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vs 기독교 신화


그리스 신화의 이 3대 이야기는 흡사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3대를 그대로 연상하게 합니다. 드라마 속 진양철(이성민) 회장의 총수 자리를 노리는 자식들과 그 손자들,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사수하려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힘겨루기가 우라노스와 크로노스, 그리고 제우스에게로 이어지는 권력의 대물림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 이렇게 복잡함에도 이후 지중해의 새로운 패자가 된 로마는 과거 그리스를 동경하여 이 복잡한 신화를 그대로 승계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라노스는 카일루스로, 크로노스는 사투르누스로, 제우스는 유피테르 등의 로마식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영어로는 우라누스, 새턴, 주피터가 그들입니다.



유 고 유고슬라비아


…… 게르만 민족 이동 시 이 지역은 북쪽에서 슬라브족이 내려와 자리를 잡아 오늘날과 같은 남슬라브인이 주축을 이루게 됩니다. 유고슬라비아는 그들 언어로 '남부 슬라브인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 이윽고 세계가 주목하게 된 1914년 7월의 어느 날 이곳에서의 총성을 시작으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됩니다. 당시엔 세르비아 왕국인 오늘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인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부부가 이 지역 청년에게 암살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2차 세계대전이 종전으로 치달은 1943년 그들은 비로소 처음으로 6개국 연방인 단일 국가인 유고슬라비아를 출범시킵니다. …… 하지만 1980년 티토 대통령 사후 유고 연방은 다시 분열의 시대로 돌아가 쪼개집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20세기 말 유고슬라비아 전쟁 또는 내전은 지도자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국가의 운명을 크게 좌지우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가 됩니다. 분열도 분열이지만 오늘날과 가까운 밀레니엄 시대에 한 국가 국민이었던 죄 없는 사람들이 무려 13만 명 넘게 죽임을 당했으니까요.



미국의 주인이 된 사람들


…… 신대륙 미국의 주인이 된 사람은 그 땅에 가장 먼저 온 사람도, 가장 힘이 센 사람도, 가장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최종 승자는 그들에게는 없는 어떤 것으로 그 땅을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종교적인 신념으로 핍박을 피해 신앙의 자유를 찾아 그 땅에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유럽에서 쫓겨간 사람들이었지만 그 신념으로 그 땅에 먼저 온 사람들을 몰아내고 미국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Peace... 우크라이나


…… 교과서에 등장했던 비옥한 흑토지대였습니다. 미국의 프레리, 아르헨티나의 팜파스와 함께 시험에 잘 나왔던 세계 3대 곡창지대라는 필수 암기 사항에 그곳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지금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곡물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그 우크라이나의 평원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요즘 그런 경제뉴스가 나올 때마다 '유럽의 빵'으로 지칭되곤 합니다.


2023년 현재 1991년 말 소비에트연합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다시 소련의 직계 후손인 러시아에게 복속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흑해의 따뜻한 휴양지 크림반도는 2014년 주민투표로 이미 러시아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금 세계가 주지하다시피 필사적인 항쟁으로 러시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털 팰리스 vs 에펠 타워


크리스털 팰리스는 버킹검 궁전과 같은 왕궁의 이름이 아닙니다. 1851년 영국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개최된 제1회 만국박람회의 전시장 이름입니다. 이름에서처럼 수정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고 유리로 지어졌습니다.

1851년 제1회 만국박람회는 18세에 즉위한 빅토리아 여왕 재임 14년 차의 대형 이벤트였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영제국의 위용을 그 박람회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줄여서 부르는 엑스포 Expo,exposition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1851년 런던 엑스포를 보러 온 외국인들 중 그것을 가장 경이로우면서도 긴장하며 참관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프랑스인들이었습니다. 바다 건너 좁은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으로 서로 으르렁거리며 유럽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오늘날까지도 모든 분야에서 앙숙 관계인 두 나라니 그것은 숙명적으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 4년 후인 1855년 파리에서 두 번째 엑스포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그곳엔 런던의 크리스털 팰리스와 같은 화제성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프랑스는 이후에도 두 번 더 파리 엑스포를 거행했습니다. …… 그리고 네 번째인 1889년, 드디어 그들은 런던의 크리스털 팰리스를 압도할만한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파리에 준비해 놓고 전 세계의 손님을 맞습니다. 도저히 19세기의 건축물 같지 않은 거대한 철탑이 파리 시내에 등장한 것입니다.

