화의 내용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인터뷰의 시작 부분에서의 내용도 조금 다르고, 전개 과정에 이은 마지막 부분도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과정 자체는 원작보다 영화가 더 적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앤 라이스님의 명성만을 듣고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그 지루함과 난해함에 책을 집어던지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아 물론 다 읽었을 때의 그 감동은…… 나중에 소설을 읽은 감상문에서 하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그것은 영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적 마음의 고통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클라우디아는 자신의 젊음에 혐오를 느낍니다. 늙지 않는다는 것에 어떤 이들은 행복함을 생각할지도 몰라도 클라우디아는 갈등하며 심지어 히스테리까지보입니다. 루이스는 인간성과 비인간성에 대한 환멸을, 앞의 두 뱀파이어를 만든 레스타는 영원히 함께 할 벗―가족을 갈망합니다.
   젊음, 영생, 근원과 자신의 존재성을 확인하기 위한 인간적 고뇌와 함께 하는 뱀피아어들의 이야기.

   하아 그에 반해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인 저는…… 오늘도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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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날
에르베 바쟁 / 시공사 / 1996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아홉 번째 날Le neuvieme jour
저자 : 에르베 바쟁
역자 : 김현아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9. 20.


   하느님은 육일만에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 번째 날에는 쉬셨으며,
   여덟 번째 날에는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추방하셨다.
   아홉 번째 날을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
   우리는 지금 창조주의 자리에 앉아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아홉 번째 날 책 표지 中


   9, 10월 외박 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혹시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헌책방에 갔었습니다. 하지만 01, 02. 03을 앞서 운 좋게 헌책방에서 구할 수 있었을 뿐, 그 이후의 것은 2시간을 뒤지고 있어도 나오질 않더군요. 그러던 도중 '아홉 번째 날'이라는 하드커버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홉이라. 아홉이라 하니 다이어리 한구석에 작게 메모했던 것이 있어 여기에 적어봅니다.
   「세상에는 숫자數字를 무서워하는 습관이 있어 우리 조선에서는 석 삼三자와 아홉 구九자를 몹시 무서워한다. 석 삼 자는 귀신이 붙은 자라 해서 몹시 꺼려하며 아홉 구 자, 즉 셋을 세 번 곱한 자는 그 석 삼 자를 곱한 자로 더 무서워한다. ― 나도향 꿈」
   이런 식으로 아홉이라는 것이 머리 속에 있다보니 그만 충동적으로 책을 사버리게 되었군요. 그럼 '아홉 번째 날'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친 안색. 야윈 모습의 40대의 남자. 에릭이라 불린 남자가 유서가 담긴 봉투를 공증인에게 넘기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듯 전개되는 내용. 에릭―알롬 박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바이러스와 그것의 백신에 대해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어느 날 세상을 발칵 뒤집는 바이러스가 출연하게되고 그는 갑자기 명성을 얻기 시작합니다. 그 바이러스의 이름은 슈퍼인플루엔자.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달리 전염속도가 빠르며 살상률이 높으며, 종례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는 치료 불가능. 하지만 에릭은 그 바이러스를 오랜 기간 대비해 왔기에 누구보다도 그 백신을 먼저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완벽한 백신이 만들어지기 이전까지 많은 사상자의 발생으로 그는 명성과 동시에 광적으로 변하는 사람들로 인해 언제나 마음이 아픕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몸에 백신과 바이러스를 실험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완벽한 백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알게 됩니다. 실종된 파트너를 찾던 도중 알게된 사실. 그것으로 그는 고뇌에 휩싸이게 됩니다. 또한 그는 시한부 인생의 판정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우려하던 걱정이 현실화됩니다 그 악몽을 대비해 연구를 해왔고, 그렇기에 그는 악몽에 정면대결을 펼칩니다.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마침내 그는 승리합니다. 하지만 악몽의 시작의 진실을 알게되고 자신 또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마치 인과응보라도 되는 양…….


   조용하게―그렇다고 평범하게만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살고 있던 사람이 특수한 경우 속에서 마법사 또는 신이 되어버린 이야기. 명성. 어떤 이들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명성의 무서움에 치를 떱니다. 극과 극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듯, 그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과 관심에 무서움을 느끼게 되지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전까지 메디컬 소설이나 SF소설에서 생각하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인류는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각종질병은 백신을, 노동은 기계를, 그 밖의 인류를 위한 수많은 문명들. 하지만 그런 막연히 안일하게된 편안함이 더욱더 큰 시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에는 우연은 없다고들 합니다. 우연의 모습을 빌린 필연만이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저도 그 말을 좋아합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우연적으로 자신이 개발하던 백신의 바이러스와 맞대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경악하게 되지요.

   완벽해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완벽하지 못한 부주의로 불러들인 재앙. 예방하기 위한 계획이 앞서 현실로 등장.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라는 논리를 떠올리는 상황의 연출. 하핫. 제 감상문을 읽는 여러분께 묻습니다. 혹시 인생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으십니까? 미래를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주위의 모든 어떤 현상들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내시지는 않습니까? 마치 이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 믿으면서 살고 있듯이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어느 한순간 당연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저는 그 순간이 너무 무섭습니다. 모든 것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치 맙시다. 하늘이 무너질까 밖에 못 나가는 것과 구더기 무서워 당 못 담그는 일은 너무 오버된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삶에 만일의 경우는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완벽'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읽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만의 모습으로 신이 되려는 인간들.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신화가 현실화되질 않기를 기원하며, 자전적 소설의 감상을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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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인트 : 디지팩 한정판
공수창 감독, 감우성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알 포인트R-Point
감독 : 공수창
주연 : 감우성, 손병호, 오태경, 박원상
등급 : 15세 이상
작성 : 2004. 9. 20.


