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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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장 한 켠을 그에게 내주었다.

『오베라는 남자』가 출간되고서부터 그의 작품을 안 읽은 것이 없다.

에디션별로 전부 소장하고 있을 뿐더러, 그의 작품을 모두 소장하고 있으니 내 책장의 한 켠은 배크만에게 내주었을 정도이다.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은 스웨덴의 한 블로거에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초대형 작가가 되었다.

데뷔작이자 첫 장편소설인 『오베라는 남자』는 그의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오베’라는 캐릭터에 반해 이야기를 더 써볼 것을 권했고, 그렇게 『오베라는 남자』가 탄생했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2012년 이 소설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출간 즉시 굉장한 인기를 모았고,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84만 부 이상, 전 세계 28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미국 아마존 소설 분야 1위를 기록하며 7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지켰고, 2017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의 자리에 올랐다. 44개국에 판권이 수출되며 독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2016년에 영화화되어 스웨덴 영화제에서 다양한 부문의 상을 휩쓸고, 유럽영화상 코미디 부문을 수상했으며, 톰 행크스 주연으로 할리우드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

뒤이어 출간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 역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초대형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완전히 달라진 스타일의 작품 『베어타운』으로 돌아온 배크만은 이 소설로 “『오베라는 남자』를 뛰어넘었다” “이 시대의 디킨스다”라는 언론의 열광적인 찬사와 함께 아마존 올해의 책 Top 3, 굿리즈 올해의 소설 Top 2에 오르며 또 한번 커다란 도약을 이루어냈다.

그 뒤를 잇는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 역시 아마존, 굿리즈 올해의 책에 오르며 매번 자신의 정점을 찍는 작가의 성장세를 증명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과 『일생일대의 거래』는 사랑하는 가족과 나누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그린, 짧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다.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두 따뜻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는 ‘인생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며 독자의 마음을 깊이 울리고 있다.

최신작 『불안한 사람들』은 배크만이 『우리와 당신들』 이후 3년 만에 집필한 장편소설로, 그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부응하듯 2020년 아마존, 굿리즈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특히 총 25만 개가 넘는 평점과 웃음과 눈물이 황금비율로 녹아든 필력은 배크만 소설만이 도달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인질극, 은행 강도 그리고 하우스 트릭스


은행 강도. 인질극. 아파트를 급습하려는 경찰들로 가득한 계단. 이 지경에 다다르기까지는 수월했다. 생각보다 훨씬 수월했다. 정말 한심한 발상 하나만 있으면 됐다.


무장 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돈을 요구했지만, 하필 현금이 없는 은행을 급습했기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삐뽀삐뽀, 사이렌 소리에 허둥지둥 당황하던 강도는 무작정 도망치다 한 건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알고보니 그곳은 오픈하우스였고 오픈하우스를 방문하고 있던 고객들을 인질로 잡게 된다.


사실 은행 강도가 항복했을 때 모든 인질-부동산 중개업자와 잠재 고객 전원-이 동시에 풀려났다.

그렇다. 앞서 인질로 잡혀 있던 고객들을 구출하려 진입했을 때, 이미 인질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인질 중 한 명이 은행 강도의 도주를 도왔다던가 혹은 은행 강도가 아예 도주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목격자 진술서


야크: …… 은행 강도의 첫인상이 어떻던가요?

런던: 좋아요. '은행 강도'가 완전 덜떨어진 인간 같아 보였다는 게 내가 느낀 '첫인상'이에요.


야크: …… 어떤 근거로 은행 강도가 덜떨어졌다는 인상을 받으셨나요?

런던: "6천5백 크로나 내놔!"라고 쓴 쪽지를 주더라고요. 6천5백을 훔치려고 은행을 털다니 도대체 뭐예요? 천만, 뭐 이 정도는 노리고 은행을 털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원하는 금액이 정확히 6천5백이라니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사라: 이러다 날밤 새우겠네.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내가 그냥 간단하게 요약해줄게요. 총을 든 정신병자가 나랑 나보다 못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반나절 동안 붙잡아놓는 동안 경관님과 그 동료들은 건물을 에워쌌고, 모든 상황이 텔레비전으로 중개됐는데도 경관님은 은행 강도를 놓쳤어요. 지금 나가서 앞서 언급한 그 은행 강도부터 먼저 찾을 수도 있을 텐데 자음이 세 개 이상 들어가는 성을 본 적이 없어서 여기 이렇게 앉아 진땀을 흘리고 계시네요. 내가 경관님의 상사한테 성냥을 쥐여준다 한들 내 세금을 이보다 더 빨리 날려 버리지는 못할 거예요.


