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지향성

저자 존 R. 마일스

오픈도어북스

2025-02-14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에 따르면 위대한 기업은 거의 없으며, 진정으로 영감을 주는 리더는 더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편 캐롤 드웩은 《마인드셋》으로 많은 사람이 고정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탐구하였다. 그런가 하면 케이티 밀크먼의 《슈퍼해빗》에서는 행동 변화를 위해 평생의 목표를 지향하는 삶에 수반되는 계획적인 노력보다 현실에 안주하기가 더 쉽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왜 현실에 안주하기를 택할까? 이에 주변에서 지금으로도 "충분히 좋다."라고 말하며 만족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실제로 이처럼 평범한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다수 사람은 다음과 같은 인생의 길을 걷는다.


| 출생 - 초등학교 졸업 - 중학교 졸업 - 고등학교 졸업 - 대학 또는 직업학교 입학 - 안정적인 직장 구하기 - 내 집 마련 - 가정 이루기 - 주택 담보 대출 상환 - 은퇴 - 사망 |


이상의 인생 여정은 삶에서 이루는 것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기는 하다. …… 즉 꿈을 추구하지 않는 삶이란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르게 행동하는 힘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이를 발굴하고 활용하여 목적의식과 기쁨, 의미 있는 영향력으로 가득한 삶으로 바꿀 수 있다.



재창조의 과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커다란 위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진정한 열망을 추구하더라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위는 물론이고 커리어와 재정 능력까지 위협받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현재 하는 일에서 마음이 이미 떠난 상태라면, 성장을 좇는다는 생각은 곧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가슴을 뛰게 하는 짜릿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려 한다. 마치 지난 장에서 다음 장으로 넘기듯 사건이 변화하는 순간을 구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재창조의 순간에 우리는 독특한 동기에 이끌려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일 기회를 얻는다.



영향력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모기와 같이 종종 잠재의식에 숨어 우리의 행동을 은밀하게 조종한다. 그러나 그 존재감은 전혀 사소하지 않다. 영향력이란 단순한 순응이나 모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주로 떠나는 용감한 이들의 여정은 곧 목숨을 건 모험에 발을 내딛는 것과도 같다. 어쩌면 우주로 발사되는 순간에는 공포감과 함께 짜릿한 흥분감을 느끼겠지만, 궤도에 진입한 뒤에는 수많은 우주 비행사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러한 경외감은 지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를 ‘조망 효과(overview effect)’라고 한다.



원대한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자기가 설정해 놓은 목표에 압도되기 쉽다. 수많은 이에게 앞길이 막막해 보이는 이유는 현재에 집중하지 않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목표와 열망에 맞는 기회를 취사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탁월함을 성취할 다른 일에 ‘예’라고 말하는 셈이다. 과중한 부담을 떠안고 탈진해 그저 그런 결과만 내는 것은 꿈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자신의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특별히 해당하는 유형은 자기 인식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혼자 있을 때는 어떠한 가면도 쓰지 않은 자신의 민낯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각을 나눌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



오늘날처럼 상호 연결된 세상에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는 영향력 있는 리더로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 물론 과거의 리더십은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 세부적으로 감독하는 능력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빠른 변화로 연결성을 중요시하는 요즘은 환경을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개별 요소를 일일이 관리하는 대신 집단 전체를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진 리더십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모든 요소를 사사건건 통제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해 발전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그동안 자기 잘못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 상사나 동료, 또는 과도한 양의 일을 떠안고 있다가 결국 최악의 상황에 책임을 회피하는 동료를 겪어 왔다. 누구나 한 번쯤 그 사례를 직접 목격했을 것이다. 그러한 유형의 사람은 자신이 보여 주고자 하는 이미지를 깨뜨리는 것을 실패와 다름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통제권을 내려놓지 못한다.



삶에 몰입하지 못한 채 지향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그저 습관적으로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것에 반응하며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즉흥적 몰입(spontaneous engagement)이다. 이는 한마디로 일어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자동 반복 루프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전반적인 포부에 점차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는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고, 두 번째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창조하고 새로운 행동에 나서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이에 야망과 행동, 열망의 연금술이 당신을 보다 지향적이고 충만한 삶으로 이끌 것이다.



