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1



벌써, 2020년의 마지막 날이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이 엊그제같은데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흐를 수 있나 싶다.

올해는 특히나 코로나때문에 모든 것이 '멈춤'이었는데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다이어리 첫 장을 보니

올해는 건강을 첫 번째로 여기며 계획들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자 다짐했었는데

예기치 못하게 그 다짐은 무산되고 말았다.

사실, 몸이 약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리하다.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도 아파서 못하면 나 자신에게 억울하고 분하기까지 하기에 억지로라도 참아본다.

세워놓은 모든 계획을 다 이루진 못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공부하면서 갈고 닦는 시간을 가졌고

더디긴 했어도 조금이라도 연재할 수 있었고

그 외에 자격증도 네 개나 취득했다.

아파서 못 했다는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아 아파도 꾹 참고 열심히 했다.

그러나 그 중에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부딪히기도 했는데, 그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꼭 춥기만 했던 12월은 아니었다.

작년에는 너무 힘들었던 12월이었지만 월초 생일에 과분하게도, 많은 축하와 선물을 받아서 감사했다.

잊지 않기 위해 또다른 기록물로 남겨야겠다ꔷ̑◡ꔷ̑


책 결산은 따로 남기겠지만,

마지막 달을 흐지부지하게 읽었어도 작년과는 다름없는 독서량을 보면서 느낀 것은

난 어쩔 수 없는 애서가인 듯 싶었다.


내 방, 한 벽면은 틈이 없을 정도로 책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다른 방에도 큰 책장이 세 개나 더 있는데 계속 쌓이다보니 책장이, 책장이 미어터지기 직전이다.

SNS를 열심히 관리했을 때는 읽던 책 위주로 이벤트를 열어 많이 풀기도 했는데

아프면서 휴대폰도 잘 안 보다보니 방치되어 버렸지만 내년에는 잘 관리하고, 열심히 소통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ꔷ̑◡ꔷ̑


내년에 당장 코로나가 종식될 리는 없기에,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세워놓은 계획들을 차근차근 이행해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청아 2020-12-31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와중에도 자격증 네 개라니
대단합니다!! 내년을 또 응원할께요!(๑>ᴗ<๑)/

하나의책장 2020-12-31 16: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0-12-31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응원합니다 2021년 홧팅!

하나의책장 2020-12-31 16:12   좋아요 1 | URL
scott님도 화이팅입니닷🥰

서니데이 2020-12-31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연핑크색 꽃이 예뻐요.
올해 여러가지 일이 있어도 자격증을 네 개나 취득하고 연재도 하셨다면 정말 부지런히 보내셨네요. 건강상의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많은 걸 하셨다고 하시니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새해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하나의책장 2021-01-01 00:26   좋아요 1 | URL
2021년 1월 1일이에요! 서니데이님, 지난 한 해동안 감사했습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막시무스 2020-12-31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방님!내년에는 건강회복하셔서 올해 못다한 더 큰 도전도 하시고 행복한 책읽기도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하나의책장 2021-01-01 00: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초딩 2020-12-31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임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나의책장 2021-01-01 00:27   좋아요 0 | URL
제가 워낙 수줍수줍하여 잘 남기진 않지만 초딩님의 알찬 글도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누구에게 그림을 배운 적도, 물감을 살 돈도 없었지만

소년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그렸다.

위대한 화가 루벤스를 신처럼 생각했고

언젠가는 자신도 그처럼 되기를 소망했다.

그림에 대한 소년의 열망은 파트라슈가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아름답고 신성하기까지 했다.

바라보는 이에게 경외심마저 들게 만드는

소년의 간절한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보빠 2020-12-29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보시네요

하나의책장 2020-12-29 23:57   좋아요 0 | URL
고전명작이라 가볍게 읽기에도 좋아요😊
 

기억이 실제보다 아름답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를 아프게 했던 기억이 억울하거나 아프게 남지 않고 따뜻하게 남아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지난 디제이들의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얘기하자니 무슨 슬픈 사연이라도 있는 것같이 느껴지지만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실제는 어땠는지 모르나 나에게 남아 있는 디제이들의 따뜻한 기억들을 끄집어내 보는 것뿐이다.