야크: 율리아하고 로요?

안나레나: 네!

야크: 그 두 사람은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안나레나: 그럼요. 그런 사람들은 거기서 살기만 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집을 보러 와요. 거기서 살기만 하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숨을 쉬기 어렵지 않을 거라고. 화장실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가슴속에 얹힌 보이지 않는 돌덩이가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덜 싸울 거라고. 맨 처음 결혼했을 때, 그러지 않고는 못 배겼던 그때처럼 서로 손을 자주 만지작거릴 거라고.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죠.


야크: …… 범인이 아직 아파트 안에 있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있어서요.

……

로게르: 여기요. 두드려보면 알 수 있어요. 빈 공간을.

야크: 그 사이가 왜 비어 있을까요?

로게르: 예전에, 이 동네 사람들이 돈이 많고 아파트는 더 저렴했던 시절에는 이 집과 옆집이 한 집이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요즘은 부동산 시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돈을 우려내지 못해 안달이 났죠. 그건 부동산 업체들의 잘못이에요. 그리고 은행. 그리고 스톡홀름에서 온 사람들. 가격을 올려놓고 온갖 짓을 서슴지 않아요. 왜 그렇게 눈을 굴려요?

야크: 죄송합니다. …… 하지만 선생님과 부인께서도 최근 몇 년 새 투기의 일환으로 아파트 몇 채를 사고팔지 않으셨나요? 그것도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했을 텐데요.


로게르: 바보들이었으니까요.

야크: 그러고는 그 사이에 공간을 남겼다?

로게르: 그렇죠.

야크: 그러니까 범인이 벽 속으로 사라졌을지 모른다는 겁니까? 사이즈는 맞지 않을지 몰라도?


율스: 우리는 소파에 앉아서 피자를 먹었어요. 그게 질문에 대한 대답이에요.

야크: 감사합니다! 그때 아파트 안에는 누가 있었습니까?

율스: 저희 둘. 에스텔. 사라. 레나르트. 안나레나와 로게르. 은행 강도.

야크: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도 있었고요?

율스: 당연하죠.


야크: 인질극을 벌인 범인이 인질을 석방하기 전에 폭죽을 요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돈을 요구하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이죠.

레나르트: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애초에 인질극을 벌이지 않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이죠.

야크: 그럴지도 모르지만 폭죽이라니 좀 특이하지 않은가요? 범인이 인질을 석방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요구한 게 그거라니.

레나르트: 글쎄요. 새해잖아요. 그리고 폭죽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고요, 아닌가요?



진실은 무엇일까?


봄이 온다. 봄은 어떻게든 우리를 찾아오고야 만다. 바람이 겨울을 쫓아내고 나무는 바스락거리며 새들은 조잘대기 시작하고 몇 달 동안 눈이 모든 메아리를 삼켜버렸던 곳을 대자연이 귀청 터질 듯한 굉음과 함께 벼락같이 쓸고 지나간다.


날이 밝으면 또다른 하루가 시작되듯이, 결국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배크만의 애독자들이 많은 탓인지, 『불안한 사람들』의 리뷰가 많아 줄거리는 생략하고 중요한 부분만 흔적을 살짝 남겼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 말미에 나와있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었다.

『불안한 사람들』에서 등장한 인물들을 보며 자연스레 여럿이 떠올랐다.

현실에서의 야크와 짐, 사라, 안나레나, 로와 율리아, 로게르, 레나르트, 에스텔, 나디아, 부동산 중개업자 그리고 은행 강도.

아! 책을 읽기에 앞서, 등장인물란이 먼저 소개되는데 꼭 등장인물란을 자세히 살펴보고 책 속으로 들어가길 바란다.

