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책 DIGEST

6월 넷째 주, 책이라는 풍경 속에 내 마음을 마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주 동안 책을 읽으면서 시간, 기억 그리고 자아 회복에 대해 사유할 수 있었습니다.

한 주 동안 감각의 깊이에서 시작해 삶의 방향에 대한 재인식, 일상의 용기를 담은 문장들 속까지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 주에 추천하는 책은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어떤 의미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책들입니다.





■ 이번 주 〈간밤에 읽은 책〉 돌아보기


월요일 |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 슈테판 셰퍼

삶의 방향이 흔들릴 때 필요한 건 아마도 모험이자 다시 질문하기인 듯합니다.

정석적인 인생 궤도를 벗어나려는 순간, 그는 여정을 떠나 작은 일탈 속에 숨겨진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합니다.

당신은 주어진 남은 계절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08180138



화요일 | 『불멸의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생명을 관통하는 유전자 이야기, 그 중심에는 이기적으로 생존하고 확장하려는 힘이 있었습니다.

진화 생물학의 기본 논리를 이해하는 동시에 인간의 협력과 윤리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시선을 넓힐 수 있는 과학책입니다.

꼭 「이기적 유전자」와 함께 읽어보세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09368727



수요일 | 『Sophie 할매 방랑 일기』 – 남경희

여행을 통해 가장 예기치 않은 순간에 삶의 길이 열리기도 합니다.

마음을 다시 세우기 위한 방랑이 기록된 이 일기는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면서도 크나큰 용기를 안겨줍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10668053



목요일 | 『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 슈테파니 슈탈

당신의 걸음이 조금 느려 보여도 그 역시 당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힘입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속도를 믿으며 걷기를 제안하는 문장이 새벽을 채웠습니다.

자존과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게 해주는 따뜻한 자기확신의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12837672



금요일 | 『와인 너머, 더 깊은』 – 마숙현

포도주의 풍경은 결국 우리 안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한 잔의 와인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이 우리 안의 정서를 어떻게 깨우는지, 저자는 감각과 기억 사이의 잔잔한 연대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 우리는 그 이기적 흐름을 인식하고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저자는 유전자가 생명의 진화와 행동을 설명하는 중심 단위임을 밝히며 생명체가 유전자의 복제를 위한 운반체라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기적 유전자의 관점이 오히려 협력, 이타성, 친족애와 같은 복잡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 본성과 생명의 진화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이르게 되는 깊이 있는 과학서로,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10324630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깃발』 –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맑고 곧은 이상을 향한 외침 속 애수 그리고 흔들리는 마음을 시인은 맑은 언어로 노래합니다.

한 줄의 시가, 우리 안에 표류하는 감정들을 깨우는 순간들을 안겨주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10687259




이번 주, 당신의 마음을 붙잡은 문장은 무엇이었나요?

책은 언제나 삶의 곁에 머물며 말을 겁니다.

다음 주에도, 한 줄의 문장이 따뜻한 하루의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독서 여정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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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너머, 더 깊은

저자 마숙현

사무사책방

2021-03-22

인문학 > 인문 에세이

요리 > 술




포도주의 풍경은 결국 우리 안의 풍경이기도 하다.




■ 책 속 밑줄


DICHTERTRAUM Mosel Riesling Sekt Brut

지나가는 길손이여, 여기서부터는 자유다.


대문호이자 정치가인 괴테는 프랑스혁명 격동기에 바이마르 공국의 일원으로 프랑스에 종군했었습니다.

프랑스 군대는 유럽 모든 귀족이 이끈 연합 군주정 군대와 맞서 승리했고 이는 유럽 귀족계급의 몰락을 재촉하게 되었는데, 이 때 괴테가 선언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 이곳에서 세계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괴테의 이야기를 시인의 꿈(Dichtertraum)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와인 에티켓에 담았는데, 균형잡힌 당도와 산도가 와인에서 그대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 끌림의 이유


와인은 단순히 취향의 기호가 아니라 감각과 기억의 기록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관점이 인상 깊습니다.

맛의 물리적인 순간을 넘어 와인이 건네는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사람의 마음을 마주할 수 있는 글이라 끌렸습니다.

술잔을 기울일 때마다 열리는 풍경 속에는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 공감의 깊음이 숨어 있습니다.



■ 간밤의 단상


이 책도 책장 정리하다 꺼내놓았던 책 중 하나입니다.

