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라디오
남효민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버스를 타고 갈 때 혹은 운전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라디오를 듣게 된다.

일부러 라디오를 챙겨 듣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TV를 보거나 유튜브 혹은 SNS에 올라오는 영상을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단순히 교통정보를 주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라디오는 내게 있어서 '향수'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저자, 남 효민은 20년 경력의 라디오 작가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 【두 시의 데이트】, 【꿈꾸는 라디오】, 【푸른 밤】, 【오늘 아침】, 【오후의 발견】, 【펀펀 라디오】, 【FM 데이트】 등의 프로그램을 거쳐 지금은 TBS의 순수 음악방송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와 MBC 캠페인 【잠깐만】에서 디제이와 사람들의 말을 쓴다.

그녀는 말한다. 가능하면 할 수 있을 때까지 좋아하는 것들을 돌보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어쩌다 보니 매일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매일 글을 써요?"


사실 방송 원고는 작가의 글이지만 디제이의 말이기도 하다. 디제이의 말이지만 작가의 글이기도 하다. 글이지만 말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말을 글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매일 쓸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지만, 사람은 누구나 매일 말을 하니까.

…… 그래서 매일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우리 디제이가 오늘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까?'를 생각한다.


라디오 작가를 하면서, 저자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매일매일이 다르기에, 라디오의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 또한 하루하루 색다르다.

쉼 없이, 매일 듣는 라디오이기에 어떻게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것인지 모두가 궁금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래서 라디오


하루 24시간 중에, 가족과 함께 얼굴을 마주 보는 시간이 고작 37분.

그런데 라디오 프로그램은 최소한 1시간, 대부분은 2시간이다.

……

진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실은 더 다정하고,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거다. 그러니 라디오 애청자들을 '가족'이라 부르는 건 전혀 무리가 없는 일이지 않을까.


유튜브를 보면, 어느 정도의 구독자가 쌓이면 유튜버들은 구독자들의 애칭을 곧바로 정하곤 한다.

라디오는 어떨까?

라디오는 청취자들에게 '가족'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앞서 책 속 내용을 언급했듯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함께 공감하고 웃고 슬퍼한다.

즉, 라디오는 청취자들과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교감하고 소통한다.

그래서인지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에게 '가족'이란 애칭을 정한 것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라디오는 정보 전달, 그 이상으로 우리네 삶을 전달하기도 한다.

사연을 듣다 보면 오롯이 공감되어 같이 웃기도 하고 같이 슬퍼하기도 한다.

글 초입에 라디오는 내게 있어서 '향수'라고 말하였는데 라디오를 듣거나 떠올리기만 해도 예전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

학원 수업을 끝마치고 혹은 학교 야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거의 라디오와 함께였다.

학원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면 항상 기사님께서 트시는 라디오가 똑같은 채널이다보니 삼십 분은 꼬박 들을 수밖에 없었고 학교 수업 마치고 버스 타는 길에도 버스에서 나오는 라디오가 함께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 라디오에 사연을 두어번 보냈었는데 실제 선정되어 사연으로 읽혀지기도 했다.

나는 연상을 잘하는 타입인 것 같다.

어떤 노래를 들으며 그 길을 걸어갔을 때, 이후 그 노래를 들을 때면 그 길이 생각나는 것 같이 나는 특히 '소리'와 관련된 연상을 잘하는 타입인 것 같다.

청각에 예민한 것이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겠는데 라디오도 마찬가지이다.

참 신기한 것이 어떤 곳을 지나갈 때면 그 때 당시 들었던 라디오 사연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렇듯, 라디오는 내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같은 존재이다.


이 서평도 쓴 지 꽤 되었는데 다듬을 게 특별히 없는 것 같아 그대로 올려본다.

요새는 라디오를 많이 듣지는 않지만 들어야 할 때가 생기면 자연스레 KBS 클래식 FM만 듣는다.

이제는 각자 취향을 존중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니 말할 수 있지만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요를 거의 듣지 않는다.

팝과 클래식만 듣는다고 하면 좀 안 좋게 보이는 것 같아서 잘 말하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팝과 클래식만 주로 들었다.

클래식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듣다 버릇하다 보니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착 가라앉는 느낌이라 자주 듣는다.

팝도 초등학교 때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집에 있는 CD들이 대부분 팝 위주라 그 때부터 들었던 것이 너무 익숙해 지금 내 플레이 리스트의 8할은 무조건 팝송이다.