각 인물들의 특성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이를 잘 생각하며 이야기를 따라나가야만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왜 제목이 「불안한 사람들」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비슷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 몇 개가 떠올랐는데, 왜 떠올랐는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권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돈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물론 잘못되었다. 이 과정에서 애먼 사람들이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왜 인질로 붙잡혀있던 사람들이 은행 강도를 옹호 아닌 옹호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게, (은행강도 시점에서) 그 누구도 손 잡아주지 않으려 했고 그나마 있는 것마저 빼앗길 판이었다.

사람이 극한에 내몰리게 되면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되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데 은행강도가 이에 속했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첫 작품을 시작으로 그가 출간한 책 중 안 읽어본 책이 없다.

그의 작품의 애정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쓰고자 하는 소설의 방향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간간히 읽고 또 읽는 게 그의 작품인데, 그렇게 읽을 때면 언제쯤 나도 배크만처럼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책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연결 지어지는데, 내 주변에도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지라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레 연관되는 건 웃어야 하는 건지, 씁쓸해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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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계, 가을을 노래하다 당시 사계
삼호고전연구회 옮김 / 수류화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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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그렇게 한 계절이 찾아오면 그 시기에 맞는 시들이 절로 떠오른다.

봄과 여름에 이어, 마지막으로 '가을'을 읽었다.


『당시 사계 봄을 노래하다』 ▶ https://blog.naver.com/shn2213/222313764404

『당시 사계 여름을 노래하다』 ▶ https://blog.naver.com/shn2213/222319675671


저자, 강민우, 권민균, 김자림, 서진희, 차영익은 삼호고전연구회로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졸업생이 주축이 되어 2010년부터 중국 고전을 현대인의 독법에 맞게 번역하고 그 의미를 공부하는 모임이다.




궁정의 가을 저녁 秋夕 _두목 杜牧


은촛대에 서린 가을빛 차갑게 병풍을 비추는데

수놓은 비단부채로 날아드는 반딧불이 공연히 내쫓네.

밤새 궁궐 계단 물처럼 싸늘한데

하릴없이 누워 견우직녀성 바라보네.


銀燭秋光冷畵屛, 輕羅小扇扑流螢.

天階夜色凉如水, 臥看牽牛織女星.



실의에 빠진 궁녀의 쓸쓸함과 처량함이 시에 잘 묻어나있다.

대개 한자의 뜻을 새겨보며 내용을 파악하곤 하는데 책에도 나와있듯이 워낙 시가 함축적인지라 의미 파악이 쉽지는 않았다.

이 시를 잘 이해하고 싶다면 '반딧불이'와 '부채'를 염두해두고 읽으면 된다.

반딧불이가 스산하고 서늘한 곳에 산다는 전제하에 옛 사람들은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가 태어난다고 믿었다.

즉, 반딧불이에서 궁녀의 처량한 처지를 살펴볼 수 있다.

계절적으로, 부채는 한정적으로 사용된다. 여름에는 쓸모있지만 가을이 되면 쓸모없어진다.

즉, 여기서 궁녀를 부채로 비유한 것으로 볼 때, 조만간 버려질 운명에 놓였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실의에 바진 궁녀에게 있어서 견우직녀성은 희망의 끈으로 엿볼 수 있다.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냉화병), 輕羅小扇扑流螢 (경라소선박류형).

天階夜色凉如水 (천계야색양여수), 臥看牽牛織女星 (좌간견우직녀성).


두번천이라고도 불린 두목은, 경전과 역사서에 두로 통하였으며 특히 왕조의 치란과 군사 연구에 전념했다.

7언절구로 유명한 그의 시는 역사사실을 통해 개인의 서정을 읊은 영사시가 주를 이룬다.

재기발랄하고 호방하며 만당의 쇠운을 만회하려는 마음을 시로 담아내어, 만당시기에 성취가 높은 시인 중의 한 명이다.



가을날 장안으로 가면서 동관역루에 짓다 秋日赴闕題潼關驛樓 _허혼 許渾


붉은 단풍잎 저녁에 쏴쏴 바람에 나부끼는데

장정에서 한 잔 술 마시네.