   그들은 귀신과 싸웠다!!


   9월초. 외박을 겸해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갔었습니다. 통신 대화명은 산호초. 본명이 밝혀지는 것을 싫어해 기록은 하지 않겠습니다. 통신망에서의 느낌은 고등학생이었는데, 막상 만나기 몇 일 전 대학교 04학번임을 알고 엄청 미안한 마음에 결국 주위에서 가지 말라던 울산행을 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날 보게 됩니다. 몇 안되게 영화 소개나 광고를 거의 못 봤던,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공포 영화 알 포인트를!!


   이 감상을 기록하는 도중에도 들리는 듯 합니다.

   "하늘소…(치칙) 하늘소…(치칙) 우리를… 우리를 버리지 마라(치칙) 하늘소!!(치칙)"

   쇳소리라고 말하는 다 갈라지는 목소리의 무전음. 애타게 하늘소―본부를 찾는 무전병의 목소리. 하지만 이것은 이미 죽은 자의 목소리이니 저는 다시금 죽은 자의 도움 요청에 알 포인트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 봅니다.


   시대는 멀지 않은 과거―1972년. 한국군이 베트남으로 지원 병력을 파병하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R-point(로미오 포인트)로 지원 나갔던 대원들이 실종되고, 본부를 향한 무전이 포착. 살려달라고, 도와달라는 무전에 본부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비밀리에 9명을 모집, 알 포인트로 보냅니다.
   배를 타고 도착한 육지. 알 포인트로 향하던 그들에게 날아오는 총알 소나기. 맞대응 하지만 보이지 않는 타깃으로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하지만 침착 냉정한 최 중위는 타깃을 제거. 그들은 알 포인트로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릅니다. 아니 저도 확신치 못합니다. 그것 자체가 죽은 자가 이 구역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을지도 모를 행위였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손에 피를 묻힌 자 돌아갈 수 없다」

   알 포인트 입구에 있는 비석. 그 최종 경고를 무시한 체 알 포인트로 들어서는 그들. 그런 그들은 의문을 사건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계속되는 실종자의 수색.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첫 번째 시체―죽음. 하지만 본부는 그들에게 오히려 그 시체는 실종자라고, 그리고 10명이 떠난 것이 아니라 9명이 떠난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혼란에 빠지는 대원들 그들은 이 괴 사건을 애써 무시하며 실종자의 수색을 계속하는데…….


   산 자와 죽은 자를 구별할 수 없었다!!


   더 이상의 영화 내용은 이야기하지 안겠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한번 보지 않고는 감독의 감쪽같은 눈속임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니까요.


   방금 전까지 그들과 대화했었던 존재들. 눈앞을 앞서 걷는 자들. 무전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목소리들. 앞서 읽고 감상 감상문을 작성했던 유상욱님의 '고양이 여인숙'을 영화로 체험한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 시공에 틈에 빠져 이미 죽은 자들과 공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결국 혼자 살아남아 본부로 돌아오는 한 사람. 하지만 불구가 된 그는 제대로 살아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영화 전체의 내용과도 약간 다른 내용인데…….
   과연 무엇이 사실이며, 무엇이 환상인가?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영화의 종반부입니다. 대원들은 고립감과 비현실적인 공포로 인해 미쳐버리고,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까지 가고, 결국 한 명이 수류탄을 터뜨리게 되는데……. 순간 정말 놀랐습니다. 공기의 충격음. 순간 먹먹해지는 고막의 사운드. 자신의 목소리마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상황을 정말 잘 잡았다고 감히 말하는 바입니다.
   입대 후 처음 사격을 한 후에 느꼈었던, 마치 차원에서 분리되어 버린 듯 했던 소리의 현상. 그 사운드를 영화에서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다시 만나버린 것입니다. 익히 다른 영화에서도 도입되었던 기법이지만, 알 포인트의 그 장면만큼 사실적이진 않았었거든요.


   한국판 버뮤다의 삼각지대 같은 이야기. 시공의 틈에 빠져 죽은 자와 조우했던 그들. 상상을 초월하는 계속되는 공포의 반전 속에 있는 당신은 산 자 입니까? 아니면 죽은 자 입니까?


   그리 많이 접한 것은 아니지만 벌써 볼만한, 아니 소장가치를 느끼는 한국 공포영화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거울 속으로, 하얀 방(약간 고려 중, 케스팅도 마음에 안 들고 이야기의 흐름이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이번의 알 포인트 군요. 장화홍련이나 령, 사인용 식탁, 페이스 등은 별로 마음에 안 들었지만 앞서 말한 네 작품은 소장하고 싶습니다. 시대의 흐름 앞에서 점점 발전해나가는 한국 공포영화. 이제 해외 영화보다 한국 영화에도 관심을 좀 가져봐야겠습니다.


   음…… 군 생활의 특성상 무전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언젠가 죽은 자의 메시지―전자음성 현상EVP-electronic voice phenomenon를 듣게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늘소...(치칙) 하늘소...(치칙) 우리를... 우리를 버리지 마라(치칙) 하늘소!!(치칙)"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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