성공에 대한 추구는 끝없는 인정 욕구와 얽히며, 자기애는 외부의 성취라는 기반 위에 불안정하게 자리 잡는다. 그러나 자기애와 성공에 대한 거래적인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는 우리를 진정한 성취와 자기 수용에서 멀어지게 하는 잘못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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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부수기 -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실행력 수업
에번 카마이클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맵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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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부수기

저자 에번 카마이클

와이즈맵

2025-01-15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 망설이지도, 멈추지도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하라

- 실행하는 용기가 삶을 변화시킨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곤 합니다.

그런데 간혹 계획만 세우고선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이러한 패턴이 잠깐이면 괜찮지만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매일매일 계획만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않아, 소위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될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머릿속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침대 부수기』는 실행의 힘을 다루고 있으며,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즉,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은 완벽함보다는 움직임을, 계획보다는 실천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요.




아침마다 되새기는 7가지 다짐



생각날 때마다 수없이 되뇌는 문장이 하나 있다.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네게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믿어.


이 문장을 주문처럼 되뇌면 머릿속에 떠오른 놀라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용기가 생긴다. 처음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별로인 것 같다면 눈을 감고 이 주문을 읊어보자.



장담하건대, 두려움 하나 없이 자신감 넘치는 '주인공'의 모습과 마음가짐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1년 후 당신의 삶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당신은 무섭고 어렵고 힘든 일에 도전하며 주인공답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두려워", "어려워", "힘들어". 이 말들은 대담하게 전진할 때가 왔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내가 이 말을 입 밖에 내거나, 문자로 보내거나, 글로 쓰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한다면 두렵고 어렵고 힘든 그 일을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 ‘전진 신호’를 실행력 삼아 행동에 나선다. 왜 이런 신호를 만들었을까? 나는 두렵고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해내는 사람이란 걸 나 자신에게 가르치고 싶어서다. 내가 삶에서 바라는 것들은 모두 공포와 고난, 역경 건너편에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일을 이루는 사람은 '방법'이 아니라 '이유'에 집중한다. '방법'은 실행력을 죽이는 범인이다. 어떤 일을 해낼 방법에 너무 집중하면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역시 우리를 주저앉히는 감정이다!

'방법'이 아니라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초점을 맞출 때 기꺼이 하려는 의욕이 생긴다. 그 이유를 위해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게 된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대목에서 니체가 한 말이 떠오른다. "살아갈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살든지 견딜 수 있다."



하루의 시작은 곧 우리의 방향을 결정짓습는다.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과 다짐이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좌우하죠.

만약 변화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바로 내 마음가짐입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떠올리고, 그 삶을 향해 한 걸음 내딛겠다고 다짐하는 것!

이 작은 결심이 쌓일 때, 우리는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침대에서 벗어나기 위한 7가지 행동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싶은 긍정 에너지, 의욕과 영감에 가득 차 있는가? 그렇다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느라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된다! 2% 차이만 만들 수 있다면 즉시 실행해야 한다. 나는 이 원칙을 '2% 차이 만들기'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100%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싶어 한다. 계획을 세우고 나서야 실행하려고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실행력을 잃지 않으려면 2% 차이만 만들 수 있어도 바로 행동해야 한다.



당신보다 더 자신감 있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당신도 그 사람을 따라 긍정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생긴다. 종합하자면 다음 3단계 과정을 따라야 한다. 먼저 환경이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과 사물, 행동에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그러고 나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뺏는 에너지 기생충을 차단하거나 접촉을 줄인다. 다음으로 당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주는 사람과 사물, 행동으로 공백을 채워 아이디어 실현에 필요한 실행력을 얻는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됩니다.

책에서 말하는 침대에서 벗어난다는 건 단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익숙한 틀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임을 의미합니다.