새벽녘, 조용한 부엌에 불을 켜곤 책을 폈습니다.

몸이 아프고 나서부턴 주류를 입에 대지 못하고 있지만, 문장 하나씩 차곡차곡 쌓일수록 마치 잔에 향이 퍼지듯 제 안의 담겨있던 와인의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한 잔의 와인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은 결국 내 안의 시간과 닿아 있다."

와인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천천히 음미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와인은 기억의 촉매제이자 우리들의 시간을 재정립하는 매개이기도 합니다.



■ 건넴의 대상


와인을 통해 이야기로 연결되는 경험을 좋아하는 분

감정과 기억의 조각을 글로 담아내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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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저자 슈테파니 슈탈

갈매나무

2021-09-30

원제 : Leben kann auch einfach sein

자기계발 > 인간관계 > 교양심리학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너는 그걸 잘 모르지만.




■ 책 속 밑줄


자존감이 약한 사람의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바깥 세계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든 자신이 영향력을 별로 행사할 수 없을 거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이것을 가리켜 심리학에서는 '내적 통제 신념이 낮다'고 말한다.



자기불안이 있는 사람은 자기인식이 번번이 왜곡된다. 정말 사랑받을 수 있을까 하는 깊은 불안과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적어도 완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성향 때문에 스스로를 상처받기 쉬운 존재로 여긴다. 그래서 대개 자신에게 있는 문제를 곱씹고 남들이 보인 반응이 어땠는지 골똘히 떠올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남들의 요청을 일일이 들어주려고 애를 쓰며, 사정이 허락하는 한 '완벽하게'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변화하기로 결심했다면, 인내심을 갖고 자신을 이해하며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자존감은 모든 심리의 진원지다.

불안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안 그런 척하면서, 스스로와 타인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해하는 것, 잘못된 방식으로 불안에서 탈피하려는 것이 나쁘다. 두려워서 아예 시도조차 안 하는 게 나쁘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실패나 패배 경험을 확대해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남들 일이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 내 일이 되면 혹독하게 비난한다. 당신도 그런 일을 자주 겪는다면, 이제부터 어린 시절과 그간의 경험을 당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이미지 안에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친한 친구를 이해하듯 그런 자신을 최대한 이해해주고 감싸주길 바란다.



자기 안에 보상 체계를 잘 구성해놓은 사람은 어떻게든 방향 전환을 해낸다. 이들은 고통스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격렬한 갈망을 품는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면 자신이 가진 극복 전략과 실력을 일일이 복기해서라도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명심할 것은 당신의 욕구와 바람을 항상 우선순위에 두라는 것이다. 당신은 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한 경험이나 인상적인 체험담이 있다면 그때 느낀 기쁨을 다시 마음속에 떠올리고 그것이 생생히 흘러넘치게 놔두자. 이 감정에 몸과 마음을 내맡겨보자.



■ 끌림의 이유


우리는 자주 시험 점수, 성과, 타인의 평가로 성장과 가치를 판단하곤 하는데 저자는 지금 이 순간의 나도 잘하고 있다는 감각을 삶의 중심에 두라고 권합니다.

세상의 잣대보다 내 마음의 속도에 먼저 귀 기울이게 하죠.

작고 흔들리는 질문에도 진심 어린 답을 받을 수 있어 스스로를 자주 의심하거나 하루하루가 벅차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조용한 격려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또한, 자기 확신과 수용의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풀어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불안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완벽해야 한다 는 압박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주기까지 합니다.



■ 간밤의 단상


'지금 이대로의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여러분들도 그러신가요?

삶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타인의 기준에 맞춰 나 자신을 재단하는 수많은 순간들이 닥쳐옵니다.

그럴 때면 이 말을 조용히 속삭여보세요.

'나의 걸음이 조금 느려 보여도, 멈춘 것처럼 보여도 이것 또한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힘이다.'라고요.

우리는 대개 타인에게는 관대함을 베풀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으로 재곤 합니다.

즉, 자신을 향한 다정한 마음을 잊고 있죠.


늘 부족함을 먼저 세고 잘하고 있는 부분엔 인색했는데 이 책을 읽을 때면 그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오랜만에 큰 숨을 들이마셔주곤 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제게 말합니다.

오늘의 나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주자!

책에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본 적 있느냐고.

결국 우리가 내뱉는 말이 가장 큰 기준이 되기에, 이제는 그 기준을 나 자신에게도 허락해주어야 합니다.

