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부처의 말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

포레스트북스

2024-05-30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종교 > 불교





당신이 경쟁자로부터 불쾌한 일을 당해 우울해지거나 위축된다면 그것을 보고 상대는 '꼴좋다'라며 웃고 기뻐할 것입니다.

고로 진정한 손익을 아는 자는 아무리 불쾌한 상황에 놓여도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합니다.

전과 다름없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당신의 표정을 본 상대는 '쳇, 실망이네' 하며 낙담하겠지요.

적을 고민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화내지 않고 온화하게 있는 것, 단지 그뿐입니다.



당신에 대한 험담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면 이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이 험담이라는 녀석은, 먼 옛날부터 쭉 우리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 옛날에도 잠자코 있는 사람은 '무뚝뚝하다'고 욕먹고, 말 많은 사람은 '수다쟁이'라고 비난받고, 예의를 갖춰 말하는 사람조차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악평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얼마만큼 애쓰고 있는지 자신이 얼마만큼 이루어냈는지 자신이 유명인과 얼마나 잘 아는 사이인지 자신의 직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묻지도 않았는데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그러한 드러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멀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점점 당신을 멀리할 것입니다.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를 만들지 마세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가 당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언젠가 그 상대를 잃지 않으면 안 될 때.

당신의 마음은 극심한 고통으로 뒤덮일 것입니다.

‘원한다, 갖고 싶다’는 끝없는 갈애의 저주에서 벗어난다면, 당신의 마음은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렇게 만족을 모르는 집착이야말로 '강력한 속박'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속박은 느슨해 보여도 실은 단단하고 집요하게 얽혀 있어 벗어나기가 몹시 어렵지만, 그 속박을 끊어낸 자는 '이러길 원한다, 저러길 원한다.'는 욕망에서 자유롭습니다.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산은 꿈쩍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산의 모습을 배워서 타인이 '나쁜 놈'이라 비난해도 '멋진 사람'이라 추켜세워도 한 귀로 흘려듣고 흔들림 없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세요.



높은 산에 핀, 손에 닿지 않는 꽃만큼 실제보다 아름다워 보이고 욕망을 부추기는 것도 없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마치 이 세상에 없는 것 같은 '무언가'를 동경하고 원할 때 그때마다 고통스러운 자극이 당신을 들볶습니다.



"이제까지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스스로 깨달았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지금 깨달았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경 쓰이지 않는가?"

결국, 그들의 흥미를 끄는 데 성공한 부처는, 번뇌를 줄이기 위해서는 마음의 공허함을 모조리 불태워야 한다고 소리 높여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고안해낸 실천법을 그들에게 가르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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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저자 브라이언 트레이시

현대지성

2024-11-19

원제 : Unstoppable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자기계발 > 시간관리





일련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성공은 교육, 기술, 집안 심지어 운과도 아무런 연관이 없다. 성공은 전적으로 개인의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모든 개인에게는 특별한 일을 해낼 능력이 있다. 그저 그 방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지금부터 나는 당신을 그 '방법'으로 이끌 것이다.



세간에는 타고난 재능, 뛰어난 두뇌, 좋은 교육이 성공을 이루는 충분조건이라는 속설이 있다. 물론 어린 시절의 환경이나 타고난 조건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당신의 미래를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20대 초반에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책을 우연히 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했다. 그 책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들도 모두 특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대개 인간은 자신이 지닌 잠재력의 10퍼센트 정도만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2퍼센트도 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사는 동안 잠재력을 최고조로 끌어낼 수 있을까? 그 열쇠는 당신의 자아에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바라보는지가 무엇보다 주요하다. 개인의 성공은 전적으로 내면의 자아가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한다.


당신의 자아는 어린 시절 부모가 당신을 대하는 방식에 의해 처음 형성된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의 자아상은 불행했던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신의 배경과 현재 상황이 어떻든 언젠가 분명 홀로 운전석에 앉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인생이라는 차의 운전대를 잡고 어디로 향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모두 당신에게 달렸다.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과거의 어떤 것도 지금의 당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길 바란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고 속으로 생각하거나 조용히 읊조려보자. 이 마법의 말과 함께 책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즉시 멈출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고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이 가진 것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테디'라고 불리며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던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남긴 명언이다.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이라는 가르침이다.



