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무성해지는 것들 _다섯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에 대하여



어떤 감정은 설명하기보다 오래 바라보아야 이해됩니다.

특히 좋아한다는 감정이 그렇습니다.

처음엔 뜨겁고 곧 익숙해지다 어느 순간 잊힌 듯 조용히 남지요.


책을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활자를 따라가는 재미였고 조금 지나니 문장 하나에 눈물이 고이고 이제는 책이 있어야 내가 나다워집니다.


무언가를 오래도록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의 흔들림에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내면의 방이 있으니까요.


너무 쉽게 식어버리는 요즘, 저는 좋아하는 일을 오래 좋아하고 싶습니다.

지루하더라도 반복되더라도, 그 안에 제 진심만 담겨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니까요.




🌸

최종본은 브런치 《조용히 무성해지는 것들》에서 확인해주세요.

마음이 쉬어지셨다면, 브런치북을 구독해주세요.


▶ 《조용히 무성해지는 것들》 읽으러 가기

https://brunch.co.kr/brunchbook/hanainblo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첫 여름, 완주

저자 김금희

무제

2025-05-08

소설 > 한국소설




그럼 서로 마주보고만 있으면 되겠네. 그러라고 여름이 있는 거네.




■ 책 속 밑줄


손열매가 처음으로 성대모사 한 사람은 스탠리 입키스였다. 그는 짐 캐리가 연기한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으로 고대의 나무 가면을 쓰면 평소와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한다. 히어로라면 히어로의 일종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포장하기에 두꺼운 초록 버터크림의 그 얼굴은 토네이도처럼 무질서를 몰고 와 현실을 엉망으로 만든다. 우리가 알던 세계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



평면의 존재를 입체적으로 오려 내는 영혼의 가위질처럼, 진흙 덩어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신의 숨결처럼, 보글보글 끓어올라 장독대 안을 푹 익히는 유산균처럼 손열매는 자기 안의 무언가를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그간 한 번도 경험 못 한 고도의 집중력이라 코끝까지 시큰해졌고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듯했다.



보령에서 올라와 오랫동안, 대학을 졸업하면, 서른이 되면, 경력이 차면, 듬직한 안정으로 나아가리라 믿었지만 이상하게 삶은 매번 흔들렸다. 마치 우는 사람의 어깨처럼.



열매는 자괴감이 들었다. 호흡을 더 고르자 드디어 생각마저 날아갔다. 버글거리던 것들이 사라지고 서 있다는 느낌만 남았다. 옆에는 과잉 흑담즙으로 고생하는 우울한 어저귀와 슬픔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맹렬히 저항하는 문제 학생이 서 있고 봄은 그냥 봄일 뿐이다. 그런 그들을 감싸며 마치 눈보라처럼 수양버들 씨앗이 날았다.



함께 수미 얼굴을 보고 있던 열매는 얼마 전 동창들이 야유하듯 전한 말을 근황 소식으로 바꾸어 들려주었다. 여의도에서 본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어디 직장을 구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순간 얼굴에 안도의 빛이 흘러갔지만 수미 엄마는 표정을 감췄다. 기쁨이나 즐거움, 안도와 낙관 같은 것 대신 신산함, 피로감, 불안, 불편, 침묵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는 사람처럼 재빨리.



느린 템포의 음악이 흐른다. 고독과 상실, 순수의 근원에 대한 염원, 무력감과 나약함 속에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호혜적 사랑, 그 시절 신해철의 음악에는 그런 여린 신념들이 들어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마음을 차게 쓸고 갔다. 뭔가 다른 것, 완평을 찾아간 그 봄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 완주 나무도 없고 숲의 친교도 느껴지지 않는 이 도시에도 가끔은 그런 기적이 일어나도 되지 않을까.



외로움, 후회, 책임감, 소진, 그리고 다시 살아가는 일.

모두가 여름 속에서 말없이 자신의 계절을 통과한다.



■ 끌림의 이유


『첫 여름, 완주』는 상처를 드러내지도 감정을 과장하지도 않습니다.

무너짐과 회복을 말없이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풍경과 사람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완주라는 장소는 삶의 속도를 바꾸는 장치이며 등장인물들의 모든 감정은 말보다 시선과 조용함 속에서 드러납니다.


듣는 소설이라는 형식이 만들어낸 독특함 덕분에 이야기는 더 따뜻하고 느긋하게 진행되며 말보단 리듬으로 우리를 위로해주는 소설입니다.

『첫 여름, 완주』는 잠시 멈추었지만 결국 끝까지 걸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결국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여름이 필요하다는 것을, 즉 함께 있으되 침묵이 가능한 관계가 얼마나 따뜻한지 잘 보여줍니다.



■ 간밤의 단상


누군가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자 커다란 위로인 거 같습니다.

우린 종종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만 치유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가만히 곁에 있어주는 침묵에서 더 큰 온기를 느끼기도 합니다.