내가 워낙 팝송만 듣다보니 막내동생도 자연스레 팝송을 듣게 되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들어서인지 지금도 굉장히 즐겨 듣는다. (이게 다른 말로 습관의 무서움이기도 하다;)

사실, 내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워낙 빠르게 시대가 급변하다 보니 존재했던 것들 중에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말도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모든 것들이 사진 한 장으로만 남겨진 추억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래도 그 중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라디오'이다.

사라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문득 오늘은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싶은 밤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0-12-27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저도 케이방송 클래식 청취자 1人 주말에 특집으로 해주는것도 좋고 연주자들 나와서 곡 설명하는것도 좋고 오페라 뮤지컬 유명한 부분 배우들 즉석실황하는것도 좋고요 너튜브가 찾아주는것보다 이렇게 아날로그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지난 방송까지 챙겨들어요.^.^

하나의책장 2020-12-28 22:44   좋아요 1 | URL
우와, scott님도요? 전 자주는 아니어도 간간히 듣고 있어요. 뭔가 scott님과 공통분모가 꽤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굿밤되세요🌠
 
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나의 열일곱 번째 생일, 케이크에 꽂힌 초가 타들어가고 있다.

작은 불꽃이 서두르라고 나를 향해 손짓한다. 나는 싸늘한 철제 서랍 안에 누운 블랙 아이드 수잔을 생각한다. 문지르고 또 문지르지만 아무리 샤워를 해도 그 냄새는 씻겨나가지 않는다.

행복하렴.

소원을 빌어봐.

나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집중한다.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다시 집에서 안정을 찾길 바란다.

예전의 테시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제발 기억나지 않게 해 주세요.

나는 눈을 감고 촛불을 불어 끈다.


저자, 줄리아 히벌린은 비평적 찬사를 받으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이다.

심리 스릴러를 다룬 두 권의 책은 15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 디트로이트 뉴스, 댈러스모닝 뉴스에서 일하며 언론상을 수상한 기자이기도 하다.



추리와 스릴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블랙 아이드 수잔』.

블랙 아이드 수잔은 꽃의 이름으로 한 여자에게 붙은 별칭이었다.

열 여섯살의 테사는 신원미상의 유골들과 함께 묻힌 채 발견된다.

그녀는 생각나질 않았다. 언제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 왜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 말이다.

테사가 발견된 공동묘지에 있던 온통 '블랙 아이드 수잔 꽃'이 있었다.

이때문에 사람들은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렇게 블랙 아이드 수잔 네 명 중 운이 좋았던 단 한 명이 바로 테사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희생자만 존재하는, 범인 없는 미제 사건이 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당시 테사의 증언으로 살인범을 사형수로 체포할 수 있었다.

십칠년 후, 그녀는 십대 딸을 둔 한 주부가 되었다.

완벽하게 잊을 순 없는, 끔찍한 사건이었기에 그럴 수 있겠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바로 십칠 년전 자신의 증언으로 텍사스 사형수 감옥에 무고한 사람이 갇혀 있다는 사실.

그렇다. 그녀의 증언은 진실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집 밖에 누군가 블랙 아이드 수잔을 심어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십칠 년전, 희생자들과 발견되었던 그 공동묘지에 심어져 있던 그 꽃이.

테사는 법과학자, 사형수 전문 변호사와 함께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용기를 낸다.

기꺼이 돕고 싶지만, 어느 정도만.

나는 스스로에게 다시 일깨웠다. 내게는 보호해야 할 십 대 아이 둘이 있었다. 하나는 과거의 나 자신, 하나는 그 보라색 방에서 잠자는 아이.


1995년 그 날과 현재를 넘나들며 내용은 빠르게 전개된다.

읽으면서도 CSI, SVU와 같은 범죄수사물들의 에피소들이 자연스레 연상되어 범인을 추리하는 재미까지 잡을 수 있었다.

(사실 범인을 언급하면 완벽하게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말할 순 없지만) 앞서 말했듯이 읽다보면 후반부쯤 가서는 대략 범인이 누군지 확신이 든다.

물론 소설이긴 하지만 여기에서의 핵심은 살해당한 피해자들과 살아남은 피해자인 테사 그리고 잘못된 증언으로 인해 감옥에 갇히게 된 테렐에게 맞추면 될 것 같다.