가짜 동기부여는 그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 과정과 방법은 쏙 빼놓은 채 두근거리는 느낌만 강조해서 현혹한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도 이와 같이 허황되고 달콤한 방식으로 가르치는 이들이 있다. 가짜 동기부여를 받으면 영화관이나 콘서트장에서 신나게 즐기고 돌아왔을 때처럼 기분이 좋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일상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무료함을 느낀다. 그들의 말을 듣고 보는 순간 가슴 뛰고 설레던 감각의 80퍼센트 이상이 사라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성공학의 대가 얼 나이팅게일은 행복을 가치 있는 이상이나 목표의 점진적인 실현이라고 표현했다. 목표가 작게나마 현실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동기는 계속해서 재생산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끝까지 힘을 낼 수 있다.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윌리엄 제임스는 “어떤 자질을 원한다면 이미 그것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라고 했다. 행동이 감정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즉, 행동은 역으로 자기 제한적 믿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옥죄는 한계에서 도저히 벗어나기 힘들 때는 우선 행동을 해보라.



목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목표라고 부를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들에게는 오직 소원이 있을 뿐이다. 소원에는 목표와 달리 에너지가 없다. 비유하자면 화약이 들어 있지 않은 총알과 같다. 계속해서 소원만 비는 것은 총을 들고 과녁을 향해 공포탄만 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소원을 품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이미 목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목표를 세울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해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반복하면 뇌는 새롭게 프로그래밍된다. 긍정적인 생각은 크고 무거운 교각을 든든히 받쳐주는 기둥처럼 잠재의식을 든든히 받쳐주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만들어지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몰아낼 것이다.



고민 없이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일이 많아질수록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이 자동적으로 굴러가면 당신은 새로운 일에 마음을 쏟을 수 있고, 더 많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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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품은 세계

저자 황선엽

빛의서가

2024-11-22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문학 > 언어학 > 한국어





사소하다 여겨지는 것들에 궁금증을 품을 줄 알면 더 많은 것들에 관심이 가고 알고 싶어집니다.

사소한 궁금증이 위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얼룩백이(현대 표준어로는 얼룩빼기) 황소'라는 부분입니다. 얼룩백이 황소란 어떤 소를 말하는 걸까요? 얼룩백이 황소 모습을 머릿속에 한번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떠올리려고 가만 생각해보면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해가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넓은 벌판에서 황금빛 햇살을 받으며 한가로이 풀을 뜯다 울음을 우는 누런 소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번뜩 생각하게 됩니다.


'가만, 그냥 황소가 아니라 '얼룩백이' 황소잖아?'


머릿속으로 떠올리던 누런 소에 얼룩덜룩 덧칠을 해야 하는 걸까,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왜 시인은 황소도 아니고 얼룩백이 소도 아닌, 얼룩백이 황소라고 했을까요? 얼룩백이 황소란 대체 어떻게 생긴 소일까요?



황소는 누런 소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서 "황소가 어떤 소를 말하는 걸까요?"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소의 '황'이 누를 황(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 한우의 대표인 누런 소를 두고 황소라고 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나 사전에서 황소를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황소: <명사> 큰 수소



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정도로 떠들썩했던 논란은 겉모습만 보고 원래 의미를 잘 살피지 못했기에 일어났습니다. 하나의 어휘를 살펴볼 때는 시대나 지역에 따라 의미나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사람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차갑다고 여기거나 냉소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보고 그 사람의 내면을 알아나가다 보면 따듯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참된 의미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지요. 한 사람을 바라볼 때도, 하나의 어휘를 사용할 때도 어떤 삶을 살아오고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걸어왔는지 들여다볼 일입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단어와 말 속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와 풍습과 삶의 방식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되어 왜 이렇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고 나면 주변 풍경이 달리 보이고 사람 사는 세상이 새롭게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당연하다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탐구하며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지요. 매일매일 사용하면서도 정작 그 유래를 모르는 단어는 아주 많습니다. 그 가운데는 양치질이 있습니다. 양치질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이어지는 문화의 전파와 그 이면에 남아 있는 문화사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근대 이후에는 일본의 영향까지도 고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치는 매우 흥미로운 단어이지요. 양치질이라는 단어 하나에 수천 년의 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셈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사전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으니까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전도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뜻풀이가 잘못되어 있는 것도 많지요. 사전 기술하는 사람이 모든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이지는 않으므로 정확한 지식이 없다면 비슷한 다른 풀이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전에서 기술하는 내용이라고 해서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전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가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는 이 동요는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설날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까치설이란 단어를 ‘까치 까치 설날’이라 풀어놓으니 까치설이 마치 '까치의 설날'이라는 의미로 인식되지요. 까치와 설날은 무슨 관계가 있으며 왜 까치 설날을 두고 어저께라고 하는 걸까요? 까치설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보면 자주 들으면서도 제대로 뜻을 알 수 없던 이 노래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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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저자 강형욱