지금부터 작은 습관 하나라도 바꿔보세요. 지금 걷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잠드는 순간까지 지킬 7가지 습관



새로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까지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놀라운 순간이 찾아온다. 애써 생각하거나 기억할 필요도 없이 저절로 그 일을 실행하게 된다. 그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은 최소 18일, 평균 66일, 최장 254일이다. 어떻게 하면 그런 수준으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습관으로 만들고픈 일을 단 하루도 거르지 말아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끼길 원한다. 우리가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바라는 하루도 그렇다. 그러니 원대한 이유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목표를 이룰 수 없어 오늘 하루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살아가는 작은 이유를 떠올리자.



누구나 좋은 결과를 바란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성과를 얻지 못하는데도 노력을 거듭하며 그 상황에 만족하라는 뜻이 아니다.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목표고, 결과는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이라는 뜻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실패를 거듭하고 나서야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이렇게 자문해보자. "오늘 하루 노력한 일이 자랑스러운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합격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다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지금 당장 무엇이든 자랑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이 '베개 테스트'다.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냈더라도 긍정적인 평가로 마무리할 방법은 있다. 우리는 언제든 자기 평가를 바꿀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매순간 습관 속에서 살아가며, 그 습관이 곧 우리의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침이 중요하듯이 하루의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전 매일 밤 일기를 씁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며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죠.

더 나은 내일을 위한다면, 내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를 정돈하는 것이 바로 성장이니깐요.




실행형 인간을 위한 7가지 전략



시계를 다른 방에 두는 전략은 자기 자신에게 ‘혼자 힘으로는 아침에 일어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밤에 잠들기도 전에 알람을 이길 수 없다고 결정하는 것이다. 잠자리에서 자신이 나약하다는 사실을 잠재의식에 새기는 건 나로선 하루를 마무리하는 최악의 방법이다. 그러니까 나는 ‘망할 놈의 도리토스’ 전략을 택하겠다. 알람 시계는 바로 옆에 둘 것이다. 알람은 내 곁에서 울릴 테고, 나는 알람을 끈 뒤 곧바로 일어날 것이다. 당신도 내일 이 방법을 시도해보고 성공했을 때 자신감과 자기애, 실행력이 어떻게 폭발하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40% 법칙'에 따르면 사람이 완전히 지쳤다고 느낄 때도 실제로는 가진 힘 중 40%밖에 쓰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아직 60%나 되는 힘이 있다. 그러니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한계를 조금씩 넘어서는 훈련은 자기애와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빚어내는 길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거쳐 "한 번 더"를 외치는 사람이 된다. 이제 그만하라는 머릿속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 고삐를 조이도록 마음가짐을 훈련해야 한다. 당신이 우러러보는 영웅과 당신의 차이는 돈이나 인맥, 지능에 있지 않다. 그 사람들도 처음부터 돈이나 인맥이 엄청나게 많거나 당신보다 훨씬 똑똑한 건 아니었다. 현재의 '나'와 미래에 되고 싶은 '나' 사이의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건 오늘 쉬는 시간을 5분만 미루고 조금 더 해보려는 의지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탓할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이 뭘 더 잘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설령 다른 사람이 잘못한게 '확실'하고, 당신의 판단이 100퍼센트 '옳다' 한들 어쩔 것인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면 기분은 나아지겠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당신이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이런 순간에 기울이는 노력뿐이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게 인내심을 발휘하며 외부 환경이 바뀌기만을 기다려선 안 된다!



결국 변화를 만드는 사람은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직접 부딪히고 시도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행형 인간이 된다는 건 완벽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줄 알고, 주저앉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행동을 넘어 습관으로 만들어갈 때 우리는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단순하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강력합니다.

짧게 지나가면 모를까, 번아웃이 크게 다가오면 별의별 이유를 붙이며 해야 할 일을 조금씩 미루곤 합니다.

아마 습관처럼 계획만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중요도가 높은 일도 나중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이유까지 붙여가며 미루겠죠.

다만, 그렇게 미루는 선택을 하는 순간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바로 이겁니다.

✔ 큰 목표보다는 작은 행동부터!

✔ 일단 시작하자!

✔ 일상 속 작은 선택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바꿔보자!