에펠탑의 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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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 공부보다 중요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
김태연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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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원해서 혹은 사회의 이목으로 인해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원하지도 않는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선택했는데, 타인에 의해 결정에 영향을 받았다해도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기에 책임져야 할 사람도 자신이다.

저자는 수십 년간의 진로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 김태연은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25년간 수많은 기업과 교육기관에서 리더십·소통·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으며, IBM과 함께 이러닝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대원 재단의 진로캠프를 이끌었고 대원국제중, 미지털미디어고, 수원북중, 명덕외고,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한양여대 등 매년 70여 군데 이상의 초·중·고·대학교에서 특강과 진로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내일진로〉 대표로서 청소년 진로상담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 등 성인을 대상으로도 활발한 상담과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수많은 청소년과 학부모님들이 수업과 강의를 통해 나다움을 발견하고, 원하는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게끔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야!


진로 설정은 그 자체로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진로 설정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꼽을 수 있는데, 꿈을 가지고 진로를 정한 학생은 5년 후, 10년 후의 '나'를 상상하며 그 상상 속의 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또 노력한다. 이것이 바로 진로 설정의 '힘'이다.


진로란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추구하는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나에게 맞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이해'와 '나다움'은 개개인이 가진 가장 특별한 '경쟁력'이다.


나에게도 언니, 오빠라는 존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렸을 때부터 멘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성인이 되기 전, 학창시절에 특히나 그런 존재가 필요한데 내게는 그럴 만한 사람이 없었다.

제대로 된 조언을 받았더라면 조금은 나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다보니, 대학생이 되어 과외알바를 하던 때에 아이들에게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동원하여 알려주기도 했다.

진로 탐색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직업 가치'다.

돈이 있어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되다보니 우선시되어야 할 직업 가치가 등한시되면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를 자연스레 상실하게 되었다.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졸업 축사를 했던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었다.

"도그마(다른 사람의 원칙)에 빠지지 마세요. 그런 식으로 인생을 낭비해선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정한 원칙이나 생각 대신 여러분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해요.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입니다."


'공부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군중심리에 이끌려 가기보다는 나를 깊이 탐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도그마에 빠져 있으면 한계에 부딪히고, 해결할 수 없는 고민거리 속에서 선택의 폭 또한 제한된다. 자기 탐구를 시작할 때 내가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진로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고,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다만 올바른 선택을 위해 진로의 배경이 되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배우고, 우연을 가장해 자신에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목표에 다가서기 전, 삶의 배경이 되는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먼저 익히는 것이 좋다. '소통하다'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의 사전적 의미를 갖는데 막히지 않는다는 것은 목표를 위한 걸림돌을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찾고 있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이 맞을까요?


진로 탐색은 그 누구도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그것을 바탕으로 인생을 계획하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나의 강점과 약점,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아는 것은 진로 선택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내가 목표한 바를 이루고 가장 나답게 성공하는 일임을 기억하며 진로와의 '썸'을 어서 시작해보자.


헬렌 켈러는 어린 시절 발병한 뇌척수막염으로 인해 시각, 청각, 언어 장애를 안고 삶을 시작했다.

핸디캡을 쥐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윈스턴 처칠이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여성이라고 칭송했을 정도로 그녀의 위상은 매우 대단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셨던 스승인 앤 설리번의 노력이 있었다.