잘못된 증언으로 인해 테렐은 졸지에 사형수가 되었는데 이와 관련해 자연스레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떠올랐다.

경찰들의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 거짓자백을 하게 된 윤성여님도 피해자들 중 한 분이라 말할 수 있겠다.

사실 범인은 이춘재라는 것을 진즉 알 수 있었던 부분인데, 그마저도 부정하려고 했던 당시 경, 검을 보면 참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다리가 불편했던 윤성여님이 담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가해자가 되었다는 것이 이미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더 화나게 만든 것은 실종된 김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것을 숨겼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맡았던 이들은 모두 하늘의 벌이라도 받았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람이 할 짓인가? 그들도 결국은 이춘재와 다를 바 없는 더러운 족속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성범죄, 폭행 나아가 살인까지 이러한 범죄에 연루된 피해자들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았다 해도 그 기억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것이기에 언제나 자신을 옥죄어올 수밖에 없다.

소설 속 주인공도 읽다보면 날카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이는 자기방어의 일환이니 당연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법은 누구나 혀를 찰 정도로 범죄자에게 매우 약하다.

죄를 지었으면 그 죄에 맞게 응당 벌을 받는 것이 사실인데 말같지도 않은 '심신미약' 등의 이유를 거론하며 수위가 약해지거나 아예 받지 않는 모습을 보면 이는 일부러 범죄를 키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하는데 그리고 인권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부여된 권리인데 사실상 인간의 상식에서 벗어난,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에게 인권을 부여하면서까지 감싸안는 이들 또한 제정신이 아니지 않나 싶다.

오히려 법을 비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감싸안는 대한민국이 과연 살기 좋은 나라일까?

음주운전과 관련하여 사망사고가 잦은 요즘, 가해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한마디에 심신미약으로 규정짓고 그들을 감싸안는 법이 과연 옳은 것일까?

더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는 법이 더 탄탄해야 한다. 가해자를 감싸안는 법이 아닌 피해자는 감싸안는 법이 되어야 한다.

특히, 근래 N번방 같은 흉악 범죄를 저질렀으면 관련된 이들 모두를 단상에라도 앉혀놓고 스크린을 통해 이 사람이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려야 하며 모두가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그에 맞는 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또한 읽은 지 꽤 되었고 서평도 진즉 썼는데 이제야 올려본다.

우리나라의 법은 할말하않이다. 워낙 부실하고 가해자에게도 인권을 부여하면서까지 보호하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게 맞는지 모를 때가 많다.

특히, N번방 사건만 봐도 그렇다. 누가 봐도 미국으로 송환시키는 것이 맞는데 그것은 고사하고 풀어주기까지 했으니.

이쯤되면 일부 판사들도 음흉하고 어두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0-12-25 16: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고 계신가요.
성탄의 기쁨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
메리크리스마스,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0-12-27 00: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참 좋다.


어제, 병원 다녀오는 길에 지나가는 구급차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르겠다.

택시 타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도, 버스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그리고 병원 앞에도 앰뷸런스가 얼마나 많던지.

아마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감기 걸리면 고생이니 조심해야 한다.

겨울이라 해가 빨리 져 어제는 해가 지는 한강변을 바라보며 집으로 왔는데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춥지만 따스함이 느껴지는 석양이라 (마침 퇴근 시간이라 천천히 다리를 건너는 탓에) 한참을 감상할 수 있었다.

택시 타고 한강변을 지나갈 때, 구름 한 점 없는 높은 하늘에 깨끗한 느낌만 받았었는데.


오늘도 종일 아파 이제야 추스리고 나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그래도 피아노 의자에 앉아 예쁘게 꽃꽂이 한 꽃을 보고 있자니 참 좋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참 좋다.

자주 가는 꽃집이 몇 군데 있는데 병원 진료가 끝나고나면 항상 꽃집에 들러 꽃을 사가지고 왔다.

그러다 잔뜩 들고 오기도 힘들고 여러 제약이 있다보니 이제는 도매로 살 수 있는 맛에 들려 뜸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름보다는 이맘때 자주 꽃을 사들인다.)

꽃은 생물인지라 지고 나면 사라지니 낭비가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꽃만이 가질 수 있는, 그것이 매력인 것 같다.

잎이 아직 여물지 않은 순간부터 활짝 피는 과정을 보고 마지막으로 지는 그 순간까지 느껴본다면 그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꽃의 컨디션을 체크해주니 여름에는 날씨탓에 2주 정도 함께 한다면 이맘때는 3-4주는 거뜬하다.