뼈 때리는 말들을 곱씹으며 지난 날의 저를 얼마나 반성했는지 모릅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며 미루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특히 완벽해야만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시작 조차 못한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라 한동안은 고요함에 몸을 맡기며 사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나면 깊었던 고민이 단순해지는 약간의 마법을 체험하게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그냥 해봐!'라고 말해주니깐요.

우리는 종종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지만 현실에는 그런 타이밍이 없습니다.

움직이는 지금의 순간이 곧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오늘도 미룰 건가요? 아니면 움직일 건가요?

실행력이 부족하다면, 당신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줄 『침대 부수기』를 꼭 만나보세요!



침대에서 벗어나라. 고민하는 시간에 몸을 움직여라. 그러면 세상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더 나은 나를 원한다면, 실행이 답이다.

일단 해보면 생각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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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저자 리베카 솔닛

반비

2016-02-11

원제 : The Faraway Nearby (2013년)

인문학 > 인문 에세이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야기란, 말하는 행위 안에 있는 모든 것이다. 이야기는 나침반이고 건축이다. 우리는 이야기로 길을 찾고, 성전과 감옥을 지어 올린다. 이야기 없이 지내는 건 북극의 툰드라나 얼음 뿐인 바다처럼 사방으로 펼쳐진 세상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이는 당신이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 혹은 그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사랑하라고, 미워하라고, 두 눈으로 보라고 혹은 눈을 감으라고. 종종, 아니 매우 자주, 이야기가 우리를 올라탄다. 그렇게 올라타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찍질을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 주면,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그걸 따른다.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추고, 침묵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에 이름을 지어 주고, 그런 다음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술탄에게 죽임당한 숫처녀들은 술탄의 이야기 안에 있었다. 셰에라자드는 노동자들의 영웅처럼, 생산수단의 통제권을 쟁취한 다음,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길을 열었다.



동화에서 힘 자체가 살아남기에 적합한 수단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힘없는 이들이 연합하여 성공을 이룰 때가 많은데, 이는 종종 서로에 대한 친절한 행위에서 비롯된다. 망가뜨리지 않은 벌집, 죽이지 않고 풀어 준 새, 존경의 마음으로 맞아준 노파 같은 존재들이 그 행위를 되갚아준다. 미약한 존재에게 씨앗처럼 뿌렷던 친절이 동화헤서 그리고 가끔은 현실에서도, 위기의 순간에 결실을 맺는다.



그렇게 안과 밖이 뒤집힌 세상에서는 집만 아니면 어디든 안전했기 때문이다. 행복하게도 그곳엔 참나무들이 있었고, 언덕, 시내, 작은 숲, 새, 오래된 목장과 마구간, 툭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다. 그렇게 열린 공간이 나에게 개인적인 것에서 튀어나와 인간이 없는 세상을 껴안으라고 부추겼다.



여성이 거의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못했던 시절에 젊고 가난한 여성이었던 메리는, 자신의 작품 안에서 전지전능한 지위에 오른다. 자신의 용어로 세상을 묘사하고, 잘못돼 버린 세상에 대한 자신의 전망을 그리고, 집단적 상상력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이라는 면에서 다른 낭만주의 시인 모두를 작아 보이게 만들어 버리는 걸작을 써 낸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마치 전설이나 동화처럼, 상상력을 이야기할 때 꼭 떠오르는 어떤 원형이자, 인간 조건의 일면을 축약해 보여 주는 상징이 되어 버린, 예외적인 작품이다.



부모, 예술가, 신이라는 세 부류는 뭔가를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소설은 창조자가 자신의 피조물에 대해 가지는 책임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시한다. 그것은 또한 인간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는 책임이라는 문제이기도 하다. 『프랑켄슈타인』은 사실 보수적인 작품인데, 관습적 규범을 옹호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개인적 목표의 추구보다 의무감과 애정으로 묶인 유대감을 옹호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그 안에는 작가의 남편이자 고집 세고 활동적이며 종종 이기적이었던 시인을 향한 보이지 않는 원망도 담겨 있었다.