삶의 속도를 나만의 호흡으로 다시 정리할 때라고 말이지요.

삶이라는 길 위에서 당신이 헤맨 순간들은 결코 실수가 아닙니다.

그 모든 걸음이 당신의 무늬를 만드는 한 조각입니다.



■ 건넴의 대상


나 자신을 의심하며 자주 흔들리는 분

하루가 버겁게 느껴지지만 스스로를 붙잡고 싶은 분

따뜻한 시선과 위로가 필요한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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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할매 방랑 일기

저자 남경희

지식과감성#

2025-06-02

에세이 > 한국에세이




걸음마다 기억이 새로 피어나고, 그 길 위엔 여전히 내가 남아 있다.




■ 책 속 밑줄


한 세대도 아니고 두 세대나 지나간, 나이가 심란하다.

지난해 12월 말에 런던행 비행기표를 덜컥 예매했다.



암이 새로 전이되었다고 하면 영국 갔다 와서 치료를 시작할 것이고, 문제없다 하면 룰루랄라 다녀올 요량으로 4월 6일 출발하는 비행 편으로 무작정 예매부터 해 버렸다.

울다가 죽기에는 남은 생이 길지 않으니 이판사판이다.



새벽이다.

어제저녁,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고, 어마어마한 숫자의 입국자들 때문에 무려 두 시간을 입국 심사장에서 기다리고, 우여곡절 끝에 Heathrow express를 타고 패딩턴역에 도착했다.



25년을 워킹맘으로 살면서 스트레스와 노동이 너무 힘들어 거의 죽을 것 같았다. 그때 마침 명예퇴직 공고가 떴길래, 남편과 상의하고 이틀 만에 결정하여 다음 해 2월부터 집에 있었다. 삶에 지치니 친구들의 만류와 학생들, 동료 교사들의 안타까운 표정들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 끌림의 이유


일상을 떠나 홀로 떠난 여행은 그 자체가 모험이면서 관찰이기도 합니다.

Sophie 할매는 젊은 시절 꿈꿨던 모험을 이제야 걷기 시작합니다.

읽다보면 여행의 감각과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 간밤의 단상


삶의 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이제는 진짜 나로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Sophie 할매 방랑 일기』에는 영국 어학연수와 파리 석 달 살기라는 낯선 여정이 담겨 있지만 그보다 더 낯선 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25년간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는 결국 너무 지쳐버렸고 어느 날 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생 제2막은, 오로지 해야 할 일만 하며 살아온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응원처럼 보였습니다.

저 역시 문득 생각했습니다.

과연 나는 이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나이도, 상황도, 여건도 완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 후반부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외국으로 떠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버티던 틀에서 나오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의 여정은 말해줍니다.

삶은 언제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의 결심, 한 장의 비행기 티켓 그리고 내가 나로 살고 싶다는 조용한 선언일지도 모릅니다.



■ 건넴의 대상


평소 늘 그곳에서만 살아왔다는 느낌이 드는 분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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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지 않아도 풍요로운 순간들




요즘 들어 무언가를 꼭 채우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어떤 날은 할 말이 없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좋고,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조용한 하루가 고맙고,

비워진 냉장고 속에서도 남은 재료로 소박하게 한 끼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게 진짜 풍요가 아닐까?'


예전에는 채워야만 안심이 됐습니다.

시간표를 꽉 채워야 부지런한 것 같았고,

냉장고를 가득 채워야 잘 사는 기분이었고,

옷장에 옷이 많을수록 선택의 여지가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하나 둘 비워나가고 나서야 알게 된 게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실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었단 걸요.

가득 채운 물건보다 제자리를 찾은 여백이 더 아름답다는 걸요.


오늘 아침, 창문을 열었을 뿐인데 바람이 다녀갔습니다.

햇살이 벽을 따라 길게 퍼졌고 그 길을 따라 잡초들이 무성하게 피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채우지 않았지만 모든 게 이미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나만 잠시 멈춰 선 느낌.

하지만 그 멈춤이 어쩌면 진짜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용히 흐르는 시간, 정리된 공간 그리고 텅 빈 것 같지만 충분히 나를 채우는 어떤 순간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얻으려고 애쓰지만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숨소리, 햇살, 바람, 고요함.

그것들만으로도 하루가 꽉 찼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건, 내 안에 풍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있는 것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아주 조용히 다가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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