꽃을 사들이면 컨디셔닝을 끝내고 이 꽃, 저 꽃들로 핸드타이드를 하고 꽃다발을 마음껏 만들어본 뒤에 화병에 꽃꽂이를 하곤 하는데 사실 마음같아선 기능사 시험을 하루빨리 준비하고 싶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몸이 좀 건강해지면 얼른 알아봐야지;)

꽃다발들 포장하고 나면, 화병 혹은 꽃바구니에 꽃꽂이하고 나면 예쁘게 사진 좀 찍어서 기록물로 남겨야겠다.


횡설수설한, 오늘의 일기. 끝!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cott 2020-12-24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항상 멋진 사진 꽃과 책 포스팅 리뷰 ~
꽃향기가 가득 느껴질정도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사진들~*
건강관리 잘하시고
하나님 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가여 ㅋㅋ
┼..:..:..:..:..:..:..:..:..:..:..:..:..:..:..:..:..:..┼
│*** Merry ☆ Christmas!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I I         ☆
│ *** Merry ..:+ +:.. Christmas! ** ★
┼``:``:``:``:``:``:``:``:``:``:``:``:``:``:``:``:``:``┼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2020-12-24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진즉 읽었던, 케케 묵은 책탑이다.

딱, 이 책탑 사진 이전에 두 장이 더 있긴한데 올리기엔 너무 늦은 것 같고 이 책탑마저 임시저장글에서 삭제하자니 아까워 올려본다.

책탑에 줄지어 있는 책들도 진즉 읽고선 서평쓴 지 꽤 되었는데 하루, 하나씩 올려보기로 한다.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멈춤과 동시에 내 시간 또한 금방 사라지는 것 같아 연일 아쉬움이 남는다.

돌아오는 주에도 병원을 세 번이나 가야 하는데 한 번 갔다오면 하루가 가버리니 일주일 중 반이 통째로 사라진 느낌이 든다.

독자님들께 이벤트로 드릴 책 열댓 권을 선별했었는데, 실은 간단하게 서평을 올리고선 해당된 책들을 새로이 구입해 선물로 드릴까도 했는데 결국 시간이 없어 애초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은 서평을 올리지 못한 채, 몇 권의 책과 플래너 등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쉽긴하다.


늦은 저녁, 폭신한 이불에 비스듬히 기대어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을 쭉 훑어보았다.

올해 책장이 두 개나 더 들어왔으니 약 삼백 여권이 못 되게 채워졌는데 말일에 독서를 제대로 못했던 것 치곤 상반기에 열심히 읽었었는지 올해 읽은 책은 아마 300을 찍을 것 같다.

재독까지 마친 책들은 선물도 하고, 팔기도 하고 심지어 이벤트까지 했는데도 아직 많이 남아있어 내년에는 새로이 읽는 것보단 '재독' 위주의 독서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라디오』 | 남효민



그래서 라디오 - 10점

남효민 지음/인디고(글담)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신은영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10점

신은영 지음/세나북스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 민지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 10점

민지 지음, 임현성 그림/뜰book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노경아, 김지윤, 김희정, 조민경, 박소현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10점

노경아 외 지음/세나북스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 | 다니엘 브라이트



저 마포구 사람인데요? - 10점

다니엘 브라이트 지음/한겨레출판




『블랙 아이드 수잔』 | 줄리아 히벌린



블랙 아이드 수잔 - 10점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주)태일소담출판사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 | 심재현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 - 10점

심재현 지음/부크크(bookk)




『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 김성남



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 10점

김성남 지음/갈매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경계성 성격장애입니다
민지 지음, 임현성 그림 / 뜰book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용기를 내본 적이 없어.'라고 말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한 번 이상의 용기를 낸 적이 무조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작건 크건 간에 말이다.


작가, 민지는 오랜 기간 편집자 생활을 하며, 동화와 동시, 글을 써왔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경계성 성격장애로 인해 말 못할 아픈 기억들을 담아 두고 있었지만, 이번을 기회로 마음속에 담아둔 말들을 펼치게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정신질환 환자들이 마음속에 응어리 졌던 말들을 풀어내며 조금 더 당당히 세상과 마주보게 되길 바라고 있다.