작가가 된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책 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마치 숲 속으로 달려 들어가듯 그 안으로 사라졌다. 나를 놀라게 했고, 지금까지도 놀라게 하는 것은 이야기의 숲과 고독 그 너머에 건너편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건너편으로 나가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직업의 특성상 고립되며, 또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 가끔 재능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재능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희귀하지 않다. 오히려 그 재능은 많은 시간 동안의 고독을 견디고 계속 작업을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 부분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독자이며,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또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매우 친밀하지만, 지극히 외롭기도 한 그 행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책이라고 부르는 물건은 진짜 책이 아니라, 그 책이 지닌 가능성, 음악의 악보나 씨앗 같은 것이다. 책은 읽힐 때에만 온전히 존재하며, 책이 진짜 있어야 할 곳은 독자들의 머릿속, 관현악이 울리고 씨앗이 발아하는 그곳이다. 책은 다른 이의 몸 안에서만 박동하는 심장이다.



마치 책이 하나의 문이 된 듯했다. 사람들이 책을 통해 들어와 내 삶에 발을 들이고 나를 그들의 삶으로 이끈다. 예상도 못 했던 표가 생긴 셈이었다. 실제로 그곳에 발을 디디기까지 7개월 동안, 아이슬란드는 내게는 하나의 부적이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창이었다. 내게 벌어진 모든 문제에서 멀리 떨어진 어떤 곳이 있다는, 나 또한 머지않아 이 문제들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병은 또 다른 방식으로,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가 홀로, 자족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깨뜨림으로써 외로움을 달래 주기도 한다. 당신은 타인의 골수나 혈액이 필요하다. 전문가와 사랑하는 이들의 보살핌도 필요하다. 당신이 병에 걸린 이유는 모기에 물렸다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거나, 돌연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혹은 이런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병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생물학적인 존재라는 사실, 유한하며, 타자와 상호 의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몇 인치에 불과한 가닥들이 서로 꼬여 한 줄의 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마치 단어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그 실이 한없이 길어질 수도 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들은 거미줄이나 지푸라기, 쐐기풀 등을 가지고 살아남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낸다. 셰에라자드는 끊어지지 않는 실 같은 이야기들을 이어감으로써 자신의 죽음을 미연에 방지한다. 그녀는 자아내고 또 자아내며, 새로운 조각들, 인물들, 사건들을 자신만의 끊어지지 않는, 끊을 수 없는 서사의 실에 덧붙여 간다. 그와 반대로 페넬로페는 몰려드는 구혼자들과의 결혼을 피하고자, 낮 동안 짰던 시아버지의 수의를 밤이면 다시 풀어 버린다. 실을 잣고, 천을 짜고, 다시 그 천을 풀어 버리는 과정을 통해 이 여성들은 시간 자체를 정복했다. 비록 ‘정복자’라는 단어 자체가 남성명사이기는 하지만, 이 정복은 여성적인 것이었다.



썰물 때의 단단하고 축축한 모래 위로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다시 밀물이 들어와 지나온 흔적들을 깨끗하게 지우기 전까지는 그렇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각자 뒤에 남긴 그 긴 선을 바라보는 걸 나는 좋아한다. 가끔은 나의 삶도 그런 식으로 상상해 본다. 마치 한 걸음 한 걸음이 바느질의 한 땀 한 땀인 것처럼, 마치 내가 바늘이 되어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내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세상이 꿰매지고 있는 것 같은 상상. 다른 이들이 만들어 내는 길과 교차하기도 하면서, 비록 흔적을 찾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방식으로 그 모든 길이 누비이불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로 엮인다. 마치 그 걸음이 바느질이고, 바느질은 곧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며, 그 이야기가 바로 당신의 삶인 것 같다.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 늙음과 병, 죽음을 완전히 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일부러 혹은 다른 이유로 어느 정도는 그것을 잊고 지낸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그 사실을 생생하게 실감하거나 상상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일단 그것을 실감하고 나면 그게 우리든 당신이든, 모든 것이 달라진다. 나이 든 어머니가 아프고, 곧이어 나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친구 앤이 죽어가고, 넬리의 딸이 위험한 상태로 태어났던 그해 살구 수확기에, 나는 그 점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어둠 속에서는 여러 가지가 하나로 섞인다. 그렇게 열정은 사랑이 되고, 사랑을 나누는 행위의 결과로 모든 자연과 형체가 생겨난다. 섞이는 것은 위험하다. 적어도 자아를 규정하는 경계의 차원에서는 그렇다. 어둠은 무언가를 낳고, 그렇게 생겨나는 것은 그것이 생명이든 예술이든, 미지의 것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요구한다. 그것은 당신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어떤 영역, 다음에 무슨 일이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창조는 언제나 어둠 속에서 일어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은 당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을 때만 일어난다. 빛이 비치면 생각의 구체적인 생김새나 그림자가 드러나고 다른 이들도 알아보겠지만, 그것이 만들어지는 곳은 그 빛 속이 아니다.