읽는 내내, 묵인이 아닌 수용이란 감정이 자주 떠올랐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마음, 서로를 급하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 관계 그리고 내 속도를 기다려주는 사람들.

그런 여름을, 그런 완주를 누군가 내게도 건네줄 수 있을까?

아니,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맴 돌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감정은 사실 조용한 회복입니다.

폭발하거나 울부짖는 대신, 그저 스스로와 타인의 말 없는 연대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일이 제겐 꼭 맞다고 할까요.

『첫 여름, 완주』는 그런 회복의 과정을 마을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 담아냈습니다.

누구도 정답을 말하지 않고 누구도 구원자가 되지 않지만, 모두가 서로의 마음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방식만으로도 위로가 되죠.

살다 보면 말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는데 그럴 땐 슬픈 이야기조차 꺼려집니다.

이 책은 아무 말 없이 따스한 햇빛이 비춰주는 테이블에 앉아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는 시간과도 같은, 여름날의 속삭임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언가를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멈춘 채 숨만 쉬어도 괜찮다고.

말보다 조용한 사람이 세상을 완주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고요한 소설 속에서 저는 제 삶의 불시착을 잠시 안아주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조용히 마음을 회복하고 싶은 분

말 없이 있어주는 관계에 위로를 받는 분

김금희 작가 특유의 정서적 호흡을 좋아하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추얼은 그런 어둠의 순간, 또는 어둠의 세월에서 우리를 이끌어내는 빛이 될 수 있다. 통과의례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다른 누구 또는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우리 내면의 근본적이고 영속적인 욕구가 충족될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우리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킬 수 있게 해준다.


–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마이클 노턴






■ 하나의 사유


리추얼은 단순히 반복되는 습관이 아닙니다.

삶이 무너지는 듯한 순간, 마음 어딘가에서 길을 잃을 때 리추얼은 그것을 붙드는 작은 닻이 됩니다.

마이클 노턴은 말합니다, 리추얼은 삶의 어둠을 통과하는 하나의 빛이며 우리를 다시 나답게 회복시키는 의식이라고.


가끔 우리는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아 지치곤 합니다.

하지만 눈 떠서 커피를 내리고 책 한 장을 펼치고 저녁 무렵 일기를 쓰는 그 작은 반복들이 우리를 다시 나로 되돌려줍니다.

그건 하루의 형식을 만드는 일이자 삶의 방향을 세우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행동들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죠.

"나는 지금 누구로 살아가고 있는가?"


삶은 크고 거창한 계기로만 변하지 않습니다.

매일 나를 붙잡는 리추얼 하나가 어쩌면 우리 삶 전체를 조금씩 바꾸고 있어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조그마한 리추얼 하나씩 꼭 만들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문장을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조용히 건네주세요.

문장 하나가 누군가의 오늘을 다르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한 문장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당신의 일요일에 이 조용한 사유가 잔잔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민음사

1999-03-20

원제 :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1774년)

소설 > 독일소설

고전 > 서양고전문학 > 서양근대문학




그녀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전부가 아니었다.




■ 책 속 밑줄


훌쩍 떠나온 것이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친구여! 인간의 마음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 내가 그렇게도 사랑하고, 헤어지길 섭섭해했던 자네 곁은 떠나와서 이렇게 기쁨을 느끼고 있다니! 그래도 자네는 이런 나를 용서해 주리라 믿어. 그 밖의 사람과 나의 교제 관계는 마치 나 같은 인간의 마음을 괴롭히려고 운명이 일부러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가련한 레오노레만은 정말 안됐어! 그러나 나의 책임을 아니지.



내 마음은 이상할 정도로 명량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은 말하자면 내가 요즈음 마음속 가득히 느끼고 있는 감미로운 봄날 아침의 분위기 같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마련된 듯한 이 고장에서 나는 지금 홀로 삶을 즐기고 있다. 친구여, 나는 정말로 행복하다. 내가 조용하고 아늑한 감정에 잠겨 있기 때문에 내 예술은 손해를 보고 있지만 말이야. 나는 지금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내가 훌륭한 화가였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아아, 이런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한여름의 고달픈 여행을 마친 다음 차가운 우물물의 상쾌함을 맛본 적이 없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내 마음을 허물어뜨리는 것은, 대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그 침식의 힘, 그것이다. 바로 그 힘이 만들어낸 것은 그 사람의 이웃과 그 사람 자신을 파괴하고 만다. 그것을 생각하며, 하늘과 땅과, 그리고 그곳에서 작용하는 온갖 힘에 둘러싸여, 나는 불안스레 비틀거리는 것이다.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영원히 집어삼키고, 영원히 되새김질하는 괴물 뿐이다.