구름은 태화산으로 힘없이 돌아가고

저녁 비는 중조산을 잠시 지나가네.

나무들은 아득히 산을 따라 검푸르고

강물은 멀리 바다를 향해 고요해지네.

장안성 내일이면 도착하는데

여전히 어부와 초부의 꿈을 꾸네.


紅葉晚蕭蕭, 長亭酒一瓢. 殘雲歸太華, 疏雨過中條.

樹色隨山迥, 河聲入海遙. 帝鄕明日到, 猶自夢漁樵.


여행길에서 느끼는 쓸쓸함과 가을에 느끼는 정취가 잘 묻어나는 시이다.

1·2구의 경물에는 시인의 슬프고 처량한 감정이, 3·4구는 걷히는 구름 그리고 잠시 내리는 비가 동적인 느낌을 준다.

5·6구는 높은 곳에 서서 관산을 따라 붉은 산 빛이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을 시각으로, 황하가 발해로 흘러가는 것을 청각으로 표현했다.

7·8구에서는 장안여행이 명리를 추구해서 가는 것이 아님을 밝히는 것으로 시는 마무리된다.

'水'나 '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습하다千首濕는 평을 받긴 해도, 늦가을 가랑비에 젖은 붉은 낙엽은 가을의 본질에 한 걸음 다가간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紅葉晚蕭蕭 (홍엽만소소), 長亭酒一瓢 (장정주일표). 殘雲歸太華 (잔운귀태화), 疏雨過中條 (소우과중조).

樹色隨山迥 (수색수산형), 河聲入海遙 (하성입해요). 帝鄕明日到(제향명일도), 猶自夢漁樵(유자몽어초).


허혼은 만당시기에 영향력이 가장 큰 시인 중 한 명으로, 평생 율시만 지었다고 전해진다.

(율시란, 8개의 구절과 4개의 운으로 된 근체시의 한 형식이다.)

옛 일을 회고하거나 전원을 제재로 한 시를 많이 지었는데 특히 높은 곳에 올라 옛일을 회고하는 시를 잘 지었다고 한다.

만년에는 한적한 노년을 보내며 【정묘집】을 지었다고 하니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봄, 여름에 이어 드디어 가을까지 「당시 사계」 시리즈를 마무리하였다.

이전에 읽은 봄, 여름과는 달리 시에 함축된 의미가 많아 개인적으로 가을이 조금 어렵긴 했다.

그래도 당시만 다룬 시집을 계절별로 읽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 큰 의미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옛사람들이 남긴 문학작품은 물론 유적지나 유산들을 볼 때 항상 느낀다.

그들은 도대체 얼마나 똑똑했던 것인가!

환경도 지금보다 여의치 않았을텐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당시 사계」 시리즈는 순수하게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부터 당시를 접해보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시'라는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까지, 추천하고 싶다.


읽은 책이 많은 만큼 올리고 싶은 도서리뷰도 많은데, 책상 한 번 앉기가 힘들다.

어제처럼 하루를 다 버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오늘도 하루를 온전히 버릴 수는 없어 벌써 느즈막한 오후가 되었지만 채색하다 만 그림부터 빠르게 마무리하고 공부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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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보내드린 선물, 그리고 답장


스승의 날이 다가올 때면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이번에는 각각 선생님들께 잘 맞을 것 같은 책 두 권과 함께 차 세트, 견과류 세트를 준비했다.

그리고 스승의 날, 여느 때처럼 은사님들께 연락을 드렸다.

평소같으면 스승의 날에 맞춰 조그마한 선물을 보내곤 하는데 이번에는 몸이 아파 때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평일에는 받기 힘들 수도 있으니 토요일에 받으시는 것이 나을까싶어 조그마한 선물을 금요일에 등기로 보내드렸다.

주말과 오늘,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연락들을 받았다.

그리고 보냈던 편지에 대한 긴 답장을 받았는데 선생님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들이 그 어떤 것보다 값지기에 매번 내가 더 많은 선물을 받는 것 같다.