감정이입(empathy)이란 자신의 테두리 밖으로 살짝 나와서 여행하는 일, 자신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진정으로 타인의 현실적 존재를 알아보는 일이며, 바로 이것이 감정이입을 탄생시키는 상상적 도약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이 지닌 매력 중 하나는 게르다가 카이를 눈의 여왕으로부터 구출해서 다시 우정을 되찾는다는 점이다. 그걸로 충분하다. 많은 미국 원주민 이야기는 도무지 끝나는 법이 없다. 동물 세계로 들어갔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고, 조상이나 창시자, 무언가 베푸는 이가 되어 여전히 어떤 힘으로 작용한다. 부유하고 풍족하고 사랑받고 보호받고 특혜를 받던 싯다르타가 그 모든 것을 떨치고 나가는 과정은, 마치 이야기를 거꾸로 진행시키는 것만 같다. 그는 마치 모범답안처럼 태어나서, 그 안전한 항구를 버리고 끝나지 않는 질문들과 일들이 있는 바다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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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저자 시그리드 누네즈

열린책들

2025-01-20

원제 : The Vulnerables

소설 > 영미소설

소설 > 세계의 문학 > 미국문학





<불확실한 봄이었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이 문장 말고는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나도 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을 읽고 지금까지 기억나는 건 소설의 서두, 그러니까 그 첫 문장으로 시작하여 날씨에 대한 서술이 이어지 것뿐이었다.

책을 쓸 때 날씨 이야기로 시작하지 말 것! 글쓰기의 기본 규칙 중 하나다. 나로선 왜 그래야 하는지 도통 납득할 수 없지만 말이다.

<무자비한 11월 날씨>는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 세 번째 문장이다. 그다음부터 디킨스는 그 유명한 안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다.

<폭풍우 치는 어두운 밤이었다.> 나는 이 문장이 소설을 시작하는 최악의 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도무지 납득 할 수가 없다(누구의 주장인지 잊었다. 이것도 찾아봐야겠다.) 따분한 동시에 지나치게 신파적이라는 이유로 경멸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날씨를 화젯거리로 삼는 사람들을 묘사할 때 상상력 결핍이라는 표현을 썼다. 물론 그가 살던 시대에 날씨 ㅡ 특히 영국의 날씨 ㅡ 는 따분한 것이었다.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훨씬 더 변덕스럽고, 종종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대재앙이 되기도 하는 그런 게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실은, 디킨스가 이야기한 건 정상적인 안개, 즉 응결된 수증기, 낮게 깔린 구름이 아니라 런던의 지독한 산업 오염이 유발한 독기였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봄이었다.



한동안 나는 책을 읽을 수가 없었고 다시 글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건 그해 봄의 많은 불확실성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내가 아는 작가 중에 그런 체험을 하지 않은 이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왜 평생 애도하며 사는 기분인지 알고 싶다. 그 감정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고 도무지 사라지려 하질 않는다.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모든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 하고 내가 한때 무척 사랑했던 사람이 말했다.

하지만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기억한다, 그 애의 귀를. 작은 속닥거림과 킥킥거림까지 들을 수 있는 크기와 모양을 가진 귀. 그는 앞줄에 구부정하니 앉아 미동조차 없었다. 맹수를 만난 먹잇감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어 그 구멍으로 빨간 페인트를 붓고 있기라도 하듯 어두운 홍조가 서서히 그의 목덜미를 타고 올라갔고, 그러잖아도 큰 귀가 피가 몰려 더 커진 것 같았다. 그러자 다들 한 마디씩 했고 ㅡ 쟤 귀 좀 봐! 쟤 귀 좀 봐! ㅡ 선생님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른 후에야 잠잠해졌다.