언젠가 더운 여름날에 로테와 산책하다가 쉰적이 있었던 버드나무 그늘을 구슬피 내려다보았지만, 지금 그곳 역시 물에 잠겨 버드나무조차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빌헴름, 그녀의 목장, 그녀의 수렵 별장을 둘러싼 일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의 정자는 지금쯤 격류에 휩쓸려 얼마나 형편없이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나는 그녀를 두 팔로 껴안고 가슴에다 꼭 품은 채,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의 입술에다 한없이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나의 눈은 그녀의 황홀한 눈동자 속에서 떠돌고 있었다. 신이여, 지금도 저 불타는 기쁨을 마음속 깊이 가득한 그리움으로 되살려 생각하고 행복감에 잠긴다면, 과연 나는 벌을 받아야 할 죄를 짓는 것입니까? 로테! 로테, 나는 이제 마지막에 다다른 것 같다! 나의 생각은 혼란스러워지고 벌써 일주일 전부터 사고력을 잃었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어딜 가도 기분이 좋지 못하고 그래서 어디에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으니, 떠나버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



나는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 그런데 그 행복 속에 내가 포함되지 않음을 알았을 때, 나는 무너졌다.



사랑은 나를 구원하지 않았다. 다만,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을 뿐.



■ 끌림의 이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단순한 비극적 연애담이 아닙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한 청년이 사랑 앞에서 무너져 한 인간의 모든 내면이 낱낱이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베르테르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서 사랑의 시작과 혼란, 집착, 자멸로 향하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특히 주인공 베르테르라는 인물을 통해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하기보단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 얼마나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의 감정은 섬세하고도 폭발적이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끝내 길을 잃게 됩니다.


고등학생 때 읽었을 때와 성인이 되어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이 달랐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사랑의 감정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간밤의 단상


누구나 한 번쯤,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향해 온 마음을 기울였던 적이 있지 않나요.

베르테르의 사랑은 절박하고 순수하지만 동시에 아프고 무모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비극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펼쳐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존재 전체를 내어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녀의 존재 안에서만 자신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그녀의 부재는 곧 삶의 붕괴를 의미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그는 그렇게 말했고 그렇게 살아냈으며, 결국 그렇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베르테르는 사랑을 통해 자신을 잃어갑니다.

그의 고통은 단순히 짝사랑의 비극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마저 부정하게 되죠.

어쩌면 베르테르의 진짜 비극은 사랑이 아니라 그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다는 데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때때로 우리를 성장시키지, 때로는 우리를 철저히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무너짐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깨닫게 되죠.

사랑은 완성이 아니라 인정임을.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진짜 사랑임을.


다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마음도 계절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계절의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 건넴의 대상


사랑 앞에서 스스로를 잃어본 적 있는 분

감정의 깊이를 문장으로 마주하고 싶은 분

고전을 통해 감정의 본질을 되짚어보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떠오른 감정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더 깊고 더 따뜻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솔직한 나를 마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오늘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권합니다.





■ 영화 정보


제목: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감독: 샤론 맥과이어

출연: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장르: 드라마, 멜로 / 로맨스, 코미디

개봉: 2001년

러닝타임: 97분





■ 영화 줄거리


30대 싱글 여성 브리짓 존스는 매년 새해가 되면 결심합니다.

담배를 끊고 체중을 줄이고 멋진 남자를 만나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흔들리고 가족의 기대와 잔소리에 시달리며 그녀는 민망하고 실수 가득한 하루를 반복합니다.

그러던 중 직장 상사 다니엘과의 묘한 썸과 어릴 적부터 알던 변호사 마크와의 엇갈림이 그녀의 감정을 복잡하게 흔들기 시작합니다.

브리짓은 연애, 자존감 그리고 커리어 사이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살게 될 수 있을까요?



■ 영화가 주는 메시지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불완전해도 괜찮다. 너 자신으로 살아가라."


외모, 다이어트, 커리어 그리고 연애.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브리짓은 실수투성이의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삶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 우연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게 되는 거죠.


누군가는 말합니다, 사랑은 '완벽한 나'를 만들어야만 얻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진짜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보고 껴안아주는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 영화에 책을 더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지친 마음에게 건네는 위로 에세이입니다.

(어쩌다보니 제 글에 자주 추천책에 오르는 책이 되었네요.)

브리짓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김하나, 황선우


여기 한 지붕 아래 여자 둘 고양이 넷이 와글와글 모여, 결혼도 혈연도 아닌 조립식 가족(DIY FAMILY)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사회의 시선과 기대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직접 선택해 살아가는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브리짓이 걸어가는 길과 흡사해 추천해봅니다.



■ 하나의 감상


브리짓은 우리 모두의 어설픈 자화상입니다.

"이래도 괜찮을까?"라는 마음 앞에서 그녀는 우스꽝스러울지언정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그 모습이 때론 위태로워 보여도 그 안에는 단단한 자기 수용이 있습니다.

웃기고 슬프고 부끄럽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조각들이죠.


브리짓이 마지막에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지금 나 자신을 자꾸 깎아내리고 있는 분들에게 이 영화가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건넴의 대상


완벽하지 않은 나를 자꾸 탓하게 되는 분

위트 있고 따뜻한 에너지가 필요한 분

마음 놓고 웃고 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분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남은 장면이나 생각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