혜다

2025-01-15

건강/취미 > 반려동물





자신이 키우는 개가 위험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는 산책과 운동이 필요한데, 자신은 같이 운동할 힘도 그럴 여유도 없으니 너 혼자 놀다 오라면서 그냥 개를 풀어놓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다른 개나 사람을 공격한다면 이후엔 절대로 풀어놓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어린 강아지들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놀지 않습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기질이 약한 개들만 모였다면 서로를 배려하며 놀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그중에서도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 금세 드러나게 되고, 결국 조금이라도 더 힘이 센 개가 리더가 되어 자기 맘대로 하겠다고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린 강아지들끼리만 놀 경우엔 보호자들이 꼭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개가 다른 개를 보면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꼭 인사를 시키려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말은 참 듣기 좋습니다. 인사를 한다는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 중 누구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낯선 이와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겁니다.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좋은 상상만 합니다. 막연히 반려견을 키우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고, 사랑만 해 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클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자신 또한 행복해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자라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보다는 내게 온 반려견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려견은 어쩔 수 없이 동물입니다. 그들에게 생존은 최우선 과제이기에 때로는 이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자신이 보호자에게 이쁨을 받으면 그만이지, 저쪽에 혼자 외롭게 누워 있는 다른 반려견까지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

반려견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면 상황에 맞게 다른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또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규율이 있어야 하고, 보호자 자신부터 그 규율을 잘 지켜야 합니다.



반려견의 배변 실수는 버릇없고 나쁜 습관이라기보다, 뭔가 잘못된 상황에 노출되어 벌어진 사고와 같습니다. 규칙적이지 않고 균형이 깨진 삶을 사는 반려견일수록 아무 데나 배변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모든 반려견들이 야외 배변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하루에 최소 4번은 집 밖으로 나가 소변만이라도 보고 들어오길 바랍니다. 물론 이 소망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장담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야외 배변을 하다 보면 반려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대부분



반려견은 자신의 보호자를 좋아합니다. 단지 좋아하는 것을 넘어 보호자와 한 몸, 한마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평생 보호자 옆에 살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진짜냐고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시죠? 그때 반려견을 보세요. 뭘 하고 있나요? 아마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씻고 옷을 입고 외출할 준비를 할 때는요? 이번에도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반려견은 하루 종일 보호자만 쳐다보고 보호자 생각만 합니다. 반려견은 당신의 발걸음만 따라다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 또한 하루 종일 따라다닙니다.



압박만 하는 훈련법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호자의 무책임한 태도는 더 좋지 않습니다.

반려견을 어떻게 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가 어떤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개를 키워도 되는 사람인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인지, 적절한 환경이 갖춰졌는지 등등을 전부 고려해 봐야 하는 겁니다.

사랑만 해 주면 개가 한없이 착해지고 심지어 사람이 될 걸로 착각하는 보호자들도 많습니다.

개는 절대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개는 개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개는 자신을 개로 생각하고 돌봐 주는 보호자를 만나야 잘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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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저자 신하영

딥앤와이드(Deep&WIde)

2025-01-06

에세이 > 한국에세이





"두고 보세요. 다 잘될 겁니다. 씩씩하게 계세요. 곧 좋은 미래가 찾아올 겁니다. 이렇게만 말해주고 싶은데 인생은 바라던 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대신, 당신은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겁니다. 시련을 겪으며 보이는 삶이 아니라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될 겁니다. 내 삶에 더 열정적이고 쉬운 것만 택하는 낙오자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이 이긴 겁니다. 1년 전과 오늘을 비교해 보세요. 우린 더 단단해졌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어른이 됐습니다."



친구야, 나는 가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살고 싶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게 아니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토마토를 베어 물고, 어딘가에 누워 하늘을 보고 싶어. 조금 쉰다고 해서 조급함을 느끼거나 해야 할 일을 의무적으로 떠올리기도 싫어. 그냥, 가지고 있는 돈과 내가 가진 시간을 소모하며 적당히 하루를 살아가는 거지. 분명 여백이 가득할 거야. 나를 괴롭히던 강박에서 벗어났으니 말이야.



나는 우리가 더는 단면적으로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상은 넓고 마음속에 일말의 순수함이 남아 있으니 말이야. 너무나 빠른 세상에 뒤처지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보단 떠날 수 있음에도 떠나지 못한 내 나약함을 탓하자. 사계절은 다시 돌아오고 우리에게 기회는 다시 올 거야. 그땐 더는 고민하지 않겠다고 나랑 약속해.