우울증, 불안증, 조울증, 공황장애 등 과거와는 달리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신적으로 큰 피로감과 스트레스에 휩싸여 생긴 지금 사람들의 병인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 또한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중학교 2학년, 열 다섯 살의 어린 나이의 저자는 친구와 함께 스무 살이 된 선배들과 함께 어울려 놀다가 강간을 당했다고 한다.

그 때, 당시에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이니 어린 나이에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까 싶다.

무엇보다 그 모든 시간이 송두리째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야 꺼내보는 이야기라고 덧붙이며 아마 저자와 친구를 범했던 당시 스무 살이었던 선배들의 시간은 잘 흐르고 있을 것이라며 덧붙인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들지만 저자의 손목은 줄 그은 흔적들이 선명하다고 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저자가 어느정도 단단해짐이 느껴져서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담담히 써내려져간 글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에 저자의 마음을 전부 혹은 일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용기'라는 한 면만 보고 말해보면, 이러한 고백이 저자에게는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서평을 쓰기에 앞서 용기에 대해 잠깐 언급했었다.

사실, 나는 '아프다, 힘들다.'라는 말을 내뱉는 게 너무나 싫다.

나 자신이 약해보이고 약점으로 치부되는 것 같아 어렸을 때는 아프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다.

참는 게 유일하다고 생각해 참고 참았다.

어느선가부터 아픔으로 인해 못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생겨나면서 그 때 용기를 내 말했었다.

아프다고, 정말 아프다고.

어렸을 때부터 참는 게 단련이 되었는지 보통 사람들이 아프다고, 아프다고 투정부리는 수준이면 나는 절대 아프다고 말하진 않는다.

내가 아프다고 말한다면 쓰러질 것 같은, 그 이상으로 아플 때만 내뱉는다.

가끔씩 만나는 친구들, 지인들을 아픈 시기에 볼 때면 매번 아프다고 말하는 것 같아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내가 입버릇처럼 말한다고 혹은 핑계처러머 들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쓰러질 것 같이 정말 아플 때만 아프다고 내뱉는다. 나만의 규칙이랄까.

사실, 고백하지 못한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용기가 나질 않아 털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마주하며 작고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나 우울증인가봐.', '나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라는 생각 혹은 말을 하며 내가 우울증에 걸린 게 아닌가 싶을 것이다.

사실 누구나 우울감과 불안감은 느끼며 살고 있지만 그 정도의 우울증은 '휴식' 혹은 '즐거움'을 통해 치유할 수 있지만 약까지 복용해야 할 정도에 이르면 그것이야말로 (의학적으로) '우울증', '불안증'을 겪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정신병원은 우리에게 있어서 굉장히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정신질환자들을 가둬놓고 강제로 약을 복용시키며 치료하는 곳이라 생각되기에 어느 순간 치유할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허나 단순히 휴식 혹은 즐거움에 치유되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정도라면 스스로 '정신의학과'에 가보는 것이 맞다.

정신의학과, 지금의 명칭이다. 요새는 꼭 약으로만 처방해주는 것이 아닌 상담 위주로도 치유해주는 곳이기에 거부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나는 경영이 아닌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었다. 이전에도 말한 적이 있었는데 심리학으로 학사편입을 준비해 대학원까지 끝낼까도 생각했었다.

지금은 아파서 잠시 '보류'해두었지만 '하나의 책장'이 책 리뷰만 가득한 곳이 아닌 쉼터 나아가 약국같은 곳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계획 꼭 이뤄보겠다고 다짐해본다.


이 글 또한 이미 작성한 서평인데 다시금 읽어보니 크게 수정할 것도 없거니와 당시 책을 읽고나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라는 생각에 그대로 올려본다.

두 눈을 통해 보는 것, 두 귀를 통해 듣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주어졌다고 생각해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중년도 아니고,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우스워보일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주어진 것에 대해 조금의 감사함이라도 가지며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잃고나면 그 소중함에 대해 얼마나 절절하게 생각하게 되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두 귀로 듣고, 푸른 하늘과 몽글몽글한 구름을 두 눈으로 바라볼 때, 가끔씩 나는 기본적인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곤 한다.

심리학과 관련된 전공책부터 국내/외 에세이들을 나름 꽤 많이 접해봤는데 여러 특징 중 한 가지만 살짝 꼽자면 '조금의 감사함'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 뿐더러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아니겠냐고 생각하겠지만 별 거 아닌 오늘의 일상에 감사함을 단 하나라도 되새겨보는 것을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