첫 끼, 오랜만에 먹는 쌀국수와 월남쌈


평소,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먹지는 않고 한끼 많아야 두끼를 챙겨 먹는데 오늘은 어쩌다보니 시간이 없어 그 한끼마저도 일곱시가 넘어서야 먹게 되었다.

아침에 먹은 물 한 잔과 낮에 마신 아메리카노 한 잔이 전부였지만 여기저기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그런지 배고픈 줄도 몰랐다.

마침, 부모님도 동생들도 일찍 퇴근해 뭘 먹을까 고민하다 초밥이나 족발을 먹을까하다 쌀국수, 팟타이, 월남쌈과 함께 여러 사이드를 잔뜩 시켜 먹었다.

역시! 뭐든지 오랜만에 먹어야 맛있는 법이다.




#블챌 #오늘일기 덕분에 블로그에도 일기를 남기게 된다.

예전에는 매일같이 이런 소소한 일상을 담곤 했는데, 어느새 책리뷰만 다루다보니 이전 일상 포스팅들은 다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이전에 썼던 일상 포스팅들을 다시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예전에는 별 거 아닌 것도 일일이 기록해 남겼구나 싶다.

아무튼, 오랜만에 보니 은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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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5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스승의 날에 선물을 드릴 선생님이 있다는게 너무 부럽네요. 선물도 딱 좋네요~ 언제나 달콤한건 답장인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06-02 16:23   좋아요 1 | URL
전 학창시절에 조용히 공부만 하는 학생이다보니 특히 국어선생님들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믿고 소통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책과 함께 소소한 선물들을 자주 하는데 (받는 분 부담스럽지 않게) 거창한 선물보다는 요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아요😊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일기 챌린지!

블로그를 통해 매일의 기록을 꾸준히 남기고, 이웃과 공감을 나눠보자는 지난 챌린지의 취지를 이어가고자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가이드가 더 상세해졌다.




​​기간: 5월 24일 (월) 00:00 부터 6월 3일 (목) 23:59 까지 (총 11일간)

단! 지난 챌린지에서 참여 완료했던 대상으로 진행된다.

본인이 참여대상인지는 아래 링크를 걸어놨으니 확인하면 된다.


참여대상 여부 확인하기 ▶ http://m.blog.naver.com/BlogChallengeInfo.nhn


매일 #블챌 #오늘일기를 작성하면 7일차, 11일차 달성 여부에 따라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지급된다.

7일차까지 성공하면 5,000원 그리고 11일차까지 완주하면 10,000원이 지급된다.

(꼭! 꼭!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꼭 지켜야 할 것은! 본인명의 ID 하나로만 참여 가능하고 꼭 본문 하단 태그영역에 #블챌 #오늘일기 가 등록되어야 한다.




#오늘일기 챌린지를 완주하게 되면 추가 혜택도 있다.

추첨을 통해 블로거 100명을 대상으로 블로그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준다고 한다.



#오늘일기 #블챌 챌린지 참여 유의사항


​- 참여대상 페이지에서 참여 대상자로 확인되나, 지난 챌린지 혜택을 받지 못한 분들은 5월 21일(금)부터 순차 지급될 예정입니다.

- 챌린지 기간 동안 참여한 일자 별로 참여 횟수가 집계됩니다. (ex.하루에 14번 참여시, 1일 1참여)

- 본인명의의 ID 중 1개의 아이디로만 참여해주시기를 바라며, 여러 ID로 참여하시더라도 혜택은 알파벳순 1개의 ID로만 지급됩니다.

- 챌린지 글 발행 후, 본문 하단 태그영역에 #블챌 #오늘일기 태그가 정상적으로 등록되었는지 꼭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 챌린지 참여글은 대상자 추출을 위해 6/18(금) 최종 혜택 지급일까지 전체 공개로 유지해야 합니다. 수정,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변경할 경우 혜택 지급 대상에서 제외 됩니다.

- 블로그 운영원칙과 네이버 게시물운영원칙의 취지에 맞지 않는 글에는 혜택이 부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챌린지에 참여한 네이버 ID로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 7일차 혜택은 2021.06.16(수)부터 순차 지급, 11일차 혜택은 2021.06.18(금)부터 순차 지급됩니다. 