우린 아직 뭐든지 할 수 있어.



괜찮지 않은 내가 묻는 안부는 가림막에 불과하다. 이 부정을 절대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면서도 아등바등 사는 나를 누가 좀 알아봐 주고 다독여줬으면 싶다. 모순에 모순이 더해져 망가진 감정 상태가 무르익으면 내가 경멸스러워 코가 시릴 정도다. 그때 알았다. 예민함의 끝에 도달하면 그냥 눈물이 나오는구나. 너무 나약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구나.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잡념에 빠지다 늦은 새벽에 겨우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나 표독스러운 피로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더 이상의 방도는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점심을 먹고 일하다 허공을 응시하면 빨리 감기를 하듯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 책상에 있는 노트에서 예전에 적어놓은 한 명언을 발견한다.


"예민한 마음은 상처받기 쉬우나,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기도 하다." _엘리자베트 길버트



멀쩡했던 사람이 꼴 보기 싫어지면 당신은 지친 상태다. 그 사람이 미울 리 없는데 자꾸 날이 서면 당신은 나약해진 상태다. 고요한 곳에서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가볍게 목을 축여라. 편안한 곳에 앉아 부풀어오는 폐를 느끼며 호흡하는 거다. 자연이라면 더 좋다. 인간이 아닌 무해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정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그리고 내가 뱉은 말을 후회하자.


모두가 그대로였다. 당신만 아주 잠시 변했을 뿐.



잃어버린 궤도를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하려고 했던 운동, 옷 정리, 창문 열고 청소기 밀기, 읽고 싶었던 책 프롤로그를 읽거나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등. 하나라도 나를 위한 일을 하면 우울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소하다고 미루지 말길. 그 작은 행동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



태어나서 산다는 말을 좋아한다. 왜 사는지를 곱씹다 보면 인간은 금방 우울에 빠진다. 사는 데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붙이는 것만큼 피로한 게 없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를 하듯 태어난 김에 행복하게 사는 거 아닌가.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같은 생각도 마찬가지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으니 하는 거지 세상에 이유 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좋은 게 좋은 것. 과한 의미 부여는 모든 걸 덧없이 만든다.



지지부진하지만 마음속에 작은 목표라도 있는 게 좋은 거다. 어떨 때 목표는 내 유일한 희망 같아서 노력을 안 할 수 없게 한다. 정답이 없어도 살아야 하는 현실. 나는 당신이 낭만과 꿈을 어딘가에 가득 심어놓은 것을 안다. 벅차더라도 계속 무언갈 계획해 보자. 아무도 모르게 해도 되고 온 세상에 자랑을 해도 좋다. 계절이 바뀌면 후회보단 결정체가 더 많이 남아있을 거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그걸로 된 거다. 불행에 고꾸라지지 않고 여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가치 있다.



사랑을 시작하면 사소한 취향들이 마구 섞이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이 싫었던 사람이 여우비쯤은 기분 좋게 맞을 수 있게 되고, 식견이 좁던 사람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 음식을 해 먹는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주말에 낮잠을 자는 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서로를 닮아가서일 테다. 사랑은 포용에서 시작되고 안정감으로 견고해진다.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혼자서 불행을 견디는 방법은 대게 이러하다.

행복을 기대하지 않은 것, 실패한 과거를 떠올리지 않는 것, 남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 것, 5분이라도 사색에 잠기는 것, 찰나의 감정으로 하루를 망치지 않는 것,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을 사는 것, 사랑에 냉소하지 않는 것, 잠을 7시간 이상 자는 것, 끼니를 절대 거르지 않는 것, 여행을 계획하는 것, 내면의 감정을 글로 쓰는 것, 억울함을 가지지 않는 것, 계절에 맞는 옷을 사는 것, 주변 정리를 하는 것, 강아지 영상을 보는 것, 발걸음이 가는 곳으로 산책하는 것, 초콜릿을 먹는 것, 결점을 채우는 책을 읽는 것.



당신은 당신이라 예쁘지 그 사람이 예쁘다고 해서 예쁜 게 아니다. 또 당신은 부족하기에 인간다운 것이지, 상대가 별로라고 해서 낙오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이 하는 감상에 젖지 말고, 시장의 물건처럼 평가받지 말자. 우린 불꽃처럼 역동적이며 찬란히 빛이 나는 생기 있는 존재다.


아름답다의 '아름' 뜻이 '나'의 뜻을 담고 있듯, 그대가 비로소 모든 껍데기를 벗고 온전히 나일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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