모두가 그녀를 포기했을 때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두었지만 6개월 내내 자신을 찾아오는 간호사에게 이내 마음의 문을 열었고 그 문은 곧 세상으로 향하는 길이었었다.

만약 헬렌 켈러에게 앤 설리번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외된 이들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친 위대한 인물은 역사 속에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시청각장애인 최초로 대학 졸업장을 수여 받은 그녀의 스토리에 쉽사리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를 할 수는 있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할 수 있다는 믿음은 한 사람의 인생을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강인한 신념이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의 강점은 크든 작든 무엇 하나라도 존재하기에, 이를 발견하기 위해선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자신만의 것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절대적인 믿음 또한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별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직업 세계의 이해는 물론 자기 이해,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 정보탐색, 정보 활용능력, 직업과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 형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조금 더 합리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고, 부모님 역시 자녀의 진로를 어느 방향으로 둘지 종합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몫이다.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게 설령 부모님일지라도 말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당신이 어떤 것을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것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의 생각에 응답할 뿐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당신이 뭘 생각하든 그것을 되돌려 준다." _론다 번



💭

이런 책을 중학교 때, 늦어도 고등학교 때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그때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었다면 나의 선택에 분명 영향을 주었을텐데...

나홀로 공부하는 것도 벅차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의 아쉬움이 커 과외 가르치던 때에 아이들이 원할 때면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알려주기도 했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원해서 혹은 사회의 이목으로 인해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원하지도 않는 길을 걸어간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타인에 의해 결정에 영향을 받았다해도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기에 책임져야 할 사람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학생들에게 더더욱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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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 정보라


"외로운 사람들의 섬뜩하고 비상식적인 욕망…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그것’이 다가왔다."


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두려움의 세계를 다룬 소설로 저자는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흔들어 놓고 있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읽고 있으면 섬뜩하고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 같지만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원죄에 대한 묵직한 울림이 크게 전해진다.






아침 그리고 저녁 | 욘 포세


아내가 죽고나니 집안이 조용하다.

썰렁한 집안, 요한네스는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귀찮기만 하다.

귀찮지만, 몸을 일으켜 걷던 중 해변에 서 있는 페테르를 보게 된다.

페테르와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하나를 깨닫게 된다.

페테르는…….


반복이 가득한, 마침표가 눈에 띄지 않는, 쉼표가 가득한 그의 문체는 참 단순하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욘 포세.

단순하지만 심오하다.



TAKEOUT 유럽역사문명 | 하광용


진한 커피 한 잔 내려 책을 읽다보면 유럽 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들을 뚝딱 볼 수 있다.

저자와 함께 와 과거를 초월하며 유럽 곳곳을 다니다 보면 이런 마음이 바로 들 것이다.

아! 당장 유럽 가고 싶다✈








어느 작가의 오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가가 되기 전부터 나는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번역해왔다. 피츠제럴드는 나의 출발점이자 일종의 문학적 영웅이다."


피츠제럴드가 활동했을 때, 후기에 발표한 단편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편집하고 번역하였다.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았기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초조하고 불안했던 피츠제럴드, 그럼에도 쓰는 것을 놓지 않았던 그였다.

특히 후기에 발표했던 작품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희망과 애정을 엿볼 수 있어 피츠제럴드의 팬인 하루키는 더 깊은 애정을 느꼈다고 한다.




국토박물관 순례 1 | 유홍준


부족한 한국사 공부를 하기엔 역시 '책'만한 것이 없고 역사하면 역시 유홍준 교수님의 책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다 봤을 정도로 역사책 중 애정하고 있는 시리즈이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출간 이후, 답사기에서 미처 담지 못했던 역사를 차근차근 풀어나간다고 하니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 김태연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더더욱 필요한 책이다.