-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네이버페이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어야 포인트 지급이 가능하며, 지급 시점에 네이버페이에 가입되지 않았을 경우 지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 원활한 이벤트 운영을 위해 '와이와이'에서 이벤트 일부를 대행하여 진행합니다.

- 본 이벤트는 당사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오늘일기 챌린지 관련 이벤트 도움말을 참고하시고, 문의사항은 네이버 블로그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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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4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저번에 3일은 한거 같은데 참여대상이 아니라네요 ㅜㅜ

scott 2021-05-24 17:5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3일 연속 포스팅해야함요
꼼수 네이*

하나의책장 2021-06-02 16:16   좋아요 1 | URL
으아닛, 정말요?ㅠ

하나의책장 2021-06-02 16:17   좋아요 1 | URL
맞아요ㅠ 꼼수 맞죠ㅠ! 사실, 대상을 전체로 하는 게 맞는데 일부러 일부분만 한다는 게..

파이버 2021-05-24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까먹을 뻔했어요 감사합니다^^♡

하나의책장 2021-06-02 16:17   좋아요 2 | URL
내일까지 파이팅해요❣
 
와인 너머, 더 깊은
마숙현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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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와인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에 흠뻑 빠지다보면 어느새 와인 한 잔이 간절해질 것이다.


저자, 마숙현은 헤이리예술마을 건설 초창기 싱크탱크 멤버로 참여했으며, 헤이리마을이 형성된 후에는 회원위원장, 뉴프로젝트위원장, 브랜딩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헤이리에 살면서 와인샵 운영과 더불어 헤이리에서 가장 오래된 파스타 레스토랑 ‘식물감각’을 17년째 경영하고 있다. 날마다 와인을 마시면서 책을 읽고 시시때때로 멀리달리기를 실천하는 삶을 사랑하고 있다.




La Brancaia IL BLU 2005


단순하고 독특한,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다크블루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라 브란카이아 일 블루 2005년'.

저자가 경험했던 맛의 느낌을 빌리자면,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아닌 직선을 추구하는 남성적인 골격을 지닌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같은 남성미가 느껴질 정도로.


"블랙베리와 블랙체리의 과일 향이 허브, 제비꽃, 커피 향과 어우러져 스모키하게 흩어지는 풀 바디한 긴 여운은 지중해 바닷가로 나를 데려가서 추억에 발 묶인 사람처럼 서성이게 합니다."


'라 브란카이아 일 블루 2005년'는 『냉정과 열정 사이』를 연상케 한다는데 여기에 진한 향의 치즈 한 접시만 준비하면 여자 주인공 아오이와 남자 주인공 준세이의 기적 같은 재회를 와인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Bibi Graetz SOFFOCONE di Bincigliata 2016, Toscana


영화보단 소설이 더 매혹적이라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섹스와 낭만적 사랑의 욕구를 거리낌없이 나타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침서로 읽히고 있다.


갑자기 키스의 성질이 바뀌었다. 더 이상 달콤하기만 한, 숭배하고 찬탄하는 키스가 아니라 육욕적이고 깊고 탐식하는 키스였다. 그의 혀가 내 입에 침범해서는 주지 않고 빼앗아갔다. 필사적인 욕구의 격렬함을 지닌 키스였다. 욕망이 핏속을 줄달음치며 가는 길마다 근육과 힘줄을 다 깨우자, 나는 경계심으로 전율했다.


사랑을 부르는 와인으로 불리는 '소포코네 디 빈칠리아타'는 와인 생산자 비비 그라츠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소포코네 SOFFOCONE는 토스카나 지방의 사투리로 '오럴섹스'를 의미하는데, 검은 체리와 자두, 담배, 감초, 가죽 향이 깊이를 주면서 벨벳 같은 부드러움으로 이상향의 세계에서나 느낄 수 있을법한 이국적 향미를 준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와인을 마신 후 끈적거리고 달콤한 포르노그래피같은 마시멜로를 뜨거운 에스프레소와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인다.