라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그게 우리 일상이기 때문에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면 뭐라고 답할까. 그래도 그들은 또 고민하고 고민하겠지. 좀 더 새롭고, 뭐 좀 재밌는 걸 원하는 것 역시 그들의 일상이니까.

매력적이었던 존재가 뜨겁게 얽히고 나서는 어떻게 식어버리는지 몇 가지 경험들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아직은 멀리 있어서, 어쩌면 영원히 닿을 수 없어서, 더 매력적인 것들을 그냥 그 자리에 두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일 아닐까. 볼 때마다
설레고, 언젠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막연한 희망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다행히도 라디오에 도착하는 수많은 사연들은 ‘나는 오늘로 시작한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내 얘기,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 애기, 누군가는 들어줬으면 하는 얘기들이 넘쳐난다.
......
‘나는 오늘‘로 시작하는, 어린 시절의 일기 같은 솔직하고 따뜻한 얘기들, 그 수많은 얘기들을 떠올려보다가 지금, 다시 또생각났다. 나는 그래서, 라디오가 좋았다. 라디오가, 참 좋았다.

그런데 결국, 라디오는 가족이다. 그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지금까지 경험한 바 없는 것 같고, 없을 것 같고, 없는 게 분명하다.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모든 감정들, 라디오에는 분명 그 모든 것이 들어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프닝의 소재 중에서 가장 쉽고도 어려운 건 날씨 얘기를 할 때다. 날씨 얘기를 뻔하고 흔하지 않게 쓰는 일은 어렵기 때문에 웬만하면 소재로 선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정말 꼭 해야 할 날씨 얘기 같은 것도 있다. 태풍이 왔을 때,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을 때, 폭설이 내렸을 때, 너무 더울 때, 미세먼지가 심할 때, ‘날씨가 이러니 조심하시라‘는 얘기 대신 조금 더 특별하게 날씨 얘기를 전하기 위해 고민한다.

답 안 나오는 뻔한 위로보다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더 큰 위로라 믿는다. 그날 얼굴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흘려준 눈물이 그녀에게 힘이 되었기를.

같은 시간에 라디오를 듣고 있는 청취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문자를 보내거나 어플에 접속한 사람들의 수는 집계되지만 그 숫자가 전부는 아니니까. 모든 경우를 모두 만족시키는 표현은 없다는 것도 안다. 실은 그래서 모든 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내 글이 디제이의 말로나갈 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화가 되면 안 되니까.

숫자는 중요한 게 아니지만 중요하다. 여전히 세상의 많은일들은 숫자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취율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수치로 나타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청취율이 잘 나와야만 내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 디제이,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매일 들어주는 사람들을 오래 만날 수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전의 라디오는 글이 더 중요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조금더 버라이어티를 추구하게 된 요즘 라디오의 경우, 명백하게 말해 의미심장한 방송의 오프닝이나 몇몇 에세이 코너들을 제외하고는 ‘글‘의 개념보다는 ‘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디제이가 할 말을 글로 써주는 거니까.
디제이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디제이의 캐릭터가 정확할 때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다.
그가 할 법한 얘기들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쉬워지니까 말이다.

시작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디제이의 인사가 그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일을 마무리하는 태도에서도 말이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이미 끝인사를 정하듯, 어떤 인연들의 끝을, 어떤 일의 끝맺음을 미리 준비해야 어떤 마지막 순간들을 조금은 단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그렇더라도 세상에 쉬운 마지막이란 건 없을 테지만 말이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게 되든 그 프로그램의 타깃이 되는 청취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공감하려고 애쓴다. 사람 사는 얘기들이기 때문에 노력하거나 애쓰지 않아도 공감하게 되지만 그래도 더 공감해 보려고 한다. 오히려 어떤 피디는 너무 많이 공감한다는 것이 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 20년 라디오 작가 생활 중 유일하게 여전히 이해불가능한 일이 바로 이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0-12-30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2021년 신축년 새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연하장 요기 놓고 가여

┏━━━┓2021년
┃※☆※ ┃새해★
┗━━━┛
복많이 받으세요~

하나의책장 2020-12-31 15:24   좋아요 0 | URL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