내가 나빴다, 맞다. 하지만 그 대가를 한 번이 아니라 너무 여러 차례 치르도록 만든 것에 대해선 신들에게 따지고 싶다.



나는 유레카가 나와 놀고 있지 않을 때, 내가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 잊었을 때 그 새를 지켜보는 게 좋았다. 새들은 세상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공룡이다. 나는 그 경이로운 사실을 마음에 담고 유레카를 지켜보는 게 좋았다.



「요즘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야. 이해하려는 시도도 하지 마.」



나는 의자 위에 서 있었고, 엄마는 입에 옷핀을 물고 말했다.엄마는 용케 옷핀을 떨어뜨리거나 삼키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 엄마의 또 다른 이미지: 저녁마다 흔들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수를 놓는, 1백 년 전의 장면처럼 보이는 모습. 그리고 사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슬픔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내가 일찌감치 알 수 있도록 해준 건 엄마였다.



난 시인이 될 거야.

그때 그 경이로운 깨달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내가 거기 개울 속 바위 위에 앉아서 방금 겪은 몹시도 기이한 일을 모조리 이야기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글이 잘 안 써진다고 말했을 때, 그럼 쓰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왜 아무도 없는 걸까?

편집자가 이렇게 말하는 걸 상상해 보라: 꼭 완벽한 글을 쓸 필요는 없어요.

「매우 불완전한 글이 될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새 소설을 시작하면서 일기에 쓴 말이다. 그럼에도, 열성적이었다.



언젠가, 소녀 시절에, 나는 벽에 기대어 서서 여학생들 무리가 수녀의 인솔 아래 공원으로 줄지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여학생들은 교복 차림이었다. 흰 블라우스에 진청색 플레어스커트. 그들은 둘씩 짝을 지어 손을 잡고 걸었다. 수녀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더니 그들에게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무슨 말을 했다. 그러자 여학생들이 짝지어 뿔뿔이 흩어졌다. 한 마리 애벌레에서 날아오르는 열두 마리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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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저자 김금희

창비

2024-10-04

소설 > 한국소설





처음에 배운 건 수리의 종류에 관한 용어들이었다. 종수와 중창과 재건의 차이 같은 것. 면접을 끝내고 받아 온 『고건축용어사전』에서 가장 먼저 찾아본 말들이었다. 면접은 친구 은혜가 소개해준 자리였다. 건축사사무소인데 문화재 공사 백서 기록담당자를 채용하고 싶어한다고.

"내가 너 석모도 헤밍웨이라고 자랑 많이 했다. 저번에 시청이랑 일해서 낸 저서도 보내주고, 그 독수리 책."



"창덕궁이랑 같이 있는 창경궁, 그 안에 대온실 있는 거 아시죠? 그 보수공사입니다"

밑줄을 긋듯 그가 힘주어 대답했다. 모처럼 큰 공사를 맡아서 담당자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이런 대공사와 함께 온 걸 보면 영두씨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하지만 나는 창경궁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주 축축하고 차가운 이불에 덮인 것처럼 마음이 서늘해졌다. 내가 10대 시절을 보낸 곳이 창덕궁 담장을 따라 형성된 서울의 동네, 원서동이기 때문이다. 빗방울이 떨어져내리면 더 짙고 선명해지던 검은 기와들의 윤기가 생각났고, 하숙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 당시 3번 마을버스를 타고 안국역과 빨래터와 정독도서관을 하염없이 돌던 열네 살 때의 막막함이 또렷이 떠올랐다.



돌아보면 항상 어떤 장소를 지워버림으로써 삶을 견뎌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어야겠다 싶은 장소들은 아예 발길을 끊어서 최대한 망각할 수 있게 노력해왔지만 이 일을 맡으면 그곳에 대해 생각하고 더 알게 될 것이었다. 거기에는 일년 남짓의 내 임시 일자리가 있었고 600년 전에 건축된 고궁이 있었고 잊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겠구나 싶어 망각을 결심한 낙원하숙이 있었다.