이런 책을 중학교 때, 늦어도 고등학교 때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원해서 혹은 사회의 이목으로 인해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원하지도 않는 길을 걸어간다면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타인에 의해 결정에 영향을 받았다해도 결국 선택은 자신의 몫이기에 책임져야 할 사람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학생들에게 수십 년간의 진로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진로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랜드 퀘스트 2024 |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그랜드 퀘스트 Grand Quests 란, 각 분야에서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했으나 거대한 분야로 성장할 최초의 씨앗이 되는 도전적 문제를 의미한다.

국내 최고 석학들이 전하고자 하는 10개 분야의 그랜드 퀘스트는 과연 무엇일까?

이정동 교수는 각 분야마다 두 사람의 전문가를 초빙하였다. 깊이 있는 토론으로 도전적 질문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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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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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소설가가 되기 전부터 나는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번역해왔다. 피츠제럴드는 나의 출발점이자 일종의 문학적 영웅이다."


피츠제럴드가 활동했을 때, 후기에 발표한 단편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편집하고 번역하였다.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았기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초조하고 불안했던 피츠제럴드, 그럼에도 쓰는 것을 놓지 않았던 그였다.

특히 후기에 발표했던 작품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희망과 애정을 엿볼 수 있어 피츠제럴드의 팬인 하루키는 더 깊은 애정을 느꼈다고 한다.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소설가이며 단편 작가이다.

1896년 9월 24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자퇴 후, 군에 입대하여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기, 그중에서도 1920년대 화려하고도 향락적인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무너져 가는 미국의 모습과 ‘로스트제너레이션’의 무절제와 환멸을 그린 작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과 함께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작품과 생애,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1919년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을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25년 4월, 피츠제럴드는 장편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완성했는데, 1920년대 대공황 이전 호황기를 누리던 미국의 물질 만능주의 속에서 전후의 공허와 환멸로부터 도피하고자 향락에 빠진 로스트제너레이션의 혼란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작품에서 청춘의 욕망과 절망이 절묘하게 묘사되고 있다. 세계적인 명작으로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에서 다루고 있다.




어느 작가의 오후


잠에서 깼을 때 그는 지난 몇 주 사이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그것은 부정문으로 나타낼 수 있는 분명한 사실ㅡ그는 편찮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ㅡ이었다.


몸이 아프고 나서 모든 것이 느려진 듯하다.

진즉 나간 딸이 머물렀던 자리를 서성거리다 하녀가 만든 토스트와 오렌지주스, 홍차를 아침으로 들었다.

반가움이라고 없는 지루한 우편물들만 가득하다.

'소설 아이디어' 노트를 보던 중 파트타임 비서에게 전화가 왔다.

몸이 아파 고용했던 비서였다.

그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아 썼던 글을 찢어버렸으니 오늘은 올 필요 없고 우편물, 청구서가 많이 와 있으니 내일 오후에나 오라고 일렀다.


그는 상의와 하의의 색상이 다른, 가장 좋아하는 정장을 입었다. 지난 6년 동안 정장을 단 두 벌 샀지만, 둘 다 최고급이었다. 상의 하나만 해도 가격이 110달러나 되었다. 목적지를 정해두고 가야 했기에ㅡ목적지 없이 어딘가로 가는 것은 좋지 않다ㅡ그는 단골 이발사가 사용할 연고 샴푸 튜브를 호주머니에 넣고, 루미놀이 든 작은 약병도 챙겼다.


젊은 시절 그는 참 호기로웠다.

허세 낭낭한 그도 이제는 나이를 먹어 교통 신호를 요령껏 무시하고 빠른 걸음으로 건너가는 젊은이들을 뒤로 한 채 모퉁이에 얌전히 서서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린다.


…… 여섯 살부터 서른 살까지의 복장은 형형색색으로 다채로웠다. 그들의 얼굴에는 계획도 갈등도 없었다. 그저 도발적인 동시에 평온한, 감미로운 미정 상태의 얼굴이었다. 문득 자신이 얼마나 인생을 사랑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난간을 붙잡으며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내딛어 호텔 이발소로 향했다.

이발할 목적으로 시내로 외출한 것이 몇 달만인지 모르겠다.