DICHTERTRAUM Mosel Riesling Sekt Brut


지나가는 길손이여, 여기서부터는 자유다.


대문호이자 정치가인 괴테는 프랑스혁명 격동기에 바이마르 공국의 일원으로 프랑스에 종군했었다.

프랑스 군대는 유럽 모든 귀족이 이끈 연합 군주정 군대와 맞서 승리했고 이는 유럽 귀족계급의 몰락을 재촉하게 되었는데 이 때 괴테는 선언했다고 전해진다.


오늘 이곳에서 세계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괴테의 이야기를 시인의 꿈(Dichtertraum)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와인 에티켓에 담았는데, 균형잡힌 당도와 산도가 와인에서 그대로 느껴진다고 한다.




와인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라니!

이야기에 흠뻑 빠지다보면 어느새 와인 한 잔 곁들여지고 싶은 밤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럴지는 모르겠으나, 특정 음악을 들으며 그 길을 지나갈 때 그 때의 기억부터 감정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게 된다.

이후, 잊고 있다가 문득 그 음악을 들을 때면 당시 걸었던 길을 떠올리며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도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향기 또한 마찬가지다.

즉, 청각, 후각을 통해 기억 연상을 잘하는 편이다.

술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 분위기에 한 두잔 마시긴 했지만 술에 입을 안 댄지가 어언 2년이 흘러가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첫 와인의 맛은 기억한다.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살짝 산미있는 과일향이 맴돌았던 와인이었다.


상상력이 풍부한 나였기에 어린 시절부터 머릿 속에 떠오르는 게 많아 (끝맺임을 내지 못했지만) 적어놓은 소설부터 드라마까지 끄적여놓은 것이 꽤 많이 있다.

그 중 써놓았던 드라마 대본 하나를 새롭게 고쳐 웹소설로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언젠가 드라마를 한 번 써보고 싶긴 하다.

분야별로 좋아하는 특정 작가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장르물의 대가인 김은희 작가님의 굉장히 좋아한다.

유퀴즈온더블록에서 김은희 작가님이 나온 영상 하나를 봤는데, 그 때 장항준 감독의 이야기가 나왔었다.

소주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새 와인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와인에 흘러 장항준 감독이 나온 영상 하나를 더 봤었다.

와인에 한 번 푹 맛들리고 나니, 왜 지식인들이 와인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하고자 한 포인트가 이것인데, 괜히 TMI가 난무했던 것 같다. 하핫;)

아무튼, 와인의 1도 잘 모르는 와알못이긴 했으나 와인 맛을 보고선 맥주보단 와인을 즐겨 마시긴 했다.

마트 와인도 맛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 마트에 가면 꼭 한두 병씩 담곤 했는데 이후 팩와인의 편리성과 맛에 길들여져 팩와인만 마시게 되었다.


사실, 와인에 대한 내용만 담겨있을 줄 알고 딱딱한 느낌이겠구나 싶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저자는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본 느낌을 받았는데 즉, 아는 것이 많으신 분인 듯하다.

일반적인 와인 애호가는 아니라고 했지만 와인을 통해 듣는 인생 이야기는 충분히 매료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아픔과 고통 그리고 이별, 죽음을 보며 느낀 것은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그로 인해 가치관이 조금은 달라졌다.

과거도, 미래도 결국은 현재이기에 지금의 행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에피큐리언인 저자의 책은 와인과 함께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으므로 가볍게 읽기에도 좋으니 평일보다는 주말에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삶은 기쁘고, 행복해야 한다. 그 삶이 가난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남루할수록,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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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5-22 0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일정 금액을 내고 18종 정도의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네비게이터 (이건 참 좋았어요 병도 예쁘고) 멀롯, 틴토, Natura 에 빠졌어요.
안타까운건 나중에 맛이 헷갈려서 ㅎㅎㅎ
암튼 이 책 담습니다~~~

하나의책장 2021-06-02 16:09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그런 게 있나요? 18종의 와인이라니! 전 향과 맛을 음미하고 이해해보려는 입문자에 불과한데 초딩님은 와인에 대해 잘 아시나봐요😍