아빠의 고민을 들은 할머니는 의외의 말을 했다. 서울로 고등학교를 다니려면 차라리 빨리 전학을 오라고 한 거였다. 리사라는 이름의 자기 손녀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와서 그나마 적응이 빨랐다고. 나는 할머니가 우리 집 형편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더이상 배를 타지 않는 아빠는 섬에서 손 닿는 대로 일하며 지냈다. 불성실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안정적이거나 주기적이지 않았다는 말일 뿐이다. 아빠는 봄가을에는 새우 건조장에서 일하고 관광객이 많은 여름에는 횟집에서 주차 관리를 하거나 때론 외포리 모텔촌에서 공사 인부로 일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손녀 리사와 방을 같이 써야 한다는 점, 학교는 3호선을 타고 한시간 정도 가는 강남에 있다는 점, 새벽 여섯시에는 일어나 등교를 준비해야 늦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주말에는 하숙집 일을 좀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나는 어쩌면 그게 내가 서울에서 지내기 위한 방법이구나 싶어 서글퍼졌지만 뒤이은 할머니 말에 마음이 풀렸다.



"대온실이 국가등록문화재이긴 한데 좋은 마음으로 안 보게 되잖아요. 일제 잔재라고. 창경궁 복원공사 때 다른 시설 다 철거되는데 겨우 살아남았죠. 생존 건물인 셈이에요. 기관에서는 그런 면을 꼭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살아남은 거요?"

"네, 그리고 실측이 진행 중인데 지하 공간이 발견됐거든요. 좀 흥미로워졌어요."



"장마가 그런데 어쩔 것이야, 다음을 기다려봐야지. 그런다고 바다 소금이 어디 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사는 게 말이야, 영두야. 꼭 차 다니는 도로 같은 거라서 언젠가는 유턴이 나오게 돼. 아줌마가 요즘 운전을 배워본 게 그래."

"유턴이요?"

"응, 그러니까 돌아올 곳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알고 있으면 사람은 걱정이 없어. 알았지? 잘 왔다, 잘 왔어."



"사람을 믿는 게 잘못은 아니야. 네 말대로 그렇게 혼자라면 믿어야 살 수 있으셨겠지.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누군가를 믿기도 해."



나는 좋은 부분을 오려내 남기지 못하고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이해한다.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주고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그리움과 죽도록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무거운 무력감과 섀도복싱해야 하는 이들을. 마치 생명이 있는 어떤 것의 목을 조르듯 내 마음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을 천천히 죽이며 진행되는 상실을, 걔를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이 가르쳐주었다.



아이 때는 다리가 있으나 없으나 어디를 갈 수 없는 건 매한가지다. 어른이라는 벽이 둘러싸고 있으니까. 우리 곁에 균열이 나지 않은 어른은 없었다. 그러니 불안하지 않은 아이도 없었다. 지금 목격하는 저 삶의 풍랑이 내 것이 될까 긴장했고 그러면서도 결국 양육자들이 이기지 못해 사라질까봐 두려웠다. 마구 달려서 자기 마음에서 눈 돌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아닐까. 나는 아마 산아도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장과장 말처럼 그냥 지나가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사람들이 원하는 건 사면이 유리로 된 온실의 아름다움이지 그 아래 무엇이 있었는가가 아닐 테니까. 땅 밑은 수리와 복원의 대상도 아니니까. 하지만 질서에는 어긋날 것이다. 그렇게 묻은 상태로는 전체를 알기란 어려울 것이다. 공동과 침하가 계속되겠지. 개인적 상처들이 그렇듯이. 그렇게 한쪽을 묻어버린다면 허술한 수리를 한 것이 아닐까.



산아는 왜 옛날이야기들은 이렇게 슬프게 끝나는지 모르겠다고, 역사책 읽을 때마다 해피엔드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너무 옳은 말이라서 또다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역사가 슬픈 건 죽은 이들 때문일 수도 있고, 늘 미완으로 남는 소망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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