단골 이발소에 들어서니 익숙하고 좋은 냄새가 코를 찔러 기분을 좋게 만들었지만 오랫동안 자신을 이발해주었던 단골 이발사가 관절염으로 몸져누었다는 사실은 지난 날을 더 떠올리게 만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하녀가 그를 맞아주었다.

딸은 아직 집으로 오지 않았다.

하녀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냐고 물으니 그가 말했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볼링을 치고, 맨 마운틴 딘과 어울려 논 다음 증기탕에서 마무리했지. 전보 온 거 없나?"

"없어요."


서재로 걸음을 옮기니 2천 권의 장서가 햇빛에 반짝였다.



망가지다 The Crack-Up


…… 그러니까 계속 뇌리를 맴돌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갖가지 안 좋은 일에 대한 원인으로 돌리며 탓해대고, 마음이 약해질 때면 친구들에게 얘기하게 되는 종류의 타격은 갑자기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 한편 이와는 다른 종류의, 내부에서 오는 타격이 있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그것을 자각했을 때는 너무 늦어서 손쓸 도리가 없는, 그런 종류의 타격이다. 어느 면에서는 자신이 다시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닫게 되는, 그런 타격이다. 첫 번째 종류의 타격으로 인한 손상은 순식간에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종류의 타격으로 인한 손상은 거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알아차리게 된다.


10년 전만 해도 인생이란 대체로 개인적인 문제였다. 나는 노력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과, 싸우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확신과 그럼에도 '성공'하겠다는 결의 사이애서 균형을 유지해야 했고, 특히 과거의 성과가 주는 압박감과 미래의 고상한 의도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균형 있게 다루어야 했다.


"들어봐요! 세상은 오직 당신 눈에만 존재해요. 당신의 관념 속에 존재한다는 말이에요. 당신은 세상을 원하는 대로 크게 만들 수도 있고 작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스스로 작고 하찮은 사람이 되려 하고 있어요. 있잖아요. 만약 나에게 균열이 생긴다면, 난 세상도 나와 함께 망가지게 만들어버릴 거예요. 들어봐요! 세상은 오직 당신의 인식을 통해서만 존재해요. 그러니 균열이 생긴 것은 당신이 아니라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말하는 게 훨씬 나아요."


하루키가 몇 번이고 읽었을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으로, 직접 번역하고 싶었지만 나이를 더 먹고 번역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소중히 품었다가 이번에 번역했다고 한다.

이 해설을 읽기 전에 작품을 먼저 봤기에 해설을 보며 흠칫했다.

하루키는 에세이를 쓸 때 '망가진 3부작'과 「나의 잃어버린 도시」를 염두에 두었다고 하는데 나 또한 두 작품이 인상깊어 글쓰기 노트에 꼼꼼하게 요약해놓았기에 놀랐던 것이었다.

하루키가 말한다.

헤밍웨이에게 '여성스럽다'라고 비난받은 이 에세이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여기에 숨은 단단함을 부디 맛보시길.



젊은 시절 누구보다 화려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조용하고 적적해진 삶은 그를 우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젤다의 신경쇠약, 가난한 형편 그리고 이제 막 날개를 달아 훨훨 나는 후배들에게 추월당하는 초조함까지 여러 요인들이 그의 불안함을 자극하고 또 자극했다.

그럼에도 펜을 놓지 않았다는 것, 그는 진정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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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란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추구하는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나에게 맞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이해'와 '나다움'은 개개인이 가진 가장 특별한 '경쟁력'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지금의 방법이 실패를 거듭하게 한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의식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단순히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계적인 노력이 아닌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선택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 또한 달라진다.

선택은 우리에게 책임감을 실어주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때보다 신중할 것을 요구한다.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아직은 알 수 없으며, 당연히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실패란 것은 성공의 여정에 있어 피해갈 수 없는 베이스캠프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부터 배우고 습득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이다. 예측도 선택도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기회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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